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96)
역대급 먼치킨 재벌-196화(196/342)
# 196
196화 $$$ IMF의 시작/ 다시 다 사들이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급히 한국으로 넘어갔다.
IMF 협상단과 약속한 시간은 단 이틀.
그 안에 한국 대통령을 설득해야 했다.
대통령이건 강혁이건 상관없었다.
둘 중 누구건 간에, 돈만 빌릴 수 있으면.
반백의 머리였던 고이즈미.
이제 검은색 머리카락의 세력이 점점 밀린다.
다소 어두웠던 피부색도 더 어두워진 듯하다.
그 어두움이, 온 천지가 암흑으로 변한 일본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듯.
긴 직사각형 테이블을 마주보고 앉은 양국 정상.
고이즈미 옆으로는 내무대신과 주요 장관들 그리고 비서실장과 참모진들이 앉았다.
거의 현 내각 전체가 움직였을 정도.
국가의 운명이 거린 일이니만큼 총력을 기울였다.
반면, 한국에서는 대통령을 필두로, 외무부 장관과 비서실장 그리고 강혁만 있을 뿐이다.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는, 국가건 개인이건 비슷한 모습이다.
빌리는 쪽이 꿀리기 마련. 지금이 딱 그렇다.
기죽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그건 그들의 바람일 뿐.
긴 테이블 중앙.
양국의 소형 깃발이 나란히 서있다.
흰색과 붉은색의 양국 깃발이 현 상황을 대변하는 것처럼 대조적이다.
급한 쪽은 당연히 일본.
목이 타는지 냉수를 한 번에 들이켠 고이즈미가 먼저 입을 연다.
“정말 급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아시겠지만 IMF 그놈들이 어디 보통 놈들입니까. 우리 일본을 껍질도 안 벗기고 삼키려고 합니다.”
“우리 한국과 일본은 통화 스와프 협정도 맺지 않았는데, 이렇게 다 데리고 온 걸 보니 급하긴 급한 모양입니다.”
대통령의 살짝 비꼬는 말투.
그러나 고이즈미는 인상하나 바꾸지 않고 제 할 말을 이어갔다.
이미 이 정도는 예상했던 일.
더 심한 모욕도 참아 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반드시 이 모욕을 되돌려 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표정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한겨울 칼바람처럼 매서웠다.
“1000억 달러입니다. 부탁드립니다.”
“그 이후엔 최소 9000억 달러가 필요하고요?”
“네. 부탁드립니다. 과거, 양국 간 다소 불편한 관계가 있었지만,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있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너그러이 푸시고 아량을 베풀어주십시오.”
어중간히 숙였다간 역효과만 나는 법.
고이즈미는 숙이는 방법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표정에는 내심을 일절 내비치지 않았다.
“IMF 협상단이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 좀 봐도 될까요?”
고이즈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가져온 자료를 내밀었다.
자료를 받은 대통령은 바로 읽어 내려갔다.
핵심만 간추려진 내용이라지만, A4 다섯 장에 달했기에 몇 분이 걸렸다.
그러나 모두 대통령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묵묵히 기다린다.
그렇게 몇 분 후.
다 읽은 대통령은 옆의 강혁에게 자료를 건넸다.
강혁도 바로 읽어 내려갔다.
IMF가 일본을 먹어치우려고 아주 작정을 했군.
한국 때처럼 기업들 부채비율을 100%로 낮추라면, 웬만한 건 다 팔아치워야 한다는 말이고.
거기엔 당연히 기업들도 있을 테고. 그러면 대량 해고에 대량 실업으로 이어지겠네.
기업엔 천국이지만 직원들에겐 지옥인, 계약직과 비정규직의 시작이 되겠어.
결국, 싼 인건비를 유지하려고 외국인 노동자의 대량 입국이 이어진다는 말.
또, 외국 투기자본에 완전 노출이 되겠지.
일본 국내 자산들의 주인이 외국인으로 바뀌겠군. 순식간에.
더 문제는 현재 일본이 원시시대라고 할 만큼 엉망이란 말이지.
모두 새것으로 사야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이란 말이야.
이 모든 걸 해결하려면, 9000억 달러로는 어림도 없지.
복구하려면 정말 몇 십 년은 걸리겠어.
강혁은 자료를 다 본 후 내려놓았다.
고이즈미가 다급히 다시 말을 꺼낸다.
출발 총소리와 동시에 튀어나가는 스포츠 선수처럼.
“보셨다시피 IMF가 우리 일본을 먹어 치우려고 작정했습니다.”
“좀 심하긴 해도 우리 한국이 받았던 조건보단 나은데요?”
강혁이 나섰지만, 대통령은 가만히 있었다.
빌려 줄 마음이 없었기에, 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물론 강혁이 빌려 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래도 그때 한국은 물리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지 않습니까?”
EMP인가 뭔가를 쏴서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모른 척을 해?
물으면 당연히 아니라고 할 테고. 이 야쿠자보다 더한 새끼들.
“복구하려면 상당한 돈이 들긴 하겠네요.”
“그러니 이렇게 부탁드리는 것 아닙니까. 도와주십시오.”
고이즈이의 간곡한 부탁.
강혁은 대통령을 보며 물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능청스럽게.
“정부에 이정도의 돈이 있습니까?”
“당연히 없죠. 북쪽에 들어갈 예산도 모자라는 판인데요. KH에선 가능하겠어요?”
“어휴, 100조가 있을 턱이 있습니까. 100억도 아니고요. 나중에도 최소 900조가 들어가야 한다는데 저희 KH엔 그런 돈 없습니다. 하지만…….”
잠시 말을 끊자, 혹시나 하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고이즈미.
그러나 다음 말이 더 울화통 터지게 만든다.
“일본에 우리 문화재가 많이 있는 거로 아는데, 그거라도 넘기시면 사줄 용의는 있습니다. 잘 쳐드리죠. 어차피 과거에 한국 거였지 않습니까? 우리 거니까 잘 쳐드리는 거지 다른 나라는 그러지 못할 겁니다.”
고이즈미는 경직된 얼굴로 강혁을 쳐다보았다.
아니 노려보았다가 맞는 말.
강혁 이 개자식.
돈 주면서 잘 해보자고 했던 때가 언젠데, 지금에서 뒤통수를 쳐?
“미국엔 연락해 보셨습니까? 달러는 찍어내기만 하면 되니까 빌려주기도 쉬울 텐데.”
이라크 전쟁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걸 알면서도 툭 던진다.
울화통 터져 죽으라는 듯이.
“미국엔 이미 연락해봤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해봤지만 모두 없다고 하더군요. 우리 일본의 위기가 세계로 퍼진 상태라 다른 나라도 힘들긴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 정부도 돈이 없고 KH도 없다는데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 북쪽의 일이 없었다면 가능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묵묵히 듣고 있던 대통령이 나섰다.
이제 돈 빌리러 온 자를 내쫓을 차례.
“저도 미안하게 됐습니다. 일개 기업에 몇 백조가 있겠습니까.”
“이러지들 마시고 서로 좋은 쪽으로 해결하면 되지 않겠어요.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우리 일본은 은혜를 잊지 않을 겁니다.”
은혜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지진으로 이재민이 생겼을 때, 구호물자를 보내도 욕했던 놈들이.
라면엔 독이 들었을 거라고도 했었지.
“이런다고 없는 돈이 생기지 않습니다. 미안하게 됐네요.”
대통령은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전혀 미안한 표정이 아니다.
아주 잘됐다는 내심이 표정에 살짝 묻어 있을 정도.
끝내 참고 억눌렀던 고이즈미의 울분이 폭발했다.
돈을 못 빌리면 이렇게 죄지은 사람처럼 머리를 숙일 필요가 없었기에.
“당신들. 당신들이 한 짓인 줄 모를 줄 알아?”
씩씩거리며 삿대질까지 한다.
양국 정상이 만나 자리에서 이런 파렴치한 행동을 할 만큼 급박했던 것이다.
“돈을 안 빌려 줬다고 이제 막 나가자는 겁니까?”
“어떻게 한진 모르겠지만 당신들이 한 짓이 틀림없어. 내가 가만둘지 알아?”
“임기가 2006년 9월까지인 줄 아는데, 그때까지 가겠어요? 총리 앞날이나 걱정하시죠.”
법을 어겨가며 일으킨 전쟁 때문에 이 난리가 났으니 탄핵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가만히 내버려 둘지는 지켜봐야 할 일.
“우리 일본은 이대로 무너지지 않아! 다시 일어나서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어.”
고이즈미가 벌떡 일어서자, 함께 온 이들도 급히 일어선다.
강혁은 뒤 돌아선 고이즈미에게 울화통이 나는 말을 던졌다.
“문화재는 꼭 살 테니까 연락주세요.”
“…….”
멀어지던 고이즈미는 흠칫 하더니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부르르 떤다.
“살펴가세요. 멀리 안 나갑니다.”
청와대를 나온 강혁은 미국 지사로 전화를 걸었다.
조동길 팀장이 들뜬 목소리로 반갑게 맞았다.
-대표님. 협상은 어떻게 됐습니까?
“됐겠어요? 결렬이죠. 통화 선물에 넣었던 건 이제 팔아도 되죠?”
-네. 대표님께서 예상한 가격이 맞았습니다. 딱 적기입니다.
“그럼, 그건 처리하고 금은 조금 더 기다리세요. 미국이 이라크에 발이 묶여있는 상태에선 시장이 쉽게 회복되진 않을 테니까요. 판 자금으론 메일로 드렸던 기업들 주식, 모두 사들이세요.”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이때가 기회다.
위기와 기회는 언제나 함께 온다는 말처럼.
과거 IMF 사태 때도 지금과 같았다.
이럴 때는 현금 많이 가진 놈이 장땡이다.
-가격 하락폭이 상당히 커서 기존 매입 자금보다는 상당히 적게 들 겁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협상이 결렬됐으면 일본 기업들은 좀 더 두고 봐야겠군요?
“아마 엄청난 회사들이 시장에 쏟아질 겁니다. 줄도산도 날 테고요. 우린 기회를 보고 있다가 괜찮은 놈들을 사들이면 됩니다. 한 100곳만 미리 알아봐 놓으세요.”
-이러시려고 명단엔 일본 기업이 없었군요?
“어느 기업에 문제가 생길지 아직은 모르니까요.”
-일본 국내 100위권이면 일본 경제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러려고 사려는 겁니다.”
* * *
창원 KH 무기 연구소.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볼튼 소장.
강혁의 인기척을 못 느낀 모양인지 여전히 빠져있다.
그렇게 5분여를 앉아있자, 비로소 강혁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다.
“언제 오셨습니까?”
“방금 왔어요. 몸 생각해가면서 일하세요. 국적은 처리됐죠?”
“네. 가족과 친척들까지 모두 처리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께서 특별히 조치한 거라 빨리 처리됐습니다. 그리고 이것 좀 만들어주세요.”
전에 맡긴 것에 이어 또 다른 것을 내미니 얼굴이 굳어진다.
하나씩 툭툭 던지는 것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리라.
“전에 주신 건 한 달쯤 걸릴 겁니다.”
“네. 그걸 만들면서 이것도 진행하세요. 정부에 조치해뒀으니까 도움 받으시고요. 만드는데 얼추 4주면 충분할 테니까 바로 연락주세요.”
“네. 다 만들어지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제 뭔지 묻지도 않는다.
만들다보면 당연히 알게 될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강혁을 신뢰한다는 의미.
“이게 만들어지면 일본에 또 한 번 큰소리 칠 수 있을 겁니다.”
* * *
『정부가 IMF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로써 우리 일본은 IMF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국가 부도는 간신히 면했지만 과거 한국의 IMF 사태 때와는 많이 다른 상황입니다.
국내 기반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정전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이때,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수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일부 바다로 나가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문제가 없다고만 하고 있습니다.
이건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숨기기에만 급급합니다.
과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원자폭탄은 아니지만, 그 피해는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국가 부도는 간신히 면했지만, 앞으로 국민들의 삶은 험난할 것입니다.
거리에는 고이즈미 총리의 퇴진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틱.
일본 채널을 끈 강혁의 얼굴엔 결의에 찬 의지가 엿보였다.
“내가 잔인하다고 생각하겠지. 인정도 없는 놈. 살인마라고도 할 수 있을 테고. 하지만 그건 자기 일이 아니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 요즘 같은 때엔 좀 즐길 거리가 있으면 좋을 텐데.”
샤워를 마친 강혁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요즘 신경 쓴 일들이 많다보니 하루하루가 피곤의 연속이었다.
취미생활이라고 해봐야 거기서 거기니.
좀 새로운 게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새벽에 접어들 때쯤 여러 번 들렸던 그 기계음이 다시금 들렸다.
하지만 강혁은 여전히 꿈나라에 빠져있었다.
【대상자 능력부여 9차 개방 업로드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