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6)
역대급 먼치킨 재벌-16화(16/342)
# 16
016화 $$$ 뛰는 놈 위에 나는 분 (1)
서울 테헤란로의 한 사무실.
40대 중반의 한 사내가 씩씩거리며 사무실로 급히 들어섰다.
성난 코뿔소처럼 콧구멍에서 김이 나는 것 같다.
“이 차장! 이 차장 어디 있어?”
“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비서로 보이는 여직원이 긴장한 채 다가왔다.
“이 차장 어디 있냐니까!”
“증권사 간다고 갔어요.”
“지금 당장 들어오라고 해!”
“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화를 못 참겠는지 담배를 뻑뻑 피워 대며 인상을 잔뜩 구겼다.
미간에도 잔뜩 주름이 잡혀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끙끙 앓는 모습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닌 모양이다.
여직원이 그런 사장의 비위를 거스를까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장님. 거의 다 왔답니다.”
잠시 후.
30대 후반의 안경 낀 사내가 사장실로 뛰어 들어왔다.
머리가 헝클어져 있는 모습이 급히도 뛴 모양이다.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나도 봤어.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저도 너무 놀라서 지금 바로 온 겁니다.”
“야! 이창근. 너 사실대로 말해. 딴 주머니 찬 거 아니야?”
사장의 말에 이 차장이 정색하며 소리쳤다.
“형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여기에 제 돈도 있는 거 뻔히 아시는 분이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
업무 외엔 막역한 두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이 차장이 흥분하자 평소 습관이 나온 것이다.
그런 이 차장의 모습에도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만큼, 지금은 심각한 상황.
“그건 그렇긴 한데. 그러면 이게 왜 이렇게 됐어? 자그마치 47억이야.”
“저도 어떻게 된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모르긴 뭘 몰라. 누군가 우리보다 먼저 팔았단 말 아니야?”
머리끝까지 화난 사장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하지만, 이 차장도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
주식을 정리하려고 증권사에 갔을 때 자신도 너무 놀라 오줌을 지릴 뻔했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계속 상한가를 유지하고 있었다.
“네. 오후에 팔기로 했었는데 누군가가 먼저 팔아 버리는 바람에 주가가 덩달아 폭락해 버렸습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던지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데 이제 어쩔 거야? 어쩔 거냐고!”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전화벨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한꺼번에 울려 대기 시작했다.
이 차장과 사장의 얼굴이 동시에 소리 나는 곳으로 향했다.
순간 이 차장의 얼굴빛이 하얗게 변했다.
다가올 허리케인이 어떤 파괴력을 가졌는지 안다는 표정.
“사장님. 최 사장 쪽과 박 사장 쪽도 알았나 봅니다.”
“저쪽에선 우리가 작업한 줄 알 텐데. 이거 뭐라고 해야지.”
지금은 돈 날린 게 문제가 아니다.
최 사장과 박 사장이 자신을 의심할 여지가 있다는 게 문제.
두 사람을 등지고서는 다음을 기약하기가 쉽지 않다.
힘들겠지만 돈이야 다시 작업하면 된다.
하지만, 동업 관계에 있는 저 두 명.
저들과 틀어져 버리면 상황이 많이 복잡해진다.
“이 차장. 정신 똑바로 차려. 지금은 잃은 돈이 문제가 아니야. 어떡하든 두 사람을 설득하라고. 알겠어?”
“저, 어떻게 말입니까?”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해 봐야지. 이 일이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잖아.”
그날 저녁.
강남의 한 고급 한정식집.
돈 없는 사람은 감히 엄두도 못 낼 것 같은 분위기.
잔잔한 음악과 어디서 나는지 모를 침샘을 자극하는 향긋한 냄새.
다이어트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절대 오지 말아야 할 곳.
평소에 이곳을 왔었더라면 그 모든 것을 만끽하며 느긋하게 음식을 즐겼겠지만.
둘은 초조한 기색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무슨 작당 모의를 하는 모양인데.
“그러니까 네 말은, 그 종목은 실적이 좋으니까 바닥일 때 다시 사들이자는 말이지?”
“네. 저희도 처음 작업할 때 실적이 됐기에 덤빈 거잖습니까?”
“너무 위험할 것 같은데. 그리고 최 사장과 박 사장이 이해하겠어?”
“설득해 봐야죠. 이번엔 제가 수시로 체크하겠습니다.”
둘이 한참을 머리를 맞대고 있을 때 40대 후반의 두 사내가 들어섰다.
잔뜩 구겨진 인상을 보니 오늘 제대로 한바탕할 모양새다.
“이봐요. 김 사장.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김 사장. 어떻게 된 거요?”
두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었다.
지금 두 사람에게 김 사장과 이 차장은 두들겨야 할 북어와 같은 존재.
김 사장이 둘을 진정시키고자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잠시 진정들 하시고 제 말 좀 들어주십시오.”
100kg은 넘을 듯한 박 사장이 잔뜩 성난 얼굴로 김 사장을 노려봤다.
하나라도 걸리면 골로 보내 버리겠다는 듯이 단단히 벼룬 것 같다.
“그래, 어디 그 말부터 들어봅시다. 말 잘해야 할 거요.”
“예··· 일단 먼저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죄송이고 뭐고 간에 결론부터 말하세요!”
꿀꺽.
중간 머리가 벗겨진 최 사장의 말에, 김 사장은 마른침을 마시곤 계속 말을 이었다.
“네. 두 분께서 저와 함께 일한 지 어디 하루 이틀 됐습니까? 저도 지금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당황스럽습니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라니까요! 김 사장!”
최 사장의 호통에 김 사장이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이렇게 긴장해 보기도 오랜만인 듯.
“···네. 누군가 우리보다 먼저 털었습니다.”
“한 명이 털었다고 그렇게 급격히 폭락합니까?”
쾅!
거구의 박 사장이 사정없이 테이블을 내리쳤다.
먼저 세팅해 놨던 음식들.
잡채고 파전이고 양념게장이고 가릴 것 없이 사방으로 튀었다.
하지만 누구도 거기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
“크흠, 13만 주가 한꺼번에 풀렸습니다. 또 오늘 아침 도급순위 11위인 만호건설의 부도 기사가 TV에 떴고요.”
“김 사장은 그런 것도 안 챙기고 뭐 했어요?”
박 사장이 손에 묻은 양념게장 양념을 닦지도 않고 따지듯이 물었다.
“제가 새벽부터 TV만 보고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그러면 만호건설이 부도난 기사가 문제였단 말이오?”
“그건 문제가 안 되지만, 그 시점에 13만 주가 풀렸으니 문제가 된 거죠.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겁니다.”
두 사장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얼굴을 찡그렸지만 들어올 때보다는 수그러든 모습이었다.
김 사장은 먹혀들었다 싶었는지 쐐기를 박았다.
“계획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누군가 팔았지만, 그도 TV를 보고 놀라서 급히 판 모양입니다. 즉 다시는 이런 절묘한 타이밍의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죠.”
“그걸 어떻게 장담해요?”
“저희와 같이 일해 온 게 벌써 몇 년쨉니까. 오늘 같은 일은 처음이지 않습니까? 앞으로 더는 없을 겁니다.”
두 사람도 뭔가 석연치 않았던 것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조금은 사그라든 얼굴로 박 사장이 물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요?”
“주가가 지금 바닥이지 않습니까? 다시 걷어 들여야죠.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은 꼭 다시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대체 얼마를 넣자는 말이요?”
“큰 거 다섯 장 정도는 넣어야 할 겁니다.”
“흠······.”
“음······.”
두 사장은 심각한 얼굴로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큰 거 다섯 장이면 50억.
이미 들어간 돈을 포함하면 100억에 가까운 금액이다.
김 사장과 이 차장은 두 사람의 결정을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었다.
제발 이번 한 번만 잘 넘어가기를 믿지도 않는 신을 찾으며 빌고 또 빌었다.
잠시 후.
두 사장은 결정을 내린 듯 최 사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확실히 들어올 때하고는 전혀 다른 얼굴이다.
아마도 서로의 욕심과 탐욕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도 이번 일은 실수인 것 같으니 이번 한 번은 믿고 넘기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김 사장과 이 차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허리를 90도로 꺾자, 박 사장이 다소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언론매체를 잘 살피도록 하세요.”
“물론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은 없습니다. 이 점 명심하세요.”
두 사장의 매서운 눈빛에 김 사장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훔쳤다.
두 번 다시 이런 실수 따위는 없을 테니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했다.
“네, 네. 그럼요.”
“며칠 내로 자금은 보내 드리죠.”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김 사장을 쳐다보는 두 사장의 눈빛.
그리고 김 사장과 이 차장의 눈빛은 교묘하게 닮아 있었다.
* * *
한편, 그날 오전.
아침 일찍 KC 증권 객장을 찾은 강혁.
앉기 무섭게 전의 그 직원이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네. 확인 좀 해 주세요.”
“잠시만요.”
전광판을 보니 아직도 상한가.
하지만 오후엔 비참한 결과를 낼 종목.
그리고 피 같은 1억을 넣은 다른 하나는··· 가슴이 쓰라렸다.
혹시 모를 안정장치를 해 두기 위해 1억이나 되는 거금을 보내야 한다니.
컴퓨터를 보던 직원이 인상을 찌푸리고선 시선을 피했다.
“1억을 넣으셨던 종목이 상장폐지가 됐습니다.”
“네? 상장폐지요?”
짐짓 금시초문(今時初聞)이라는 얼굴로 놀라 되물었다.
결실을 보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은 해 줘야 하기에.
직원이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
정말 안타까운지 진심이 느껴졌다.
“네. 모르고 계셨습니까?”
직원의 물음에 강혁은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확인을 안 해 봤어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돈이 썩나 보네. 1억을 넣고 여태 확인도 안 해 봐?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십여 일 사이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런 뜻밖의 일이 종종 있습니다.”
직원도 아깝기는 마찬가지였다.
일이백도 아니고 무려 1억.
그 큰돈을 십여 일 사이에 모두 날렸으니, 마치 자기 일처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강혁은 정신이 나간 얼굴처럼 연기했다.
태어나 이런 연기를 해 보긴 처음이지만, 충무로의 감독들이 봤었다면 당장 스카우트했을 듯.
이게 먹힌 것인지 직원은 다음 종목을 살피는 듯, 컴퓨터로 시선을 옮겼다.
순간 헉!
화면을 보던 그가 갑자기 헛바람을 들이켰다.
왜 그러는지 잘 알지만, 강혁은 계속 넋 나간 얼굴로 있었다.
“이, 이게 왜 이래······.”
왜 이래라니 이 자식아!
그럼 돈을 날렸어야 했단 말이야?
직원 표정 한번 완전 리얼이다.
1억 날렸을 때와 지금 표정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하나의 보탬도 거짓도 없는 쌩 라이브.
강혁은 직원에게 ‘자! 내 돈을 내놔!’ 하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지극히 애처롭고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래요?”
“이, 이게. 저기 여길 한번 보십시오.”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오는지 아예 컴퓨터 화면을 돌렸다.
볼 것도 없지만, 관객이 원한다면야.
강혁의 눈동자를 꽉 채우는 숫자들.
61억 1천만 원.
무려 4.7배의 수익률.
예상했던 당연한 결과다.
이러면, 아··· 또 연기돌입.
강혁은 완전히 태세를 전환했다.
이번엔 더는 떠질 것 같지 않은 눈과 더는 찢어질 것 같지 않은 입을 하고선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이거 정말이죠?”
“그, 그럼요. 틀림없습니다.”
“으하하!”
충무로 명배우의 귀싸대기를 날릴 정도의 명연기.
관객은 늪에 빠진 듯 완전히 빠져들었다.
“61억이라니······.”
직원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개인이 이런 수익을 낸 적이 있었을까.
몇 분 사이에 상황은 역전됐다.
“꿈자리가 좋더니 이런 대박을 보려고 그랬나 봐요. 으하하!”
되지도 않는 유치한 말에도 직원은 묵묵부답.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마치 자기 일처럼 너무 몰입해 있었다.
“저기요?”
억지 연기도 슬슬 지루해진 강혁은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이 기쁨을 맘껏 누려보리라.
“저기요?”
“아, 네. 죄송합니다.”
강혁의 부름에 움찔한 직원은 멍한 눈으로 쳐다봤다.
아직 여운이 가시질 않는 모양.
“지금 당장 모두 팔고 통장에 넣어 주세요.”
“네. 매수 주문이 충분하니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직원은 숫자가 바뀌기라도 할까 싶은지 빠르게 손을 놀렸다.
강혁은 꿈에서나 만져 볼 것 같은 돈이든 통장을 정중히 두 손으로 받았다.
“그래도 불행 중 정말 다행입니다. 1억은 잃으셨지만, 더 엄청난 수익을 내셨으니 말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죽으라는 법은 없네요.”
“이래서 분산 투자, 분산 투자하는가 봅니다.”
“1억은 날렸지만, 큰 교훈을 얻었죠. 휴우, 십년감수 했어요.”
마지막으로 리얼 연기를 한 번 보여 준 강혁은 몸을 일으켰다.
볼일이 끝났으니 이제 축배를 들어야지.
“그럼. 다음에 또 뵐게요.”
“네, 안녕히 가십시오.”
강혁의 뒷모습을 오늘로써 두 번째로 보게 되는 직원.
그는 또다시 긴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