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04)
역대급 먼치킨 재벌-204화(204/342)
# 204
204화 $$$ 단, 네 사람만 안다/ 끈질긴 놈들
다음날 새벽 3시.
주치의 이 박사는 조심스럽게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뒤를 최강호 경호 팀장이 따라붙었다.
영문을 몰라 하는 얼굴이 평소 표정과 비교하면 멍청해 보일 정도.
강혁은 여전히 중환자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누워있다.
이 박사가 다가가 어제처럼 귓속에 대고 속삭였다.
“대표님. 경호 팀장과 함께 왔습니다.”
내용을 전혀 몰랐던 경호 팀장이 의아한 얼굴로 묻는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경호 팀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뭐하긴요.”
강혁이 상체를 일으키며 말했다.
헉!
경호 팀장은 얼마나 놀랐는지, 다리에 힘이 풀리며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식겁한 얼굴에 도저히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
총알 세 발이 분명히 방탄조끼를 뚫었다.
와이셔츠를 물들인 피를 두 눈으로 직접보지 않았던가.
그런데.
“대, 대표님. 이게 대체. 분명히 총에…….”
“맞았죠. 방탄복에요.”
“피를 엄청 많이 흘렸는데요?”
“새로 만든 건데 쇼를 좀 했죠. 옛날 방탄복 입었으면 꼼짝없이 당했을 겁니다.”
“근데 제겐 왜 숨기신 겁니까?”
살아 있는 모습에 십 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갔다.
안심이 되니 의문이 먼저 고개를 든다.
왜 자신에게까지 속였을까?
“어설픈 쇼는 티가 나는 법이죠.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볼튼 소장이 이 말을 강혁에게 배운 모양.
“다친 곳은 전혀 없습니까?”
“보시다시피.”
강혁이 몸에 감긴 붕대를 풀었다.
붉은 핏자국의 가슴붕대를 풀었지만 멀쩡하다.
상처 하나 없이 아주 깨끗이.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볼튼 소장님과 이 박사님 그리고 팀장님, 이렇게 세 명이 전붑니다. 그러니까 팀장님이 절 많이 도와야 할 겁니다. 이 박사님. 준비 됐습니까?”
“네.”
이 박사가 벽 한쪽으로 다가간다.
그리고는 벽의 여러 무늬 중 한 곳을 눌렀다.
드르륵.
벽 한쪽이 열리면서 휠체어 침대가 나타났다.
침대 위, 온몸에 붕대를 감은 환자가 보였다.
이 박사는 능숙하게 침대를 강혁의 침대 옆으로 밀고 갔다.
“팀장님. 저 좀 도와주세요.”
“아, 네.”
경호 팀장은 여전히 여운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이 박사를 돕는다.
“머리 쪽을 잡으세요. 전 아래쪽을 잡을 테니까요. 대표님께서도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허리를 받치면 되겠죠?”
“네. 셋에 같이 들어 올리죠. 자, 하나. 둘. 셋.”
강혁과 비슷한 덩치다 보니 무게가 만만치 않다.
침대에 옮기니 강혁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
“다 됐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아내에겐 말을 해 둘 테니까, 아내만 들어오게 하세요. 제 지시가 있을 때까진 누구도 들여선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팀장님은 차를 병원 뒤쪽 변전실에 대시고요.”
강혁이 청바지에 티를 입으며 말했다.
검은색 뿔테안경과 야구 모자를 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표님. 경호 팀을 대표해서 사죄드립니다.”
허리를 깊이 숙이자 강혁이 어깨를 토닥인다.
“누구나 실수는 하죠. 하지만 두 번은 용서 못하니까, 이번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가서 기다리세요.”
정신이 돌아온 경호 팀장은 급히 병실을 나섰다.
뒤돌아선 그는 안도하며 긴 한숨을 내쉰다.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처럼.
변전실로 나온 강혁은 경호 팀장의 차로 병원 밖으로 나갔다.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해 의자 밑으로 바짝 엎드렸다.
“대표님. 어디로 모십니까?”
“일단 집으로 가시죠. 경호원들을 10분간만 빼시고요. 누구 짓인지 진전이 있어요?”
“중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생각도 같아요. 초대해 놓고 특별히 악감정도 없는 사람을 안마당에서 제거할 이유는 없죠.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을 때도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런 짓을 계획했다고 해도 낌새를 들킬 정도의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장소로 중국을 선택하진 않았을 테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렇다면 자신에게 이렇게 악감정을 가질 만한 사람, 또는 단체가 어딜까?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대담한 짓을 할 곳은 단 한 곳뿐이다.
“일본 아니면 일본의 기업들 중 한곳이겠죠.”
“아무래도 그 확률이 제일 높을 것 같습니다. 일단 출입국 조사부터 시작했으니까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겁니다.”
“일본이냐 아니냐. 그것만 밝히세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강혁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뿜었다.
* * *
심채희는 새벽 4시가 다 되어 감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남편은 생사를 헤매고 있는데 잠이 온다면 그게 더 이상할지도.
그 해맑던 표정은 오간데 없다.
사망 일자를 받아 놓은 사람처럼 정신이 나간 것 같은 모습이다.
불도 켜지 않고 거실 소파에 앉은 그녀에게 새벽 달빛이 슬프게 내려앉았다.
그때.
덜컥.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정신이 없는 중에도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밖엔 경호원들이 있을 텐데.
이 시간에 말도 없이 들어올 사람들도 아니고.
희미하게 비치는 사람모습.
익숙하다. 너무도.
이 어두운 새벽. 말없이 들어오는 사내가 두렵지 않다.
“채희야.”
순간.
온몸이 흠칫하며 굳어버렸다.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아니면 석고상이 되어 버렸을까.
“가, 강혁 씨?”
머릿속으로는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이 먼저 열렸다.
잠을 못 자서 헛것을 봤거나 아니면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나야.”
강혁은 천천히 다가갔다.
소파에 얼이 빠진 채 앉아있는 그녀 곁에 조용히 앉았다.
“어, 어떻게……?”
어떻게 된 거냐?
이게 꿈은 아니냐?
정말 당신이 맞냐? 등등.
묻고 싶은 게 산더미 같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심채희를 강혁은 조용히 안았다.
이럴 땐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더 확실하다.
그녀가 품속에서 흐느낀다.
강혁도 느낄 수 있었다. 그 눈물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녀의 눈물은 많은 뜻을 담고 있었다.
그 뜻이 아무리 많더라도 강혁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녀를 슬며시 밀어낸 강혁은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녀는 그 큰 눈을 감지도 않고 쳐다본다.
정말 꿈은 아닌지. 꿈이라면 깨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미안해.”
“정말 강혁 씨가 맞아요?”
“그래. 나야. 많이 놀랐지?”
“정말 잘못된 줄 알았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총을 맞은 건 맞지만 보다시피 아무 일도 없었어. 방탄복을 입고 있었거든. 볼튼 소장님이 특별히 만든 거라서 내 목숨을 살렸지.”
몇 년 전 중국에 들렀을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른 상황.
최소한의 대비책을 마련해 두길 천만다행으로 여겼다.
이 방탄조끼가 없었다면 자신은 정말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걸 생각하니 자신에게 총을 쏜 자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당신이 병원에 있는 줄 알아요.”
“그래서 말인데…….”
강혁은 자신이 왜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지.
또 그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일러주었다.
아직은 자신을 노리는 자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니, 평소대로 행동하라고 말했다.
그녀도 그의 뜻을 알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요?”
“정확히 언제까지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몇 달은 걸릴 수도 있어. 정체만 밝히면 응징하는 건 어렵지 않아. 그때까지만 힘들어도 참아 줘.”
“저는 괜찮지만 부산 어머니와 동생들은 힘들 거예요. 어머니한테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와요.”
부산 어머니를 생각하니 가슴이 찡해진다.
친 어머니가 아님에도 자신을 친자식처럼 보살폈던 어머니.
대학교 입학을 하고 어머니를 찾아갔을 때가 어렴붙이 떠오른다.
자신이 세계적인 기업의 대표가 됐음을 알고 있을 테다.
또, 총살을 당해 입원해 있음도 알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연락이 없다.
자격지심에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영원히 잊기로 한 것인지.
핏줄을 잊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아직 연락 한번 없으니 지금 같은 때, 그 미운 얼굴이 그립기도 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잘 말씀드려. 마음 아프겠지만 당분간 다른 말은 하지 말고.”
“알겠어요. 그럼 앞으로 어디 있을 거예요?”
“당분간은 지하실에 있으려고. 가끔 경호팀장과 나갈 때도 있을 거야.”
“이렇게 다친 곳 없이 무사한 것만으로도 하늘이 도왔어요.”
그리고 강혁의 뺨을 그 가냘픈 두 손으로 감싼다.
아주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 * *
『KH 그룹 강혁 대표가 입원한지 오늘로 벌써 5일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의 생사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뿐만 아니라 KH 관계자들도 굳게 입을 닫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보자면, 강혁 대표의 신상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만은 사실인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그 기업의 주가는 요동치기 마련입니다.
과거 여러 기업들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KH 그룹의 계열사 주가는 요지부동입니다.
이건 KH그룹만의 특수한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KH 그룹이 보유한 기업은 많지만 대부분 비상장사이고, 그중에 상장된 기업들은 대부분 독점형태의 기업들입니다.
KH 전자와 KH 이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세계 곡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H 생명공학 같은 경우도 비상장사죠.
또, 지분을 보유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KH의 도움은 받고 있지만, 강혁 대표가 경영권을 침해하진 않고 있습니다.
세계 수산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동원 식품이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강혁 대표의 부재에도 관련 기업들은 전혀 타격을 받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혁 대표가 없는 이때, KH 그룹을 이끌어 갈 누군가는 있어야 합니다.
선장이 사라진 배는 목표를 잃고 표류할 위험이 큰 법이니까요.
과연 KH를 이끌어 갈 사람이 누군지 또, 강혁 대표의 생사는 언제쯤 밝혀질 것인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강혁의 부재는 한국 정부에도 큰 타격이었다.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열고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또한, 총격을 가한 자와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중국이 아니면 일본이겠군요?”
대통령의 물음에 비서실장이 답변이 이어졌다.
민정수석과 이기준 의원도 함께한 지리.
“일본일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아베가 한 짓이란 말입니까?”
대통령은 그래도 일국의 총리가 설마. 하는 심정으로 물었다.
“한 국가의 총리가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행동을 했을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만일 실패를 해서 배후가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정치생명은 끝일 텐데 말입니다.”
“실패를 생각 안 하고 있었다면 또 모르죠. 만일 아베가 아니라면 누가 가장 의심이 갑니까?”
“일본 기업들 중 하나일수도 있습니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은 일본을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경황을 살펴도 가장 의심이 가는 곳이니만큼.
“일본 기업들 중 하나라…….”
“일본 기업들 중에는 야쿠자와 연계된 곳이 많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중국 정부는 뭐라고 하던가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습니다.”
“자기들이 혐의를 벗으려면 범인을 밝혀내야 할 테니까 안달 났겠죠. 강 대표 소식은 아직 없어요?”
“네. 입원한 이후로는 출입이 일체 통제되고 있습니다. 생사 확인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통령의 시선이 이기준 의원에게 향했다.
친구의 생사가 확인도 되지 않고 있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
“이 의원도 못 가 봤죠?”
“네. 저도 면회는 못했습니다. 현재는 제수씨만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아직 살아 있다는 말이겠죠?”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수씨가 울기는 했어도 죽은 사람을 본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네요. 저는 강 대표가 그렇게 쉽게 떠날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하늘이 강 대표 같은 인물을 내렸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세 사람도 같은 생각이라는 듯이 머리를 끄덕인다.
가만 듣고 있던 민정 수석도 이 의원에게 묻는다.
“그럼 KH 그룹은 앞으로 누가 의사 결정을 할 것 같습니까?”
“저도 아직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번 들러서 알아보겠습니다.”
“그 큰 회사의 대표가 사라졌으니 어떻게 될지 큰일입니다. 우리 한국의 앞날에도 적신호가 들어오지나 않을지 걱정이고요. 강 대표가 하루빨리 모습을 보여야 할 텐데 말이죠.”
* * *
촛불이 밝혀진 어두운 실내.
한 사내가 깊숙이 허리를 숙이고 있다.
어른에게 절을 올리는 모습처럼.
그 사내의 1m 정도 앞에 방이 하나 보인다.
한국의 옛 한옥처럼 문지방이 있고, 그 문지방엔 바닥까지 내려온 발이 보였다.
힘없는 촛불 때문이기도 했지만, 발 때문에 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기가 힘든 상황.
그 방에서 최소 60살은 넘을 것 같은 늙수그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실팬가?”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라고 했었지?”
“네.”
“실패를 했으면 우리 손으로 깨끗이 정리해야지. 그러려고 조직에서 빼냈지 않나?”
“청소하겠습니다.”
“히데요시 그 친구가 날 많이 원망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