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40)
역대급 먼치킨 재벌-240화(240/342)
# 240
240화 $$$ 라면 먹고 가실래요?/ 파생상품의 덫
고아현 차장이 자료를 내려놓는다.
이번 2008년 신입직원 최종 면접 대상자 명단이다.
정민지 실장은 비서실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신에 식품 분야 총괄이사를 맡았다.
그 뒤를 고아현 차장이 맡게 되었다.
그러니 지금은 고아현 차장이 비서실장인 셈이다.
“본사와 계열사 전 대상자입니다.”
“경쟁률이 상당하네요?”
“네. 아마 이런 경쟁률을 보인 회사는 우리 KH가 처음일 거예요.”
“그 경쟁률을 다 뚫었다면 대단한 인재들이겠군요.”
“한국인은 출신학교를 보지 않으니까 기준을 정하긴 모호하지만, 다방면으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우리가 필요한 인재들은 틀림없어요.”
빠르게 넘기며 대상자들을 일일이 살폈다.
각 계열사별로 특화된 인재들이라, 최종 면접에 뽑힌 인원도 상당히 많았다.
그렇게 수십 장을 넘기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응?”
“왜 그러세요?”
“생명공학 면접 대상자들은 외국인들이 많네요?”
“네. KH에 입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 깔렸으니까요.”
“이번에 저도 생명공학에 환경 파트 면접관으로 참석하죠.”
잠시 빤히 쳐다보는 고아현 실장.
좀처럼 드문 경우라 무슨 뜻인지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별거 아닙니다. 그냥 머리 좀 식힐 겸 해서요.”
“아, 전 또. 윤 소장님께 통보해 놓겠습니다.”
고아현 비서실장.
KH 그룹과 같은 기업에서 37살에 비서실장에 올랐다면 대단히 성공할 케이스다.
그만큼 실력이 상당하다는 얘기고.
하지만 그녀에게는 슬픈 사연이 있었다.
이 사연은, 병상에 누워 있는 것처럼 꾸미고 변장을 한 채로 회사에 들렀다가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안타깝게도 아직 미혼이다.
해외 사막 현장을 맡고 있는 오태식 부장에게 마음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더 가깝게 지내지 못하면서 점점 소식이 뜸해졌다.
그 때문인지 오 부장은 자신의 짝을 콩고에서 찾아 버렸다.
그녀를 두고 콩고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것이다.
그때부터 남자를 만나지 않더니 지금까지 미혼이다.
그래서 고아현 비서실장을 볼 때면 웬지 가슴이 싸하다.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을 보는 느낌이랄까.
“아직 만나는 사람 없어요?”
“네?”
많이 당황한다.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물으니 그럴 수밖에.
“언제까지 혼자로 있으려고요?”
“저, 그게. 아직은…….”
“아직도요? 내가 처음 면접 봤던 사람이 오태식 부장님과 실장님이죠?”
“네. 저도 그때 생각 가끔 나요. 대표님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젊은 모습에 많이 놀랐거든요.”
물론 자신도 그때를 기억한다.
정민지 식품 분야 총괄이사를 영입하고 처음 직원을 뽑은 날이었으니.
얼마 되지도 않는 인원이었기에 더욱.
“이미 떠난 사람인데 어쩝니까. 다 잊고 새 사람만 만나세요.”
회사 대표가 이런 말 하는 게 우습기도 하다.
하지만 이 두 사람과는 각별한 관계라서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고 실장이 엄청난 미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떨어지는 미모도 아니다.
다만 미혼여성으로서 나이가 좀 많긴 하지만.
그러나 능력으로 충분히 커버될 수 있다.
집도 있고 모아 놓은 돈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연봉이 세계 최고인 회사에서 10년을 넘게 다녔으니.
“내가 이런 말해서 좀 그렇긴 한데. 빨리 잊었으면 합니다. 그 나쁜 오태식 부장은요.”
오태식 부장님 미안.
여자는 전혀 관심 없는 척 하더니 콩고여자랑 결혼해 버리고.
이 천하의 카사노바 오 부장아.
해바라기가 된 고아현 실장은 이제 어쩌라고.
“다 알고 계셨네요?”
“우연히 알게 됐어요. 내가 도울 게 있으면 도와줄 테니까 올해 안에는 꼭 결혼해요. 꼭 해야 합니다.”
“남자가 없는데 어떻게 결혼해요.”
“없어도 결혼하세요.”
“네?”
말해 놓고 보니까 이상하다.
옛날 생각난다.
첫 애마를 샀던 때.
옆집 여자에게 첫 애마부인이라고 했던 때가.
그때 많이 오그라들었었지.
“큼. 실숩니다. 꼭 남자 만나서 결혼하세요. 올해 안으로요.”
“…….”
직원의 연애사까지 참견하면 그렇지만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했다.
그녀는 지금처럼 정민지 실장이 떠난 자리를 맡아야 하기에.
이제는 과거완 달리 비서실장 자리를 맡길 사람이야 널렸다.
하지만 믿고 맡길 사람은 아직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말 힘들 것 같으면 말하세요. 내가 중매해 볼 테니까요.”
“대표님이요? 정말요?”
“한번 해 보죠.”
“그럼 대표님이 소개해 주세요.”
뭐 이런 갑작스런 전개가.
이걸 노린 건 아니겠지만 혹시나 싶다.
말은 뱉었으니 물릴 수는 없고.
그녀는 분명 청순가련했는데.
갑자기 무섭게 보이는 건 왜일까.
“그러죠. 한번 알아볼게요.”
이틀 후.
KH 생명공학의 면접장.
KH 생명공학은 여러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크게는 곡물, 제약, 수산, 환경공학, 미용 등.
이 파트에서도 다시 수많은 파트로 나뉜다.
강혁이 면접관으로 간곳은 환경공학 파트.
대 회의실엔 수백 명의 대기자가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런데 면접 보러온 복장이 각양각색이다.
KH에서는 정장만 빼고는 아무 옷이나 상관없었기에.
면접은 소 회의실에서 치러졌다.
7명씩 순번대로 들어오는 식이다.
면접관은 생명공학 윤정호 연구소장과 각 파트별 소장들이다.
그러나 오늘은 강혁이 참석해서 양쪽이 바짝 긴장한 상태.
면접관들도 면접 대상자들도 모두.
수십 명이 면접을 보고 나가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15번째로 7명이 다시 들어왔다.
미국 여성: 2명.
이탈리아 여성: 1명.
독일 여성: 1명.
한국 여성 1명.
미국 남성 1명.
러시아 남성 1명.
KH에서는 남녀를 상관하지 않는다.
국적도 따지지 않는다.
면접은 영어로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어를 할 경우엔 가산접이 조금 더 주어졌다.
그런데 면접자들 대부분이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이들 모두가 KH에 취직하기 위해서 한국어를 따로 공부했다는 뜻.
그런 면에서는 한국인이 더 유리한 건 사실이었다.
“우리 회사를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됐나요?”
강혁이 러시아 남성에게 던진 질문이다.
“블리디보스토크 주변에 세워지고 있는 신도시에서 알게 됐습니다.”
“거기에 가 봤겠군요?”
“부모님 두 분 모두 감자 농장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집도 그 안에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 KH와 인연이 깊네요. 모스크바 대학교를 나왔군요.”
한국인은 대학 명을 기입할 수 없다.
모든 기업에서 대학교 이름을 보고 직원을 뽑지 않아서다.
그래서 아예 대학교 이름을 적는 칸 자체가 없다.
하지만 외국인은 기입하게끔 되어 있었다.
외국은 한국의 선진 시스템을 아직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그러니 누가 우수한 인재인지 일단은 대학을 믿고 걸러 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서류 심사에서뿐이다.
자격이 못 미치는 사람은 3차에 걸친 면접에서 모두 걸러진다.
최후엔 인성검사와 정신감응 테스트도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억하죠?”
“네.”
이탈리아 여성에게 물었다.
순서대로 묻지 않고 두 명을 건너 띄고 물으니 당황한 모양이다.
“그때 우리 한국의 안정환 선수를 이탈리아 축구팬들이 죽인다면서 야단을 떤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세요.”
모든 면접엔 답이 없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된다.
“4년을 기다려야 열리는 월드컵을 안정환 선수가 망쳤으니 화가 난 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났음에도 선수에게 살해 위협을 가한 건 부끄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KH 생명공학엔 비밀 서약이 있습니다. 받아들일 겁니까?”
“물론입니다.”
“회사에서 국적을 옮기길 권유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잠시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쉽게 답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게 감점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가산점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바꾸겠다고 바로 대답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정신이니까.
“아직 입사를 하지 않은 상태라서 바로 대답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강혁은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않고 한국 여성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뭔가요?”
“강혁 대표님이 계신 KH에서 꼭 일하고 싶어서입니다.”
“저의 어떤 점을 보고요?”
“대표님은 다른 재벌들과는 달랐습니다. 한국을 생각하시고 서민을 위해서 일하셨습니다. 또 외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으셨습니다.”
“저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닙니다.”
면전에서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조금은 부끄럽다.
한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한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온전히 한국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한국을 발전시킴으로써 KH가 더욱 큰 이익을 보기 위함이었다.
“정부와 우리 KH 주도하에 전국에 고시원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순간 움찔하는 그녀.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올 뻔 했다.
그녀는 2년 전 고시원에서 만난 주인 딸이다.
자신에게 라면을 끓여 주었던.
“고시원은 사람이 생활하기엔 너무 힘든 곳입니다. 공사비를 지원해 주고 있으니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고시원과 원룸이 현재 짓고 있는 크기로 바꿨으면 합니다.”
“상급자의 비리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 할 건가요?”
“보고할 겁니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는데요?”
“강혁 대표님께 직접이요.”
옆의 면접관들이 억지로 웃음을 참는다.
자신도 나오려는 웃음을 참았다.
그래. 비리 저지르는 놈은 가만두지 않지.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뭔가요?”
이런 질문을 할지는 몰랐겠지.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잠시 머뭇거린다.
하지만 이내 용기를 내면서 답변했다.
“라면입니다.”
“그렇게 보입니다.”
“네?”
“아닙니다.”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와 버렸다.
달걀을 두개나 통통 띄워서 주었던 그 맛이 아직도 기억난다.
김치도 맛있었는데.
참 맛있게도 먹었었다.
강혁은 그녀의 면접을 보고는 본사로 들어갔다.
물론 그녀의 번호에 붉은 동그라미를 치고 메시지를 남겼다.
좀 유치하지만 가장 확실하게.
《무조건 합격》
그녀는 무조건 합격됐다.
* * *
강혁은 3월 초 청와대를 찾았다.
미국으로 가기 전에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였다.
새로 대통령 자리에 앉은 전의 민정수석이 반갑게 맞았다.
“할 말이 있다고요?”
“네. 현재 미국 상황이 심각합니다. 지금은 시작이지만 올해 안에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져온 자료를 내려놓았다.
“금융권에 이 자료대로 하라고 지시하셔야 합니다.”
“어떤 내용들입니까?”
“환 헷지 파생상품 중에 키코와 스노우볼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걸 모두 내다 팔아야 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다이너마이트 심지에 불이 붙었다.
이게 왔다 갔다 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다이너마이트가 한국에도 들어와 있다.
그게 환율과 관련된 키코와 스노우볼로 불리는 파생상품이다.
현재의 국내 경기흐름으로는 한국 경제가 크게 휘청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니 털어 낼 수 있을 때 하루라도 빨리 털어 내는 게 좋다.
“대표님이 이렇게 급히 서두르는 걸 보니까 이유가 저도 급해집니다. 알겠어요. 바로 조치하도록 하죠. 이런 게 있으면 언제라도 달려오세요.”
대통령은 즉지 지시를 내렸다.
각 금융권들은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내려지자, 어쩔 수 없이 모두 외국에 팔아넘길 수밖에 없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넘겼다.
강혁은 국내가 정리되자 부시를 만나러 미국으로 넘어갔다.
이라크를 해결해 줬으니 주머니를 채워야 할 때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