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46)
역대급 먼치킨 재벌-246화(246/342)
# 246
246화 $$$ 하루살이 5형제/ 이런 놈들은 깔끔하게 보내야지
윌리엄이 찾아온 그날 저녁.
강혁은 전 생을 통틀어서 제일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
“강혁 씨. 표정이 왜 그래요?”
티 났나?
“아니. 별거 아냐. 오늘은 일찍 자지.”
“낮에 찾아온 그 사람들 때문에 신경 쓰이는 일 생겼어요?”
“자긴 왜 애가 안 생겨?”
“네? 갑자기 그게 무슨……?”
결혼한 지도 꽤 됐지만 아직도 부끄럼은 여전하다.
얼굴빛이 잘 익은 복숭아 색처럼 바뀐다.
“혹시. 내가 씨가 없나?”
정말 그러면 큰일인데.
우월한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 주지 못하고 대가 끊긴다.
안 되지. 절대로.
“말이 씨가 돼요. 그런 말 마세요. 걱정 많이 되면 내일 저랑 병원 가 볼까요?”
“한번 가 보는 것도 괜찮겠지?”
“그럼요. 내일 일찍 가 봐요.”
사실 심채희는 이미 병원에 두 번이나 갔었다.
결혼한 지가 언젠데 아직 아이가 안 생기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결과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너무 건강하단다.
신체나이가 7살이나 더 어리게 나왔을 정도로.
300년산 산삼을 콩나물 먹듯이 먹어 됐으니 이해가 됐다.
그러면 남편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쉽게 묻지 못했다.
세상 다 가진 남편이 이 일로 힘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래서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천만다행히도 오늘 남편이 먼저 말을 꺼내자 하늘이 돕는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래. 아침 일찍 가 보자. 전현택 이 자식은 벌써 임신시켰다던데. 그 숯 검댕이가 능력도 좋아.”
“아이 많이 보고 싶죠?”
“솔직히 잘 모르겠어.”
“미안해요.”
“자기가 왜 미안해? 설령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말 다시는 하지 마.”
“고마워요.”
심채희는 그 넒은 가슴에 살포시 안겼다.
남편의 가슴은 언제나 따듯하고 듬직했다.
“그럼. 오늘은 기어코. 알지?”
“…….”
아빠! 나 오늘 세상 구경하는겨?
그래 임마!
* * *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에 들러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주치의 말로는 자신의 정자가 힘이 좋댄다.
시바. 그런데 왜 안 생기냐고.
“심리적인 요인이 큰 것 같습니다. 언제 날을 잡으셔서 사모님과 여행을 다녀오시는 게 어떻습니까?”
“내 정자는 건장하다면서요?”
“두 분 모두 건강하시긴 합니다. 하지만 심리적인 요인이 임신에 방해를 줄 수 있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대표님께서 두 번이나 큰 사고를 당하셨지 않습니까?”
“…….”
아내는 처음엔 몰랐지만 두 번째는 말했었지.
아내가 물질적으로는 편했을지 몰라도 마음은 그렇지 못했을 것 같았다.
항상 긴장된 상태였을 수도 있었겠다.
그러니 제대로 착상이 되지 않았을 수도.
“사모님께서는 아마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오래 유지한 것 같습니다. 마음을 차분히 하시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여행을 권하는 겁니다.”
“그래 보죠. 여긴 다른 직원들도 자주 오나요?”
“대표님께서 임원진들과 그 가족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셨지 않습니까. 모두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국적으로 병원들도 다 만들어졌으니까 의료 개혁을 한번 생각해 봐야겠군요.”
“의료 개혁이라고 하시면?”
“국민들이 편하게 병원을 사용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거죠.”
“지금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바꿀 수 없게요. 미국 꼴 나지 않게 말이죠. 그럼 박사님. 전 또 다음에 들를게요.”
“네. 대표님. 잠시만…….”
따로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
“자기. 먼저 나가 있어도 되겠어?”
“그럼요. 말씀 나누시고 나오세요.”
말도 어쩜 이렇게 예쁘게 하는지. 큼큼.
아내가 나가자 주치의가 말을 꺼냈다.
“전에 대표님 대역을 했던 그 환자분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왜요? 아직 혼수상탭니까?”
“네.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가족도 없어서 누가 대신 병원비를 내줄 사람도 없습니다.”
“식물인간이란 말인가요?”
“혼수상태긴 한데. 아직 정확히는 모르고 있습니다.”
허락도 구하지 않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다.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분이 깨어날 때까지 우리 병원에서 치료해 주세요.”
“언제가 될지 모릅니다.”
“상관없습니다. 계속 치료해 주세요.”
“네.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이분은 그래도 복 받은 분입니다.”
주치의도 자신의 말에 마음이 놓이는 모양이다.
얼굴에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짓는다.
“여행 다녀오시고 다시 들러 주십시오.”
“그러죠. 그분은 잘 보살펴 주세요.”
“대표님의 지신데 누가 안 따르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 * *
윌리엄이 만나 보라고 한 인물들.
그들을 만났다. 오늘.
어디서?
절대 외국에서는 만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그랬더니 결국 그들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그들이 더 급했던 모양.
약속장소로 한국을 끝까지 고집한 건 만일을 위해서였다.
한곳에 모여 있으면 처리하기가 쉬워지니까.
한국을 떠날 때는 비행기를 이용할 테니.
그들을 만나기 전 볼튼 소장을 만나서 뭔가를 건네받았다.
일종의 위치 추적기라고 할까.
가로 세로 1cm 정도하는.
여기는 판교 KH운동장.
사방이 트여 있으니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그들은 황당해하는 표정이다.
그들과 함께 온 윌리엄이 묻는다.
“여기서요?”
“좋지 않습니까? 이보다 더 좋은 장소도 없습니다.”
수만 명을 수용하는 한국에서 제일 큰 운동장이다.
운동장 중앙에 둥근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의자도 알맞게 있고.
특급 호텔에서 초빙한 요리사들도 대기하고 있었다.
함께 온 인물들은 모두 5명.
6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다.
겉모습만 봐서는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백인들.
“세계가 어수선하다 보니 외국 보다는 한국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이색적이긴 합니다. 운동장 중앙에서 식사를 다하게 될 줄은 하하.”
확실히 영어가 모국어는 아니다.
윌리엄과 비슷하게 어눌하다.
자신은 이미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영국 영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국에서 사용하는 영어도 아니다.
억양도 많이 서툴고.
모두 의자에 앉자 윌리엄이 소개를 시작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모두 유태계다.
국적은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이스라엘.
윌리엄 말대로 국적은 제각각이다.
이스라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내.
이 사내가 우두머리로 보였다.
그가 호박죽을 한 스푼 뜨고는 입을 열었다.
“대표님은 TV로 자주 봤습니다. 직접 보니까 젊은이 부럽네요.”
“저는 왜 보자고 하신 겁니까?”
“하하. 젊어서 그런지 급하긴 급하시군요.”
“젊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좀 급한 편입니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딴말이다.
“처음엔 운동장 중앙이라서 이상했는데 막상 앉아 보니 이보다 더 편안한 데가 없습니다. 나도 이걸 좀 써먹어야겠어요.”
영감탱이야. 말 돌리지 말고.
별 시답잖은 말만 꺼내고 있어.
“만나자고 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다시 본론부터 꺼냈다.
“예상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점쟁이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너무 적의를 보이는 것 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 없습니다. 앞으로 한배를 탈지 모르니까요.”
“선문답하는 걸 별로 즐기지 않습니다. 용건만 간단히 말씀하시죠.”
호박죽이 꽤 맛있었나 보다.
작은 그릇이 벌써 비워졌다.
다른 사람들도 꽤 많이 비웠다.
“그러면 용건부터 말하죠. 그런데 이게 무슨 스프죠? 호박으로 만든 건가요?”
용건부터 말한다더니 또 이런다.
“네. 한국에선 호박죽이라고 부릅니다.”
“참 별밉니다. 맛있어요. 호박에서 이런 맛이 다 나다니요.”
“돌아가실 때 많이 싸드리겠습니다.”
“뭐. 그렇다면야.”
냅킨으로 느긋하게 입을 닦는다.
그리고 음료로 목을 축이고는 입을 열었다.
답답해 죽을 정도로 천천히 한다.
“우리는 모두 한 형젭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 많이 닮았다.
그러면 윌리엄은?
윌리엄을 쳐다보자 머리를 천천히 흔든다.
“이 친구는 아니고요. 우린 한 부모 밑에서 자란 5형제죠.”
그건 이제 알겠고.
전생에 굼벵이 5형제였나.
“제가 첫째죠. 가업 때문에 흩어져서 국적이 다르긴 하지만 우린 한 핏줄입니다. 윌리엄 이 친구는 우리 가문을 돕는 사람이라고 해 두죠.”
몇 개 나라를 작살낼 정도로 힘을 가진 윌리엄이 그냥 돕는 친구라고?
옆의 윌리엄을 보자 별로 인정하는 얼굴은 아니다.
둘의 생각이 다른 모양인데.
“우린 대표님을 오래전부터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전 누가 지켜보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감은 한번 씩 웃고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대표님이 유가 선물에서 많은 수익을 본 때겠군요. 911과 이라크 전이라는 변수가 있었음에도 그런 정확도는 놀라운 것이었죠. 우리도 그런 수익을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때부터 대표님을 주시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절 왜 보자고 한 겁니까?”
“급하더라도 좀 더 들어봐 주세요.”
그래. 일단 들어는 주마.
윌리엄과 한패라면 결코 가만둘 수 없는 족속들이니.
보내기 전에 들어는 봐주지.
“제가 알기로는 대표님과 같은 어린 나이에 이런 능력을 보인 사람은 과거에도 지금도 없었습니다.”
“그런 말을 여러 번 듣기는 했습니다.”
이젠 듣기도 지겹다.
“그 대담한 배팅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죠. 특히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틈타서 먹어치우는 그 과감성. 정말 놀랐습니다.”
자신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면 기분이 좋지 않다.
이자는 상대가 불쾌하게 생각하든 말든 하고 싶은 말은 끝까지 한다.
이런 자들은 항상 남 위에 군림해 왔을 것이다.
그러니 상대의 기분 따윈 애초에 고려대상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에게까지 이러는 건 참지 못하지.
“우린 보시다시피 나이가 많아요. 그런 면에서는 대표님이 우리보다 더 많은 걸 가졌죠. 윌리엄 이 친구도 내년이면 70살이니까요.”
“말을 자꾸 돌리시는데 바로 말씀하시죠. 원하는 게 뭡니까?”
그는 혀로 입술을 한번 축이고는 굳은 얼굴과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베네수엘라를 넘겨주세요. 한 사람이 원유와 곡물을 독점하면 그는 현실에서 신이 될 수 있죠. 그만큼 위험하단 말이기도 하고요.”
결국, 이거였군.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를 먹겠다는 말.
그 말을 하려고 그렇게 빙빙 돌린 거고.
하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대체에너지로 생각하고 있는 태양열 모듈이 아직 생활전반에 상용화되지 않았다.
원유를 과거와 같이 해외에서 수입을 하게 되면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절대 들어줄 수 없는 말이다.
“베네수엘라가 그렇게 탐났으면 경제 위기가 왔을 때 들어가시지 않고 왜 지금에서 나서는 겁니까?”
“베네수엘라를 다른 사람이 차지했으면 이러지 않죠. 하지만 KH는 세계 곡물시장을 이미 장악했잖아요. 거기에 지금은 원유까지. 너무 위험해요.”
자기들은 괜찮고 자신은 안 된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차지한 지 몇 년이 흘렀지만 오히려 더 안정적이지 않습니까? 지금은 OPEC에서 장난질 치지도 못하고요. 혹시 OPEC 회원국과 관계가 있습니까?”
“아예 없는 건 아니죠. 현대 사회에서 원유는 곧 힘입니다. 지금 그 힘이 대표님 때문에 흔들리고 있어요.”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다.
정의를 위한 것처럼 거창하게 떠들지만.
“그쪽들 힘 말입니까? 편하게 살아서 보통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잘 모르죠? 직장생활 해 본 적 있어요?”
“…….”
직장은 개뿔.
월급 받아 본 적이 있겠나.
“배고파 본 적도 없겠네요. 이보세요. 5형제 양반님들. 무슨 독수리 5형제도 아니고. 내가 왜 당신들 말을 들어야 합니까? 나이를 먹었으면 좀 베풀면서 사시지. 죽을 때 돈 가지고 간답니까?”
“우린 최선의 호의를 베푼 거요. 마지막 기회란 말이요.”
“한국이나 외국이나 자수성가한 사람이 아니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몰라. 가 보세요. 호박죽은 넉넉히 챙겨드리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윌리엄이 나섰다.
“강 대표. 잘 생각해야 합니다. 이분들에게 밉보이면 중국에서 일어났던 일이 다시 되풀이될 수도 있어요.”
“…….”
깊이 고민에 빠졌다.
잠시 그러게 보이게끔 행동했다.
급격히 변하는 태세변화.
“제가 잠시 흥분한 것 같습니다. 저한테도 생각할 시간을 주셔야지 너무 몰아붙이시니.”
“알겠습니다. 우리도 오늘 당장 답변을 들으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첫째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기분이 나쁠 수도 있었을 텐데 평정심이 대단하다.
강혁도 겸연쩍은 얼굴을 하며 맞잡았다.
아마 이들은 중국에서의 저격 사건 때문에 행동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며칠 내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전용기를 타고 오셨습니까?”
“네. 인천공항에 있죠.”
“저도 전용기가 있는데 구경 좀 잠깐 시켜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죠. 함께 갑시다.”
강혁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잠깐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뭔가 꿍꿍이가 있을 때 짓는 특유의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