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10)
역대급 먼치킨 재벌-110화(110/342)
# 110
110화 $$$ 바퀴벌레를 지키는 사나이/ 역시 아베
고이즈미를 만난 후 강혁은 도쿄거리를 홀로 걸었다.
아베와는 이틀 후 약속이 잡혀 있어서 다소 시간이 남아 있었다.
경호원들은 사복을 입은 채로.
거리를 걷는 일반인처럼 강혁을 에워싸고 함께 걸었다.
그때 플래카드를 들고 중심거리를 걷는 일단의 무리가 보였다.
그들은 욱일승천기와 일장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바퀴벌레 조선인을 없애 버리자. 언제까지 우리가 사과해야 하냐! 일본은 대가를 치렀다!”
한 명이 선창을 하면 뒤이어 많은 사람이 따라 외쳤다.
강혁은 이 어이없는 행진에 멈춰서 지켜보았다.
도쿄거리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이런 혐한 구호를 외치다니.
더 한심한 건 경찰들은.
제재를 가하지도 않고 따라다니고만 있었다.
행진하던 그들은 한곳에 멈춰서 더욱 크게 구호를 외쳤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극우단체를 제외한 나머지 일본인들은 관심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거리를 오가는 외국인들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누구 하나 나서지는 못했다.
험한 분위기 때문도 있었지만.
경찰들의 안일한 모습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때 한곳에서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
“바퀴벌레만도 더 못한 극우 단체는 물러가라!”
단 한 명의 사내가 확성기를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백 명이 넘는 혐한 시위자들의 기세에도 전혀 겁먹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 소리를 들은 극우단체 회원들이 동시에 그곳으로 달려갔다.
선동자가 지시를 내리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움직였다.
수십 명이 우르르 달려갔지만, 그 사내는 끝까지 소리를 질렀다.
자신이 꼭 해야 하는 사명을 짊어진 것처럼 처절하기까지 했다.
“바퀴벌레만도 더 못한 극우 단체는 물러가라!”
“조센징이다! 죽여라! 죽여라!”
수십 명이 동시에 달려들며 사내를 둘러싸며 포위했다.
그런데도 사내는 겁을 상실했는지 계속 소리를 질렀다.
강혁은 그 강단 있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정말 대단한 용기다. 전혀 겁먹지 않았어.”
그 모습을 함께 지켜보고 있던 경호조장도 머리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외국인들은 오히려 손뼉을 치기까지 했다.
“조센징을 두둔하는 더러운 새끼! 죽어라!”
십여 명이 달려들며 사내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사내가 바닥에 넘어지며.
십여 명에게 발로 밟히자, 그때야 경찰들이 나섰다.
하지만 구타를 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말리진 않았다.
사내가 일어서서 도망치려고 하자, 주먹질을 하며 쫓았다.
강혁은 그 급박한 모습을 보며, 경호 조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몇 명을 붙여서 저 사람 위치를 파악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경호원 중에는 일본어를 하는 경호원도 여럿 있었다.
그들이 사내의 뒤를 표시 나지 않게 빠르게 쫓았다.
“아까 그 사람 일본인 같았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발음으로 보자면 일본인 같았습니다.”
“외관만으로 판단할 순 없지만, 그 사람이 일본인이라면 무슨 곡절이 있겠군요.”
1시간 후 경호원들이 돌아왔다.
“가 봅시다.”
“네, 차로 모시겠습니다.”
일곱 대의 검은색 차량이 도쿄 외곽으로 살짝 벗어났다.
얼마 후, 전형적인 옛 일본 주택에 차가 멈췄다.
경호원 한 명이 다가가 벨을 눌렀지만, 반응이 없다.
여러 번 누르고 기다렸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일본어를 하는 경호원이 나서 외쳐서야 문이 조금 열렸지만, 고리로 연결된 자물쇠가 걸려 있어서 모두 열리진 않았다.
“무슨 일입니까?”
얼마 전까지 그 험한 꼴을 당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담담한 목소리다.
살짝 보이는 얼굴에 입술이 터진 게 보였지만 크게 다친 것 같진 않았다.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아까 전 도쿄거리에서 있었던 일을 봤습니다. 잠시 시간 좀 내줄 수 있습니까?”
“한국인이라고요?”
“네, 사업차 왔다가 목격하게 됐습니다.”
강혁이 직접 말을 했지만,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날 찾아온 거죠?”
“한국인으로서도 쉽게 나서지 못했는데 그런 용기 있는 선생님의 행동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사내는 고리를 풀었다.
문이 열리며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사내.
175cm는 되어 보이는 꽤 다부진 체격이었다.
강혁의 뒤에 서 있는 사복 경호원들을 보고는 흠칫한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업을 하다 보니 경호원이 좀 많습니다.”
번뜩이는 눈으로 뒤를 둘러보던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오라는 눈짓을 보냈다.
두 명의 경호원만 안으로 들이고 나머지는 밖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혼자인 줄 알았는데 안에는 열두어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 두 명과 중년의 여자도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한국에서 온 강혁이라고 합니다.”
“타카오입니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차를 내왔다.
잠시 차를 마시며 주변을 살피는데 타카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절 찾은 이유가 뭡니까?”
“일본인 같은데 그같은 위험한 행동을 하신 이유가 있나요?”
강혁의 질문에 타카오가 무심한 듯 반응했다.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반응이었다.
“개인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한국과 무슨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까?”
“아무 인연도 없이 그럴 이유는 없겠죠.”
“무슨 이유가 있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잠시 생각에 잠기던 타카오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별로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많이 경계하시는 것 같은데 정식으로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강혁이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
명함을 잠시 보던 타카오가 흠칫하며 명함과 강혁을 번갈아 보았다.
“이 명함 정말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전화하셔서 직접 확인하셔도 됩니다.”
“정말 KH 생명공학의 대표란 말이죠?”
“KH 생명공학은 KH 인베스트먼트의 계열사 중 하나입니다. 저는 KH 인베스트먼트의 대표고요.”
옆에 떨어져서 아이들과 놀고 있던 아내도 남편 곁으로 다가와 명함을 쳐다보았다.
아내와 시선을 주고받던 타카오는 명함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솔직히 이런 대단한 분이 우리 집을 찾아왔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KH 생명공학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한 행동도 KH 생명공학과 관계가 있죠.”
조금 전 태도와는 완전히 바뀐 모습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우리 KH 생명공학과 인연이 있다고요?”
“네, 제가 아니라 우리 어머님과 인연이 깊습니다.”
“어머님께서 무슨 병에 걸리셨습니까?”
“유방암 말기에 접어들었죠. 병원에서도 포기하고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KH 생명공학의 발표를 봤어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 유방암 치료제 정말 내년 초에 시판되는 게 확실히 맞습니까?”
부부의 눈은 간절함을 넘어 불타고 있었다.
강혁은 그 눈빛을 담담히 받으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정확히 내년 1월 15일 날 시판될 예정입니다.”
타카오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어머님이 그때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병원에서는 올해 안에 숨을 거둘 수 있으니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부부의 너무나 안쓰러운 모습에 강혁의 가슴도 쓰려 왔다.
“그러면 그런 행동을 했던 이유는 뭔가요?”
“크게 보면 그런 우익 단체들을 싫어하기 때문이죠. 그들은 너무 극단적이고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도 않습니다. 오직 그들만의 생각으로 똘똘 뭉쳐 있죠.”
“조금 전에 너무 위험했습니다. 경찰들도 보호해 주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 우익단체들은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경찰도 모르는 척하는 거죠. 또 다른 이유는 강혁 대표님 때문입니다.”
갑작스럽게 자신 때문이라니.
강혁의 의아한 표정에 타카오는 말을 이었다.
“미국 군인들이 한 행동에 화가 나서 미국인에게 약을 팔지 않겠다고 한 걸 알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은 보진 못했지만, 신문에서 봤었죠.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우익 단체들의 저런 행동에 혹시 일본인에게도 팔지 않겠다고 하지나 않을까 말이죠.”
타카오의 표정엔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 위험한 투쟁을 했던 겁니까?”
“저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깨어 있는 일본인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대표님이 극단적인 결정을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듣고 보니 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절실한 이유였다.
어머니의 목숨이 달렸으니 그런 행동을 했으리라.
강혁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내년 1월까지면 어머님이 위험할 수도 있겠군요?”
“네, 지금도 조마조마합니다. 밤마다 주무시지 못하고 고통에 힘들어하시는 어머님을 볼 때마다 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부부는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아빠 엄마의 눈물에 두 아이도 영문을 모른 채 함께 울었다.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히던 강혁.
생각을 마친 듯 입을 열었다.
“제가 생각지도 않게 아픔을 줬군요. 이렇게 타카오 씨를 만난 게 우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와 인연이 있는 것 같네요. 어머님을 모시고 한국으로 오세요. 아직 시판되려면 시일이 많이 남았지만 먼저 약을 드리겠습니다.”
타카오는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그게…… 그게 사실입니까?”
“조치해 둘 테니 절 믿고 KH 생명공학을 찾아가세요.”
“어떻게 이런 일이…….”
결국, 두 부부는 펑펑 울며 오열했다.
부모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 그 한에 사무친 울음이리라.
한참을 그렇게 오열하던 부부는 강혁의 양손을 잡았다.
그리고 부부는 자세를 바로잡고는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그 어느 때보다 경건한 모습이었다.
강혁도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마주 인사를 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고 꼭 갚겠습니다.”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태까지 보여 준 그 용감한 행동으로도 충분합니다.”
강혁은 그 뒤로 오랜 시간을 부부와 함께 보냈다.
타카오는 우익 단체들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강혁은 그들을 내버려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 * *
이틀 후, 아베 신조와 자리를 함께한 강혁.
46세의 아베는 옆집 아저씨처럼 후덕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내면에 숨겨진 야심은 너무나 위험했다.
그것을 강혁은 잘 알고 있었다.
이 인물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할지 손바닥 보듯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아베만큼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베는, 내각관방 장관, 내각관방부 장관, 자유민주당 간사장과 총재를 지냈다.
또한 87, 88, 89대 총리로 임명되는 거물급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조부와 증조부도 수상을 지내기도 했다.
그의 집안 내력을 살펴보면 한국과는 절대 잘 지낼 수 없는 집안이었다.
고이즈미처럼 그도 먼저 와 있었다.
강혁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자 그도 일어나 인사를 받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강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아베입니다. TV에서 보던 모습보다 더 젊으시군요. 미국을 상대로 그런 배포를 보인 걸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죄지은 사람은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니까요. 미국인이라서 벌을 받지 않는다는 데 화가 났을 뿐입니다.”
강혁의 대답에 아베가 껄껄 웃었다.
“그게 대단하다는 겁니다. 나도 그런 배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 자는 절대 미국을 거스르지 못한다.
그의 조상들도 미국에 덤볐다가 원폭을 두 방이나 두들겨 맞았으니 그도 그 무서움을 잘 알 것이다.
잠시 술이 몇 잔씩 오가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주신 후원금은 잘 받긴 했지만, 마음만 받겠습니다.”
그리고는 흰 봉투를 꺼내 놓았다.
그 모습에 강혁의 눈빛에 이채가 띄었다.
거절한 사람은 아베가 처음이군.
내가 한국인이 아니었다면 받았겠지.
“제가 한국인이라서 거절하시는 겁니까?”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분이긴 합니다.”
“전 사업하는 사람이지 정치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이 돈을 받게 되면 그건 정치와 연결되는 거죠. 이런 엄청난 돈을 주고 제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을 겁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다고.
“지금 의원님께서 제가 요구하는 일을 해 줄 만큼 그런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은근히 자존심을 긁어 보았다.
하지만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걸 아시는 분이 왜 이렇게 큰돈을 준 겁니까?”
“이 자리에 머물 분이 아닌 걸 아니까요.”
“하하, 저도 모르는 걸 안다고요? 그걸 믿고 이런 큰 금액을 주셨다니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보통 사람이 보일 수 있는 절제가 아니다.
“굳이 판단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것도 일종의 도박으로 아직 모르는 카드에 베팅하는 것이죠. 그 베팅이 맞으면 다행이겠지만, 틀리더라도 그 피해는 온전히 제 몫일 뿐입니다.”
“KH 그룹 같은 큰 기업을 이렇게 젊은 나이에 만들 걸 보면 대표님은 보통 인물이 아닐 겁니다. 저도 대표님 같은 분에게 인정을 받으면 좋죠. 하지만 대표님이 한국인이라 받을 수 없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들어맞았다.
절대 한국과는 엮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일본은 아베가 정권을 잡으면 그때부터 시작하면 된다.
서로 주고받은 약속도 없으니 아주 홀가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