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15)
역대급 먼치킨 재벌-115화(115/342)
# 115
115화 $$$ 사람 팔자는 모른다/ 갑 of the 갑
인사부를 거쳐 감찰부에 근무하고 있는 고아현.
그녀는 30살의 나이에도 아직 미혼이다.
몇 년 전엔 만나는 남자가 있었다.
하지만 대기업 임원인 그의 아버지가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헤어졌다.
가진 것도 없고 자신의 집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그때는 입사 2년 차라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이 떨려 왔다.
입사 동기인 오태식 차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그때는 애인이 있었다.
하지만 애인과 헤어진 지금은.
그는 지구 반대편 콩고 현장에 있기에 볼 수가 없다.
며칠 전, 정민지 비서실장의 호출을 받고 비서실에 발령을 받았다.
정민지 비서실장은 KH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KH 인베스트먼트의 이사이기도 하다.
전현택 차장이 없는 지금은 사실상 KH 그룹의 넘버 투.
그런 그녀의 직속 부하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대표님과 비서실장님, 법무팀장님과 함께 국내 굴지의 한 회사로 갔다.
거기에서 전 애인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 직책은 상무.
자신을 끝까지 반대하고 우습게 알 만한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와 자신이 반대의 입장이 되었다.
이 모든 게 대표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보세요. 이필호 상무가 누군지 얼굴 좀 봅시다.”
강혁이 장부 하나를 냅다 던졌다.
지금은 모든 임원이 모여 있었다.
회장은 무슨 이유인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50대 중반의 한 사내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섰다.
강혁은 그 사내를 한심하다는 얼굴로 쳐다보며 물었다.
“이필호 상무 되십니까?”
“마, 맞습니다.”
“많이도 해쳐 드셨네요. 사장님은 뭘 하고 계셨습니까? 혹시 같이 드신 건 아니겠죠?”
“절대 아닙니다.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사장이 급하게 양손을 흔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필호 상무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
“이걸 모르고 있었다는 게 이미 썩을 대로 썩었다는 겁니다. 고 과장님.”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던 고아현 과장은 재빨리 대답했다.
“네, 대표님.”
“며칠간 여기로 출근하면서 법무팀장님과 함께 이 사람들 탈탈 털어 보세요. 내가 체크한 곳 위주로 잡아내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당차게 대답하는 그녀의 눈.
그 눈에서는 무서운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인정은 없습니다. 빼먹은 것은 물론 피해보상도 모두 받아 내세요. 여기는 고 과장님이 법무팀장님과 함께 책임지고 마무리 지으세요. 나는 바쁜 일이 있어서 가 보겠습니다.”
정민지 비서실장은 나가기 전 고아현 과장에게 한마디 했다.
“고 과장. 여태껏 쌓은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 드려.”
“네, 알겠습니다. 실장님.”
그녀가 나가자 고아현은 강혁이 던진 장부를 들고서는 이필호를 쳐다보았다.
“이필호 상무님. 이거 다 뱉어 내고 피해보상까지 하면 거리에 나앉겠네요? 물론 철장 신세는 덤이고요.”
그녀의 눈과 마주친 이필호는 앞이 깜깜해지면서 그녀의 눈을 피했다.
여기는 이성 반도체였다.
* * *
며칠 후, 청와대 대연회장.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대기업 회장들은 아내뿐만 아니라 자식들도 데리고 왔다.
그중에 유일하게 혼자 참석한 강혁.
심채희와 함께 올수도 있었지만, 장소가 장소니만큼 뒤로 미뤘다.
초청 간담회 모임은 오후 6시.
하지만 그룹대표들은 평소모습과는 달리 미리 와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듯이.
가기 싫은 티를 팍팍 내며.
강혁은 5시 55분이 되어서야 청와대로 들어갔다.
혼자라 그런지 쏠로의 비애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당당한 모습이었다.
회장들은 최소 40대 후반.
그에 반해 이제 26세인 그는 단연 눈에 띄었다.
강혁은 연회장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 앞에 섰다.
다른 회장들은 그룹명과 이름을 기입해 놓았다.
어떤 이는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적어 놓기도 했다.
“한자로 적으면 있어 보이나? 청와대에 왔으면서 이름을 한자로 적었네.”
적지 않고 이리저리 방명록을 뒤적이자 담당 직원이 당황하며 물었다.
“저, 대표님 도와드릴 일이 있습니까?”
살짝 눈치를 보는 게 강혁이 누구인지 아는 얼굴이다.
이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물었다.
“다른 분들은 모두 왔나요?”
“네, 모두 오셨습니다.”
“모두 부부 동반으로요?”
“네, 자녀분들을 데리고 오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네, 좋은 시간 되십시오. 대표님.”
강혁이 안으로 들어가자.
안내를 해줬던 사내의 옆에 다른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
“누구 아들인데 그렇게 깍듯해?”
“휴우……. 아들이 아니라 KH 강혁 대표잖아.”
“어? 비서실장님이 그렇게 당부하셨던 사람이 저 사람이었어?”
“나, 특별히 실수한 것 없었지?”
“별거 없었던 것 같던데. 저 사람이 KH 강혁 대표였구나. 26살이라며?”
“그것도 대단하지만, 너 저 사람만 유심히 한번 지켜봐. 앞으로 볼 만한 일이 일어날 거야.”
강혁은 두 사람의 대화를 뒤로하고 안으로 터벅터벅 들어갔다.
청와대 대연회장은 크기가 결코 작지 않다.
그런데도 연회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이 많아서 더욱 그런 듯 했다.
“한 명 데리고 올걸 그랬나?”
강혁은 편하게 둘러보고 있었지만,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모두 슬금슬금 강혁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누군가 강혁에게 다가왔다.
“강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아, 이 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성 그룹 이 회장이다.
그의 옆에는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도 함께 있다.
“경제인 모임에는 처음이시죠?”
“네, 인사나 드릴까 해서 왔습니다.”
“큼……. 여기 제 아들과 딸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자세히 보니 이 회장을 많이 닮았다.
자기보다 대여섯 살은 더 먹었을 테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재영입니다.”
“이부민입니다.”
“강혁입니다.”
어색한 인사가 오갔지만, 둘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 회장이 무언가 말을 한 모양이었다.
“대표님, 저……우리 이성전자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두 사람도 관심이 많은지 강혁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하지만 강혁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툭 내뱉었다.
“어떻게 하다니요?”
“재계에서는 대표님이 우리 이성전자를 합병시킨다는 소문이…….”
“이성이 잘하면 내버려 두겠지만, 잘 못한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것도 방법일겁니다.”
“…….”
너무 직접적으로 말해 버린 것인지 세 사람이 오히려 더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건 말건 강혁은 제 할 말은 더 했다.
“요즘 이성전자가 사상최대의 흑자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긴 합니다.”
“많이 버셨으면 좋은 일 좀 하십시오. 제 귀에 이성전자의 안 좋은 소리가 들리면 이성전자의 이름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강혁은 일부러 이런 건방진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여태껏 누려 오면서 약자에게 보인 모습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동안 그룹을 유지하려고 얼마나 많은 편법을 동원했는가.
이 회장은 말도 안 되는 지분으로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뭘 그렇게 놀라십니까? 이 회장님, 전자 지분 몇 퍼센트나 가지고 계십니까?”
“그, 그게…….”
“제가 45%를 가지고 있는데 당연히 전자는 우리 KH 계열사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 대표님. 혹, 제가 뭔가 실수라도…….”
이 회장은 마음 같아서는 이 젊은 놈을 당장에 아작 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마음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가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두 자식 앞에서는 창피한 모습이었지만, 힘의 논리 앞에서는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요즘 듣기로는 하청업체들에게 못 할 짓을 한다고 하던데요?”
“아니, 누가 그런 이상한 소문을 퍼트립니까? 못할 짓이라니요?”
“회장님께서는 제가 IMF 경제위기 때 어떻게 했는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청업체들을 왜 그렇게 달달 볶아 대는 겁니까?”
“…….”
“제가 며칠 전에 반도체에 들린 건 알고 계시죠?”
“큼, 알고 있습니다.”
“회계장부를 조사해 보니까 볼만했습니다. 어떻게 그걸 모르고 계셨습니까?
강혁의 너무도 직설적인 말에 두 자녀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 회장은 켕기는 게 있는지 시선을 살짝 피했다.
“연루된 사람들 모두 보고서대로 처리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하청 업체들에서 또 이런 말이 나오면 전자 앞에 KH가 붙을 겁니다. 그냥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리고 하나 더요.”
꿀꺽.
이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또 무슨 말을 할지 강혁의 입을 목이 빠져라 쳐다보았다.
“연구진에게서 뭔가를 원하는 모양인데 그거 하지 마십시오. 그거 빼내 가 봐야 헛수고예요.”
이 회장이 이성전자에 파견 나가 있는 KH 반도체 연구진을 구슬린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 하는 짓이 하도 웃겨서 내버려 뒀지만, 만난 김에 한소리 했다.
이 기술은 빼 가 봐야 말짱 헛일이다.
다음 기술이 1년을 두고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혹 기술을 빼내 간다고 해도 옛것이 되어 버린다.
반도체에서 옛것이란 말은 팔리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
“큼…….”
이 회장은 그러지 않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그런 말을 했다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 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강혁은 그 말을 내뱉고는.
세 사람을 뒤로하고 딴 곳으로 쌩하니 가 버렸다.
그 모습을 세 사람은 멍하니 쳐다보더니 딸 이부민이 먼저 물었다.
마치 오빠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이.
“아버지, 왜 그렇게 저자세로 나가요? 저 사람이 그렇게 대단해요?”
“어휴…… 우리 이성을 너희들한테 물려 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너희들, 강혁 대표가 누군지는 알고 있지?”
“당연히 알죠.”
“안다는 애가 그런 말을 해? 어디 재영이 네가 말해 봐라. 내가 이러는 게 한심해 보이던?”
“…….”
“그래, 그 자세 좋다. 가만있으면 2등이라도 하지. 저기 좀 보거라.”
강혁의 주변엔 그룹 회장들이 모여들며 인사하기에 바빴다.
그들은 당연히 자녀들도 인사시키는 걸 잊지 않았다.
미래그룹, ST그룹, 로스그룹, KLG그룹 등.
국내 국지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기업들의 회장이었다.
“저기 회장들이 자존심이 없어서 강혁 대표에게 허리를 숙이겠어?”
“그래도 이제 스물여섯 밖에 안 됐다고 하던데요?”
“자본 앞에서 나이가 무슨 소용이냐? 강혁 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인사하는 회장들 회사 이름 앞에다 KH를 붙일 수 있어. 듣기로는 관리하기 귀찮아서 안 그런다고 하더라.”
“네? 귀찮아서요?”
“믿기지 않는 말이지만 그렇다는 구나. IMF때 강혁 대표가 투자를 안 했으면 저 회사들 모두 외국에 넘어갔겠지. 어떻게 스물여섯에 그런 능력을 보이는지.”
두 자녀를 보니 황당해하는 얼굴이다.
그 모습에 이 회장은 혀를 차며 말했다.
“내가 어렵게 알아낸 것 중에 두 개만 알려 주마. 오늘 모인 국내 100대 기업 중에 아마 대충 60개 넘는 그룹이 강혁 대표의 눈치를 보고 있을 거다.”
두 자녀는 설마 하는 눈치다.
그 모습에 이 회장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계속 말을 이었다.
“KH 생명공학 너희들도 잘 알지?”
“네,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이재영이 먼저 대답했다.
이부민도 머리를 끄덕였다.
“딴 건 말할 필요도 없고 그 KH 생명공학에서 판매를 시작한 개량작물, 그것만 가지고도 여기 국내 100대기업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을 거야.”
“에이, 아버지 설마요?”
이부민이 30대 초반의 나이에 맞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나도 설마면 좋겠는데 그게 사실이니 이 나이 먹고 젊은 놈한테 허리를 숙이는 것 아니냐? 그 KH 생명공학이 얼마 전에 카길사를 먹고 세계 곡물시장을 모두 장악했다더라.”
“카길사를요?”
“그래, 그 회사가 상장사로 치자면 대략 세계 10위 내 기업이지. 반도체는 너희들도 알다시피 벌써 장악했고.”
“제가 모르고 있었을 정도면 국민들도 모르고 있겠네요?”
“KH에서 다방면으로 정보를 차단하는 것 같은데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기업 회장들은 대략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오래 숨길 수가 없지.”
이 회장은 다른 회장들이 허리를 숙이는 모습을 보고는 푸념조로 말했다.
“어휴……. 내일부터 하청업체 사장들과 얘기 좀 해 봐야겠어. 일 처리 좀 꼼꼼하게 할 것이지 에잉. 쯔쯔.”
그리고 묘한 표정의 두 자녀를 보고는 다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자신의 자녀 중에서는 저만한 인물이 안 나왔는지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날 간담회를 다녀온 강혁.
지구본을 쌩하니 돌리더니 한곳을 가리켰다.
“다음엔 여기를 가 봐야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