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29)
역대급 먼치킨 재벌-229화(229/342)
# 229
229화 $$$ 남자의 눈물/ 치료제 KH-PC-004
퀭한 눈과 벗겨진 머리 주변에 서리가 내렸다.
몇 년 전에 봤을 때보다 몰라보게 말라 버린 몸.
그때의 그 건장했던 잡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져 있다.
자신에게 바득바득 대들던 잡스는 없고, 병고에 망신창이가 된 병자가 있을 뿐이다.
보는 자신이 더 힘들 지경.
밝은 대낮이건만 사무실 안은 커튼을 쳐 놓았다.
조금은 어두운 실내가 그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오랜만입니다. 대표님.”
“얼굴 본 지가 좀 됐습니다. 몸이 여전히 안 좋나요?”
“휴우……. 수술을 했는데도 별로 나아지질 않습니다.”
긴 한숨이 왜 이렇게 애처로울까.
치료제를 여태까지 발표하지 않은 자신이 죄스럽게까지 느껴진다.
“췌장암이라고 들었는데 얼마나 됐습니까?”
“……거의 끝까지 갔습니다.”
“음…….”
죽음을 앞두고 누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겠나.
잡스의 심정이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억만장자라고 해도 소용없다.
췌장암은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니까.
거기다 이미 말기에 가깝다면 완치가 불가능하다.
강혁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말을 어떻게 전한다.
갑자기 찾아와서 ‘치료제에요.’ 하고 내밀기도 뭐하고.
하지만 가장 복잡한 것이 가장 간단하다고 했지.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이제 와서 더 뒤로 미룰 수도 없잖아.
간단하게 쉽게, 쉽게 가자.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더는 못할 짓이다.
“우리 KH 생명공학을 알죠?”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암 치료제를 만든 것도 알죠?”
“물론입니다. 위암, 폐암, 유방암 치료제를 만들었지 않습니까?”
“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스티브 잡스가 누군가?
세계가 인정한 천재다.
여기까지 듣고 뒷내용이 뭔지를 유추할지 못했겠는가.
역시나.
“대표님. 혹시? 췌장암……?”
차마 말이 더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힘없는 몸의 어디서 그런 힘이 생겼는지 순식간에 벌떡 일어난다.
눈빛이 얼마나 강한지 마주 보기가 버거울 정도.
“운이 좋았습니다.”
“정말입니까? 정말 췌장암 치료제를 만든 겁니까? 확실히요?”
“맞아요. 이번에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가지고 왔어요.”
“헉!”
갑자기 털썩 주저앉았다.
힘이 빠진 몸을 소파에 깊숙이 묻는다.
그리고 가슴을 움켜쥔다.
순식간에 허옇게 떠 버린 얼굴에 더럭 겁이 났다.
이러다가 혹시나 잘못되는 건 아닌지.
“사람 부를까요?”
“괘, 괜찮습니다. 너무 놀라서 저도 모르게 흥분했습니다. 대표님. 췌장암 치료제가 정말 만들어진 겁니까? 효과도 앞의 세 개와 같고요?”
묻고 또 묻고 그리고 또 묻는다.
거의 죽다가 살아났으니 지금 심정이 어떻겠나.
“네. 앞의 세 치료제처럼 효과도 같습니다. 몇 달이면 완쾌될 수 있죠. 약은 이겁니다.”
가지고 온 약을 내밀었다.
그걸 두 손으로 아주 천천히 보듬어 잡는 잡스.
그 어떤 소중한 물건보다 조심스럽게 잡는다.
“…….”
그리고 잡스가 눈을 감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기다려 주었다.
지금은 그럴 때다.
잡스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이 볼을 타고 입술에 닿았다.
다시 입술을 타고 턱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누가 잡스의 눈물을 봤겠나.
이 희대의 천재도 결국 죽음 앞에서는 힘없는 한 인간일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잡스의 굳게 감겼던 눈이 천천히 떠졌다.
그리고 강혁의 두 손을 힘주어 잡는다.
“대표님. 실례인 줄 압니다. 하지만 이렇게 잡고 싶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강혁도 그 뜨거운 두 손을 잡았다.
여기서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나.
그렇게 얼마 후.
잡스가 눈물을 훔치며 자리를 고쳐 잡았다.
“제가 두 번째 삶을 살게 된 거로군요. 이번 삶은 제대로 살아 볼 생각입니다. 주변에 못할 짓도 많이 했는데, 그들에게 모두 용서를 빌어야겠습니다.”
“췌장암 말기에서 살아나는 건 기적 같은 일이죠. 잘 생각하셨습니다.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면서 살아 보세요.”
“대표님이 절 구해 주셔서 더 기쁩니다.”
“어릴 적에 봤던 구절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If you live each day as it was your last, someday you’ll most certainly be right.
(매일 최후처럼 살면, 언젠가 당신은 가장 옳은 사람이 될 것이다.)
“전 이 구절이 아주 맘에 들었죠. 지금도 이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걸 아직까지 기억하시는군요.”
“제 어릴 적 우상은 잡스 당신이었습니다.”
머쓱해 하는 잡스.
“대표님의 우상이었다니 부끄럽습니다.”
“저와 미래를 함께 합시다.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함께 만들어 보시죠.”
“제 남은 삶은 대표님과 함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강혁은 이곳에 오기 전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 * *
KH 생명공학 연구소.
윤정호 연구소장을 만난 자리.
“드디어 세상에 내놓을 때가 된 겁니까?”
“네. 발표하세요. 준비가 끝나면 바로 시판하고요.”
“오랜 시간 기다렸습니다. 혹시, 이 약을 누구에게 줄 겁니까?”
“애플의 스티브 잡스요.”
그리고 미국의 조동길 팀장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현재 애플 지분이 35%죠?”
-네. 별도로 지시하실 내용이 있습니까?
“다시 더 끌어 모으세요.”
-얼마까지나 생각하십니까?
“50%만 안 넘어가게 최대로요.”
-그러면 언제까지 진행하면 되겠습니까?
“6개월 안으로만 끝내면 될 겁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 * *
“이제 우리 두 사람은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전 애플이 더 높은 곳으로 가길 원합니다. 지금 새로운 폰을 만드는 중이죠?”
“네. 기존 폰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 KH 전자가 이성 전자를 인수하면서 경쟁 관계가 됐지만, 앞으로는 서로 도우면서 상생하게 되겠군요.”
“두 업체가 경쟁하면서 협력을 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 될 겁니다.”
“그렇죠. 그래서 제가 생각해 본 게 좀 있습니다. 한번 보세요.”
아이폰이라는 휴대폰이 어떤 건지는 안다.
하지만 그 세부적인 기술은 알지 못한다.
컬러 화면상에 떠 있는 이미지와 여러 가지 기능들만 어렴풋이 알 뿐이다.
그럼에도 이걸 챙겨 온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그에겐 큰 깨달음이 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보였다.
말이 이어질수록 잡스의 눈빛은 더욱 강력해졌다.
경지에 이른 사람은 그 숨겨진 진면목을 바로 알아보는 법. 바로 알아듣는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습니까?”
“저도 폰 만드는 회사 대표잖습니까. 나름 생각을 했죠.”
“대단합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는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몇 단계는 앞선 기술입니다. 디자인도 정말 환상적이고요.”
당연하지.
2010년 후반에 나온 디자인이니까.
“문자 기능을 이렇게까지 확장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만들 수는 있겠어요?”
“기본 기술은 있어도 추가로 좀 더 연구를 해야겠지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왜 우리 애플에 가져온 겁니까? KH 전자에서 만들면 될 텐데요?”
“아직 우리는 이런 걸 만들어 낼 수 없어요. 그리고 제가 최대주주 아닙니까? 애플이 커야 저도 돈을 더 벌죠.”
몇 개월 후면 49%까지 갈 테고.
그러면 KH 계열사나 마찬가지니까.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애플 공장을 한국의 북쪽에 만들었으면 하는데 괜찮겠어요?”
“최대 주주가 원하는데 당연히 따라야죠. 곧 추진하겠습니다.”
인상 한번 안 쓰고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KH 전자도 북쪽으로 이전할 겁니다. 나란히 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이건 제가 그냥 생각해 본 겁니다. 앞으로는 애플에서 해 나가야죠.”
당신이 해 나가야 할 일이지.
당신 아니면 해낼 사람이 없으니까.
* * *
【KH 생명공학의 네 번째 암 치료제】
《췌장암 치료제 KH-PC-004》
KBC 9시 뉴스.
『시청자 여러분! 이번은 KH 생명공학 소식입니다.
KH 생명공학 연구소는 위암, 폐암, 유방암 치료제를 만든 바 있는데요.
이 세 가지 암 치료제는 우리 한국의 경제발전은 물론, 전 세계의 병자들에게도 많은 새 생명을 줬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모자랐던 사태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새로운 암 치료제를 만들었다는 소식인데요.
이번에는 췌장암 치료제입니다.』
“최 박사님. 췌장암은 걸렸다 하면 거의 사망이다는 무서운 질병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이 췌장암은 주변으로 전이가 상당히 빨리 진행됩니다. 때문에 치료가 극히 힘든 질병이죠. 발병 초기라고 해도 치료율이 극히 낮아서, 암 중에서도 최악의 암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런 무서운 질병의 치료제를 KH 생명공학에서 또 만들어 냈는데요. 과거와 같은 현상이 또 일어나겠습니까?”
앵커의 뒤로 화면이 떠오른다.
난장판이 된 국내 공황 모습.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모자라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들.
최 박사가 화면을 보며 설명을 이어갔다.
“과거 암 치료제를 발표했을 때의 공항 모습인데, 이때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추가로 더 임대했었습니다. 외국 항공사들도 한국 운항 편을 대폭 늘렸었죠.”
“저도 그때를 기억합니다. 외국 출장이나 여행을 갔던 사람들에겐 끔찍한 날들로 기억될 겁니다. 국내로 들어가는 항공편이 모자랐으니까요.”
앵커가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과거의 일이 떠오른 모양인지.
“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대규모 혼란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혁 대표가 한국 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대주주지 않습니까? 또 미국의 보잉사의 대주주이기도 하죠. 이 때문에 비행기를 대거 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주 싼 가격에 샀다고 들었습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 세 가지 치료제만으로도 국내 경제가 비약적으로 살아났는데, 이번에도 상당하겠죠?”
화면이 바뀌면서 그래프들이 떠오른다.
“과거 암 치료제가 시판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친 영향입니다. 그래프가 위로 확 올라가는 게 보이실 겁니다.”
“상당하네요. 이런 결과가 세 번에 걸쳐서 반복됐으니까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죠?”
“과거의 결과가 보여 주니까 더 말해서 뭐하겠습니까. 이번에도 수많은 외국인들이 국내로 들어올 겁니다.”
“그런데 아직 가격은 발표하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는 좀 많이 높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세 가지 치료제는 싸도 너무 샀지 않습니까. 대폭 올려도 뭐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이번 치료제는 이미 죽을 날짜를 받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치료제니까요.”
강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앞의 세 가지 암은 걸렸다고 모두 죽는 병은 아니다.
1, 2기 정도만 되면 힘들긴 하지만 완치가 되는 사람들도 많으니.
하지만 이 췌장암은 다르다.
걸렸다하면 거의 90%가 넘는 사람들이 생명을 잃는다.
그러니 앞의 치료제와는 그 중요도가 다를 수밖에. 당연히 가격도 다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KH 생명공학 윤정호 연구소장의 기자 회견이 열렸다.
그런데 윤 소정의 얼굴이 또 잔뜩 찡그러져 있다.
강혁이 또 이상한 지시를 내린 모양인데.
『췌장암 치료제 KH-PC-004는 앞의 세 가지 치료제와는 다른 가격을 책정하려고 합니다.
유방암과 폐암 치료제의 가격은 각각 내국인 200만 원, 외국인 1,000만 원이죠.
하지만 이번 췌장암 치료제 KH-PC-004는, 내국인 500만 원. 외국인은 1,500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단, 일본과 중국은 가격이 다릅니다.』
회견장이 순식간에 시끄러워진다.
기자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이다.
그중에 특히 일본과 중국 방송국 기자들은 황당하다는 얼굴.
파파팍!
플래시가 윤정호 소장의 얼굴에 수없이 박힌다.
윤 소장의 얼굴이 더욱 찌그러진다.
햐아. 대표님은 왜 내게 이런 발표를 자꾸 시켜 가지고.
이러다 내가 제명에 못살지.
한 기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중국 CCTV의 야오밍 기자입니다. 그럼 두 나라에 판매될 금액은 얼맙니까?”
“일본과 중국 모두 5000만 원 입니다.”
또다시 시끄러워지는 회견장.
“왜 두 국가에만 가격이 이렇게 비싼 겁니까?”
“지금 하는 제 말은 저희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중국은 이유를 잘 아실 테고. 일본도 깊이 생각해 보면 알 거라고 하셨습니다.”
강혁은 상당히 뒤끝 있었다.
일본은 기회가 올 때마다 한 번씩 밟아 주기 위함이었다.
그래야 먹고살기에 바빠서 딴 생각을 못 할 테니까.
그리고 중국은 자신을 암살하려고 했었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었고.
물론 사실은 아니지만, 세계인들에게 그렇게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