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25)
역대급 먼치킨 재벌-225화(225/342)
# 225
225화 $$$ 강제 다이어트/ 30년만 씁시다
예상한 광경이다.
시장통 바닥에 버려진 야채와 짓뭉개져 물러 터진 과일.
그 더러운 것을 아무렇지 않게 주워 먹는 사람들.
손가락에 묻은 과즙마저 아깝다는 듯이 쪽쪽 빨아 댄다.
날 파리가 들러붙어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쓰레기통에 버려져 곰팡이가 생긴 바게트빵.
한 젊은 여성이 곰팡이가 생긴 부위를 정성스럽게 떼어 내서 검은 봉지에 담는다.
당연히 먹으려는 거겠지.
이것을 발견한 것도 행운으로 생각한 모양인지 표정이 살짝 밝아진다.
썩은 빵에도 잠깐이지만 미소를 짓는 국민.
남미의 부국, 베네수엘라가 처한 현 주소다.
이들은 노숙자나 거지들이 아니다.
옷은 깨끗하고 머리도 단정히 빗어 넘긴 일반 국민들이다.
최근에 ‘차베스 다이어트’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국민들의 평균 최중이 9kg가량 감소했다는 조사결과에서 생겨난 말이다.
식량이 부족해 끼니를 때마다 챙기지 못한 탓.
전체인구의 33%가 하루 한 끼도 겨우 먹는다는 말은 사실이다.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인간에게는 여러 가지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다.
그중,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통은 아마도 ‘배고픔’일 것이다.
배고픔은 자신이 고통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의 굶주림을 바라보아야 하는 고통이 있다.
‘사흘 굶어서 남의 집 담 안 넘는 사람 없다.’는 말처럼 배고픔은 이성을 마비시킨다.
베네수엘라의 국민들은 그 한계점에 와 있었다.
이 모든 게 살인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만들어 낸 비극.
이제 때가 됐다.
배부른 사람에겐 빵을 줘 봐야 고마운지 모르지만 지금은 다르다.
배고픔에 헛것이 보일 정도가 됐다.
국민들의 비참한 모습이 그걸 보여준다.
지금 건네는 빵 하나는 최고의 값어치를 할 것이다.
우고 차베스를 만난 자리.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다.
하지만 온 목적이 있으니.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려고 합니다.”
입장이 바뀌었다.
돈을 갚으로 온 자신이 칼자루를 쥐었다.
이 칼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명검이 되느냐 부엌칼이 되느냐가 정해진다.
기회란 쉽게 오지 않는 법.
지금은, 이들에게 인정과 온정을 베푸는 것은 사치다.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차베스의 표정이 좋을리 없다.
빌려 준 900억 달러에 달하는 볼리바르화.
그것이 지금은 900만 달러로 격하된 상태니.
한화로 90조 원에 달했던 금액이 90억 원이 되어서 돌아왔다.
차베스는 물론 자신도 기가 찰 노릇이지만, 현실은 현실.
“강 대표. 이거 너무 심한 것 아니요?”
심하긴 하죠. 하지만.
“무슨 말씀입니까? 빌린 금액은 정확합니다.”
“경우가 그렇지 않잖아요. 900억 달러에 달했던 금액입니다. 어떻게 900만 달러만 내놓느냔 말이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대출 신청서에 기재한 볼리바르 화폐의 환산금액이 맞습니다.”
“그거야 맞긴 하지만…….”
어이없는 상황에 말문이 막힌 모양이다.
돈을 내놓은 자신도 미안하긴 했다.
아무리 사업적인 일이라지만 자신도 양심은 있으니까.
“제가 이런 상황이 될지 알았겠습니까? 물론 은행들도 몰랐겠죠.”
“그러지 말고 달러로 원금을 좀 돌려주세요. 보시다시피 상황이 최악입니다.”
“마음은 그러고 싶지만 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KH 그룹 전체의 일입니다.”
“반만이라도 좀 안되겠어요?”
어림도 없는 소리.
입장이 바뀌었다면 당신은 사정을 봐줬을까?
“어렵습니다. 만일 볼리바르화의 가치가 오히려 올랐다면요? 제가 오르기 전 금액으로 갚겠다고 했으면 그대로 받아들였겠습니까?”
“강 대표. 그래도 900만 달러만 갚는다는 건 너무합니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긴 하지.
그렇다고 해도 수십조 원을 갚을 수는 없는 노릇.
“오면서 보니까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더군요. 심각한 상황임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부탁하는 것 아닙니까? 좀 도와주세요.”
“우리 KH 인베스트먼트는 아시다시피 투자회사입니다. 투자의 원칙을 깰 수는 없습니다.”
급조한 원칙이지만 제법 그럴싸하다.
차베스의 표정은 시종일관 찡그러져 있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처럼 펴질 줄을 모른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무섭긴 무섭군요. 이렇게 냉정하게 돌아서 버리다니.”
“전 원금을 갚았을 뿐입니다. 돌아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요?”
“처음 이 금액을 빌렸을 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베네수엘라에 모두 투자를 하겠다고요.”
“그 생각이 바뀌지 않았단 말이요?”
“네.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만…….”
꿀꺽.
바짝 긴장한 차베스.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줄도 모른다.
옆의 비서실장도 마찬가지.
“상황이 바뀌었으니 투자 방법을 조금 달리할 생각입니다.”
“달리하다니요? 제조업 쪽이 아니고요?”
“그쪽에도 하겠지만 다른 쪽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가장 큰 무기.
하지만 지금은 자국을 수렁으로 몬 그것.
“원유에 투자를 해 볼까 합니다.”
“결국 그걸 노리는 거군요.”
“처음엔 이런 계획이 없었는데 상황이 바뀌었지 않습니까?”
“원유와 관련된 것들은 모두 국영기업입니다.”
“현 상황을 직시하셔야 합니다. 일단 나라부터 살려 놔야지 않겠습니까?”
“그래서요? 그래서 어쩌잔 말이요?”
어쩌긴. 돌려야지.
팔 게 있으면 다 팔아야하고.
과거, 소련이 망하면서 그랬던 것처럼.
“민간으로 돌리십시오. 우리 KH가 인수하겠습니다. 그래서 원유 생산 원가를 중동 국가들과 같은 10달러 선으로 만들겠습니다. 약속했던 투자금도 모두 쏟아 붓겠습니다.”
“그걸 넘기면 우리는 앞으로 뭘 먹고 살란 말이요?”
“이번에 체질개선을 할 기회라고 생각하십시오. 우리 한국은 기름 한 방울 안 나지만,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합니까?”
목소리가 높아지는 차베스.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 같은 놈이라 생각할 것이다.
“베네수엘라엔 당연히 싸게 공급될 겁니다. 물론 과거처럼 그 말도 안 되는 가격은 아니겠지만요. 임기 전에 마무리 지으시죠. 퇴임 후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부시와 같은 떡밥.
먹느냐 먹지 않느냐는 그에게 달렸다.
하지만 상당히 고민할 터.
표정을 보니 역시나 고민하고 있다.
현재 차베스의 재산은 모두 탈탈 털린 상태.
이미 재선엔 나가긴 틀렸으니, 퇴임 후를 생각할 때다.
퇴임 후를 책임져 준다는 떡밥을 던졌다.
자, 망설이지 마시고 무시지.
“베네수엘라 역사에 죄인이 될 수도 있는 문제예요.”
“제가 그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증명해 보이면 되겠습니까?”
“무슨 말입니까?”
“콩고가 어떤 나라였습니까?”
“그건…….”
바로 감이 오는 모양이다.
“세계 최빈국이었던 나라입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아프리카 최고의 부국으로 거듭났습니다.”
“…….”
“우리 KH가 들어가서 몇 년 만에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콩고에 있었던 거라곤 넓은 땅과 노동력뿐이었습니다. 우리 KH가 베네수엘라의 유전을 개발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선뜻 입을 열지 못한다.
그는 지금의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 것이다.
그래서 조금 더 보태기를 날렸다.
“우리 KH가 사막을 어떻게 만들고 있습니까? 몽골 고비 사막과 사하라 사막은 물론 중동의 사막에 농작물이 자라고 도시로 바뀌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할 것이다. 가 아니라 이미 된 것을 말하고 있으니.
“원유가 있는 베네수엘라가 그곳들보다 못한 조건을 가졌습니까?”
당연히 아니지.
수십, 수백 아니 수천 배나 좋은 조건을 가졌지.
“우리 KH 생명공학이 어떤 일들을 했는지는 잘 아실 겁니다. KH와 연계된 많은 기업들이 들어오게 될 겁니다. 콩고를 변화시킨 것도 몇 년이 안 걸렸는데, 베네수엘라는 일도 아니죠.”
앞뒤가 딱딱 들어맞으니 차베스도 수긍한 모양이다.
현실을 알게 하고 바뀔 미래를 보여 줬으니.
“들어보니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군요. 이미 결과가 있으니 국민들도 이해하겠죠. 하지만 그 모든 걸 감안한다고 해도. 모두를 넘기는 건 솔직히 조심스럽습니다.”
“30년만 우리 KH에 넘기시죠.”
“그 이후는요?”
“다시 넘겨드리겠습니다. 물론 계약서상에 모두 표기할 테고요.”
솔직히 30년도 필요 없다.
한국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만들려면 앞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세상엔 만일이라는 게 있으니.
“과거 소련이 망했을 때도 많은 국영 기업들을 민간에 넘겼습니다.”
“시간을 좀 주세요.”
“많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사흘. 아니 이틀만 주세요.”
“그렇게 하시죠. 그럼 전, 이틀 후에 뵙겠습니다.”
차베스는 배웅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지금 얼이 빠져 있다는 것.
차베스는 강혁이 나가자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콩고도 그렇고 사막을 바꾼 것도 그렇고요.”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비서실장이 머리를 끄덕이며 답한다.
“KH와 관련된 곳들은 모두 엄청난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유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KH의 도움을 받아서 경제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고요. 무엇보다 그 대상이 KH 그룹이지 않습니까?”
“나도 자네 생각과 같아서 고민하는 중이야. 국민들이 납득할까?”
“굳이 당장은 밝힐 필요가 없습니다. 강 대표 말대로 경제가 안정이 되면 그때 밝혀도 될 겁니다. 무엇보다 퇴임 후도 생각하셔야죠.”
차베스의 제일 큰 걱정거리는 퇴임 후였다.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되던 자신에겐 관심 밖이었다.
“재선은 물 건너갔고. 그나마 퇴임 후라도 편하게 살려면 이 방법밖엔 없겠군. 국민들도 KH 그룹이라면 믿을 테지.”
“식량문제는 바로 해결되겠습니다.”
“세계 곡물시장을 장악한 곳이니 그렇겠지. 진행하도록 해.”
“잘 판단하셨습니다.”
“강 대표가 된 것같이 말하는군.”
한편 이때, 강혁은 다른 인물을 만나고 있었다.
우고 차베스는 원래대로라면 2013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하지만 변화가 생겨, 내년인 2007년 1월 10일 물러나게 된다.
그 자리에 앉는 인물은 이번 사태로 떠오른 인물.
강혁은 그 인물을 만나고 있었다.
“저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뭡니까?”
50대 초반의 디보프.
민주당 소속의 4선의원이다.
제 1당인 사회당과 제 2당인 정의제일당에 이어 제 3당.
두 곳은 차베스 주의를 표방한 당이다.
그렇다 보니 제 3당의 이 인물이 58대 대통령이 되는 모양이다.
“저는 다음은 의원님께서 이 나라를 이끌었으면 합니다. 차베스 대통령과 같은 실패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니까요.”
“누가 됐건 앞으로 그런 미친 정책을 펴진 않겠죠. 그건 그렇지만 날 너무 무안하게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인물에겐 또 확실히 인사를 해야지.
앞으로 일을 해 나감에 있어서, 가장 크게 도움을 받아야 할 인물이니.
“자꾸 이러지 마십시오.”
“우리 KH는 베네수엘라가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길 바랄 뿐입니다. 또 이미 투자를 하기로 했으니 약속대로 들어올 겁니다.”
“그거하고 이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럽니까?”
“혹시나 의원님께서 좋은 자리에 앉으시면 제대로 된 정치를 펴 주십사하고 인사를 드리는 것 뿐입니다. 너무 부담 가지지 마십시오.”
부담이 안 갈수야 있겠나.
아직은 자신의 가치를 모르는 상태니.
역시 투자는 가치를 모를 때 해야지 제격이지.
“의원님이 권력을 잡은 것도 아니니까 이건 뇌물이 아닙니다. 정치 후원금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몇 개월 후면 만기가 끝나는 아주 확실한 투자처다.
이 저평가된 인물은 곧 황제주로 탈바꿈할 것이다.
과거 푸틴이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