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78)
역대급 먼치킨 재벌-178화(178/342)
# 178
178화 $$$ 그때 왜 그랬을까?/ 고개 드는 의심
-대표님. 이번 기회에 스트레스 좀 풀고 오시죠.
“음…….”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들었다.
어디 장사 하루 이틀 해야 말이지.
그래, 굳이 피할 이유는 없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게 맞지.
시원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괜찮겠어.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한번 가 보죠. 근데 15대 정권 때, 우리 KH 덕에 잘했지 않습니까? IMF 사태도 조기 졸업했고요. 무슨 청문회를 한다고 지랄들인지.”
-보통, 같은 여당 출신이 바통을 이어받으면 안 하는데, 자기들 목 날아가게 생겼으니까 대표님을 물고 늘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게 자기들 무덤 파는 건 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무덤을 파도 너무 깊이 파서, 나중에 이장이라도 하려면 힘들겠네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볼만하겠습니다. 그 전에 전 대통령께 미리 언질을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입은 맞춰야겠죠. 자신의 업적을 더 기리는 일이니, 아마 더 좋아할 겁니다.”
상자가 열리면 열릴수록, 전 대통령의 탁월한 선택이 빛을 발할 테니.
물론 전 대통령 자신의 기준일 때.
그렇다 해도 대단한 발전을 일군 것만큼은 확실하다.
비록 그 발전의 뒤에 KH가 있었다지만.
-대표님이 청문회에 서면 외국에서도 난리가 날겁니다. 가시기 전에 꼭 메이크업 받고 가십시오. 정 실장님께 말해놓겠습니다.
“데뷔전을 잘 치르려면 꽃단장 좀 받고 가란 말이군요. 눈 빠지게 지켜볼 사람들이 많겠죠.”
-청문회 시청률이 아마도 종영된 ‘야인시대’를 앞지를 수도 있을 겁니다.
“미국에서 그런 것도 봐요?”
-하하. 인터넷으로 머리 식힐 때 재밌게 봤었습니다.
“김두한이 세운 51%를 넘기는 기록 한번 만들어보죠.”
* * *
4선 국회의원 사무실.
김기영 의원이 앉은, 직사각형의 나무색 사각 테이블에는 3대 일간지가 펼쳐져 있다.
그의 앞에는 유호철 보좌관도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김 의원의 기름진 얼굴에 스멀스멀 미소가 떠오른다.
비 오는 날 튀어나온 지렁이가 기어가듯.
또는, 삼겹살 불판에서 흘러내린 기름처럼 끈적끈적하고 느끼한.
“그래. 이래야 이야기가 되지. 지라고 별 수 있겠어. 방송사며 일간지며 죽일 듯이 덤비는데. 국민들이 인터넷으로 좀 알았다고 해도 젊은 놈들이야 정치에는 관심도 없지.”
“맞습니다. 중/장년층은 인터넷보다는 방송이나 신문을 더 많이 보니까요. 이번에도 우리 편을 들 겁니다.”
몇 년간 호흡을 맞춘 경력이 말해주듯 장단에, 리듬감이 있다.
유호철 보좌관은 신문에 붉은색 볼펜으로 밑줄 친 부분들을 일일이 펼쳐보였다.
수험생이 밑줄 쫙 그은 것처럼, 삐뚤어진 곳 하나 없이 깔끔하게.
“모두 강혁 대표를 욕하는 기사들입니다. 여당 일부 의원들과 야당의원들이 합쳤으니까 곧 청문회도 열리게 될 겁니다.”
유호철은 자신이 이뤄낸 성과인 것처럼 입에 침을 튀겼다.
김 의원도 지금만큼은 그의 장단에 맞춰가며, 온 몸에 흐르는 짜릿함을 즐겼다.
그 짜릿함이 자신의 정치인생처럼 오래 가길 고대하면서.
“일부 의원들은 해외로 내뺐단 말이지. 이럴 때 그분이 계셨다면……. 정말 아쉬워.”
“무슨 말씀입니까?”
“히데요시 회장님 말이야.”
“아, 네. 얼마 전에 돌아가신……?”
“그래. 회장님이 살아계셨다면 우리가 이렇게 분열되진 않았을 텐데. 산삼 좀 적당히 드시지. 그때 회장님이 소개해줬었지. 그 자식도 우리 회원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반기를 드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히데요시 회장은 아무나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인물이 아니다.
일본 정/경제계를 좌지우지 하고 천황과도 친구사이다.
그런데 강혁을 회원이라고 하면서 소개했다.
즉, 그가 인정하고 정식으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는 말.
헌데 왜?
왜 회원들을 위태롭게 하려는 걸까?
자신도 정식으로 가입한 회원이면서.
회장님이 백두산에서 사고 당했을 때, 그 자식도 옆에 있었지.
가만. 이것 봐라……?
잠시 생각에 잠겼던 김기영 의원은 유호철에게 급히 물었다.
순식간에 내린 소낙비가 한순간에 옷을 적시는 것처럼, 마른 입술을 급히 적시면서.
“그때 말이야.”
“언제 말입니까?”
유호철이 안경을 올리면서 가까이 다가간다.
“히데요시 회장님이 죽었을 때.”
“네. 함께 보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그때는 이자식이 뒤통수를 칠거라고 생각을 못했었지. 회장님이 직접 소개한 회원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게 아닌가하는 마음이 생긴단 말이야.”
김 의원의 추리에 유호철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팽이처럼 속도를 더했다.
그리고 곧 그의 눈이 순간적으로 번뜩인다.
“그러니까 의원님 말씀은, 회장님의 죽음에 강혁 대표가 관계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래. 그 300년산 산삼도 그자식이 준 거잖아.”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자신의 추리에 힘을 더하려는 듯이.
“음……. 그때 일본 정치계와 경제계에서 직접 내세운 조사관들이 조사했는데, 산삼 때문에 갑작스럽게 생긴 심장마비 때문이라고 결과가 나왔지 않습니까?”
“그랬었지. 그때는 그 자식도 우리 회원이고, 또 KH 대표라는 위치가 있으니까 아무런 의심도 안 했었어.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수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우리한테 악 감정이 있지 않고서야 인터넷에 그 짓을 했겠어?”
이제는 거의 확신에 가깝다.
그 확신에 가까운 말에, 유호철의 추리가 더해진다.
“그러고 보니까 그때 조사관들도 시신 부검과 강혁 대표의 증언에 많이 의지했던 것 같습니다. 북한에 가서 조사한 기간도 이틀밖에 안됐습니다. 그런데……. 저기 의원님.”
머뭇거리며 묻는 물음에 잠시 딴 생각에 잠겼던 김기영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응? 왜?”
“강혁 대표가 회장님을 죽일 이유가 있었겠습니까?”
허연 돼지 껍데기 살 같은 김 의원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그 자식이 회장님을 살해할 이유가 있었나?
회장님이 대단하긴 해도, 세계를 주무르는 그 놈과는 격차가 크다.
죽이자면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됐을 테고.
녹슨 머리를 쥐어짜 봐도 명쾌하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
좀 전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다시 노쇠한 50대 사내로 돌아갔다.
“죽일 생각이었으면 누굴 시켰겠지. 직접 하진 않았을 거야. 나라도 그랬을 테니까.”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보고서에 올린 것처럼 누구한테 원한 살 만한 일은 모두 회사를 일군 후부터 생겼습니다. 그것도 모두 경제계 인사들입니다. 그리고 회장님과는 그 전엔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강혁의 뒤를 탈탈 털어서 나은 거라곤, KLG와 같은 것들뿐이다.
그가 투자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생겼던 일들.
도덕적으로 묻어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성직자가 울고 갈 정도로 베푼 것들이 많다.
고아 새끼라서 그런지, 더럽게 많이 베풀었다.
자신은 머리에 총을 맞지 않고서야, 절대 그렇게 안한다.
개새끼한테 던져주면 던져줬지.
“결국 그자식이 그렇게 할 이유도 없고 증거도 없단 말이군. 그래도 뭔가 의심은 가.”
인정 못하겠다는 듯한 말에.
“어떤 부분이 말입니까?”
“아다리가 아주 안 맞는 건 아니란 말이야. 근데 그 보고서에 올린 주식 투자 말이지.”
갑작스럽게 주제를 돌린다.
간지러운 콧속에 순식간에 튀어나오는 재채기처럼 갑작스럽다.
“대학시절 때 말씀이시죠?”
“그래. 그게 가능한 일이야?”
유호철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떠올렸다.
자신의 일이었으면 했던 그 부러운 내용.
“조사를 하면서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어떻게 그런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는지요.”
“5억을 잃기도 했고 몇 억씩을 잃기도 했더군. 몇 천씩 날린 것들은 수두룩하고. 그래도 결과는 수십억을 벌었던데. 주식을 해서 그렇게 버는 게 가능한 일이야? 내가 주식을 해봤어야 말이지.”
“강혁 대표처럼 단타로 치고 빠지면서 수익을 내기가 어렵긴 하지만,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그런 사례들이 제법 되기도 합니다.”
강혁이 과거에 대학교를 다니면서 주식투자를 했을 때다.
갑자기 생긴 능력에 잔뜩 겁을 먹은 상태에서 몇 억씩 잃어줬던 것이, 지금에서는 오히려 득이 되고 있다.
“그 좋은 서울대학교를 중퇴한 이유도 주식 때문이란 말이군. 학교를 다니면서 해도 될 텐데 쯧쯧.”
“돈을 벌기 시작하니까 학교는 나중에 다녀도 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돈에 눈이 멀면 아무것도 안 보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김기영은 수긍하지 않는다.
자신이 주식을 안 해봤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듯이.
“내 아들내미가 그랬으면 다리를 분질러서라도 보냈을 거야. 고아 새끼니까 지 맘대로 했겠지. 그래도 명예졸업장은 받았다지?”
“네. 모교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공로로 졸업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중퇴한 놈이 모교는 지랄. 그건 그렇고, 청문회 때 온 국민 앞에서 사달을 낼 생각이니까 빈틈없이 준비해둬. 경제계 회원들이 나한테 거는 기대가 크단 말이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총대 멜 의원들에게 넘길 자료는 이미 끝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더 보충하겠습니다.”
김기영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잠시간, 저 멀리 보이는 창밖의 풍경을 음미한다.
밖엔 제법 굵은 빗줄기가 내렸다.
그 반복적으로 들리는 빗소리가 오늘따라 이유 없이 거슬렸다.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 돼. 일본이 없었다면 우리가 이만큼 잘 먹고 잘살 수 있었을 것 같아? 턱도 없지. 히데요시 회장님이 염원했던 것처럼, 하루빨리 일본과 합쳐지면 좋겠어.”
욕설을 퍼부을 때완 달리, 사뭇 경륜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 내면은 일장기를 가슴에 품은 일제의 앞잡이가 틀림없다.
“만일을 위해서 히든카드도 준비해. 그 자식이 어디 보통 인사라야 말이지.”
* * *
청와대 귀빈실.
강혁은 중앙의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비서실장 그리고 민정수석과 마주 앉았다.
대통령 직무를 수행한 이후, 처음 찾은 자리였다.
대통령은 겸연쩍은 표정이다.
하지만 강혁의 표정은 덤덤했다.
무슨 말을 할지 뻔히 보였지만, 짐짓 모른 척 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깍지 낀 손을 풀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죄지은 사람처럼 불안정한 시선이다.
“정말 미안합니다. 대표님이 나가시면 그들이 더 불리해질 텐데 머리가 없는 건지 원.”
“전 대통령님과 했던 일들이 일부만 알려져서 그럴 겁니다.”
“1급 비밀로 분류된 일들이니 그럴 만도 하겠네요. 청문회에 나가면 그것들이 알려지게 될 텐데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은 전 대통령에게 모든 사실을 들었다.
믿기 힘든 놀라운 사실에 온 몸이 떨리기도 했었다.
자신도 그런 엄청난 지원을 받을 수도 있기에.
“이왕 시작하신 거 깨끗하게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겠죠.”
“측근들 중에 쳐내야 할 인물들이 생겨도 그 마음 변하지 않겠습니까?”
잠시 침묵하는 대통령.
하지만 곧 신념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가슴은 아프겠지만 어쩔 수 없죠.”
“그럼 측근들은 먼저 밝히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특히 가장 가까운 분부터 말입니다.”
“알고 계셨어요?”
순간 흠칫 한다.
꼭꼭 숨겨둔 자신과 아내만의 비밀이 밝혀지자 놀랐던 것이다.
“네. 저도 대통령님과 같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괜찮겠습니까?”
“흠……. 먼저 밝히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죠.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했으니까요.”
“청문회가 열리면 나라가 많이 시끄러워질 겁니다.”
“해외에서도 주시하고 있다니까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모든 걸 대표님께 짊어지게 해서 미안하군요.”
“썩은 곳은 도려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더 놔두면 결국 목숨을 잃게 되죠. 우리 한국이 지금 딱 그렇습니다. 시작하셨던 그 마음으로 과감하게 나가십시오. 청문회는 제가 깨끗이 쓸어버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