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11)
역대급 먼치킨 재벌-111화(111/342)
# 111
111화 $$$ 바오밥/ 삶의 목표가 보인다.
아베가 후원금을 거절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어차피 못 먹는 감 찔러 보는 격이었으니.
한국에 돌아와 KH 생명공학 윤정호 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타카오란 사람이 어머니를 모시고 갈 겁니다.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니까 약을 드리세요. 유방암 말기에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분이 유방암 치료제를 최초로 복용하는 일본인이 되겠습니다.
“그럴 테죠. 병원도 함께 알아봐 주시고 완치까지 잘 지켜봐 주세요.”
-제가 책임지고 완치까지 지켜보겠습니다.
“2001년 1월 15일이 시판일이죠?”
-맞습니다. 언론에도 밝힐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적당한 시점인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하세요.”
강혁은 산책을 하려고 오후 2시쯤 집 밖을 나섰다.
전에도 느꼈지만, 정원이 너무 넓은데 반해 나무가 너무 없었다.
넓은 정원을 원해서 이렇게 만들기는 했다.
그렇다보니 잔디가 깔린 시민 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나무를 좀 심어야지 너무 썰렁하단 말이야.”
밖으로 나와 몇 분을 걷자, KH 반도체 앤드류 소장의 두 자녀가 보였다.
둘이 나란히 정원용 긴 나무의자에서 책을 보고 있다.
그 깜찍한 모습에 강혁은 가까이 다가갔다.
근처에 갔음에도 인기척을 못 느끼고 책에 빠져 있다.
“에리카, 에릭 무슨 책 보고 있어?”
“엉? 큰집 아저씨다.”
8살 딸 에리카가 강혁을 알아보고 환하게 웃었다.
6살 동생 에릭도 아는 채를 한다.
“그래, 큰집 아저씨야. 무슨 책이니?”
“이거 어린왕자에요. 재밌어요.”
“나도 재밌어요.”
누나의 말을 따라하는 에릭의 귀여움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옆에 앉았다.
“아! 아저씨 어릴 때 봤던 거네.”
“이거 아저씨도 봤어요?”
“그럼 봤지. 아! 잠깐 보자. 아저씨가 궁금한 게 있네.”
강혁은 책에서 모자 그림을 보여 주며 둘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그림일까?”
에리카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뱀이 코끼리 먹은 거 아니거든요. 그냥 모자에요.”
“응?”
에리카의 한 방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요즘 아이들은 역시.
“그래, 그냥 모자지. 아저씨 갈게 재밌게 봐.”
강혁은 뒤에 있는 경호조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경호조장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지 눈을 끄게 떴다.
“만 원짜리 두 장요.”
“아, 네.”
급히 지갑에서 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서 건네준다.
두 아이에게 돈을 쥐어주었다.
“맛있는 거 사 먹어.”
“엄마가 받지 말라고 했는걸요?”
“아저씨가 주는 건 받아도 괜찮아. 자.”
강혁이 재촉하자, 에리카가 새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다음에는 주면 안 돼요. 오늘만 받을 거예요.”
“그래, 받아줘서 너무 고마워요.”
제발 돈을 받아달라고 하기는 또 처음이다.
에리카는 지폐 두 장을 받고서는 주머니에 소중히 넣었다.
그리곤 강혁에게 씩 웃는다.
요즘 애들, 정말 고단수다.
다시 잠깐 책을 보던 에리카가 책속에 있는 그림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저씨, 이 나무 진짜 있는 거예요?”
“바오밥 나무 말이구나. 그럼 진짜 있지.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다른 나라엔 있는 나무야.”
“누나, 이거 무지 크다. 나 이 나무 갖고 싶다.”
“이건 한국에 없어.”
혼혈인데도 아빠의 유전자를 많이 받아서인지 그 귀여움이 더했다.
강혁은 둘의 모습을 뒤로 하고 마을 주변을 한 바퀴 돈 후 집으로 들어갔다.
2층 베란다에서 주방장이 만들어 준 낙지 탕탕이를 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퍼뜩 생각난 게 있어서 전화를 걸었다.
“오 차장님, 거기 콩고에 바오밥 나무라고 있습니까?”
“어린왕자에 나오는 그 나무 말씀하시는 거라면 있습니다.”
“오우! 그래요? 확실히 있단 말이죠?”
“네, 그게 원래 이름이 바오바브 나무(baobab tree, Adansonia)입니다. 종류가 8종 정도 되는데 콩고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이 바오바브나무 8종 중 6종은 마다가스카르가 원산지다.
그리고 1종은 아프리카 본토와 아라비아 반도, 나머지 1종은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다.
강혁은 재빨리 컴퓨터에서 원하는 종의 사진을 찾았다.
둥근 원통형으로 끝에만 여러 갈래로 뻗은 1종을 우선 저장했다.
그리고 몸통 아랫부분은 하나로 되었는데 위로 올라가면서 크게 세 갈래로 나뉘는 종이었다.
“메일로 사진 보낼 테니까 그 종류로 각 세 그루씩만 보내 보세요. 콩고 쪽과 한국 세관엔 조치를 해 둘게요.”
-그러면 이번에 떠나는 자재 운송선 편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런데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가 한국에서 자랄 수 있겠어요?”
이 부분은 정확히 몰랐다.
오태식 차장도 확신은 못하는 듯 했다.
-이미 다 자란 나무라 길이가 10m 안팎인데 수명이 보통 최하 5백년은 넘습니다. 아마도 뿌리만 잘 내리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쪽 전문가에게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시고 별 문제 없다면 보내세요.”
-알겠습니다. 한 3m 정도 되는 어린 나무도 십여 개 같이 보내 보겠습니다. 3m라고 해도 수명이 50년은 넘습니다.
3m 정도면 선물하기에도 딱 좋을 것 같았다.
또 바로 생각나는 사람도 있었다.
“빨리 보고 싶네요. 고생 좀 해 주세요.”
-콩고 정부에 말씀하신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길에 널린 게 이런 나무들이거든요. 혹시 정원수로 쓰실 생각이십니까?
“그것도 있고 다른 용도로도 생각해 둔 게 있어요.”
-어차피 한국으로 복귀하는 화물선은 빈 채로 가니까 자리는 충분합니다.
전화를 끊은 강혁은 참기름에 꿈틀대는 탕탕이를 한 입 씹었다.
고소한 참기름 향과 끈적끈적한 낙지의 어우러짐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흠…… 취미거리가 하나 생겼네.”
* * *
콩고현장.
오태식 차장은 강혁의 지시로 빠르게 움직였다.
이럴 때 이쁨을 받아야 출세 길이 열린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태식은 목에 두른 수건으로 땀을 훔치는 사내를 보고 물었다.
“김 기사님, 크레인하고 트럭 다 현장에 가 있어요?”
“네, 나무 근처에 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들 어디다 쓰려고 그럽니까?”
“대표님께서 필요하니까 지시를 내리신 거겠죠. 우린 지시에 따르면 됩니다. 현장에 가 보시죠.”
현장에 도착해 보니 김 기사의 말대로 이미 대형 크레인과 포그레인이 도착해 있었다.
그 가까이엔 10m는 넘을 것 같은 바오밥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원기둥 모양으로 쭉 올랐다가 끝에만 여러 갈래로 갈라진 모양이다.
“상처입지 않도록 천천히 하세요. 내일까지 선적해야 합니다.”
“뿌리가 워낙 깊어서 애 좀 먹겠습니다.”
“전문가 말로는 잔뿌리는 잘라 내도 된다고 하니까 괜찮을 겁니다.”
대형 굴삭기 여섯 대가 동시에 땅을 파기 시작했다.
나무는 대형 크레인에 줄을 묶어서 쓰러지지 않게 무게 중심을 잡은 채였다.
이 기상천외한 모습에 주민들도 구경하느라 주변을 삥 둘러쌌다.
한손에는 모두 떡을 들고서, 어디 소풍 나온 사람들처럼.
주변에 주민들과 함께 구경을 하던 한지연이 오태식에게 물었다.
“차장님, 대표님 참 특이한 분이시죠?”
“응? 왜?”
“하시는 일을 보면 좀 특이한 데가 많은 것 같거든요.”
“하하, 대표님이 좀 그런 데가 있긴 하시지. 다음 달에 주임으로 진급하지? 미리 축하해.”
“콩고 현장에 온 덕분이죠. 본사 직원들은 아직 멀었다고 하던데요.”
“그럴 거야. 나도 여기에 지원한 덕분에 파격승진을 했으니까. 내년에 한국으로 들어갈 거야?”
한지연은 옆에 꼭 달라붙어 있는 강민수를 쳐다보며 머리를 흔들었다.
“민수한테 정이 들어서 못가겠어요. 좀 더 있으려구요.”
“그렇게 해. 대표님은 절대 고생하는 사람을 잊지 않으시거든. 나 봐, 이제 30대 초반인데 벌써 차장 달았잖아.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30대 초반에 차장 단 사람은 몇 안 될 거야.”
“그렇긴 해요. 몸이 좀 힘들긴 해도 가족들이 사원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마음은 편해요.”
“우리 KH처럼 좋은 회사도 없지. 처음 회사 만들어졌을 때 정 실장님과 직원 몇 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어휴…….”
둘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중장비들은 열심히 움직였다.
그렇게 동시에 다섯 시간을 매달려서야 큰 나무 여섯 그루와 작은 나무 열 그루를 모두 뽑아낼 수 있었다.
“자 고생들 했습니다. 시원한 사이다 한잔들 하세요. 출출하실 텐데 떡도 좀 도세요.”
“오 차장님, 항구에서 배에 싣는 것도 장난 아니겠는데요?”
“크레인이 들어 올리면 되니까 사람이 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럼 항구까지 고생들 하십시오.”
오태식은 시끄러운 현장을 살짝 벗어나 급히 전화를 걸었다.
강혁에게 직통으로 연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가 오태식이었다.
“대표님, 내일 선적하면 7일 후에 인천항에 도착할 겁니다.”
-상당히 빠르게 했네요. 최종 마무리까지 잘 부탁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배에 싣는 것 까지 완벽하게 해 놓겠습니다.”
-역시, 콩고현장은 오 차장님밖에 없다니까요.
강혁은 오태식 차장의 빠른 일처리에 만족하며 KH 건설에 전화를 걸었다.
“판교 자택에 땅을 좀 파야 하니까 인부들 좀 보내 주세요. 그리고…….”
윤현표 전무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이런 일은 그가 전문가니 알아서 준비하라는 뜻으로.
* * *
이틀 후, 정민지 비서실장이 2000년 3사분기 재무보고서를 내밀었다.
재정상태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매분기마다 보고를 받고 있었다.
“대표님, 볼 때마다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이대로 계속가면 웬만한 나라도 사겠어요.”
1. 국내 수익(대기업 지분 및 중소기업과 자회사)
-17조 원.
2. 국외 수익(미국, 일본 등 국가 기업들)
-25조 원.
그 아래로 국내/외의 세부적 자료가 나열되어 있다.
“KH 반도체는 국내로 인텔과 퀄컴은 국외로 잡았어요. 그리고 몬산토와 KH 생명공학은 각각 국/내외로 분류해서 잡았고요. 반도체와 곡물은 이제 시작단계라 일부분만 포함된 거예요.”
정민지 실장의 말대로 반도체와 곡물은 이제 막 판매를 시작했다.
정확한 수익이 나오려면 최소한 내년은 넘겨야 한다.
흥분해서 열심히 보고한 정민지 실장과는 달리, 강혁은 별 감흥이 없는 듯했다.
“저번처럼 기업/국민은행으로 분류해서 예치시키고 나머지는 미국 법인 계좌에 넣어 두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은 이 자료를 보고서도 기쁘지 않으세요?”
“기쁘죠. 돈 벌었는데 왜 안 기쁘겠어요.”
“그런데 표정이 좋지 않아서요.”
“하하, 내 표정이 그랬나요?”
“네, 어디 몸이 안 좋으세요?”
“아닙니다.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강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목표가 돈이었으면 벌써 세계경제를 움켜쥐었겠지.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다.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돈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목표는 더욱 뚜렷하게 보일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퍼뜩 정신을 차린 강혁은 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야! 형님들이 왔다.
“누구? 판수냐?”
-기준이도 같이 있다. 혁아, 이 엉아가 판수랑 말년 휴가 나왔다.
“새끼들 벌써 그렇게 됐네. 어디야?”
-이태원!
이 두 놈이 이태원을?
군대 가더니 성격이 바뀌었나?
“이태원? 거긴 왜 갔어?”
-군대에서 받은 스트레스 좀 풀려고 그러니까 빨랑 나와. 너 심채희 앵커 데리고 오면 안 된다.
“미친놈들. 지금 나갈 테니까 거기 꼼짝 말고 있어.”
정민지 이사는 옆에서 얘기를 다 들었기에 물었다.
“친구 분들 만나러 가시게요?”
“네, 바로 퇴근할 테니까 급한 일 있으면 문자 넣으세요. 참, 며칠 있다가 선물 하나 드릴 테니까 준비하고 계세요. 좀 특이한 겁니다.”
“대표님이 주시는 건 다 특이하잖아요. 이번에도 신기한 걸 거예요.”
“하하, 암튼 저 먼저 나갑니다.”
강혁이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정민지 이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라도 푸세요.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계세요. 저는 언제나 대표님 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