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03)
역대급 먼치킨 재벌-203화(203/342)
# 203
203화 $$$ 반전/ 장이 없다.
전 세계 TV로 방영된 총격 사건.
1.KH 그룹 강혁 대표가 중국 북경의 번화가 식당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총격을 당하다.
2.후진타오 주석을 만난 후 당한 총격이라, 그 배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중국은 자국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하게 항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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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은 총격을 당한 후, 중국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았다.
그 이후의 소식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
전용기를 이용해 한국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중국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한국으로 이송되었다니.
도대체 왜?
하지만 관계자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입에 자물쇠라도 채운 것인지 아니면 무슨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그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만 갔다.
중국 정부에서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느니.
머리에 정통으로 맞아 현장에서 즉사했다느니.
식물인간이 됐다느니.
속 시원히 답변해 주는 이가 없으니, 온갖 루머만 퍼져 갔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국은,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먼저 나서진 않았다.
괜히 나섰다가 의혹만 더 커질 것을 우려한 때문.
서울 KH 병원 VIP 병동.
일반 병동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분리되어 있다.
출입문이 별도로 있어서 외부인은 철저히 차단된 곳.
산소마스크를 쓰고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은 강혁.
어깨부터 허리까지 빈틈없이 감긴 하얀색 붕대가 보인다.
심장 쪽엔 붉은 핏자국이 선명하다.
신체 곳곳에 여러 의료장비들이 붙어 있다.
심장박동기의 선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힘없이 움직인다.
심채희는 이미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퉁퉁 부은 눈두덩이와 벌겋게 달아오른 눈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사모님. 집에 가셔서 눈 좀 붙이세요.”
정민지 비서실장의 눈도 이미 촉촉이 젖어 있었다.
그녀도 심채희 못지않은 심정.
송곳으로 수십 번은 찔린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대표님. 일어나실 거라 믿어요.
언제나 놀라움을 주셨던 것처럼 훌훌 털고 일어나세요.
채희 씨는 어떡하고. 대표님만 바라보는 수백만의 KH 직원들은 어떡해요.
돌아가시더라도 대표님을 꼭 닮은 핏줄은 남기고 가셔야죠.
정민지 실장의 애원하는 말에도 심채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망부석이 된 것인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
“전 괜찮아요.”
“이러다 사모님도 병나겠어요. 제가 있을 테니까 집에 가셔서 잠시 눈이라도 붙이세요.”
“…….”
그녀는 그 퉁퉁 부은 눈으로 말없이 강혁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세계의 여성들이 부러워하지만, 그녀에겐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오직, 강혁이 깨어나기만을 빌고 또 빌었다.
자신이 저 침대에 눕고, 강혁이 일어날 수 있다면 1초도 망설이지 않았을 터.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던 정민지 실장.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긴 한숨을 내쉬고는 밖으로 나간다.
주치의도 그 뒤를 따랐다.
그런데 주치의의 표정은 두 여자와 차이가 있었다.
뭐라고 딱 꼬집을 수는 없지만, 확실히 슬픈 표정은 아니었다.
밖엔 수십 명의 경호원이 철통같이 둘러싸고 있다.
땅으로는 개미새끼 한 마리, 공중으로는 파리새끼 한 마리도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언제나 빈틈없이 임무에 충실하던 최강호 경호팀장.
정민지 실장과 주치의를 발견하고는 부리나케 달려온다.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얼굴에 핏기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창백하다.
“어떠십니까?”
‘거두절미’하고 핵심만 묻는다.
그러나 주치의는 여전히 묘한 표정.
슬픈 표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언가 희망을 보여 주는 표정도 아니다.
“아직은 어떻다고 말씀드리기가 뭐합니다.”
“생명엔……?”
경호팀장의 말을 급히 끊는 주치의.
“불경한 말씀은 마십시오. 일단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최강호 경호팀장의 창백한 얼굴이 구겨졌다.
이 모든 책임은 경호팀의 책임이다. 즉, 자신의 책임이라는 말.
하지만 억울한 점도 있었다.
이런 자리에서 묻기엔 뭐했지만, 더 끌었다간 미칠 것만 같았다.
시선을 옮겨, 정민지 실장을 쳐다보았다.
꾹 참고 있던 의문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왜 한국으로 이송하라고 하신 걸까요? 중국에서 바로 치료를 받았으면 지금보다는 좀 더 괜찮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 급박한 상황에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저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에요. 그렇게 많은 피를 흘리고도 말이에요.”
강혁은 총상을 입고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이송 중에 잠깐 정신이 돌아와서는, 한국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강호 경호팀장은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대표의 말은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했기에.
대표가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면, 당연히 중국 병원으로 옮겼을 것이다.
생각하고 자시고 할 문제도 아니었다.
그렇게 지시대로 한국으로 옮긴지 하루가 흘렀지만, 아직도 의식불명.
병원밖엔 수많은 취재진들이 경호원들에 버금갈 정도로, 물샐틈없이 진을 치고 있었다.
* * *
일본 후쿠오카 외곽의 한 주택 지하.
음침한 백열등 불빛아래 책상을 마주하고 앉은 세 사람이 보인다.
두 명의 킬러와 청부를 의뢰했던 사내.
“성공하지 못한 것 같은데?”
의뢰자는 추궁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책임을 물으려는 의도는 아닌 듯했다.
이 자리에 왔다는 것 자체가 그걸 의미하기에.
책임을 물으려고 했다면, 벌써 조직에서 손을 썼을 것이다.
손을 썼다는 말은 자신들의 신상에도 문제가 생겼을 거란 뜻.
“불쾌하군. 내손으로 직접 세발 모두 심장에 박아 넣었어.”
오른손으로 총을 잡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의뢰자는 머리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었다.
“프로는 결과로 말하지 않나? 그자는 아직 죽지 않았어.”
“중국 병원으로 바로 가지 않고 한국으로 간 거로 봐서는 성공한 거로 보이는데?”
“우리도 알아봤지만 아직 죽지 않았어.”
“그쪽에서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지. 총 맞은 사람을 가까운 병원을 놔두고 한국으로 옮겨?”
청부를 의뢰한 사내는 살짝 얼굴을 찡그린다.
자신의 마음을 들켰기 때문인지.
사실, 자신도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생사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죽었다고 짐작은 되지만 아직 100% 확신은 못했다.
“둘은 이제부터 자유의 몸이야.”
“무슨 뜻이지?”
“당신들을 샀지. 그만한 대가는 지불했고.”
“우릴 사?”
직접 총을 샀던 선임 킬러가 평정심을 잃고 발끈한다.
사냥 후엔 수십 번을 작업한 프로라도 감정 기복이 있기 마련.
그러나 의뢰자는 동요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감정 없는 목소리가 기계처럼 차갑기 그지없다.
“말 그대로야. 당신들이 조직에 있게 되면 정체가 밝혀지는 건 시간문제. 이 일을 알고 있는 건 당신들 둘이 전부지 않나?”
“물론. 우리 조직은 사냥꾼만 사냥감의 정보를 알 수 있으니까.”
의뢰자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확인한 모양.
기계처럼 차갑지만, 일처리만큼은 깔끔하다.
“그가 살아 있으면 당신들의 정체는 물론 우리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어.”
한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곳엔 검은색 여행용 캐리어 네 개가 있었다.
“두 개씩 가지고 죽을 때까지 사냥에서 손 떼. 평생 놀고먹을 수 있는 돈이야.”
“정말 조직에서 허락했단 말이지?”
“많은 돈이 들어갔어. 하지만 이 일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하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가 죽었다면 좋겠지만, 현재는 애매한 상황이 되어 버렸어. 만일을 위한 일이라고 해 주지.”
약속은 정확히 지킨다는 말.
사신들도 생사를 확인할 수 없으니.
“둘의 모든 정보는 어제부로 모두 사라졌어.”
두 킬러는 서로를 바라봤다.
각기 다른 의미로 바라봤지만 하나만은 확실했다.
이제 자유의 몸이 된다는 것.
“받아들이지. 그럼, 이제 떠나면 되나?”
“이곳을 떠나는 순간…….”
의뢰자는 둘에게 차례로 시선을 맞춘다.
마음속 깊이 감춰진 뭔가를 찾아내려는 듯이.
그러나 선임이 그 짧은 순간을 기다리지 않고 재빨리 되묻는다.
“순간?”
“둘이 다시 만나거나 연락해선 안 돼. 이 점 명심해야 할 거야.”
선임 킬러는 후임을 한번 쓱 쳐다본다.
마지막으로 보는 자리라, 특별한 인사말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하지만 인사말은 개뿔.
개미 발톱만큼 남아 있던 정나미마저 떨어지는 말을 툭 내뱉는다.
그리고 자신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한 말까지도.
“우연히 마주쳐도 아는 척 하지 말지. 넌 이 일과 안 어울려.”
캐리어 두 개를 끌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진다.
이제 모두 끝났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흥마저 느껴지는 듯하다.
홀로 남은 히로시에게 의뢰자가 기계처럼 물었다.
“안 가나?”
“조직에서 우릴 살려 줄 거라 생각하나?”
당연히 드는 의심.
조직에서 벗어나려면 죽음뿐이다.
선임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그 질문을 하지 않고 떠났다.
마치 그 해답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어떻게 확신하지?”
“둘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돈을 돌려받기로 했거든. 쉽게 돌려줄 만큼 적은 금액은 아니지.”
그 말에 히로시의 표정이 순간 움찔했다.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이 되었으니.
“…….”
“잘 가게. 무운을 빌지.”
히로시도 미련 없이 밖으로 나갔다.
그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의뢰자는 조용히 혼잣말을 내뱉는다.
“우린 약속을 꼭 지키지.”
그렇게 셋은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 * *
강혁이 입원한 지 이틀째.
정민지 실장은 집에 가지 않으려는 심채희를 억지로 끌고 갔다.
그 심정은 이해가 됐지만, 이러다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싶었다.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주치의와 한 사내가 마주앉았다.
주치의는 잔뜩 긴장한 모양인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백인 사내는 KH 무기연구소의 볼튼 소장.
볼튼 소장도 긴장한 것 같지만, 주치의만큼은 아니다.
각자 긴장하는 이유가 다른 것 같다고나 할까.
“소장님. 심장 떨려서 죽겠습니다.”
“내일부터 이 박사님만 출입할 수 있게 할 겁니다. 평소처럼 편하게 행동하세요.”
“네. 그런데 대표님께서는 왜 이런 일을……?”
소장이 검지를 급히 입에 갖다 댄다.
특별 병동이라 누가 들을 수도 없음에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
쥐새끼와 새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니.
“항상 말조심하세요.”
“죄송합니다.”
“박사님 주변은 지금처럼 경호원들이 24시간 달라붙을 겁니다. 불편하시더라도 당분간은 따라주세요.”
“괜찮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모님께도 안 알리실 겁니까?”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죠.”
“그렇긴 한데…….
이 사람, 볼튼 소장.
KH 그룹의 중추적인 인물.
그런데 미국에서 온 사람이, 이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워 가지고.
“이거 품속에 넣으세요.”
은색 팩에 든 작은 상자.
예사롭지 않은 물건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절대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됩니다. 시간이 촉박하니까 바로 전해드리세요.”
“저, 전해 드리기만 하면 됩니까?”
“네. 지금 대표님께서 꼭 받아 봐야 할 물건입니다.”
이번 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
이 박사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일어섰다.
“알겠습니다. 지금 다녀오겠습니다.”
“기다리고 있죠.”
이 박사는 조용히 문을 나섰다.
그리고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는 입원실 앞으로 다가갔다.
초파리 새끼 한 마리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겹겹이 에워쌌다.
이 병동은 KH 그룹에서 특별히 지은 병동이다.
강혁이 지정한 사람만 치료받을 수 있었다.
그중에 VIP룸인 이곳은 강혁만 사용할 수 있게 특별히 준비된 곳.
이 박사는 경호원과 눈을 마주친 후, 조용히 병실로 들어갔다.
강혁은 여전히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다.
저벅. 저벅.
너무나 조용한 병실.
주치의가 만들어 낸 발자국 소리만이 무겁게 울려 퍼진다.
머리맡에 선 주치의.
아슬아슬하게 움직이는 심장 박동기를 지그시 쳐다본다.
가짜 심장 박동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겠지.
문을 한번 쳐다본 후, 천천히 허리를 숙인다.
그리고 강혁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단, 1m만 떨어져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게.
“대표님. 이 박삽니다. 볼튼 소장이 전해 주라는 게 있어서요.”
순간.
이게 무슨 일인가.
미이라가 관에서 일어나듯이 강혁이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다.
“어휴.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멀쩡하다. 그것도 아주.
총알 세 발을 맞긴 맞았는데.
“죄송합니다. 하루만 참아 주십시오. 곧 준비될 겁니다.”
이 박사는 죄라도 지은 표정이다.
강혁은 굳은 몸을 이리저리 풀면서 말했다.
“실수 없도록 하세요.”
“네. 대표님 체격과 거의 똑같습니다. 손과 얼굴은 붕대를 감으면 해결될 테고, 무연고 환자라 찾아올 사람도 없습니다.”
“내일 세십니다. 비밀 통로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박사는 눈치를 보더니 슬며시 말을 잇는다.
“저, 사모님께서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말씀하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흠. 아내한테는 들러야겠어.
연극하라면 잘 할 테니까.
“그렇게 하죠.”
“그리고 이건, 볼튼 소장님이 전해드리라고 한 겁니다. 중요한 물건인 것 같았습니다.”
품속 깊이 꼭 숨겨 둔 물건을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꼭 있어야 할 물건인데 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늦었는데 이만 가 보세요.”
“네. 그럼 전 내일 새벽에 뵙겠습니다.”
“그래요. 그리고 내일 새벽에 올 때는 경호 팀장과 함께 오세요.”
“알겠습니다.”
주치의가 나가자 조심스럽게 은색 팩을 열었다.
그리고 안에서 작은 종이 상자를 꺼냈다.
상자 뚜껑을 천천히 열어젖히니, 두 번으로 접힌 종이쪽지가 보인다.
쪽지를 읽은 후.
상자 안의 내용물을 확인한 강혁.
“음……. 이런.”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른 모양.
“순대를 보냈으면 당연히 장을 넣었어야지. 왜 소금이야.”
젓가락으로 이곳저곳을 뒤적이더니 또 다시 심하게 인상을 쓴다.
“간이 없잖아.”
단지 순대가 먹고 싶어서 새벽에 이 지랄을 한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