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17)
역대급 먼치킨 재벌-117화(117/342)
# 117
117화 $$$ 값진 보물/ 전현택의 시원한 부탁
경북 안동시 서후면 자품리 광흥사.
어둠이 절을 집어삼킨 새벽녘, 새벽 3시가 막 넘어가는 시간.
아직 새벽 불경까지는 몇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이때, 한 사내가 어둠속에 몸을 숨긴 채 절 안으로 숨어들었다.
얼굴에 복면을 뒤집어 쓴 사내는 도둑고양이처럼 절 뒤쪽의 불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불상 뒤 아래쪽을 작은 망치로 때리기 시작했다.
소리를 죽이기 위해서인지 천을 대고 때렸다.
그러길 잠시 후.
불상 뒷면이 깨어지면서 안쪽의 빈 공간이 나타났다.
사내는 망설이지 않고 안쪽에 있는 물건을 가방에 담고는 소리 없이 사라졌다.
그 후 광흥사에서는 불상 안에 있던 무언가가 사라졌다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들도 그날이 되어서야.
불상 안에 뭔가가 있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때가 작년인 1999년이었다.
새벽녘 절에 들렀던 사람은 도굴꾼이다.
그는 그 불상 안에서 훔친 물건을 상주의 한 골동품 가게에 팔았다.
골동품 가게의 주인 조평석은 이 물건의 진가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에게 팔아야 할지 또 얼마에 팔아야 할지는 정하지 못했다.
잘못할 경우엔 문화재청에 뺏길 위험도 있었다.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며 1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최근 골동품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공예진을 만난 것이다.
그녀에게 모든 전후사정을 듣고 팔기로 결정을 봤다.
골동품가게를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가격을 불렀다.
만일 이 가격에 팔리면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보낼 수 있었다.
사겠다고 한 사람을 만나기로 한 날이 바로 오늘이다.
“아저씨. 계세요?”
멍하니 손님 없는 가게를 지키고 있던 조평석.
퍼뜩 정신을 차리고서는 출입구를 쳐다보았다.
얼마 전 가게를 다녀갔던 공예진이다.
그녀의 아버지와는 잘 아는 사이이기도 하다.
“이분이 그분이신가?”
“네, 이분은 제가 보증할 테니까 일단 물건부터 보여 주세요.”
“가격은 정확히 전한 거지?”
“그럼요. 걱정하지 마시고 보여 주세요.”
조평석은 일단 가게 문부터 닫았다.
그리고 두 사람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거실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자.
그가 한손에 보자기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이겁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보자기를 풀었다.
그리고 보이는 낡은 고서 한 권.
강혁은 고서를 잠시 본 후 고평석에게 물었다.
“이게 훈민정음 해례본이란 말이죠?”
“네, 틀림없이 해례본 진품입니다.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그럼 잠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이 어떤 원리를 바탕으로 해서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는 책이다.
안동에서 먼저 발견된 해례본은 이미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제되어 있다.
이게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한글창제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심지어 문창살을 보고 본 따서 만들었을 거라는 황당한 추측까지 있었다.
이런 어중이떠중이 설이 나돌던 와중에 앞서 안동에서 해례본이 발견된 것이다.
그때서야 한글이 계통적으로 독립적인 동시에 당시 최고 수준의 언어학, 음성학적 지식과 철학적인 이론이 한글에 적용되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흔히 말하는 ‘나랏 말싸미…….’는 훈민정음 언해본의 서문이다.
세종 때의 문자 언어는 한문이어서 새로 만든 문자를 설명하는 문자언어는 당연히 한문이었다.
강혁은 이미 중국어와 한자는 완벽히 알고 있었기에 쉽게 읽어 내려갔다.
자신도 이 책이 진품이라면 그 가치는 엄청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책 끝장까지 모두 본 강혁은 조용히 책장을 덮었다.
그리고 조평석을 보며 담담히 물었다.
“귀한 책을 소장하고 계셨군요. 제가 골동품에 관심이 좀 많은데 이 책자가 진품임은 잘 알겠습니다. 500억 원을 부르셨다고요?”
다른 것은 빼고 대뜸 가격부터 물어보자 조평석은 순간 멈칫했다.
500억 원이 뉘집 개 이름도 아니고 천문학적인 금액임은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강혁은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마치 정말 500억 원에 팔 생각이냐는 듯이.
그도 그 느낌을 받았음인지 잠시 머뭇거렸다.
500억 원을 꼭 받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가치를 그 정도로 봤다는 것이다.
뭐든 흥정은 되는 법.
당연히 골동품 업계에서도 가능하다.
“큼큼…… 500억 원이라고 부르긴 했지만, 꼭 뭐 그 가격을 다 받겠다는 건 아니고…….”
“아니요!”
“네?”
“500억 원을 드리겠습니다.”
“그, 그게…….”
조평석은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500억 원을 주겠다니.
“이런 귀한 책은 그 가치가 훼손되면 안 되죠. 단…….”
꿀꺽.
조평석은 긴장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옆에 있던 공예진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긴장한건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조평석에게 10%의 수수료를 받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500억 원에 거래가 되면 50억 원을 받게 된다.
그러니 손발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계약서는 써야겠죠?”
“무, 물론입니다. 당연히 계약서는 써 드려야죠.”
“사장님은 필요 없을 테니까 계약서는 저만 가지는 거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강혁은 작은 손가방 하나를 내밀었다.
여성들이 사용하는 파우치 정도의 크기다.
“현금으로는 불편하실 것 같아서 양도성예금증서로 가지고 왔습니다. 10억 권으로 50장이니까 세어 보십시오.”
“네, 네 고맙습니다.”
조평석은 떨리는 손으로 한 장씩 한 장씩 정성스럽게 세었다.
그리고 마지막 50장을 다 센 후, 길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50장 맞습니다.”
“그럼 계약서를 쓰죠.”
그리고 강혁은 준비해온 계약서에 서로 서명 날인을 마치고 계약서는 자신만 가졌다.
조평석에겐 이 계약서는 굳이 줄 이유는 없었다.
조평석은 나름 계산이 확실한 사람이었다.
강혁이 있는 자리에서 바로 다섯 장을 공예진에게 건넸다.
“이건 언제고 국가에서 관리하게 할 겁니다. 말씀하신 금액을 다 드린 건 나중에 딴 말씀 하지 마시라는 뜻으로 드린 겁니다. 그럼 모두 끝났으니까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네. 무슨 뜻인지 잘 알겠습니다. 이미 계약서까지 썼는데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둘이 잠시 얘기를 나누는 동안 강혁은 밖으로 먼저 나갔다.
그리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취미로 박물관 하나 만들려면 이 정도 물건 하나쯤은 있어야지.”
* * *
여섯 그루의 바오밥 나무 위.
모던스타일의 집이 모두 만들어졌다.
무려 지상에서 10m 높이에 지어진 집이다.
그것도 나무 위에.
아마 이런 집은 한국에는 없을 것이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누가 나무위에다가 그것도 여섯 채나 짓겠는가.
강혁은 미치진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짓을 기어코 하고야 말았다.
이 집을 짓고 제일 좋아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가까이 살고 있는 앤드류 소장의 두 자녀와 윤정호 생명공학소장의 두 딸이 가장 좋아했다.
오늘 네 꼬맹이는 이 집을 구경하려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왔다.
오늘이 입주식이기 때문이다.
“우와! 큰집아저씨는 정말 멋진 아저씨에요. 나 아저씨랑 결혼하면 안돼요?”
앤드류 소장의 딸 에리카의 말이다.
강혁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하하, 아저씨는 결혼할 사람이 있단다. 자 우리 같이 올라가 볼까?”
옆에 있던 윤정호 소장의 초등학생 두 딸도 달려들었다.
“아저씨 없을 때 여기 놀러 와도 돼요?”
“그럼. 저기 아저씨들한테 말하고 여기서 놀아.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항상 저 아저씨들이랑 같이 올라가야 한다. 알겠지?”
“네!”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말하자, 네 명이 동시에 병아리처럼 대답한다.
아이들은 언제 봐도 예쁘고 귀엽다.
“그럼 집으로 고고!!”
“고고!!”
아이들이 강혁을 따라하며 나무기둥을 따라 뱅글뱅글 둘러진 계단을 따라 올랐다.
설계사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곳곳에 그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
비록 일곱 평의 집이었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에 TV, 싱크대와 침대도 있었다.
아이들은 이 새로운 놀이 감에 흠뻑 빠져 버렸다.
저 멀리 분당의 고층아파트와 연구소도 보였다.
“나 여기서 매일 자고 싶어요. 숙제도 여기서 하구요.”
“그래, 엄마가 허락하면 그렇게 해. 하지만 잠은 집에서 자야 돼.”
“잉, 싫은데요. 난 여기서 자고 싶어요.”
넷이서 동시에 떼를 쓰자 강혁도 난감했다.
그러길 잠시, 좋은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너희들 집에도 3m짜리 바오밥 나무 있잖아? 아저씨가 집 만들어 줄까?”
“우와! 좋아요. 만들어 주세요.”
“만들어 주세요.”
“그래. 아저씨가 꼭 만들어 줄게.”
여섯 채는 집을 뺑 둘러서 심어져 있었다.
집 정문에 있는 한곳은 경호원들이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다섯 곳은 자신이 사용하는 것으로 했다.
강혁은 그날 바오밥 나무위에서 잠을 잤다.
천체 망원경도 옮겨서 밤하늘을 구경하기도 했다.
11월의 겨울 날씨라 밖은 쌀쌀했지만, 집 내부는 난방이 빵빵하게 돌아갔다.
설계사도 대단하지만, 공사를 한 KH 건설 직원들에게도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멘트를 날리면 잘 먹히겠지.”
* * *
다음날 강혁은 반가운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혁아 나 현택이.
“너 어디서 전화하는 거야?”
-어디긴 군대지.
“깜짝 놀랐잖아. 난 또 휴가 나온 줄 알았지. 얼마 전에 두 놈 나왔었거든.”
-판수한테 얘기 들었어. 그 자식들 소원 풀었다며?
“그 자식들 성격이 좀 변한 건지 군대가 그렇게 만든 건지 좀 웃기긴 했어. 혹시 너도 팬 미팅 하고 싶어?”
그럴 인물은 아니지만 혹시나 했다.
-나는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해.
“그럴 줄 알았다. 근데 너 군대 간 지 벌써 1년이 넘었네.”
-전역하려면 아직 2년이나 남았지. 시간 진짜 안 간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딴 생각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있다가 와. 네 자리는 공석으로 비워 뒀어.”
-그렇게 안 해도 되는데 고맙다. 너 미국한테 한 방 먹인 거는 TV로 잘 봤어. 아주 속이 다 후련하더라.
“하하, 네가 있었으면 윤정호 연구소장 대신 네가 기자회견을 했을 수도 있었어.”
장난이었지만, 전현택은 기겁을 한다.
-장난이라도 그 말 들으니까 등골이 오싹해진다. 윤 소장님 표정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아냐.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다. 내가 그 심정을 잘 알거든.
“너 그 말하려고 전화한건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어?”
-실은 너한테 부탁 좀 할 게 있어서.
“우리 사이에 부탁은 무슨 부탁이야. 뭔데 그래?”
전현택은 한숨을 길게 내 쉬고는 어렵게 얘기를 꺼냈다.
그 말을 끝까지 들은 강혁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 때문에 전화한 거야? 다른 건 없고?”
-이건 너 아니고는 해결할 사람이 없잖아. 내가 있어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안하다.
“어이 전 차장. 많이 약해졌어. 회사에 있었으면 전 차장이 멋지게 해결했을 건데. 알았으니까 마음 푹 놓고 군 생활이나 열심히 해. 내가 알아서 다 처리해 줄게.”
-부탁한다. 친구야.
전화를 끊은 강혁은 여전히 묘한 미소를 짓고서는 인터폰을 눌렀다.
삑삑♬
-네, 대표님. 찾으셨습니까?
“고 과장님인가요?”
-네.
“실장님과 법무팀장님 호출하시고 오시면 같이 들어오세요. 어디 좀 가 볼 곳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