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96)
역대급 먼치킨 재벌-296화(296/342)
# 296
296화 $$$ 몇 배로 갚아 주다/다른 범인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먹구름도, 가뭄에 메말라가는 농작물을 바라보는 농부에겐 최고의 선물이다.
사막을 헤매는 방랑자에겐 생명수를 예고하는 하늘의 은총이고.
인간사도 이러하지 않을까.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죽어라 힘들게 올라야 할 오르막길이 있지만, 그 뒤엔 힘 안 들이고 내려갈 수 있는 내리막길도 있다.
돈도 그렇다.
1천 원도 없어서 굶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들어올 때도 있다.
인생사 이러니 절대 포기는 금물이다.
해가 얼굴을 붉히며 모습을 드러냈다.
때를 같이해 기체가 앞쪽으로 기울더니 얼마 후 활주로에 닿았다.
총을 들고 활주로에 버티고 선 100여 명의 꾀죄죄한 흑인들.
강혁과 특수요원 50명이 내리자 총부리를 겨눴다.
“누가 책임자죠?”
강혁의 물음에, 중앙에서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얼굴의 한 사내가 나왔다.
누구를 닮았냐고 묻는다면 딱 권투선수 타이슨이다.
두목답게 다른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옷차림이 깔끔하다.
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시가를 물고선 모습이 제법 여유로워 보인다.
“내가 책임자요.”
“인질들은 어디 있습니까?”
“강혁 대표가 당신이요?”
“보시다시피.”
타이슨이 특수요원들을 쭉 훑어본다.
그리곤 머리를 살짝 갸우뚱했다.
“머리에 쓴 것들은 뭐요?”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이죠.”
살짝 입맛을 다신다.
탐나는 모양인지.
“서로 바쁜 사람들이니 돈부터 봅시다.”
“비행기가 어디 가는 것도 아닌데 선원들부터 보죠.”
강혁을 잠시 응시하던 두목이 손을 들자 일단의 무리가 나타났다.
피랍됐던 37명의 선원이다.
밥 한 끼도 못 얻어먹은 것 같은 낯빛에 퀭한 눈.
하지만 강혁과 눈이 마주치자 금세 생기가 돋는다.
강혁이 조종석에 손짓을 하자 격납고가 열렸다.
총을 든 무리들이 달려들더니 돈 상자를 내리기 시작했다.
“돈에 장난질을 한 것 아니겠지요?”
“직접 왔는데 그런 바보짓을 했겠습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지.”
타이슨이 턱짓을 하자, 사내들이 내린 상자 중 하나의 덮개를 열었다.
그리고는 어디서 구한 것인지 지폐 계수기를 꺼냈다.
아마도 위폐감별이 가능한 계수기인 모양이다.
다다다다닥!
순식간에 100장이 끝났다.
다른 상자를 열고 다시 무작위로 한 뭉치를 꺼낸다.
그리고 다시 계수기에 올려놓았다.
다다다다닥!
앞처럼 아무 반응 없이 100장이 넘어갔다.
그렇게 몇 번을 더 하고 나서야 위폐감별은 끝이 났다.
“상자당 얼마요?”
“200억 원에 맞췄죠.”
“상자가 좀 크다 싶었어. 그럼 25개가 되겠군요?”
“직접 확인해 보시죠.”
“확인해 봐.”
사내들이 상자 두 개를 각각 세어 나갔다.
큰 한 뭉치가 1억 원이라 200개만 세면 되어서 두 상자는 금방 끝났다.
마지막으로 상자 개수를 확인한 사내가 머리를 끄덕이며 눈짓을 보냈다.
그제야 타이슨의 얼굴에 만족감이 떠오른다.
“모두 다시 덮어.”
강혁은 한껏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타이슨에게 물었다.
“인질들 태워도 되겠습니까?”
“확인했으니까 그러던가요.”
선원들이 비행기에 타는 모습을 보던 타이슨이 새 시가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한번 길게 빨아서 내뿜었다.
“TV에서 몇 번 봤어요.”
“알면서 좀 전엔 왜 물은 겁니까?”
“뭐……. 인사차.”
다시 한번 길게 내뿜는다.
강혁은 폐암 치료제를 괜히 세상에 내놨다고 생각했다.
이런 놈들을 위해서 내놓은 게 아닌데.
“그쪽한테는 5천억 원이 별로 큰돈도 아니잖아요?”
“뭐라고 했습니까?”
“이번 일은 여기서 마무리 짓자는 거요.”
“서로 간에 그렇게 하는 게 좋겠죠.”
“말이 잘 통하네요. 5천억 원은 잘 쓰도록 하겠어요.”
“다음에 또 보지 말죠.”
다툼도 총격전도 없이 깔끔하게 끝났다.
마치 처음부터 이런 일 자체가 없었다는 것처럼.
해적들은 목적한 대로 5천억 원을 받았고, 강혁은 37명의 선원을 무사히 구했다.
강혁이 막 뒤돌아서 가려는 찰나, 타이슨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렸다.
“아, 잠깐만요.”
“할 말이 더 남았습니까?”
“날 원망하지 말고 백인 놈을 원망해요.”
“무슨 뜻입니까?”
“그런 게 있어요. 마지막 선물이라고 해둡시다.”
5천억 원을 너무 손쉽게 받아 내서 미안한 마음이라도 든 것인지.
아니면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낀 것인지, 꽁초를 바닥에 던지더니 트럭과 함께 점점 멀어졌다.
타이슨 일당이 모두 사라지자, 강혁은 핸드폰을 꺼냈다.
“대표님. 모두 끝났습니다.”
-위성으로 보고 있어요. 총 2,548명이 근처에 있네요.
“지금 시작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죠. 고생했습니다. 타고 복귀하세요.
그렇다.
이곳에 있는 강혁은 강혁이 아니었다.
그를 대신하기 위해 볼튼 소장이 면구를 만들어 씌운 대역이었다.
그가 어떤 인물인데 겁도 없이 이런 곳에 오겠나.
150살 넘게 살겠다고 주야장천 외치던 인물이 그다.
보안상 아내에게도 밝히지 못했다.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을 따랐다.
한편 이때, 먼 곳에서 강혁을 주시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 4지구 위원이라던 백인 사내다.
타이슨이 마지막 선물이라며 지목한 그 인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데 지금 쏩니까?”
“방탄복 때문에 총으로는 안 된다니까 그러네.”
“머리는 가능할 겁니다.”
“헬멧 같은 걸 쓰고 있잖아.”
“이 총알이 헬멧도 못 뚫을 줄 압니까?”
“일단 기다려 봐. 비행기가 뜨면 한꺼번에 보내자고.”
“정말 미사일로 처리할 겁니까?”
“그러려고 힘들게 옮긴 건데 써야지.”
갑자기 땅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땅속에서 뭔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맨틀을 부지런히 오가며 금을 실어나르던 두더지.
그와 동시에 내륙 곳곳에서 수많은 폭발음이 들렸다.
한곳에서는 높은 불기둥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바다에서 덮쳐오는 엄청난 높이의 해일.
비행기가 하늘로 떠오르자 대역을 태운 두더지도 땅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후 최소 70m는 넘을 것 같은 해일이 내륙 깊숙이 덮쳤다.
한번이 아니라 1분 간격을 두고 연속으로 12번에 걸쳐서.
이건 올바른 행동인가?
영화에서도 이와 비슷한 예가 있었다.
수백만의 시민을 구하려고 수십 명을 희생시키는.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서 판단하자면 상당히 복잡하다.
저마다의 가치관과 기준이 다를 테니 판단도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오늘 자신은 37명을 살렸다.
그리고 2,548명의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이 일을 만든 원흉은 해적들이었으니까.
* * *
평양 KH 무기 연구소.
화면을 유심히 보고 있는 볼튼 소장에게 물었다.
“모두 처리됐나요?”
“생명 반응은 없습니다.”
“돈 상자는요?”
“몇 방향으로 흩어졌는데 25개 모두 위치가 잡힙니다.”
“소말리아 외곽에 있는 선박에 연락해서 수거하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수거가 끝나면 바닥에 탄 자국 표시도 없앨 겸. 3시간 터울로 한 일주일 정도 계속 일으키세요.”
“아무래도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일 있으면 연락하고요. 나는 청와대로 가 봐야겠어요.”
“대역한 경호실장이 돌아올 시간에 맞춰서 가 보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걸 깜빡했네요. 언제쯤 도착하죠?”
“네팔에서 전투기로 갈아타고 올 테니까 다섯 시간 정도 걸릴 겁니다.”
“그럼 나는 한숨 붙일 테니까 돌아오면 깨우세요.”
“제 침대에서 편히 주무십시오. 침대에 돈 좀 들였습니다.”
“하하. 그러죠.”
볼튼 소장의 말대로 보통 침대가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일어나면 어느 회사 침대인지 꼭 물어봐야지.
얼마나 깊이 잠들었을까.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볼튼 소장이다.
“차 한잔 하십시오. 유자찹니다.”
“내가 얼마나 잤어요?”
“여섯 시간 동안 계속 주무셨습니다.”
“어휴. 많이도 잤네요. 경호 팀장은요?”
“샤워하고 있는데 끝나면 바로 올 겁니다.”
“그럼 선원들은 네 시간 후쯤에 도착하겠네요?”
“네. 청와대에서 바로 기자회견을 열 것 같습니다.”
“그렇겠죠. 돈 상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모두 찾아서 복귀하고 있습니다.”
“그럼 모두 잘 처리됐네요. 앞으로 소말리아 해적은 없겠죠?”
“네. 이제 안심하고 다녀도 될 겁니다.”
그때, 대역을 했던 경호 팀장이 들어왔다.
원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정말 고생했어요.”
“지시하신 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래도 얼마나 떨렸겠어요.”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별거 없었습니다.”
“그래도 심적인 부담감이 컸을 거예요.”
“처음에만 긴장됐지 나중엔 괜찮았습니다. 그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해일로 모두 처리했죠.”
해일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를 아는 사람은 몇 명뿐이다.
대통령과 비서실장 그리고 볼튼 소장과 경호 팀장이 전부다.
인공위성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자신과 볼튼 소장 둘뿐이고. 비밀은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오래가는 법이니.
“현장에서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두목이 떠나기 전에 이상한 말을 했었습니다.”
“무슨 말을요?”
“자기를 원망하지 말고 백인 놈을 원망하라고 했었습니다.”
“백인 놈을 원망하라고요?”
“네. 그렇게 말했습니다. 마지막 선물이라고 하면서요.”
“……?”
그자가 주동자가 아닌가?
백인 누군가가 뒤에서 사주했다는 뜻인가?
혹시? 그자의 아들?
조 팀장한테 물어보면 알겠지.
“알겠어요. 이건 따로 알아보죠. 나는 청와대로 들어가 볼 테니까 급한 일 있으면 연락하세요.”
“알겠습니다.”
무기 연구소에서 바로 청와대로 이동했다.
선원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방송되어서 청와대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소식 들었습니다. 천만다행이에요.”
“걱정을 끼쳐서 죄송합니다.”
“다 잘 됐으면 됐어요.”
“좀 더 조심하겠습니다.”
“잔소리처럼 계속 말하지만, 강 대표는 혼자의 몸이 아니에요. 제발 부탁이니까 다시는 이런 극단적인 결정은 안 했으면 해요.”
대통령의 진심 어린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자신이 직접 간 거로 알고 있으니 이런 말이 나오지.
이런 위험한 일에 직접 가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돈은 모두 회수했나요?”
“네. 다 찾았다고 연락받았습니다.”
“소말리아 정부 말로는 현장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우리가 떠나고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빨리 떠나서 천만다행입니다. 피곤할 텐데 인터뷰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알고 있습니다.”
“준비해 둔 게 있으니까 참고하세요.”
그날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자, 아내는 눈물이 가득하다.
원망과 안도와 기쁨 그리고 사랑의 눈물.
“미안해.”
“약속해 줘요. 다시는 이런 위험한 일은 안 한다고요.”
“그럴게. 다시는 하지 않을게.”
“식사 준비해 뒀어요.”
“내가 올지 안 올지 어떻게 알고?”
“믿었으니까요.”
믿음.
누군가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마음.
아내에게 자신은 이미 그 대상이었다.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품에 가득 안으며 긴 입맞춤으로 마음을 표했다.
“쌍둥이는?”
“저녁 열한 신데 벌써 잠들었죠.”
“씻고 올게.”
그날 저녁은 새로웠다.
같은 집에서 같은 가족과 있었다.
음식도 크게 달라진 게 없었고.
하지만 이 모든 게 새롭게 느껴졌다.
아내와 쌍둥이는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키우는 몰티즈 강아지마저도. 일하는 사람들도 더 고맙게 느껴졌고.
다음날 오후.
미국 지사로 향했다.
그 백인 놈의 정체가 뭔지 알아내야 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