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9)
역대급 먼치킨 재벌-19화(19/342)
# 19
019화 $$$ 소원 (1)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직원.
강혁의 물음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제는 진심임을 알기는 알겠는데.
이 직원, 갈수록 도가 심하다.
고객의 주식에 이렇게 심취해도 되는 건가?
“왜 그러세요?”
직원은 오만가지 생각에 잡혀 있었다.
부러움과 감당키 힘든 후회.
미친 척하고 따라갔었어야 했는데.
아! 하늘도 무심하시지.
“휴우. 직접 보십시오.”
이제는 화면 돌리는 게 아주 자연스럽다.
자기 입으로 말하기 버겁다는 표정.
화면에 떡하니 찍힌 금액.
313억 5천만 원.
화면 속 금액을 확인한 강혁도 직원처럼 굳었다.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기 마련.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다.
얼마 전 6이란 숫자를 그렇게 찬양했었지?
하지만 이젠 바꿨다.
‘역시 한국인은 삼세번으로 3이지’
정신을 퍼뜩 차린 강혁은 직원에게 매도 주문을 넣었다.
“지금 모두 팔아 주세요. 매수주문 물량은 충분하죠?”
직원도 정신을 차리고선 의자에 앉았다.
결연한 표정이 마치 비밀 작전을 나가는 특수요원 같았다.
“네! 충분합니다. 모두 팔아도 떨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강혁도 잘 알고 있었다.
모두 팔아도 내일 장 마감 전까지는 상한가를 유지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투에서 팔게 되면 이목이 쏠릴 수도 있는 노릇.
적당히(?) 먹고 이목을 다른 곳으로 쏠리게 해야 했다.
잠시 후.
사뭇 긴장한 얼굴의 직원.
강혁을 보는 눈빛이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마치 첫사랑에 빠진 불타는 청년의 뜨거운 눈빛이랄까.
그 불타는 청년의 눈빛.
강혁은 전혀 반갑지 않았다.
“다 팔았습니다. 어떻게 드릴까요?”
“삼일 후 들릴 테니 5억만 뽑아 주시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세요.”
“네. 그런데 다른 종목에 투자하신 것은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이거면 됐죠. 그것들도 모두 팔고 통장에 넣어 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 투자는 더 안 하실 건가요?”
뭔가 애원하고 갈망하는 표정.
다음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따라가겠다는 얼굴이다.
“당분간 좀 쉬게요. 진정 좀 되면 다시 들릴게요.”
그러자 못내 아쉬운 듯 사무적인 미소를 띠며 인사를 한다.
“네. 다음에도 꼭 KC 증권을 이용해 주십시오.”
“하하. 그럴게요. 대유건설은 여전히 상한가네요?”
대유건설의 전광판엔 여전히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네. 매수주문이 워낙 많다 보니 매도 물량을 충분히 받쳐 줬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다음에 또 뵐게요.”
“네. 안녕히 가십시오.”
직원은 객장을 벗어나는 강혁에게 허리를 90도로 꺾었다.
역시, 세상사 돈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
* * *
다음날 오후.
테헤란로 김 사장의 사무실.
“이 차장. 마무리 지어.”
“네. 사장님. 하와이가 보입니다. 하하.”
“확실히 처리하고 웃어. 아직 끝난 거 아니니까.”
“큼. 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이 차장이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자, 주가는 하한가로 돌아서며 곤두박질쳤다.
결국, 김 사장 쪽은 목적을 달성했다.
주식시장은 누군가 벌면 누군가는 반드시 잃기 마련.
자신이 내린 결정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축배도 피눈물도 자신의 몫일뿐이다.
* * *
신림동 반지하 강혁의 방.
방안을 둘러보던 강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벽지 곳곳에 피어 있는 곰팡이.
세척 솔로 닦아도 그때뿐이다.
이 방은 눅눅한 습기가 잘 빠지지 않는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꿉꿉함에 잠도 잘 오지 않았다.
그랬기에 월세가 쌌겠지만.
이제는 이 방에게 ‘안녕’을 고하려고 한다.
살아오면서 가장 부러웠고.
가장 가지고 싶었지만, 감히 꿈조차 꿀 수 없었던 것.
강혁은 오늘 그 꿈을 이룰 것이다.
1995년 강남의 웬만한 아파트 33평은 2억 안팎.
뽑아 둔 5억이면, 33평의 귀싸대기도 날릴 수 있는 돈이다.
하지만 아직 큰 집은 필요 없었다.
소원성취를 위해선 준비가 필요한 법.
Knowledge is Power
‘아는 것이 힘이다’란 말처럼 당하지 않으려면 준비는 필수.
강혁은 집 근처의 제일 큰 서점에 들렀다.
그리곤 부동산과 관련된 책은 모조리 읽어 치웠다.
집 근처 부동산에도 몇 군데 들렀다.
사전 예행연습으로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함.
5일 후 강남 논현동의 부동산.
택시에서 내린 강혁은 부동산으로 들어갔다.
이른 오전이라 사람들이 뜸한 시간.
“어서 오세······요.”
강혁을 본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내.
얼굴에 탐탁지 않다는 티기 ‘팍’ 난다.
“집 좀 보러 왔는데요.”
“월세 보러 왔어요? 월세 물건 없습니다.”
새파랗게 젊은 놈이 무슨 돈이 있을까.
딱 봐도 견적이 나온다는 얼굴이다.
그래도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가 영 ‘꽝’이다.
“월세가 아니고 매매를 보러 왔어요.”
매매라는 말에 잠깐 관심을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퉁명스럽게 한마디 툭 내뱉는다.
“부모님이랑 같이 오세요. 지금은 바빠서 시간이 안 됩니다.”
젊은 손님 대부분은 가격만 물어보고 가 버린다.
거기다 20대 초반으로 보인다면 두말하면 잔소리.
왜 그러는지 이해는 갔지만, 강혁은 부모를 들먹이자 짜증이 났다.
“내가 부모님 집 보러왔다고 했던가요?”
강혁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자 사내는 잔뜩 귀찮은 얼굴로 다가왔다.
“여기 매매는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알고 왔어요?”
“네. 당연히 알고 왔죠.”
그래도 시큰둥한 표정으로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다.
이 사람 팔 생각이 있는 건지 답이 없어 보인다.
굳이 여기가 아니래도 상관없었기에 다시 나가 버렸다.
하는 짓거리를 보자니 얼마 못 가 문 닫을 폼이다.
역시 나가는 모습을 보고도 한마디도 없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제일 부동산.
40대 중반의 통통한 여성이 반갑게 맞았다.
“어서 오세요.”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옆 부동산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얼굴만 보고 계약하자면 당장 이곳에서 계약하고 싶을 정도.
“이쪽으로 앉으세요. 음료수 한잔 드릴까요?”
“네.”
“뭐로 드려요? 커피? 주스?”
“커피로 주세요.”
네 칸짜리 체리 색 소파가 푹신하다.
사장이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손님. 어떤 물건 보러 오셨어요?”
“오피스텔 한 25평 내외로 보려고요.”
“매매나 전세, 월세 중에 어떤 걸 찾으세요?”
묻는 방법에서도 손님을 배려하는 모습이 확실히 프로다.
젊은 사람이면 월세부터 물었을 텐데.
“매매로 보려고요.”
“오피스텔 25평 내외면 좀 크기는 하지만, 괜찮은 신축건물이 있긴 있어요.”
“큰 도로와 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여긴 지하철과 아주 가까워요. 일단 보시는 게 좋겠죠?”
말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여기서 계약 안 하면 괜히 미안해질 것 같은 기분이다.
잠시 후.
사장의 차를 타고 도착한 신축 오피스텔.
외관이 대리석으로 둘린 20층 건물이다.
“지금 입주 시작했고요. 주차는 한 대씩 가능해요.”
“건물은 깔끔하네요.”
“네. 15층까지는 20평 안쪽이고 그 위층은 전부 25평이에요.”
“몇 개나 볼 수 있어요?”
“많으니까 맘에 드는 거로 고르시면 돼요.”
보통은 몇 개 안 남았으니 빨리 결정하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 여사장, 역시 믿음이 갔다.
여러 방향의 물건을 보고 들린 1707호.
큰방 두 개에 화장실 하나로 구조가 잘 빠졌다.
게다가 복층 구조라 훨씬 넓어 보였다.
남향에다 전망이 훤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첫눈에 맘에 들었다.
강혁은 한 바퀴 쭉 둘러보고는 결정을 내렸다.
“맘에 드네요. 이걸로 하죠.”
“가격은 안 물어보시네요?”
“5억은 안 넘겠죠?”
“호호. 농담도 잘하세요.”
여사장은 정말 웃긴 것인지 큰 소리로 웃었다.
내부가 텅 비어 있다 보니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사무실로 가시겠어요?”
“네. 바로 가능하죠?”
“그럼요. 계약하시면 바로 열쇠 드려요.”
“등기업무도 봐주나요?”
강혁의 물음에 사장은 얼굴 가득 친절한 미소를 띠며 답했다.
“네. 하시는 분이 있으니까 믿고 맡겨 주세요.”
다시 부동산에 도착한 강혁.
여사장의 친절한 설명으로 계약에 대한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키를 받았다.
“젊으신 분이 정말 능력이 좋으시네요.”
“하하 능력은요.”
“호호. 이 정도면 확실히 능력 있으신 거예요.”
인사치레로 하는 말은 아닌 모양이다.
“25평에 사는 분들은 연령대가 어떻게 돼요?”
“젊은 여성분들이 좀 많아요.”
“젊은 분들이 돈이 많나 보네요?”
“그럴 리가 있겠어요? 대부분 월세죠. 밤에 일 나가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네에. 그럼 전 일어나 볼게요.”
강혁이 몸을 일으키자 여사장도 함께 일어난다.
“집 장만하신 거 축하드려요.”
“하하. 감사합니다.”
강혁이 문을 나서자 여사장도 따라나섰다.
밖에 나오자 옆 부동산의 그 사내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안녕하세요?”
여사장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사내, 뭔가 느낀 얼굴이다.
“네. 안녕하···세요.”
강혁은 일부러 여사장에게 물었다.
“사장님. 여기 부동산들은 월세가 많이 없나요?”
“아뇨. 7월에 시행된 부동산실명제 때문에 매매건 월세건 넘쳐요.”
“옆 부동산에 갔더니 없다고 하던데요?”
“그래요?”
여사장과 강혁이 동시에 사내를 쳐다봤다.
황급히 담배를 끄는 사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면 안 되는데 최 사장님이 이 사실을 알면······.”
여사장이 말하는 걸 보니 사장이 아니라 직원이었다.
이 여사장, 옆 부동산 사장에게 고자질할 태세다.
“제가 저기서 오피스텔 25평을 사려고 했었거든요.”
여기까지만 말했는데도 여사장은 무슨 일인지 알겠다는 얼굴이다.
“옆 사무실 최 사장님이랑 아주 가깝거든요.”
“아! 그렇군요.”
사내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이 직원 오늘 딱! 걸렸다.
여사장의 배웅을 받으며 강혁은 사내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오른손 검지엔 열쇠고리를 끼워 보란 듯이 흔들면서.
그 모습을 본 직원은 다시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