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7)
역대급 먼치킨 재벌-17화(17/342)
# 17
017화 $$$ 뛰는 놈 위에 나는 분 (2)
통장을 신줏단지 모시듯 품에 꼭 안고 집에 온 강혁.
여운을 더 느끼고 싶어 통장을 책상 위에 펼쳤다.
통장정리를 끝낸 마지막 장에 찍힌 숫자를 너무 빨리 보는 건 통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듯이 한 장 한 장 천천히 아주 천천히 넘겼다.
그리고 강혁의 두 눈에 ‘짠’하고 나타난 앞자리 숫자 6.
아! 신이 빗어낸 최고의 숫자.
누가 666의 6이 저주의 숫자라 했던가.
지금 강혁에겐 777을 능가하는 행운의 숫자였다.
아라비아 숫자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보였다.
학창시절 억지로 볼 수밖에 없었던 숫자들.
하지만 이젠 아니다.
그 아름다움과 섹시함에 매혹되어 버렸다.
“숫자가 예술이란 말이지. 어디 차트도 다시 한번 볼까?”
투자했던 종목의 차트를 떠올리자 현란한 곡선이 보인다.
“응? 이게 왜 이렇게 변했지?”
차트를 떠올리던 강혁이 머리를 갸웃했다.
차트의 흐름이 변했기 때문.
전에 봤을 때는 지금과 달랐었다.
이 종목이 복구되려면 많은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런데 3일 후부터 다시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전과 비슷한 패턴으로.
상승 속도는 오히려 더 빨랐다.
그렇다면 이것은 두 가지 사실을 의미한다.
“상황에 따라 보이는 결과가 바뀌고 누군가 또 작업한다는 말인데.”
강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건 결코 나쁜 일은 아니다.
더블찬스를 준다는데 마다할 리가.
가는 것 잡지 않지만, 오는 것은 절대 거부하지 않는다.
제발 많이 와서 오래 오래만 있어 다오.
“돈 벌게 해 준다는데 거절하면 안 되지. 고맙게 먹겠습니다.”
삼일 후, 유유히 객장을 찾은 강혁.
삼일 만에 다시 찾은 객장임에도 올 때마다 새로웠다.
객장에 곳곳에서 세종대왕님 냄새가 풍겨 오는 것 같았다.
그 직원은 멍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강혁이 바로 앞에 섰음에도 알아보지 못했다.
아마도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
“안녕하세요.”
“어? 네.”
정신을 차린 직원이 강혁을 알아보고선 눈살을 찡그린다.
반기는 것도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닌 오묘한 표정.
“무슨 일로?”
또 이런 말이다.
확! 그냥 등본 떼러 왔겠냐고 물어볼까 보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역시 젠틀맨 어법으로.
“투자하러 왔죠.”
“아, 네. 어서 오세요.”
사무적으로 인사는 건네지만, 표정이 왜 또 왔냐는 듯했다.
61억이나 벌었으니 당분간은 안 올 줄 알았겠지?
물론 그러려고 했지만, 돈 준다는데 거절은 미덕이 아니니까.
“뭐 좀 여쭤볼 게 있는데요.”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제가 좀 많이 벌었잖아요?”
“정말 많이 버셨죠.”
마음속의 말이 불쑥 튀어나오자 직원은 어색하게 웃는다.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으며 강혁은 계속 물었다.
“이런 경우 세무조사 같은 것도 나오나요?”
직원은 강혁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이런 놈이 어떻게 그런 대박을 쳤는지 미스터리라는 얼굴.
“주식거래에 대한 세금이야 이미 납부를 하셨으니 문제 될 건 없고, 자금출처에 대한 것도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최초 자금출처를 말하는 건가요?”
“네. 최초자금이 980만 원이니 문제될 건 없습니다.”
980만 원을 아는 걸 보니 통장 거래내용을 이미 본 듯했다.
“통장 최초 거래내용을 보고 말씀하시는 거죠?”
“네. 그 정도는 면세 증여금 내에 드는 금액이니까요. 그 돈으로 시작해서 번 기록은 남아 있으니, 그거로도 충분합니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은 것인지 전문가다운 시원한 답변이다.
어쨌든 자신에겐 문제 될 게 없다는 말이렷다.
그래도 세무사를 통해 다시 확인해볼 생각이었다.
강혁은 만족한 얼굴로 쪽지 하나를 내밀었다.
새로 산 쪽지, 하트 모양의 분홍색이다.
종목을 본 직원은 깜짝 놀라며 묻는다.
“아니 대유건설을 또 사시게요?”
“왜 그렇게 놀라세요?”
“뜻밖이라서······.”
그럴 만도 하겠지.
며칠 전에 팔고 대박친 종목을 다시 산다고 하니.
하지만 좀 오번데.
증권사 또 바꿔야 하나?
“보니까 계속 하한가고, 조만간 바닥치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무구한 얼굴.
어제저녁 나름 연습한 보람이 있다.
직원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따라가고 싶은데 저 얼굴을 보면 피 볼 것 같단 말이야.
그냥 미친 척하고 가볼까?
그러다 또 깨지면?
저 순진무구한 얼굴을 보자면 안 따라가는 게 맞다.
그런데 실적을 보자면 무조건 따라가야 하는 게 맞다.
“그렇긴 한데 겪으셨다시피 이 종목이 좀 등락 폭이 심합니다. 잘 생각해 보시고 결정하십시오.”
“인생 뭐 있나요? 모 아니면 도 아니겠어요?”
“······”
모 아니면 도라니.
역시 안 따라가는 게 맞겠지?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강혁의 연기에 넘어간 직원.
오만 인상을 다 쓰고선 자판에 화풀이다.
“매도 주문이 많아서 사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한꺼번에 매수 주문을 넣으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당연히 알면서도 어리숙한 연기돌입.
그 모습에 직원은 욕이 올라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어떻게 이런 어리바리한 놈한테 그런 행운이.
“시간을 좀 주시면 영향이 가지 않게 매수해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돼요? 바쁘실 것 같아서요.”
“저희가 하는 일이 원래 그런 일이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그리고 손님은 현재 VIP 고객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하.”
어색한 웃음을 짓는 직원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심적 고생이 얼굴에 뚜렷한 것이 수고비라도 좀 줄까?
자신은 어제 너무 기뻐서 잠을 못 잤었다.
“굳이 61억은 다 필요 없을 것 같으니까 55억만 넣으시고 5억은 다른 곳에 넣어 볼까 하는데요.”
“5억을 다른 곳에요?”
“네. 어제 말했잖아요.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요. 굳이 한곳에 몰방할 필욘 없잖아요.”
“하하. 그렇죠. 잘 생각하셨습니다.”
강혁은 다른 종목 세 곳을 적어주었다.
이 세 종목 중 한 곳은 상장폐지.
또 한 곳은 65%를 날려 먹는 곳.
마지막은 큰 변화가 없는 곳이다.
강혁이 5억이 얼마나 많은 돈인지 모를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임에 쓰린 가슴만 다독일 뿐이었다.
이 짓거리를 몇 번은 더해야 물타기가 성공할 것이다.
“그럼 이 세 곳에 5억을 넣겠습니다. 이건 바로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해 주세요. 그리고 1억 1천은 통장에 그냥 두세요.”
“네. 알겠습니다.”
강혁이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직원은 처리가 끝났다며 통장을 건넸다.
머뭇머뭇하는 것이 뭔가 묻고 싶은 눈치.
“그럼 또 다음에 뵐게요.”
“···저기 언제쯤 오실 생각입니까?”
강혁이 몸을 일으키자 직원이 급히 물었다.
“이틀 후 한 번 들릴게요. 그때쯤이면 대유건설 매수는 마무리되겠죠?”
“네. 매도 물량이 많아서 그건 가능하긴 한데······.”
언제 팔 건데? 하고 물어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얼굴.
직원이 어떤 마음인지 알면서도 강혁은 담담히 말했다.
“다른 종목은 그냥 내버려 두세요. 대유건설 정리할 때 같이 하죠.”
“그러다 정말 힘들게 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발을 동동 구르는 폼이 정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마치 자신이 투자한 것처럼 심취해 있다.
“주식이란 게 떨어졌다가도 오르고 그러잖아요. 느긋하게 기다릴 생각이에요.”
이 사람은 무슨 배짱으로 이러는지 모르겠다.
몇십 억을 넣어 두고 내버려 두라니.
“그럼 수고하세요.”
객장을 유유히 나서는 강혁.
그의 뒷모습을 보는 직원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듯이 내뱉었다.
“무슨 쌔뻑의 왕이냐!”
이틀 후 객장에 들린 강혁.
대유건설 매수 주문이 마무리된 걸 확인하고는 객장을 바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