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45)
역대급 먼치킨 재벌-145화(145/342)
# 145
145화 $$$ 게임과 영화/ 전염병
강혁은 산삼 한 토막을 꼭꼭 씹어 먹은 후, 손님을 맞았다.
대표실에 얼굴과 신상정보도 모르는 사람을 들이는 경우는 드물다.
한곳에 오래 있는 것도 아니고 있더라도 여러 곳을 돌아다닌다.
지금처럼 타이밍을 잘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사람은 시기를 잘 맞춘 것이다.
제법 운도 있다고 할 수 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내는 나 예술 하는 사람이요의 표본 같은 모습이다.
덥수룩하게 기른 긴 웨이브 진 머리와, 깎지 않아 제법 길게 자란 수염에.
추운 날씨가 아닌데도 국방색 물 빠진 초록야상을 연상케 하는 상의 외투가 인상적이다.
겉모습만 봐서는 정민지 실장의 말대로 꾀죄죄한 모습이다.
사내는 강혁의 모습에 상당히 놀란 얼굴로 멀뚱히 서 있다.
정민지 실장도 사내와 함께 들어와 있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정민지 실장이 소파를 권하자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심스럽게 앉는다.
“절 만나게 해 달라고 하셨다던데 무슨 일이죠?”
“큼. 제가 각본을 쓰고 있는데 투자를 받고 싶습니다.”
“영화감독이신가요?”
“단편 영화를 몇 개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각본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다시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KH는 영화에 투자를 한 적이 없는데요.”
“김혁수님이 스포츠와 영화 쪽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만나려고 했지만 지금은 국내에 없다고 해서 직접 찾아왔습니다.”
아직 영화에 투자를 하진 않았지만, 할 생각은 있었다.
김혁수가 몽골에서 돌아오면 시작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직접 찾아온 인물이 있으니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영화길래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왔을까 하는.
“준비해 온 게 있나요?”
사내는 가방에서 한 뭉치의 종이다발을 꺼내놓는다.
법원 서류에 비견될 정도로 상당한 두께다.
“시놉시스입니다. 시간 나실 때 한번 읽어 봐 주셨으면 합니다.”
“아직 점심식사 전이시죠?”
“네. 아직 안 먹었습니다.”
“그럼 잠시 식사하시고 다시 오세요. 실장님. 직원 시켜서 좋은 곳으로 안내 좀 해 주세요.”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한 사내는 두 눈만 멀뚱거린다.
정민지 실장이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나섰다.
“대표님께서 검토해 보신다고 하네요. 식사하시고 오시면 말씀해 주실 거예요.”
“시놉시스라고 해도 양이 상당히 많은데 점심시간에 보신다고요?”
“대표님이 알아서 하실 테니까 우선 식사부터 하고 오세요.”
정민지 실장이 밖으로 나갈 것을 권하자 사내는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아마 쫓겨나는 것으로 안 모양이다.
강혁은 두 사람이 나가자 오랜만에 과거 무협지를 읽던 기분으로 종이를 넘겼다.
수십 장은 됐지만, 자신에겐 문제될게 없었다.
잠시 몇 분이 흘렀을까.
툭.
강혁은 시놉시스 뭉치를 책상에 던졌다.
“이거 꽤 재밌는데. 투자하면 손해나진 않겠어.”
점심시간이 끝나고 두 사람이 다시 들어왔다.
사내는 긴장된 얼굴로 강혁을 쳐다보았다.
“재밌더군요. 투자를 해 보죠. 그런데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아, 정말 죄송합니다. 먼저 이름부터 밝혔어야 했는데. 저는 박찬우라고 합니다.”
“자금지원은 잘해 드릴 테니까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보세요.”
“가, 감사합니다. 대표님.”
시놉시스를 거머쥔 사내는 감격에 겨워했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던 모양인지 눈시울까지 붉혔다.
그런데 박찬우는 며칠 후 다시 찾아왔다.
혼자가 아니라 30대 초반의 한 사내와 함께.
“이분은 누구시죠?”
박찬우는 머쓱해하며 옆의 젊은 사내를 소개했다.
“염치가 없지만 이번이 아니면 대표님과 만나기가 힘들 것 같아서 데리고 왔습니다. TC소프트라는 회사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후뱁니다.”
박찬우가 눈짓을 하자 사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허리를 90도로 꺾었다.
“대표님을 직접 뵙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송재강이라고 합니다.”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 것 같은데 그러지 마십시오.”
“아닙니다. 저는 평소 대표님이 하신 일을 보고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네. 알겠으니까 일단 앉으세요.”
송재강은 처음 박찬우의 말을 들었을 때 장난일줄 알았다.
KH가 어떤 기업인데 보잘 것 없는 선배에게 투자를 했단 말인가.
그리고 자신도 가 보자고 했을 땐 꿈인가 싶었다.
그 꿈이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긴장으로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멍해지기까지 했다.
“대표님. 이 친구가 이래 보여도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아! 그 두 게임을 만든 분이시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게임을 하는 사람 중에 이 두 게임을 모르면 간첩이다.
강혁도 물론 잘 알고 있었다.
“반갑기는 제가 더합니다.”
“그런데 그 두 게임이 대박나지 않았습니까?”
“그렇긴 한데 IMF를 겪으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게임 개발에 더 투자를 해야 해서 대표님을 찾은 겁니다.”
“게임이라면 저도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송재강 씨가 회사를 대표해서 결정할 수 있습니까?”
“네. 같이 일하는 대학선배가 대표로 있지만, 전권을 위임받고 온 겁니다. 제가 결정하기 힘든 것이면 바로 전화하면 됩니다.”
송재강은 일이 잘 풀릴 것 같이 입이 찢어질 정도로 벌어져 있었다.
회사 대표이자 선배에게 전권을 위임받고 들리긴 했지만,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이런 세계적인 기업에서 고작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 투자를 하리라곤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게임에 관심이 많다지 않은가.
현재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가 잘되고 있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IMF와 IT 버블사태를 겪으면서 번 돈의 대부분을 날려먹고 다음 게임에 투자할 돈이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회사가 흔들릴 판이었다.
어쩌면 지금 이 자리는 회사의 생사가 걸린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정이 빠르니 좋군요. 그런데 우리 KH는 투자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진 않습니다. 일정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기도 하죠.”
“저희가 가진 지분은 27%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송재강은 혹 일이 잘못되지나 않을까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투자사는 투자의 다변화가 있어야 생명이 길어지는 법이죠.”
“그럼. 투자를 해 주신다는 말입니까?”
“네. 지금 바로 투자 계약서를 작성하죠. 옆 사무실로 가셔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네. 네. 알겠습니다.”
송재경이 나가자 2009년까지의 주식 그래프를 떠올렸다.
“넥슨과 함께 한국 게임시장을 양분하는 기업으로 크는군. 이정도 기업이면 충분히 밀어 줄 만하지. 이왕 한 김에 넥슨도 키워 봐야 되겠어.”
강혁은 정민지 실장을 불렀다.
“넥슨과 TC소프트 주식을 표 나지 않게 모으라고 하세요.”
“두 회사 모두 게임회산데 그쪽으로도 생각하시는 건가요?”
“우리 회사 전체와 비교하면 보잘 것 없겠지만, 앞으로 게임 산업이 만만치 않게 커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게임은 잘 모르지만, 우리 아들이 푹 빠져 있긴 하더라고요. 대표님의 선견지명은 틀린 적이 없으니 이번에도 제몫을 톡톡히 하겠네요?”
“절 너무 신 급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지켜봐야죠. 금융 팀에 바로 전달하고 미국 지사에도 전달해서 알맞은 회사가 있는지 알아 보라고 하세요.”
게임회사가 커 가려면 국내에서는 한계가 있다.
우선 미국을 선점하고 세계로 뻗어 가야 제대로 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이 기반이 약하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린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세계시장 공략은 필수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 송재강이라는 사람은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강혁은 대충 투자만 하고 지켜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두 사람을 다시 대표실로 불렀다.
“계약서를 쓰시죠.”
“네. 감사합니다.”
송재강은 급히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놓았다.
회사 쪽 서명 란에는 이미 모두 서명이 되어 있었다.
송재강은 마른 침을 삼키면서 강혁이 서명을 마치기만을 기다렸다.
그 짧은 시간이 몇 시간처럼 느껴지는 듯 했다.
강혁이 서명을 마치고 계약서를 앞으로 내밀었다.
송제강은 그제야 긴 한숨을 내쉬고는 살짝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를 조심스럽게 받아들었다.
“우리 회사엔 IT쪽으로 연관된 곳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대표님께도 큰 이득을 안겨줄 겁니다.”
“투자사가 돈을 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죠. 다음 달에 회사에 한번 찾아가겠습니다.”
“꼭 들러 주십시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송재강은 사무실을 나가는 내내 감사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박찬우는 그 심정을 너무도 잘 알았다.
자신도 며칠 전 송재강처럼 꼭 저랬다.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저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런데 지금 금줄을 잡았으니 그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됐던 것이다.
강혁은 두 사람이 사무실을 나가자 정민지 실장과 다시 마주 앉았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진행하시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는지 찾아보세요.”
“네. 이건 다시 보고 드릴게요.”
정미지 이사가 나가자 인터폰이 울린다.
삑삑♬
-대표님. 세종 시티에서 오태식 차장에게 연락이 와있습니다.
“연결하세요.”
-대표님. 오태식 차장입니다.
“하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잘 적응하고 있습니까?”
-네. 평화유지군이 체계를 잘 잡아가고 있어서 문제없습니다. 그 콜탄 광산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소식이군요. 콜탄 뿐만 아니라 다른 광물도 있을 수 있으니까 잘 찾아보세요.
-네. 안 그래도 전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전문가와 장비를 대폭 투입했습니다. 이제 속도가 붙을 테니까 더 좋은 소식 있을 겁니다.
반군 세력들이 다행히 잘 적응을 했다니 다행이다.
거기다 콜탄 광산도 개발을 한다고 하니 일단 세종 시티는 안심이다.
콩고에 매장된 수많은 광물을 캐내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상관없다.
시간은 자신의 편이니까.
“중앙아프리카 공화국과 우간다 쪽에서는 별말 없었어요?”
-네. 이렇다 할 반응은 없었습니다. 국경지대에 집중됐던 무기들도 모두 철수한 상태라 조용합니다.
“저번과 같은 급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 일부는 남겨 두라고 하세요.”
-그럼 콩고 정부에 다시 건의를 하겠습니다.
“카길과 몬산토 직원들은 나와 있죠?”
-네. 상주하는 인원이 항상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주민들 사이에 이상한 괴질이 퍼지고 있습니다.
“괴질이요?”
-네. 움직이지 못하고 끙끙 앓기만 합니다. 의사들 말로는 며칠 더 지나 봐야 병명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말라리아는 아니랍니다.
아프리카에 전염병이 돈 게 한두 번은 아니지만, 그 장소가 세종 시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상사는 있나요?”
-사망자는 없고 앓는 사람은 50명 정도 됩니다. 대충 봐도 전염병 같은데 한국 직원들을 일단 다른 곳에 보내 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일단 다른 곳으로 보내세요. 근데 언제부터 시작된 겁니까?”
-어제부터 환자들이 나왔습니다. 일을 나가야 하는데 50명 가까운 인원이 나오지 않아서 조사를 해 보니까 모두 앓고 있었습니다.
이건 전염병이 분명하다.
50명이 한꺼번에 앓아누웠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상황이 좋지 않네요. 당분간 사람들을 한곳에 모이지 않게 하고 일을 내보내지 마세요. 저도 바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무슨 병인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여긴 위험합니다.
“오 차장님도 위험한 곳에 있잖아요.”
-그래도 오시는 건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
“일단 가 봐야겠습니다. 내일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