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21)
역대급 먼치킨 재벌-121화(121/342)
# 121
121화 $$$ 스포츠계의 큰손/ 차이나 쇼크의 시작
헉헉. 퍽퍽.
무아지경에 빠져 샌드백을 치는 김혁수.
그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종합격투기(MMA)라는 무술을 훈련 중이다.
경호는 돌발 상황이 많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해야 한다.
그러자면 한 가지 무술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가장 적합한 무술을 알아보던 중, 미국에서 몇 년 전에 선보인 UFC라는 무술시합을 알게 되었다.
이건 시합이라기보다는 상대를 때려눕히는 무자비한 싸움에 가까웠다.
그 잔혹함은 기존의 여타 무술시합이나 스포츠와는 격이 달랐다.
그럼에도 이것을 선택한 건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무술이었기 때문이다.
논현동의 한 복싱 체육관에 다닌 지도 어느덧 5년이 지났다.
다른 사람들은 복싱 훈련을 받고 있었지만, 김혁수는 인터넷으로 본 것을 연습하고 있었다.
훈련 상대가 되어 줄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5년간 거의 혼자서 연습을 했다.
5년이 지난 지금의 김혁수는 성난 맹수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봐 왔던 선수 중에는 이해를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의 눈에는 겉으로 보기엔 별것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엔 킥복싱과 비슷하기도 했다.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이 MMA는 바닥에서 싸우는 그라운드기술이라는 게 있었다.
이걸 또 다른 각도로 보자면 아이들의 막장 싸움과도 비슷했다.
그러니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이 종합격투기는 푸대접을 많이 받았다.
40대의 관장도 김혁수가 매달 훈련비를 내기 때문에 내버려 뒀을 뿐이다.
일체 다른 것은 원하지도 않고 자기가 뭐든 알아서 하니 신경 쓸 일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땀을 쏟고 있자 김 관장이 물병과 수건을 가져왔다.
“혁수야. 그만 좀 쉬어. 목도 좀 축이고.”
김혁수는 그제야 긴 숨을 돌리고는 김 관장이 건네는 물병과 수건을 받았다.
“고맙습미더. 근데 요즘 선수들이 많이 안보이네예?”
“요즘 복싱해서 먹고살기 힘들잖아. 80년대 한창 잘나가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지.”
“선수들 생활이 그렇게 힘듭미꺼?”
“챔피언 벨트를 따야 그나마 좀 괜찮을 텐데 그게 어디 쉬운 일도 아니고.”
“이래서 여기 운영은 됩니꺼?”
“간당간당해. 근데 너는 이게 뭐라고 5년 동안이나 죽자 살자 매달려?”
“제가 일할 때 제일 쓸 만한 게 이거 거든예.”
수건으로 땀을 닦은 김혁수.
사람 좋게 씩 웃고는 김 관장의 옆에 앉았다.
“지는예, 어릴 때 운동을 정말 하고 싶었거든예. 근데 돈이 없어서 많이 못 했어예. 인제 여유가 생겨서 하고 싶은 거 원 없이 해 볼라고 하는 기지 별거 없습미더.”
“그래도 이왕 하는 거면 돈 좀 되는 걸 하지.”
“돈예? 헤헤.”
김혁수는 돈 얘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형이 생각나서 웃었다.
“우리 알고 지낸 지 5년이나 됐는데 이제 무슨 일 하는지 말해 줘도 되지 않아?”
“그런 게 있습미더.”
“자식. 그 입 하나는 정말 무겁다니까. 이 체육관도 얼마 안 가서 문 닫을 수도 있어. 너도 이제 슬슬 다른 곳 알아봐야 할 거야.”
땀을 훔치던 김혁수.
깜짝 놀라며 눈이 왕방울만 하게 커졌다.
“좀 더 안 하고예?”
“내가 문 닫고 싶어서 닫으려고 하겠냐. 도저히 운영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거지. 근데 너는 서울 올라온 지 6년이나 됐으면서 그 사투리는 왜 그렇게 안 바꿔?”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예. 울 동생은 서울말 많이 쓰거든예. 근데 저만 이렇네예.”
이 복싱 체육관은 5년간 자신과 함께하며 정든 곳이다.
그런 곳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라렸다.
“저, 선수들 봐. 저렇게 매일 나와서 운동하면 뭐하냐고. 저러다 잘 빠지면 어디 경호원이라도 하겠지만 그 외엔 별로 갈 곳도 없어.”
“국내 운동선수들이 정말 힘들게 사는 모양입미더?”
“말도 마. 옛날에 잘 나갔던 선수들도 지금 밥 벌어먹기 힘들어. 어디 빵빵한 곳에서 후원이라도 해 주면 좋으련만.”
김혁수는 본의 아니게 김 관장과 긴 이야기를 나눴다.
할 일 없던 김 관장은 잘됐다 싶었는지 김혁수를 붙잡고 놓아 주질 않았다.
복싱으로 시작했던 이야기를 대한민국 스포츠계까지 끌고 갔다.
김혁수는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대표실로 들어갔다.
강혁은 아침부터 들어오는 김혁수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이다.
“아침부터 웬일이냐?”
“행님아. 내 할 말 있어서 왔다.”
“너 그런 표정 익숙하지 않으니까 그냥 평소대로 해. 전화로 안 하고 무슨 일인데 찾아왔어?” “내 복싱 체육관 다니는 거 알제?”
“당연히 알지. 너 서울 올라오고부터 다녔으니까 벌써 5년은 넘었잖아.”
“맞다. 근데 행님은 스포츠 선수한테 후원 안 하나?”
뜬금없는 말이었지만.
김혁수가 쓸데없는 말을 하지는 않기에 신중히 들었다.
“다른 대기업 중에는 야구 구단이나 축구 구단 같은 거 만들고 그칸다 아이가. 선수한테 후원도 하고.”
“복싱 후원하라고?”
“꼭 복싱은 아니고 격투기에 후원 좀 안 할래? 다른 스포츠에도 하면 더 좋고.”
“음…….”
잠시 생각에 잠기던 강혁은 괜찮은 생각 같기도 했다.
국내 스포츠계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다는 것은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야구나 축구, 농구는 그나마 괜찮았다.
하지만 다른 종목은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보였다.
그것도 올림픽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관심이 사라졌다.
그렇게 매번 반복됐지만, 수십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후원하는 곳도 없을뿐더러 한국 스포츠협회의 고질적인 결과 위주의 운영 때문이기도 했다.
“생각해 보니까 후원을 좀 하는 것도 괜찮기는 하겠네. 그럼 이거 네가 한번 맡아서 해 보지그래?”
“내가?”
“그래. 경영 수업한다고 생각하고 한번 해 봐. 자금은 다 대 줄 테니까 어디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봐.”
“그라모 일단 체육관 하나만 지어 주라.”
원하는 것을 말하는 폼이 꽤 멋있다.
여태 이런 말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단단히 벼른 모양이다.
“체육관을 짓든 사든 스포츠 종목을 후원하든 선수를 후원하든 알아서 해. 앞으로 외국 선수랑 붙으면 이길 수 있게 좀 해 보고. 그리고 씨름 좀 재밌게 만들어 봐라.”
“알았다. 일단 실장님과 의논해 보고 보고서부터 올릴게.”
“그래. 길게 보고 저학년부터 꾸준히 후원하는 방향으로 해 봐. 나 어떤 거 좋아하는지 알지?”
“행님이 좋아하는 거는 한 개는 축구고…….”
“부산갈매기 하면?”
“야구제.”
둘은 마주보며 짝짜꿍이 되어서는 서로 씩 웃는다.
그러다 강혁의 얼굴이 갑자기 찡그려졌다.
“에이. 야구하니까 팬들한테 해 주는 거 없는 그 지랄 같은 로스 생각나네. 그거 그냥 사 버릴까?”
“로스 구단을 살기라고?”
“아니. 로스 그룹.”
* * *
김혁수는 십여 일간을 죽자 살자 매달리더니 보고서를 내밀었다.
《한국 스포츠 후원 종목 및 선수 명단》
50장에 이르는 나름 방대한 보고서다.
강혁은 아침부터 쏜살같이 들어온 김혁수를 대견하게 쳐다보고는 보고서를 한 장씩 넘겼다.
앞에서 버티고 있으니 나가라고 할 수도 없어서 조금 천천히 한 장씩 넘겼다.
그렇게 한 5분여가 흐르고서야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이 짓도 진짜 하기 힘들단 말이야.
앞으로 10장 넘으면 다시 나가라고 해야겠어.
“조사해 보니까 각 종목 협회는 못 믿겠단 말이지?”
“비리가 너무 많더라. 후원해 줘 봐야 선수들한테는 돌아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회사에 스포츠계를 책임질 부서를 하나 만들잔 말이고?”
“하모. 복지팀으로 넣으면 어떻겠노?”
복지팀은 직원복지를 위해서 만든 부서지만 지금은 특별히 하는 게 없다.
김혁수의 말대로 이 일을 맡기기에 괜찮기는 했다.
“그래. 이건 그렇게 한다고 치고, 하계올림픽 36개 종목에 동계올림픽 15개 전 종목을 후원해?”
“와? 안 되겠나?”
“하하. 배짱 한번 좋다. 너 그러다 잘하면 IOC 위원 될 수도 있겠다.”
“위원은 무슨. 보고서에도 있지만 이대로 할라카믄 돈 많이 든다. 개얀겠나?”
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보고서를 준비하면서도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알아서 잘 해 보라고 했지만.
KH 인베스트먼트는 엄연히 투자회사다.
수익이 나지 않는 일에 무한정 돈이 들어간다면 문제가 될 여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밀어 주는 형을 믿고 밀어붙이기로 했다.
“그래 봐야 얼마나 한다고. 처음 말한 대로 한번 멋지게 해 봐. 수익이란 게 꼭 돈으로만 돌아오는 게 아니야.”
“한번 멋지게 잘해 볼게.”
“너, 이일 시작하고 중간에 관두면 안 된다.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선수들 운명이 바뀔 수도 있어.”
“행님아. 내 옛날에 돈 없어서 체육관 청소해 주고 운동 배운 거 기억하제. 그때 내는 돈 걱정 안 하고 운동만 하는 게 소원이었다.”
옛날 생각이 나는지 김혁수의 얼굴이 우수에 젖어 들었다.
강혁도 그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가진 돈이 없어 배를 굶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의 그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 나도 잘 알지. 이 보고서에 있는 그대로 해 줄 테니까 앞으로 잘 해 봐.”
“고맙다. 행님아.”
“자식. 우리가 남이가.”
* * *
2000년 12월이 끝나가는 중국 북경.
알리바바의 마윈을 만난 후 북경에 도착한 강혁.
현재 중국 중앙 군사 위원회 부주석으로 있는 후진타오를 만났다.
58살의 안경을 쓴 후진타오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다.
여비서가 놓고 간 보이차를 음미하던 후진타오.
강혁을 마주한 그도 다른 미래의 권력자들과 다름없는 반응이다.
“대표님. 실례되는 말이지만 올해 26살이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허어…… 이렇게 직접 만나고 보니 살아온 인생이 부끄러워지네요. 제가 알고 있는 인물 중에 대표님과 같은 분은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가끔 듣긴 합니다.”
“이거 좀 미안한 얘기지만 대표님에 대해서 좀 알아봤습니다. 대체 어떤 분이 길래 그런 막대한 후원금을 보냈나 하고요.”
그거야 당연히 했겠지.
당신이 수천 년을 저축해도 못 만질 돈을 줬는데.
이제 굳이 연기를 안 해도 대사가 술술 나온다.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 것도 같다.
“전 괜찮으니 마음 쓰지 마십시오. 후원금은 도움이 좀 됐습니까?”
“덕분에 막혔던 일들이 술술 잘 풀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소식도 있을 것 같고요.”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알아보니 곡물과 반도체 세계시장을 이미 장악하셨더군요. 이것만 놓고 봐도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무 높이 사는 것 아닙니까?”
“높이 사요? 허허…… 제가 대표님을 알고 난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대표님은 중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였습니다.”
어떻게 생각하긴, 요긴한 양식으로 생각한다.
또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는 곳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봐도 아주 가깝지 않습니까? 서로 도우면서 함께 미래를 꿈꿀 곳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 한국에 대해서는 솔직히 많이 모릅니다. 하지만 두 가지는 확실히 놀랍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미리 조사한 것인지 평소 생각하던 것을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구슬리는 능력은 있단 말이야.
“하나는 동의보감이고 또 하나는 한글입니다. 특히 이 한글의 우수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우리 중국은 한자 때문에 발전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제가 60살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모르는 한자가 있어요.”
중국 문자의 기원은 지극히 야만스럽다.
모양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외우기도 힘들고 쓰기도 어렵다.
멍청하고 둔탁해서 천하에 가장 불편한 문자다.
이 말은 외국 사람이 한 말이 아니다.
20세기 초 중국의 지식인이었던 부사년(푸쓰니엔)이 한 말이다.
서양 사람도 아니고 중국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니 놀랍지 않은가?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광인일기’를 쓴 또 다른 지식인 노신(루쉰)은 이런 말도 했다.
『한자불멸, 중국필망』
한자가 없어지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망한다.
그래. 폭삭 망하게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