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7)
역대급 먼치킨 재벌-27화(27/342)
# 27
027화 $$$ 작은 것의 차이
“이 교수가 왜 내게 가 보라고 한 줄 아는가?”
“투자의 시각을 넓히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뭐 그런 면도 있겠지. 그게 단가?”
“네?”
대답하자마자 다시 물어오니 순간 당황했다.
숨 좀 돌리고 하시지.
“단지 그뿐이냐는 말이네.”
“아끼는 제자라서 아닐까요?”
“그게 친형에게까지 보낼 만한 이유가 될까?”
맞는 말이다.
사채업이 그렇게 내세울 만한 직업도 아니다.
그런데 그 일을 하는 친형을 소개해 준다?
십분 양보한다 해도 제자라는 이유만으론 부족했다.
“교수님께서 따로 생각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군. 내가 아무나 만나 주는 사람도 아닌데.”
“그렇게 보이십니다.”
풍기는 포스며 집안 풍경이 예사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도 지금 이렇게 자네와 얘길 나누고 있잖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흘흘. 딴 뜻은 없네. 단지 이 교수의 마음이 어떤지 자네가 알았음 해서지.”
“지금은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차 한 모금을 마신 이종국은 옆의 딸을 돌아봤다.
세상 모든 아버지의 눈빛이 거기에 있었다.
“자네가 나이는 어려도 그 인물이 보통 아님을 아네. 물론 이 교수도 알았을 테지.”
자신에 대한 신상은 이 교수에게 들었을 것이다.
거기다 사채업을 할 정도면 사람 보는 안목도 상당할 것이고.
“이 교수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지?”
“평소에 말씀이 많이 없으세요.”
“이 교수 성격이 좀 까탈스럽긴 해.”
“그 정도까진 아닙니다.”
혹시나 이 교수의 귀에 들어갈까 싶어 바로 정정했다.
“놀라긴. 동생이 누굴 소개한 건 자네가 처음이야.”
“저도 형이시라는 말에 많이 놀랐습니다.”
“놀라긴 나도 마찬가지네. 이 교수가 제자에게 이렇게 애착을 가지는 건 처음 보니까.”
강혁을 쳐다보는 눈빛이 전혀 처음 대하는 눈빛이 아니다.
그만큼 이종국도 강혁을 특별히 여긴다는 뜻이다.
“저도 느꼈습니다. 제게는 많은 말씀을 하셨거든요.”
“마음을 그런 식으로 내보인 걸세.”
“다시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나는 말보다 현장에서 직접 보여 주는 걸 좋아해.”
그렇다면야 더 좋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현장에서의 경험이야말로 최고의 배움이다.
“직접 보여 주시는 거라면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내가 사채업을 한다고 설마 그걸 가르치려고 하겠나?”
자신이 돌려서 말한 질문을 대번에 파악한다.
결괏값을 뽑아내는 능력이 대단한 사람임엔 틀림없었다.
친구 전현택도 이런 능력이 탁월했다.
“만일 말이지. 내가 보여 준 것들이 자네에게 도움이 된다면 부탁 하나를 들어줬으면 하네.”
뜬금없이 무슨 말이지?
자신의 어떤 면을 보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슬슬 띄워 주고 서로 관계를 형성했다.
그리곤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온다.
파고드는 게 보통 능구렁이가 아니다.
분명 자신에게서 뭘 보긴 본 모양이다.
보통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뭔가를.
지금의 이 부탁.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강혁의 앞날을 보자면.
그 값어치는 천금보다 더 귀했다.
이종국.
확실히 예사 인물이 아님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강혁은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이종국에게 물었다.
“제가 무슨 능력이 된다고 이러십니까?”
“능력이 되고 안 되고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고.”
얻은 게 있다면 응당 그에 대한 답례는 당연하다.
하지만 얼토당토않은 부탁이면?
그런 인물로 보이진 않지만, 사람이라는 게 모른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듯이.
강혁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이종국이 말을 이었다.
“우선 어떤 부탁인지 들어봐야 알겠지?”
“큼. 네. 능력이 될지 모르지만, 저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옆의 딸을 한 번 더 본 이종국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염치가 있네.”
“······.”
“가르쳐 준다고 한 거로 퉁 치진 않을 걸세.”
“그런 뜻은 아닙니다.”
“허허. 거래는 값어치가 얼추 맞아야 성립이 되는 거지.”
자꾸 뜸을 들이는 게 역시 이 교수님의 형다웠다.
“후에 이 아이가 힘든 상황에 처할 경우가 있을 걸세.”
“무슨 말씀인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거네.”
무슨 ‘노스트라다무스’도 아니고 저절로 알게 된다니.
“힘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이 아이를 한 번만 도와주게.”
“어르신이 계시는데 제가 무슨 힘이 되겠습니까?”
“내가 왜 이러는지도 나중에 이 교수를 통해서 알게 될 거야.”
강혁이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
전혀 생소한 대화가 썩 시원치는 않았다.
마치 선문답 같은 대화.
이상하게 이 사람과 말을 하니 꼭 사극처럼 돼 버린다.
꼭 조선 시대 스승과 제자의 대화 느낌이랄까.
“좀 혼란스럽습니다.”
“그럴 테지. 대신, 나도 자네의 부탁 하나를 들어주지.”
거래의 본질을 아는 사람.
관찰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
사람을 알아보는 높은 안목을 가진 사람.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
강혁은 이 사람의 안목에 놀라움을 느꼈다.
이 정도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오늘 처음 본 자신에게 딸의 미래를 부탁했다.
이제 스물하나의 대학생일 뿐인 자신에게.
비록 하나라는 단서를 달았어도 확신이 없다면 힘든 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교수님도 자신을 특별히 대했다.
선물 몇 개에 그런 시간과 자료를 내준다는 것도 웃기다.
자신의 값어치를 높게 본 것이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제대로 짚었다.
그리고 이종국.
이 사람도 제대로 짚었다.
둘이 형제가 맞구나.
한편으론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강혁도 만만치 않았다.
내심을 숨기고선 평소의 모습으로 물었다.
“서로 주고받자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네. 거래란 그런 것이지. 한쪽이 손해를 본다면 정당한 거래라 할 수 없지.”
그러고선 한쪽에 있는 종이를 펼쳤다.
쭉 써 내려가는 글들.
다시 강혁에게 내밀었다.
“읽어 보게. 거래라면 증명하는 것을 남길 필요는 있겠지?”
“네. 맞습니다.”
왠지 이 사람의 페이스에 말리는 기분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손해될 일은 없기에 내용을 쭉 읽었다.
계약 형식을 딴 일종의 증명서나 확인서와 비슷하다.
“매사 확실한 게 좋지 않겠나?”
“그럼요. 나중에 딴소리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여기에 지장을 찍게나. 나도 찍음세.”
그렇게 두 장의 종이를 각각 하나씩 나눠 가졌다.
좀 황당한 일이긴 하지만, 도움이 된다면 한 번쯤이야.
자신도 그에 맞는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자, 모두 끝났으니 이제 나가지.”
“네? 어디를요?”
“현장에서 보여 준다고 하지 않았나.”
“아, 네. 알겠습니다.”
성격 한번 시원하다.
일 처리하는 것도 일사천리다.
이종국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서자 딸도 같이 일어났다.
“아 참, 서로 통성명은 해야겠지. 아영아 네가 먼저 인사해.”
이종국이 나가다 말고 딸을 불러 세웠다.
처음 왔을 때 인사를 시키던가.
나가다 말고 뻘쭘했다.
“이아영이에요.”
“강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빠가 인정하신 분인데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허리를 살짝 숙이며 다시 인사하는 모습이 마치 한 마리 나비와 같다.
한복을 입어서 그런지 고고한 미도 느껴졌다.
“허허. 둘이 아주 잘 어울려.”
“아빠 그만 나가요.”
“아영이가 스물여섯이니 누나가 되겠지만, 편하게 친구처럼 지내게.”
얼굴엔 아직도 많이 아쉬워하는 빛이 남아 있었다.
그런다고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다섯 살 연상과 맺어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세상에 젊고 아름다운 절세미녀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 영이도 함께 움직일 걸세.”
“네. 저는 상관없습니다.”
“내 살아생전 이런 일도 해 보고 아주 재밌겠어.”
그렇게 세 사람은 이아영의 운전으로 송파구 잠실로 향했다.
* * *
잠실의 한 대로변 상가 앞.
셋은 일 열로 쭉 이어진 상가 건물들 앞에 있었다.
“이 5층 건물이 내가 잠실에서 처음 산 건물이네.”
외관은 꽤 오래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입주 가게들의 인테리어는 모두 깔끔했다.
“오늘 두 곳을 들릴 걸세. 요즘은 몸이 옛날 같지가 않아.”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자네 아직 식전이지?”
“네. 아직 못 먹었습니다.”
“잘됐구먼. 같이 밥이나 먹지.”
셋이 들어간 가게는 삼겹살집이었다.
들어가기 전에 간판을 보고 설마 했다.
삼겹살을 싫어하진 않지만, 대낮부터 삼겹살은 쫌.
“왜? 낮에 삼겹살을 먹기엔 좀 이상한가?”
무슨 독심술을 익혔나?
“아뇨. 뭐 어떻습니까? 새로울 것 같습니다.”
“여기가 내가 세를 준 가게야. 장사가 안된다는데 먹어 보고 그 이유를 한번 말해 보게나.”
뭐 그 정도야.
이미 부동산과 관련된 책만도 수백 권을 읽었다.
이런 테스트쯤이야 껌이다.
그런데 이 부녀 좀 난감하다.
삼겹살 주문을 했다.
그런데 딱 3인분만 시킨다.
아무리 낮이라도 딱 3인분이라니.
된장찌개도 밥도 술도 없었다.
밥 먹으러 가자고 하구선.
아무리 세를 준 가게라지만, 직원 보기가 민망했다.
하지만 이 두 부녀, 아주 자연스럽다.
역시나 고기를 가져다준 아줌마, 눈치를 준다.
그릇을 내려놓는 데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표정에서도 그 기분이 팍팍 풍겼다.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안쪽에 아저씨 한 명과 아줌마 두 명이 전부.
차림으로 봐서는 직원이다.
6인용 테이블이 12개나 됐다.
룸도 따로 있는 게 제법 규모가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낮이라도 손님이 너무 없다.
강혁이 삼겹살을 구우려고 하자 이종국이 말렸다.
“놔두게. 아영이가 맛있게 잘 굽네.”
물 한잔을 마시던 이종국.
실수로 옆에 있던 김치 그릇을 떨어뜨렸다.
가게에 그릇이 바닥을 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강혁이 깜짝 놀라 일어나자 이종국이 말했다.
“실수로 떨어뜨린 건데 뭐라 하겠나. 직원이 치우겠지.”
잠시 후 아줌마 한 명이 와서는 쏟아진 김치와 그릇을 치웠다.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말이 없는 게 무언의 불만 표출처럼 보였다.
강혁은 이아영이 구워 주는 삼겹살을 먹으며 주변을 살폈다.
특별히 다른 곳과 다르지도 않았다.
오히려 인테리어는 더 깔끔했다.
그런데 왜 장사가 되지 않을까?
저녁도 지금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손님이 없다고 했다.
기껏 있어 봐야 한두 테이블이 전부.
“잘 살펴봐. 세상에 이유 없는 결과는 없으니까.”
“세 주셨다면서 사람들이 못 알아보네요? 저 남자는 사장 같은데요?”
“관리인이 따로 있어. 나는 결정만 하니 내 얼굴은 모를 수밖에.”
수백 권의 책에도 장사 안되는 이유를 찾는 법은 없었다.
뭔가 이유가 있어서 찾아보라고 한 것일 테니 유심히 살폈다.
“세 들어 온 지는 얼마나 됐어요?”
“이제 막 6개월 됐지.”
“전에는 어떤 가게가 있었습니까?”
“전에도 식당이었어. 1년인가 있다가 나갔지 아마.”
이종국의 말대로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보고 생각을 해 봐도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식사를 하는 이 짧은 시간에 알아낸다는 것도 말이 안 됐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좀 있으면 모를까요.”
“시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네. 오늘 보여 주려고 한 것이 이거야.”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찾는 법을요?”
“자네, 장사할 생각인가?”
“네?”
“근데 그건 알아서 뭐 하려고?”
“다른 걸 말씀하신 겁니까?”
강혁이 겸연쩍은 얼굴로 묻자 두 부녀가 재밌는지 웃었다.
“허허. 그렇지. 가게가 장사가 안되면 권리금도 그렇고 월세도 점점 낮아질 게 아닌가?”
“비워 두는 것보단 나을 테니 결국엔 그럴 수밖에 없겠죠.”
“건물값과 월세를 올리려면 세든 가게들이 장사가 잘돼야 하지 않겠나?”
“맞습니다.”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러면 진즉 도와주지 앞의 가게가 나자빠질 때는 놔두고 지금은 왜?
“표정을 보니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군?”
“앞의 가게는 왜 그대로 두셨습니까? 1년씩이나 장사를 했다면서요?”
“허허, 주인이 들어먹질 않더군. 싫다는 데야 내가 뭐라고 하겠나.”
이유 한번 간단하다.
‘평안감사’도 본인이 싫다면 어쩔 수 없긴 하지.
“여기도 말씀해 보셨습니까?”
“당연히 했지. 썩은 이는 도려내든 ‘임플란트’를 하든 수를 써야 하니까.”
“하하. 이 가게는 무슨 마가 꼈나 봅니다.”
강혁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
주인도 생각이 있으면 조언을 받아들였어야지.
그 고집만큼은 엄지를 내보일 만했다.
“허허. 나도 그 생각을 했었어. 무슨 인간들이 말을 들어 먹질 않아.”
“돈 벌게 해 준다는데도 싫다는 사람들이 있군요?”
“허허, 있더군. 돈 벌게 해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들이 있어.”
고기도 이미 바닥이 났다.
고기 외엔 애초에 시키지도 않았으니 먹는 건 금방이었다.
이종국이 몸을 일으키려는지 강혁에게 물었다.
“자, 다 먹었으면 이만 나가지. 또 가 볼 곳이 있으니까.”
“네. 그러시죠.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자네 돈 많이 벌었나?”
갑자기 웬 돈 타령?
“아니 뭐 조금요.”
“얼마나 한다고 자네한테 얻어먹어. 됐으니까 두고, 양갱이나 하나 먹지.”
“하하. 그런 것도 드십니까?”
“내 입은 폼인 줄 아나?”
“알겠습니다. 제가 양갱 사드리죠.”
밖으로 나오자 한 칸 옆에 슈퍼가 보였다.
한 열 평이나 될까?
슈퍼로는 턱없이 작았다.
이 가게 위치가 나쁜 곳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많은 품목이 필요한 슈퍼로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셋이 들어서자 40대 여자가 아는 체를 했다.
수첩을 보면서 뭔가를 외우는 중인 것 같았다.
말이 좀 어색한 게 강원도 말씨 같기도 하고.
“어머 또 오셨네요? 양갱 사시려고요?”
“허허, 절 기억합니까?”
“그럼요. 전달에도 따님과 오셔서 양갱 두 개 사셨잖아요.”
딸랑 양갱 두 개 사 간 사람을 기억한다고?
그것도 한 달 전에?
강혁의 놀란 얼굴에 두 부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었다.
두 부녀가 죽이 척척 맞았다.
“강혁 씨. 뭐 먹을 거예요?”
“아, 네. 저도 같은 거로 먹죠.”
계산하는 중에 여사장이 넌지시 물었다.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갖다 놓을게요.”
“허허, 우리가 와 봐야 한 달에 한 번 올까 말까 한데도요?”
이종국이 미소 띤 얼굴로 묻자 여사장, 더 활짝 웃었다.
분명 그냥 그저 그런 후덕한 얼굴이다.
그런데 웃으니까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전의 그 제일 부동산 여사장과 비슷했다.
“손님만 사는 건 아니고 다른 분들도 사잖아요.”
“것보다 온 김에 필요한 거나 사가야겠어요. 뭐가 있나 한번 살펴봐.”
“네. 아빠.”
이아영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하나둘씩 집었다.
화장지에 치약 등 주로 생필품이었다.
계산대에 물건이 수북이 쌓였다.
주인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이걸 굳이 여기서 안 사셔도 될 텐데 일부러 사셨네요.”
“차가 있으니까 상관없어요. 장사 잘하시고 다음에 또 뵙시다.”
“네. 안녕히 가세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그렇게 봉투 가득 들고 차에 올랐다.
도롯가에 잠시 주차를 한 상태로 두 가게를 보던 이종국이 물었다.
“먼저 본 삼겹살집은 50평이네. 그리고 슈퍼는 9평이고. 보다시피 목이 나쁜 것도 아니지.”
“네.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삼겹살집은 나간다고 하고, 그 슈퍼 주인은 삼겹살집을 사겠다고 하더군. 슈퍼주인이 장사한 지는 5년 됐고. 탈북민이야.”
“······.”
“자네는 그 두 곳에서 뭘 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