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76)
역대급 먼치킨 재벌-176화(176/342)
# 176
176화 $$$ 페이스 매시(Face mash)/ 먼저 찜
하버드 대학교.
기억에 없는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가 다니던 모교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꼭 만나 볼 인물도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이라.
아직은 생소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세계에 우뚝 솟을 기업.
2009년 구글의 두 창립 멤버가 언급했었지.
다음 세대를 이끌 기업이라고.
이때,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15억 달러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올랐고.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2009년의 정보만으로도, 먼저 찜해 놓아야 할 기업임은 틀림없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가 아무 이유 없이 언급했을 리가 없다.
기업공개(IPO) 전임에도 이 정도의 끗발이면 두말하면 잔소리.
놔뒀다가 다른 놈들에게 뺏기고 후회하느니, 차라리 먼저 침 발라 놓는 게 지당한 마음가짐.
“무릇 콩 한 쪽은, 절대 나눠 먹으면 안 되는 법. 혼자서 다 먹어도 배 안 부르니까.”
“네?”
속삭이듯 한 혼잣말이 자신에게 한 말이라고 생각한 모양인지, 래리 페이지가 의아한 얼굴로 쳐다본다.
하지만 조동길 팀장은 못 들은 척하며, 한번 헛기침을 하더니 말한다.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는 2학년생입니다. 약속시각이 다 되어가니까 곧 올 겁니다. 대표님께서 굳이 직접 안 오셔도 되는데, 괜히 오신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온 건지 아닌지는 만나봐야 알겠죠. 오랜만에 캠퍼스 분위기도 느껴보고 좋네요.”
캠퍼스의 청춘들을 둘러보던 강혁은, 대학생일 때의 추억에 잠시 빠져들었다.
대학 생활도 제대로 해보지 못했어.
20대 이팔청춘에 말투도 늙은이가 다 됐고.
노는 건 젊어서 놀아야 하는데 말이야.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란 노래도 있잖아. 이건 아닌가.
추억에서 돌아온 강혁이 물었다.
“약속장소를 캠퍼스로 잡았어요?”
“그게, 그 사람이 여기서 보자고 했습니다.”
이런 곳을 고집하다니, 특이한 사람이야.
혹시, 못 미더워서 불안한 마음에 이곳으로 정했나?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랬을 수도 있겠네.
은색 돗자리는 또 어디서 구한 것인지, 큼지막한 녀석이 잔디 위에 누워있다. 이 추위에.
퍽 그렇게 아름다운 모양새는 아니지만, 찜 쪄 먹을 분이 원한다면야.
경호원들이 팔방에서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자,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이 힐끔거린다.
강혁을 알아본 학생들도 있는 것 같은데, 함부로 다가오진 않았다.
한강 둔치의 그 여고생들처럼, 멀찍이 떨어져서 기회만 엿보고 있다.
“반응은 어땠어요?”
“목소리로 연상해봤을 때, 딱 저 얼굴이었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뒤쪽을 가리킨다.
그곳에 먹음직스러운 수컷 찜이 잔뜩 경계어린 얼굴로 다가온다.
경호원들 때문인지, 경계하는 표정이 겁먹은 강아지처럼 멍멍스럽다.
청바지와 티만 입은 마크 저커버그가, 강혁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더듬거리며 묻는다.
“혹시? 그 KH 인베스트먼트…….”
“맞습니다.”
맞으니까 간단명료하게.
사실은 너무 추워서.
잠시 놀란 얼굴로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곧바로 호기심이 어린 표정으로 변한다.
그 표정 변화가 더 호기심스럽다.
“근데 절 왜……?”
“그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꼭 여기서 얘기해야 합니까?”
“아! 죄송합니다. 조금 그래서…….”
“좀 따뜻한 곳 없나요?”
“클럽실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거기에 있다가 나왔거든요.”
그리고는 앞장선다.
뒷모습만 봐도 무척 흥분한 티가 보였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살짝 떨기까지 하는 것 같다.
TV에서만 봤었던 롤 모델을 직접 봤으니 정신이 없을 수도.
하지만 그건 강혁의 착각.
실내에만 있다가 깜박하고 외투도 안 입고 나왔다가, 영하 7도의 날씨에 추워서였다.
‘알파 엡실론 파이’라는 클럽실로 들어갔다.
유대인 학생 클럽이라고 하는데, 학생들은 보이지 않는다.
“좀 괜찮네요.”
따뜻한 실내 온도에 몸이 좀 녹자, 어디 도망갈세라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뭘 만들고 있다고 하던데요?”
“뭘요?”
응? 반응이 왜 이래?
어떻게 아셨어요? 이런 게 나와야 하는데.
“만들고 있는 게 없습니까?”
“네. 없습니다.”
페이스북을 아직 안 만들었나?
만든 연도가 나오지 않아서 무턱대고 와 본 건데, 너무 빨리 온 건가.
그럼 언제 만든다는 거야?
강혁의 표정이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저커버그는 조동길 팀장에게 표정으로 물었다.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하지만 조동길 팀장도 영문을 몰라, 강혁의 그 일그러진 표정만 살피고 있다.
강혁은 여전한 표정으로, 조동길 팀장과 뒤쪽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멀찍이 떨어져서 저커버그에게는 소리가 안 들릴 정도다.
“다른 건 안 물어봤죠?”
“네. 대표님께서 약속만 잡으라고 하셔서 다른 건 안 물어봤습니다.”
“약속은 무슨 말을 하고 잡았어요?”
“장학금 얘기를 좀 했습니다.”
“어떻게요?”
“IT 기업에서 컴퓨터 과학 학과에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고, 누군가 당신을 추천했다.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걸 그냥 믿어요?”
“네. 믿었습니다.”
그랬으니 처음 우리의 조합을 보고 잔뜩 경계했지.
그래도 장학금을 준다는데, 이 한겨울에 밖에서 보자는 건 여전히 특이하다.
만나면 다 될 것 같아서, 조동길 팀장이 알아서 잘하겠거니 하고, 일단 만나고 보자는 식으로 덤볐다가 된통 당했다.
젠장. 이러면 안 되는데.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어찌됐던 곧 페이스북을 만들 사람이다.
안면이나 트고 떡밥을 던져놓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큼. 직접 만나보니까 확신이 서네요.”
“저, 근데 장학금을 줄 만한 학생인지 확인하려고, 대표님이 직접 오셨습니까?”
당연히 안 믿기겠지.
네가 만들 그 페이스북 보러왔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대놓고 말할 순 없고.
“제 아버님도 이 학교 출신이죠. 아버님 모교를 보고 싶어서 들렀다가 온 김에 만나자고 한 겁니다.”
“아, 네. 그렇군요.”
그제야 이해를 한 얼굴이다.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스토리니까.
그 스토리가 왠지 부끄럽다.
이제 더 있어 봐야 할 말도 없다.
나머지는 조동길 팀장에게 맡기면 알아서 잘할 테고.
계속 관계를 유지하면서 뭔가 만든 게 보이면, 그때 달려들어도 충분할 것 같다.
“그럼. 전 이만. 장학금 소식은 곧 연락이 갈 겁니다.”
“벌써 가시려고요?”
“아, 네. 제가 좀 바쁜 몸이라.”
“대표님과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그래요.”
그렇게 사진을 찍고 일어나려는데, 옆 책상에 놓인 노트북 화면이 보인다.
응? 이거 같은데.
강혁의 시선을 느낀 저커버그가 노트북을 보면서 말했다.
“얼마 전에 만든 겁니다.”
“만들고 있는 거 없다고 했잖아요?”
“만들고 있는 건 없습니다. 이건 벌써 만들어 놓은 겁니다.”
이런 쌍!
말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은 이미 다 만든 거로 생각했단 말이다.
다른 걸 만들고 있는 게 없으니, 맞는 말이기도 하다.
화면을 더 자세히 보니 페이스북이 맞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 이름이 뭐죠?”
“페이스 매시(Face mash)라고 저번 달부터 운영한 겁니다.”
페이스라는 이름이 들어간 걸 보니,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기 전의 이름인가 본데.
어찌 됐던 목적은 이룰 수 있을 것 같으니 됐다.
“이건 어떻게 하는 겁니까?”
관심을 보이자, 저커버그는 신이나 설명해준다.
100점 맞은 초등학생이 엄마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것처럼.
너무 열성적이라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여태껏 정승처럼 멀뚱히 따라다니다가, 그제야 자신이 할 일이 생겨서 다행이라는 얼굴이다.
둘은 이것저것 묻고 답하고 열심이다.
이곳에 오기 전, 그에게 알아보라고 한 건 하나였다.
돈이 되겠냐고.
그렇게 한 참 후, 래리 페이지가 자신의 소견을 말했다.
“대표님. 안되겠습니다.”
“정말요?”
“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당신이 6년 후, 다음 세대를 이끌 기업이라고 말할 기업인데, 이러면 안 되지.
나중에 무슨 쪽을 팔려고. 그 말 다시 넣어둬 이 사람아.
“정말 안 되겠어요?”
돈이 안 되겠어요?
라고 묻는 거다.
눈에 힘을 팍팍 넣어서 재차 묻자, 느낀 게 있는지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그 모습에 조동길 팀장이 머리를 돌린다.
소리 안 나게 웃지만, 그 소리 다 들린다.
“저, 아직은 너무 이른 서비스인 것 같은데, 사용자가 얼마냐에 따라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조동길 팀장에 이어, 래리 페이지를 뒤쪽으로 끌었다.
“이게 어떤 식으로 돈을 만들 것 같습니까?”
“그건 저도 잘…….”
“지금 구글처럼 광고로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역시 사용자 수가 얼마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전용기까지 대동해서 태워왔는데 밥값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다.
사용자 수가 많으면 어떤 사이트건 엄청나지.
래리 페이지는 머쓱해 하며, 눈치를 살핀다.
자신도 뭔가 보여주고 싶었지만, 크게 와닿지 않아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다시 저커버그에게 다가갔다.
“우리 KH가 여기에 투자를 좀 했으면 하는데요.”
“네? 페이스 매시(Face mash)에요?”
“네. 우리 KH는 스타트 기업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저야 좋지만……. 정말이죠?”
“네. 정말입니다. 우리 KH가 장난할 기업은 아니잖아요.”
투자해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순식간에 세상 다 얻은 얼굴로 바뀐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세 개를 목에건 선수가 부러워할 정도다.
“네. 그렇죠. 너무 뜻밖이라 꿈인 것 같아서요.”
“자세한 사항은 여기 팀장님과 의논해보시죠.”
강혁은 뒤로 살짝 빠지며, 손가락 세 개와 다섯 개를 연달아 펼쳤다.
야구 심판이 하듯이 순식간에 오고갔다.
자신의 위치에서 이런 짓거리는 유치찬란한 짓이지만, 시침 뚝.
조동길 팀장은 바로 눈치를 채고는, 저커버그를 프라이팬 위에 올렸다.
싱싱하지만 최고로 싼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보겠다는 것이다.
이제 시작이니 35% 지분은 기본이고, 추이를 봐서 더 늘릴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뜻.
꿀꺽.
옆에서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본 래리 페이지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구글도 지금과 조금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하지만 여태껏 받은 투자금만큼은 엄청나다.
KH에서 지분은 더는 안 받겠다고 해서, 다른 것을 넘겨줘야 하지만.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보자니, 35%와 별개로 나중에 알파를 원할 모양이다.
그럼, 투자금은 얼마나 주려고 그럴까.
계약은 날아가는 화살처럼 빠르게 진행됐다.
생각지도 못한 투자 제의에 저커버그는 흥분할 대로 흥분한 상태.
이제 누가 뜯어 말려도 절대 말을 듣지 않을 것 같다.
찜 요리의 재료는 프라이팬을 만나 찜이 아니라 구워질 듯하다.
“그럼 우리 KH는 35%의 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30만 달러를 드리겠습니다.”
“그렇게나 많이요?”
“이건 1차분입니다. 뒤에 다시 지분 조정을 하면서 투자금을 더 넣도록 하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말까지 더듬으면서 기쁨을 만끽한다.
페이스북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아직 정확치 않다.
오직 미래의 래리 페이지가 한 말만 믿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이다.
구글의 주가현황은 정확히 알지만, 페이스북은 모른다.
2009년까지도 상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30만 달러로 35%의 지분이면, 거의 도둑질이다.
저커버그는 그 도둑들에게 아주 고마워하고 있다.
“그럼 우리 도두…… 아니 우리들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거 너무 싸게 가지고 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