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09)
역대급 먼치킨 재벌-209화(209/342)
# 209
209화 $$$ 노가다/ 너무나 위험한 제품
띠리리링♬
잠결에 전화를 받은 아베.
휴대폰의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다.
걸려온 번호는 비서실장.
이렇게 이른 새벽의 전화는 드물다.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라는 뜻.
잠이 다 달아난 아베는 한숨을 길게 한번 내쉬고는 전화를 받았다.
제발 큰 일이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이 시간에 무슨 일인가?”
-천황 폐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큰 진동 못 느끼셨습니까?
“땅이 울리긴 하던데. 그거와 무슨 상관이야?”
당연히 잠결에 큰 울림을 느꼈다.
하지만 매번 있는 지진이려니 하고 계속 잤다.
그런데 그 지진과 천황 폐하의 죽음이 관계가 있단 말인가?
-지진 때문에 황실 건물 전체가 내려앉았습니다. 폐하께서는 그 건물에 깔려서 돌아가셨고요.
“정말 천황 폐하를 직접 확인했어?”
-네. 지금 현장입니다. 건물 내에서 잠들었던 모든 사람들이 사망했습니다.
“흐음……. 알았어. 지금 갈 테니까 조금 있다가 보지.”
이미 잠은 달아난 지 오래.
씻고 자시고 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리 먼 곳도 아니라서 옷만 대충 챙겨 입고 현장으로 바로 갔다.
10여분 후, 지진사고 현장.
건물이 있던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땅 전체가 푹 꺼져 버렸다.
마치 원래부터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비시설장이 있는 곳으로 다가간 아베.
그의 시선을 따라 향한 곳엔, 하얀 천을 덮은 사람이 있었다.
비서실장의 눈짓에 경찰이 천을 치웠다.
“헉!”
얼굴을 확인한 아베는 벌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
비서실장도 처음엔 아베와 다르지 않았다.
“이게……. 천황폐하가 정말 죽다니.”
“가족 분들도 모두 운명하셨습니다.”
“모두 다?”
“네. 다른 분들 시신은 모두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일왕은 아베가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해서 남겨뒀다.
직접 본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지만.
“지진 때문에 건물이 모두 내려앉은 것이고?”
“네. 황실 건물 주변만 모두 내려앉았습니다.”
“하늘도 정말 너무하는군. 대체 우리 일본에 왜 이런 시련을 주는 건지.”
총리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짚고는 근처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비서실장은 아무 말 없이 옆에 서 있었다.
“병원으로 보내게.”
경찰들이 시신을 옮기기 시작했다.
둘은 초점 잃은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옮겨지는 시신을 보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생각에 빠진 것인지 모를 눈이었다.
시간이 꽤 흘렀음을 확인한 비서실장이 잠시 닫혔던 말문을 열었다.
“천황 폐하의 죽음은 언제 발표하실 겁니까?”
“숨겨야 할 이유도 없잖아. 바로 발표하게. 우리 일본이 나쁜 짓을 많이 하긴 많이 한 모양이야.”
평소답지 않은 말에 비서실장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20년이나 그의 곁에서 지켜봤지만, 이런 식의 말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심정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의미.
“다 내려놓고 싶군.”
* * *
새벽 5시.
옆방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이 이른 시간에 일을 나가는 모양.
강혁은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식당으로 나가보았다.
3명의 사내가 아침을 먹고 있다.
자신이 사다 놓은 음식들로 아침을 먹던 사내 중, 40대 초반의 사내가 먼저 인사를 한다.
“어제 잘 먹었습니다. 아침도 덕분에 푸짐합니다.”
“뭘요. 잘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일 나가시나 봅니다.”
“돈 벌려면 부지런해야죠. 근데 그쪽은 일 안 갑니까?”
“직장을 그만둬서요.”
건물주 딸에게는 공장 다닌다고 했었는데.
거짓말도 앞뒤 생각해 가면서 하려니 머리 아프다.
“괜찮으시면 저도 좀 껴도 될까요?”
“우린 막노동을 하는데 할 수 있겠어요? 많이 힘들 텐데.”
함께 밥을 먹던 두 사내도 쉽지 않을 텐데 하는 얼굴이다.
강혁의 겉모습만 봐서는 전혀 막노동을 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를 주무르던 그 아우라가 어디 가겠는가.
“하루 해 보고 도저히 힘들면 그만둬야죠.”
“하하. 그럽시다. 하루 나왔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긴 해요. 후딱 먹고 갑시다.”
강혁은 그렇게 막노동 현장에 가게 되었다.
일찍 나간 때문인지 자신도 현장을 배정받았다.
총 일곱 명이 승합차에 타고 아파트 건설 현장에 도착했다.
거기엔 같이 밥을 먹었던 그 아저씨도 있었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그들이 도착한 곳은 판교에 짓고 있는 KH 종합운동장이었다.
자신이 축구 경기를 위해서 지으라고 했었던 그곳.
공사가 마무리되려면 아직 6개월 정도가 더 남은 상황이라 막바지 공사 중인 모양이었다.
자신이 맡은 일은 사방에 흩어져 있는 나무토막들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오늘은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일이 매일 바뀌나 봐요?”
“대충 없지. 여긴 공사기간이 길어서 매일 오지만, 올 때마다 일이 달라. 이런 현장만 걸리면 참 좋은데 말이야. 그런 행운이 잘 오진 않더라고.”
이런 일에 경험이 많은지 알아서 척척이다.
긴 나무로 테두리를 만들고 합판으로 벽을 둘렀다.
틀이 완성되자 2인 1조로 리어카를 끌고 사방에 흩어진 나무들을 실어 날랐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무료함을 달랬다.
“자넨 이런 일 할 사람으로는 안 보이는데 무슨 사연이 있나?”
“뭐 특별한 게 있겠습니까. 살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그런데 하루 일당은 얼맙니까?”
“참 막노동 처음이라고 했지. 우린 잡부니까 사무실 꺼 떼면 7만 5천 원이야.”
“7만 5천 원이요?”
“왜 그렇게 놀라나? 너무 적어서?”
“하루 종일 땀 뻘뻘 흘리면서 일하는데 좀 그렇긴 하네요.”
2005년인데 아직도 멀었다.
몇 년 전에 자신이 일괄적으로 금액을 올렸던 때가 떠올랐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저녁 5시에 마친다.
그런데 7만 5천원이라니.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물론 자신의 기준으로.
“이것도 많이 오른 거야. 그 KH 강혁 대표님이 몇 년 전에 올리면서 매년 계속 오르고 있거든. 그래도 다른 것보다는 최우선으로 오른다고. 강혁 대표님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던데 하루빨리 나았으면 좋겠어. 자네도 강혁 대표 알지?”
“그럼요. 그분 모르는 사람이 있겠어요?”
“하하. 그렇지. 워낙 대단하신 분이니. 교육부 장관 하시면서 싹 갈아엎은 것 때문에 요즘 얼마나 살 맛 나는지 몰라. 이제 애들 학원 같은 건 보낼 필요가 없어졌잖아.”
자신이 한 일이 이렇게 최하층까지 혜택이 돌아간 듯해서 뿌듯하기도 했다.
“대학을 굳이 안 가도 되는 세상이 됐으니 우리 때완 하늘과 땅 차이지.”
“자녀가 몇 살이에요?”
“둘 있는데 큰 아들이 고3이고, 딸이 고1이야. 내 희망이자 꿈인 녀석들이지.”
생각만 해도 행복한지 미소가 한 가득이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한민국 가장들이 힘을 내게 하는 원천일 것이다.
“근데 원래 무슨 일을 하셨어요? 처음부터 이 일을 하진 않으셨을 것 아닙니까?”
“그렇지. 누가 이 일을 평생직장으로 삼고 싶겠나. 할 수 없이 하는 거지.”
옛 기억을 떠올리는지 아련한 눈빛이다.
저 눈빛은 잘 안다.
가슴 깊숙이 감춰져 있지만, 꺼내기 힘든 한이 있을 때의 저 눈빛.
“휴우……. 나도 번듯한 직장을 다녔지.”
그렇게 시작된 과거의 이야기는 점심시간 때까지 이어졌다.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걸 위에 보고했지만, 돌아온 건 강제 퇴사다시피한 조치였다.
후배가 부장으로 발령이 나고 자신은 그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
가족을 생각해서 참고 참으며 끝까지 버텼다.
그러나 회사는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았다.
온갖 꼬투리를 잡으며 자신을 괴롭혔다.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 충심에 보고를 올렸음에도.
그렇게 7개월을 버티다가 끝내 회사가 판 함정에 걸려 퇴직을 하게 되었다.
그게 5개월 전이었다.
계속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나이가 40살이 넘으니 취직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녔던 회사가 어디였습니까?”
“다 지난일인데 지금에 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ST케미칼이라고 가습기 살균제를 만드는 회사야. 못 들어 봤지?”
“네. 처음 들어 보는 회사네요.”
“근데 걱정이야. 그 제품이 곧 시중에 풀릴 텐데. 요즘은 그것 때문에 마트에 들르는 일이 일상이 되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한심할 뿐이지. 휴우…….”
아직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말이다.
내부 고발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
잘 살아 보자고.
제대로 된 사회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러나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이런 일들이 흔했다.
그날 일과를 마치고 땀에 찌든 7만 5천 원을 받았다.
75조 원을 벌어도 시큰둥할 판에 7만 5천 원을 받으니 참으로 기분이 묘했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일왕과 그 가족들이 몰살됐다는 급보에 대통령과 비서실장은 묘한 표정이다.
“이거 KH에서 하지는 않았겠죠?”
대통령의 물음에 비서실장이 부정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강혁 대표가 입원해있는데 누가 지시를 하겠습니까. 연구소에서도 안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긴 한데. 이 시기에 거기만 피해를 입은 게 좀 그렇단 말이죠.”
“장소를 지정해서 진진을 일으켰다는 말입니까?”
“하하. 내가 좀 나갔나요?”
“그런 것 같습니다. 일본이 천벌을 받은걸 겁니다.”
“강 대표는 아직인가요?”
“네. 아직 혼수상탭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지켜봐야만 하니 정말 힘드네요.”
“꼭 일어날 겁니다. 그렇게 갈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쉽게 갈 사람이 아니죠. 꼭 일어날 겁니다. 우리 그렇게 믿읍시다.”
둘은 그렇게 믿었다.
꼭 일어날 것이라고.
“그런데 중국이 한 짓이 아니면 어디서 한 짓일까요?”
침통함과 쓸쓸한 표정이던 대통령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범인이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세계가 중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렇게 믿게 하면 되겠죠.”
“중국으로 몰고 갈 생각입니까? 지금은 국경이 중국입니다.”
“지금은 중국이 도발을 좀 했으면 하는 심정이에요. 빼앗긴 우리 역사도 찾아와야지 않겠어요?”
“그렇긴 한데.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하하. 우리가 중국하고 붙으면 질 거라고 생각해요?”
“…….”
“국방부 장관에게 중국하고 붙으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물으니 그러더군요.”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보면서 씩 웃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듯이.
“3일이면 모두 쓸어버릴 수 있답니다.”
* * *
막노동에 온 몸이 녹초가 된 강혁.
다음날은 당연히 일을 나가지 않았다.
나가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막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적은 돈을 받고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
힘든 몸을 이끌고 옥상으로 올라간 강혁은 전화를 걸었다.
편한 일을 했다고 했는데 지금 손가락을 덜덜 떨리고 있었다.
“ST 케미칼이라는 회사 조사 좀 해 보세요. 인터넷에 뜬 것 말고 모두요.”
-알겠습니다. 혹시 인수를……?
“그건 아닙니다. 진행 중인 제품이 있으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세세히 알아보세요.”
-네. 근데 대표님. 언제쯤 복귀할 생각입니까?
“이런 일이 어디 흔합니까. 이번에 통수 칠 새끼들 모두 다 골라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