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99)
역대급 먼치킨 재벌-199화(199/342)
# 199
199화 $$$ 중국의 고민/ IMF의 양다리
중국 북경 주석궁.
탁.
보고서를 덮은 후진타오는 찻잔을 들었다.
목을 타고 흐르는 보이차의 따뜻함이 온몸을 노근하게 녹였다.
나이를 먹어 노쇠한 몸을 일으켜 창가로 이끌었다.
가을로 접어들어서인지 옷을 벗은 나무들이 눈에 띈다.
세상사 흥할 때가 있으면 망할 때가 있고, 성할 때가 있으면 쇠퇴할 때가 있다.
‘흥망성쇠’는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영역임을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몰락은 너무 순식간이다.
현대전이 빨리 끝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너무 어이없는 결과다.
후진타오는 뒤에 서있는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떨어지는 낙엽이 보이는 창밖을 향하고 있었다.
“보고서대로라면 일본의 몰락에 한국과 KH그룹이 관계가 있단 말이지?”
“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났을 때, 강혁 대표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강혁 대표와 얼굴을 붉힌 사실도 있었고요. 일본이 북한에 들어간 근본적인 이유도 참치 때문이었지 않습니까?”
근본적인 이유를 따지자면 참치가 맞다.
하지만 그건 빌미였을 뿐, 고이즈미의 제국주의 사상과 추악한 욕심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그렇긴 하지. 하지만 자네가 모르는 사실이 있어.”
“따로 아시는 게 있습니까?”
“우리 어선들이 제주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배경엔 러시아가 있었어. 그때 러시아 참수함 24척이 제주도로 이동한 사실이 있었지. 요원들이 나중에 알아낸 사실이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
푸틴이 아무리 단속을 하고 강혁이 조심한다고 했지만, 관련자들이 워낙 많았다.
첩보요원들이 적극적으로 달려들자 결국, 러시아가 개입했음이 밝혀졌다.
그렇다고 대놓고 러시아를 압박할 수는 없는 노릇.
처음엔 이번에도 러시아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러시아와 일본은 과거부터 앙숙관계였으니 더욱 현실성이 있었다.
한국을 돕는 척 하면서 챙길 건 챙겼을 테고 또, 일본에 쌓인 앙금을 풀 수도 있었을 테니.
“동해를 넘어가던 항공자위대와, 일본 전역이 EMP 공격을 받은 것도 러시아의 짓일까요?”
몸을 돌린 후진타오는 소파로 걸어가 몸을 깊숙이 묻었다.
이제 오래 서 있기가 버겁다.
“그건 나도 판단을 못하겠더군. 러시아에 그만한 무기가 있었는지도 의문이고. 북한과 친분이 있다지만 일본과 전쟁을 할 만큼은 아닌 거로 아는데. 자네는 일본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 어디가 가장 이들을 봤을 거라고 생각하나?”
“한국이지 않겠습니까?”
누구나 당연히 한국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한국과 일본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한국이라……. 내 생각은 다르네. 일본이 북한을 공격한다고 했을 때, 우린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졌어. 찬성표가 많았다고 해도 일본은 평화헌법에 묶여 있어서 전생을 할 수 없는 국가란 말이야. 그런데도 일본은 밀어붙였지. 미국의 묵인이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일본의 평화헌법》
【1항】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거한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2항】
전항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육해공군과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치 않는다.
“일본이 전쟁을 일으킴으로 가장 이득을 본 곳은 미국이야. 즉, 부시라고 할 수 있지. 부시는 이라크 전쟁으로 자신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니까 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던 것이지. 그래서 묵인했을 테고.”
“그러고 보니까 주석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결과를 떠나 그 당시 상황으로 봐서는 부시가 가장 큰 이득을 봤습니다. 지금도 이라크 전쟁은 쏙 들어가 버리고 일본 소식만 떠들썩하니까요. 그러면 EMP 공격을 감행한 곳은 어디겠습니까?”
“지금부터 그걸 알아내야지. 그 무기엔 우리 중국도 속수무책이니까. 일본의 몰락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할 수 없는 이유기도하고. 미국이던 누구든 간에 그런 무기를 가져선 안 돼. 우리 중국을 제외하고는 말이야.”
노쇠한 후진타오지만, 그 눈빛만큼은 강철을 녹여 버릴 만큼 강렬했다.
* * *
일본 도요타자동차 본사 회장실.
“우리 도요타자동차에 왜 관심을 가지는 겁니까?”
KH에서는 이번 사태로 도요타자동차의 지분 37%를 보유한 상태.
워낙 뿌리가 튼튼한 기업이다 보니 더 이상은 무리였다.
국내 시장에만 전념한 도요타였으면 가능했겠지만, 해외 판매 수익이 더 월등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폭락하기도 했지만, KH에서 주식을 사들이고부터 제자리를 찾아갔다.
강혁은 대주주 자격으로 도요타 본사를 방문했다.
타이치 회장은 한국인을 좋아하진 않았다.
어릴 때부터 받아 온 교육의 영향도 있었지만, 한국의 미래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은 데서 생긴 영향이 더 컸다.
“투자회사에서 건실한 기업에 투자하는 걸 두고 너무 경계하는 것 아닌가요?”
“KH가 어디 일반 투자회사라야 말이죠. 한번 발을 들인 업종은 모두 흡수해 버리지 않습니까? 곡물도 그랬고 반도체도 그랬었죠.”
“저는 아직 일본 자동차엔 크게 관심 없습니다.”
강혁의 너스레에도 타이치 회장의 굳은 얼굴은 펴지질 않는다.
그만큼 지금의 사태를 위기로 보고 있다는 의미.
일본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때, 국가라는 확실한 방패가 사라지면 아무리 도요타라도 위험할 수 있었다.
어디서 이런 젊은 놈이 튀어 나왔나 싶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게 듣기는 했다. 그리고 이미 죽은 히데요시 회장에게도 소개를 받았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위험인물로 여기진 않았다.
손정의 회장도 좋게 사귀어 보라고 권했었고, 히데요시 회장도 회원으로 소개를 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아니라곤 하지만, 지금은 도요타를 삼키려 들고 있다.
벌써 그가 확보한 지분만도 37%.
한곳에서 보유한 지분율로는 최고다.
그가 다른 주주들을 설득한다면, 자신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 왜 주식을 사들인 겁니까?”
“말씀드렸다시피 큰 의미는 없습니다. 과거 일본 기업들도 우리 한국이 IMF 사태를 겪었을 때, 많은 투자를 했었잖아요. 돈 벌 기회를 놓치는 투자회사가 더 이상한 거죠. 그리고 일본 자동차 기업에 관심이 없다뿐이지 이탈리아 페라리도 저희 KH의 계열삽니다.”
맞아. 페라리가 KH에게 넘어갔었지.
젊으니까 자동차에 아예 관심이 없지는 않겠지.
“주주총회도 아닌데 왜 온 겁니까?”
“대주주로서 한 가지 요구할게 있어섭니다.”
“요구할 거요?”
타이치 회장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되물었다.
대주주란 말을 붙였기 때문이다.
이자는 정말 위험한 자다.
그가 지나온 자취를 보면 성격을 알 수 있다.
강한 힘엔 더욱 강하게 대처했었지.
미국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밀어붙였던 인물.
친구는 못 될망정 절대 적이 되어서는 안 될 자다.
“네. 페라리에선 제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만한 기술이 안 되더라고요. 제가 좀 특이한 걸 좋아하거든요.”
“무슨 말씀이신지 자세히 해 보시죠.”
“우리 KH에서 사용할 특수 방탄차량 500대와 버스 주택 300대를 주문하려고요.”
“네?”
타이치 회장의 굳었던 얼굴이 의구심 어린 표정으로 변한다.
뭐하자는 짓이지?
무슨 의도로 이런 요구를 하는 거지?
정신 바짝 차려야지.
난 절대 당하지 않아.
“왜 그렇게 놀라십니까? 주문 생산도 하잖아요? 800대면 매출에도 도움이 될 텐데요?”
“그렇긴 한데……. 그걸 왜?”
“아, 그렇게 이상한 표정 지으실 것까진 없습니다. 제가 대주주면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겠어요? 그뿐입니다.”
“정말 그것 때문에 오신 겁니까?”
“그렇다니까요. 가능하겠습니까?”
“네. 가능은 합니다.”
“전 어중간하게 럭셔리 스타일은 사양합니다. 최고로 만들어 주세요. 최고로요. 가격은 신경 쓰지 말고 최고로 만들어 주세요.”
“회의를 거쳐서 견적을 뽑아 보고 디자인을 보여드리죠.”
여전히 경계어린 눈초리지만, 처음보다는 조금 덜하다.
“버스 주택은 옆으로 크게 변신하는 거 있죠? 그렇게 해 주세요.”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그래 아주 눈이 뒤집어질 만큼 만들어 주지.
제발 이 자리만 넘보지 마라.
도요타 본사를 나오면서 정민지 실장은 물었다.
함께 있는 동안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대표가 정말 이런 일로 왔을까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정말 차 때문에 오신 거예요?”
“그 이유에 믿음이 안 가면 지금 드는 그 생각이 맞을지도요.”
정민지 실장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요타는 이제 얼마 안 남았겠어.”
* * *
2004년 9월.
오늘은 김혁수가 약혼식을 올리는 날이다.
약혼녀는 당연히 미국 지사의 조동길 팀장의 첫째 딸인 에밀리.
김혁수의 부산 가족들과 조동길 팀장의 부부만 참석해서 조용히 하기로 했다.
장소는 강혁의 판교 집 정원.
에밀리는 그 뛰어난 외모가 한층 더 성숙해 있었다.
김혁수의 얼굴엔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그 모습에 김옥희가 핀잔을 준다.
“오빠. 입 찢어지겠다. 팔불출도 아니고 입 좀 다물어.”
“네 언니 될 사람 어때? 예쁘지?”
“그래. 예쁘니까 그 입 좀 다물라고. 우리 위신 깎인단 말이야.”
조동길 팀장이 이제 장인어른의 입장으로 김혁수에게 다가왔다.
김혁수에 못지않게 팔불출이 되어 있다.
“하하. 자네 내 딸이 그렇게 좋나?”
“좋다뿐입니까. 빨리 결혼식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12월에 대표님께서 올릴 테니까 끝나면 내년에 바로 올리지. 그래, 몽골은 좀 어떤가?”
“이제 자리를 다 잡았습니다. 몽골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자네도 잘 알겠지만 요즘 국제정세가 아주 복잡해. 매사에 조심하게.”
“네. 대표님께서도 그 말씀 하셨습니다.”
강혁은 오랜만에 만난 심채희와 함께 있었다.
에밀리도 예뻤지만 그에겐 역시 심채희가 제일이었다.
요즘 그녀는 한창 신부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중에 제일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요리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강혁의 판교 집에 들러, 요리사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다.
이제는 강혁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다 알 정도.
조동길 팀장과 자리를 같이한 강혁.
약혼식 자리지만 둘의 대화는 역시나 일적인 부분이다.
“대표님. 일전에 보고 드린 윌리엄이란 인물 있지 않습니까?”
“네. 그 사람이 왜요?”
그래. 윌리엄 이 인물을 잠깐 놓치고 있었지.
히데요시에 이어 이자도 제거해야 할 자다.
유태계 미국인이었지.
“요즘 이 사람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투기 자본을 끌어들여서 일본에 들어갈 모양입니다. 모인 자금이 어림잡아도 7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오! 그래요? 그런데 그 금액이면 조금 적을 것 같은데. 일본은 IMF 긴급자금도 요청한 상태잖아요? 충분히 방어가 될 텐데.”
“과거 일본이었다면 어림도 없겠지만, 지금 일본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금액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모일 테고요. 더구나 그자의 자금엔 IMF에서 흘러나온 돈도 있다는 겁니다.”
“네? IMF에서 양다리를 걸쳤단 말입니까?”
“충분히 가능합니다. 명분상으론 세계 경제를 구제한다고 하지만, 그들도 수익을 내야 하는 건 일반 투자회사와 같으니까요.”
“이거 흥미로운데요. 그러면 일본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겁니다. 고통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