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98)
역대급 먼치킨 재벌-198화(198/342)
# 198
198화 $$$ 소니(SONY)/ 제거
IMF의 요구에 일본은 찢겨갔다.
술안주로 나온 오징어가 찢겨가듯 잔인하게.
100%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 있던 달러 자금이 순식간에 빠져 버리자, 기업들은 자금 경색에 허덕였다.
때문에 빌려줬던 돈을 돌려받지 못한 은행들도 결국 버티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은행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 높은 신용과 더 확실한 담보를 요구했다.
직장을 잃은 국민들은 돈을 빌릴 곳이 없었다.
이때, 이아영 국민은행장은 일본으로 슬며시 스며들었다.
대기업들은 몸집을 줄이고 현금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내다 팔았다.
나름 괜찮은 계열사도 IMF의 요구 조건을 맞추려면 팔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엔 부동산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판이니, 중소기업들은 버틸 재간이 없었다.
파산하는 곳만도 하루에 수백 곳.
실업자 수는 갈수록 늘어났고, 일자리를 잃은 국민들은 더욱 광분했다.
가정이 붕괴되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가족이 흩어지니 아이들은 위험한 거리로 내몰렸다.
이 아이들이 미래 일본을 짊어져야 할 아이들인데,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의 자살이 갈수록 늘어났다.
버티려고 하지만 일자리라곤 일용직이 대부분이었다.
그것도 경쟁자가 많아 감지덕지한 상황.
인력이 남아도니 인건비가 떨어지고 월급도 떨어졌다.
이때부터 일본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그렇게 기업은 함께 살기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명분으로 새 제도를 도입했다.
후에 헬 일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비정규직과 계약직의 시작이었다.
여태 이런 경험을 못해봤던 국민들은 그 울분과 분노를 정치권으로 돌렸다.
그리고 끝내.
고이즈미는 탄핵의 폭풍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고이즈미는 역대 총리 중 유일하게 탄핵으로 물러난 총리로 기억됐다.
새 총리로 선출된 이는.
아베 신조.
아베 신조 총리 임명식 대국민 담화문.
『우리 일본은 국가 부도에 준하는 위험에 직면했습니다.
과거 우리 대 일본이 이룩했던 찬란한 영광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아니, 반드시 일어설 것입니다.
일어서서 우리를 파멸로 이끈 그들에게 복수할 것입니다.
우리 일본은 과거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악착같이 버텨야 합니다.
여기에 그 누구도 예외는 있을 수 없습니다.
정부에 욕하십시오.
울분을 정부에 던지십시오.
우리 정부는 국민들의 그 울분과 채찍을 자양분삼아 다시 도약할 것을 약속합니다.
오늘 총리에 오른 저는, 앞으로 오직 하나만 생각하겠습니다.
과거 찬란했던 일본의 영광을 되찾는 것만 생각하겠습니다.』
TV를 보던 강혁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상처 입은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눈빛 또한 번뜩였다.
“그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은 되찾지 못할 거다. 그 희망이 틀어졌을 땐 참기 힘든 고통이 따르는 법. 지금이 가장 힘들 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지. 아직 시작도 안했어.”
자리를 털고 가볍게 일어선 강혁은 일본으로 건너갔다.
사냥터는 마련됐으니, 이제 사냥을 시작할 때다.
* * *
소니(SONY) 본사.
강혁과 정민지 비서실장, 표기철 법무팀장과 실무진들은 소니 대표단과 마주 앉았다.
50대의 카즈오 CEO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
전쟁에 패한 장군은 적장의 방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소니는 KH 전자의 독주로 흔들리던 때, IMF 사태를 맞자 더는 버티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갔다.
현재로선 어느 곳에서 누가 인수하던 상관없었다.
피해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인수대상자가 한국의 KH 인베스트먼트라니.
일본 패망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행세한 곳으로 알고 있으니,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팔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큼큼. 대표님께서 직접 오실 줄을 몰랐습니다.”
“우동 한 그릇 먹으러 왔었는데, 오늘이 협상일이라고 해서 와봤습니다.”
뭐? 우동 먹으러 왔다가 들러?
지금 이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한입에 털어 넣어도 비린내도 나지 않을 어린놈의 새끼가.
함께 앉아 있던 이사진들의 얼굴에도 불쾌한 기운이 순간 어렸다.
그러나 정민지 실장과 표기철 법무팀장은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발가락에 꽉 힘을 줬을 정도.
함께 온 KH 직원들은 웃음을 참느라 머리를 돌리기까지 한다.
강혁은 승자의 여유를 맘껏 즐겼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태평스럽게 묻는다.
“표정이 많이 안 좋으신데?”
“아, 아침에 먹은 음식 때문에 속이 좀 더부룩합니다.”
카즈오는 불룩이 나온 배를 쓰다듬었다.
정말, 진실로 속이 안 좋은 것처럼.
“소니가 우리 KH 전자 때문에 피해를 많이 봤었죠?”
“기업은 경쟁력을 잃으면 도태되기 마련이지 꼭 KH 전자 때문은 아닙니다.”
“그렇죠.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도태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제가 온 겁니다.”
당최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다.
아무리 갑과 을의 자리에서 이뤄지는 협상 자리라고 하지만. 이런 말을 서슴없이 내뱉다니.
나이를 봐도 자신이 거의 두 배나 많은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속으로만 생각했을 뿐 밖으로 내보이진 못했다.
“조사를 좀 해봤는데……. 부채비율이 상당 하더군요. 지금까지 버틴 것만 해도 대단할 정도로요. 채권단과 얘기가 다 끝났다고 하니까 왔지 안 그랬으면 생각도 안했을 겁니다. 저는 복잡한건 딱 질색이거든요.”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채권단도 모두 수용하기로 협의했습니다. 대표님께서 편의를 봐주셨으면 합니다.”
“편의를 봐주고 자시고 할 것도 없죠. 서로 조건만 맞으면 되는 거니까요. 소니 정도 되는 회사를 이런 헐값에 인수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미안해지기까지 하네요.”
전혀.
전혀 미안한 표정이 아니다.
아주 고소하다는 표정이 더 어울릴 정도.
그럼에도 카즈오 CEO는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 협상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더욱 힘든 상황이 기다리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저……. 인수를 하신 후 직원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기업이 적자면 입을 줄여서 새는 곳을 틀어막아야죠. 정리해고는 필수지 않겠어요? 제 말이 틀렸습니까?”
“틀렸다는 건 아니고 되도록 직원들을 너그러이 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꼴값하고 자빠졌네.
직원들을 생각해주는 척 하는 그 면상이 역겹다.
뒤로 빼돌린 돈이 얼만지 모를 줄 아는 모양이지.
직원들을 그렇게 생각한 작자가 그따위로 뒤로 빼돌려.
턱주가리를 확! 그냥.
“저는 자선 사업하는 사람이 아니고 투자회사의 대표에요. 우리 KH에 돈을 맡긴 고객들에게 이익을 줘야한단 말입니다. 포용할 수 있으면 하겠지만 손해날 장사는 할 수 없죠.”
“KH 인베스트먼트가 투자 자금을 받습니까?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아무 고객이나 받지 않죠. 최소 1조원 이상만 받습니다.”
물론 뻥이다.
아직 외부 투자자금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니 딱 한곳이 있긴 하다.
한국 정부의 연금.
지금은 얼마나 불었을지 가늠이 안 되는 금액.
“헉! 1조원이면 1000억 엔?”
“이 자리는 그런 걸 묻는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인상을 굳히자 금방 야들야들하게 기름칠한 얼굴로 변한다.
전형적인 일본 비즈니스 상.
“아, 네. 죄송합니다.”
“소니에서 소유한 부동산도 상당하던데 우리가 그것까지 인수해야 합니까? 그것만 빼도 인수금액이 상당히 낮아질 텐데, 그건…… 빼죠.”
“네? 그, 그건.”
카즈오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비장의 한 수라 생각하고 집어넣은 게 딱 걸렸다.
억지로 끼워 넣은 건데, 그걸 안 사겠다고 하면 큰일이다.
알짜배기 땅이고 빌딩이면 뭐해. 내놔도 팔리지 않는데.
“우리가 알아본 가격과 차이가 좀 있던데요?”
“저, 워낙 알짜배기 부동산들이라 경기가 좀 풀리면 제값을 톡톡히 할 겁니다.”
털어야 한다. 필히.
이걸 못 털면 내 개인재산도 탈탈 털린다.
카즈오는 필사적이었다.
소니를 살리기 위함이 아닌,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어느 세월에요? 요즘 같을 땐 부동산 인수할 돈으로 다른데 투자하는 게 수익이 더 좋습니다. 가격이 맞아야 어디 장단 맞추는 시늉이라도 하죠.”
“저, 대표님. 그럼 몇 프로나 낮춰야 할지……?”
“서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닙니까. 좋게, 좋게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갑시다. 우리가 아니면 소니 몸값이 더 떨어질 텐데, 지금 계산기 두드릴 여유가 있나보죠?”
그 부동산이면 감사하게 먹어야지.
일본 전역에 알짜배기 곳들만 있으니까.
하지만 먹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칠 수는 없지.
급할수록 뒤로 물러나야 하는 법.
안달 나게 해야 주도권을 쥘 수 있어.
“부동산이 빠지면 채권단에게 자금을 돌릴 수 없습니다. 꼭 좀 같이 인수해 주십시오.”
잠시 고민하는 척 하던 강혁.
거침없이 쏘아냈다. 잔인하게.
“딱 반으로 하죠.”
“네?”
카즈오 뿐만 아니라 함께 있던 이사진들의 얼굴도 순간 썩은 초밥을 먹은 것처럼 구겨졌다.
딱 잘라 반이라니.
깎아도 너무 깎았다는 표정.
그러나 강혁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칼자루는 자신이 쥐고 있는 상황.
휘두를 수 있을 때 휘둘러야 함을 잘 알고 있었다.
“반요. 반! 50%로 낮추잔 말입니다. 현 시세를 봐도 그 정도 가격이 딱 적당한 것 같은데요?”
“아무리 그래도 반은 좀…….”
“그 큰 덩치들을 끌어안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진 않을 텐데요? 이 시국에 어디 쉽게 팔릴 부동산들입니까?”
카즈오 CEO는 양쪽의 이사진들을 둘러봤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
모두 인상만 잔뜩 쓰고 있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이 새끼들이 이럴 때 도와달라고 들어오게 한 건데.
“잠깐만. 잠시만 시간을 주십시오.”
“그렇게 하시죠.”
카즈오는 이사진들을 한번 노려보더니 다른 사무실로 급히 들어갔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채권단 대표에게 알려야했다.
그리고 3분여 후.
이마에서 흘러내린 식은땀을 훔치며 자리에 앉는다.
“50%……. 받아들이겠습니다.”
“도장 찍죠.”
그렇게 소니(SONY)는 KH의 품으로 들어갔다.
한창 소니가 활개 쳤던 때보다 아주 똥값으로.
한국으로 돌아온 강혁은 망설이지 않았다.
자신의 품으로 들어온 것들은 제 구실을 하게끔 만들어야 하는 법.
“정 실장님. 소니를 북쪽으로 옮기세요. 당분간은 직원들을 그대로 둘 겁니다. 하지만 기술이전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핵심 인력만 빼고 모두 해고할 겁니다. 북쪽 사람들로 채워도 충분할 테니까요.”
* * *
신주쿠 외곽의 어두컴컴한 지하 밀실.
툭.
책상에 앉은 검은색 정장을 입은 사내가 파일 하나를 던졌다.
180cm는 넘을 듯한 두 사내가 무심한 시선으로 그 파일을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정장 사내의 말에 시선을 다시 돌렸다.
“제거하도록.”
“기한은?”
“3개월 주지.”
“가격은?”
“10억 엔.”
100억 원에 가까운 돈임에도 두 사내는 놀라지 않았다.
아니 더 큰 금액을 부른다.
“이런 인물을 10억 엔에?”
“적나?”
“말이라고.”
“착수금이네. 성공하면 두 배를 더 주지.”
“5개월에 다섯 배.”
두 사내는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조직과 자신들의 목숨도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
“자신만만하군.”
“우리는 실적으로 말하지.”
잠시 생각에 잠기던 정장 사내는 고개를 끄덕인다.
“실패하면 그에게 당신들 정보를 넘겨도 좋다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니까.”
“만일 우리가 실패하면…… 허락하지.”
분위기만큼 그들의 대화에도 피 냄새가 넘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