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0)
역대급 먼치킨 재벌-30화(30/342)
# 30
030화 $$$ 질주 (2)
1995년 12월 31일.
강혁은 그동안의 투자로 15억이 넘는 수익을 챙겼다.
이는 3일간의 단타 투자였기에 가능했다.
이 15억도 내년 5월쯤이면 300억 못지않을 것이다.
한쪽에선 300억 돈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차트를 떠올릴 때마다 배가 절로 불렀다.
오늘은 연말 송년회.
강혁의 집엔 5남 4녀가 모였다.
강혁의 친구 세 명과 김혁수 그리고 그녀들.
그녀들 중 1명은 1706호 황유선이다.
세 명은 그녀의 학교 친구.
황유선은 그날 이후 김혁수에게 틈만 나면 접근했다.
그리고 결국, 오늘 송년회에까지 참석했다.
세 친구를 대동하고서.
강혁은 모인 모두를 안다.
황유선의 친구들만 빼고.
하지만, 친구들과 오피스텔 멤버와 그녀들은 서로를 몰랐다.
강혁은 서먹한 분위기 때문에 먼저 말문을 열었다.
“자, 서로 모를 테니 내가 소개할게.”
“참 빨리도 한다.”
끼어들기의 명수 김판수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오늘 여자들이 온다고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대머리다.
이쯤 되면 가발이라도 사 쓰고 다닐 만도 한데도.
이기준은 염색이라도 좀 하고 오던가.
“여긴 내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19살 김혁수.”
김혁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허리를 숙였다.
운동선수가 선배에게 인사하는 딱 그 자세다.
여자들은 무시하고 강혁의 친구들에게만 고개를 숙였다.
“행님들. 혁수 행님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예. 잘 부탁합미더.”
“동생이라니까 부산 사람이겠네요?”
김판수가 말을 높이자 김혁수가 펄쩍 뛴다.
“행님 말씀 낮추이소. 동생처럼 생각하믄 됩미더. 쭉 부산에서 살았어예.”
“그래. 나는 김판수야.”
“나는. 전현택.”
“나는 이기준. 앞으로 자주 보겠네?”
“혁이 행님이랑 항상 같이 있으니까 자주 볼낍미더.”
김혁수의 구수한 사투리로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강혁은 흥분할 때만 약간 사투리를 썼었다.
세 친구는 이렇게 가까이서 듣는 건 처음이다.
그것도 사투리의 정석을.
처음이긴 황유선의 세 친구도 마찬가지다.
학교에 부산 출신 학생들은 있었지만, 과에는 없었다.
김혁수의 옆에서 요조숙녀처럼 듣고만 있던 황유선.
자신의 차례임을 아는지 살포시 입을 열었다.
“저는 20살 황유선이에요.”
나이와 이름만 말하고는 옆의 친구들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옆 친구들도 소개를 시작한다.
“김효선이에요. 이대 1학년 영문과에요. 잘 부탁드려요.”
“임희진이구요. 저도 영문과에요.”
“최솔미에요. 같은 학년 같은 과에요. 잘 부탁해요.”
황유선은 일부러 나이와 이름만 말했다.
당연히 친구들도 자기와 같은 소개를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학교와 학년에 학과까지 말하자 깜짝 놀랐다.
미팅도 아니고 이게 무슨 추태인지 낯이 다 빨개졌다.
강혁은 황유선의 세 친구 소개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이름과 나이야 당연하다.
하지만 굳이 학교와 학과까지 자랑스럽게 말할 것까지야.
자기들 딴에는 자랑스러운 마음에 소개했겠지만.
여기서는 그저 그런 이력이다.
그런데 첫 소개를 했던 김효선.
갑자기 강혁과 친구들에게 묻는다.
황유선이 급히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스물한 살이라고 들었는데 학생이에요? 아니면 직장인?”
강혁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되는 질문이다.
다른 사람이 있었다 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듣기에 따라 기분이 나쁠 수도 있었다.
셋의 색다른(?) 얼굴 때문에.
강혁도 묶여서 질문을 받은 꼴이 됐다.
그녀 김효선.
당돌하달까 아니면.
싸가지가 없다고 할까.
하지만 그 질문.
세 친구는 관대히 받아주었다.
셋의 마음이 대해와 같아서?
그럴 리가.
그러면 왜?
이유는…….
그녀는 예뻤다!
아주 많이.
김효선의 당돌한 질문에 넷은 잠시 머뭇거렸다.
황유선은 무안해하는 얼굴이었고.
하지만 질문한 김효선.
당연한 질문을 했다는 듯이 답변을 기다린다.
그러자 김혁수가 은근한 목소리로 강혁에게 물었다.
“행님. 서울대랑 이대랑 어데가 더 좋노?”
짜식!
눈치는 있어가지고.
김효선, 김혁수의 질문에 뜨악! 하는 얼굴이다.
믿기 힘든 건 이해하겠는데 그런 표정까지야.
서울대학교 학생을 얼굴로 뽑는 것도 아닌데.
“서울대 다녀요?”
“네. 셋은 다니고 있고, 저는 휴학 중이에요.”
강혁의 말에 김효선 못지않게 세 친구도 놀란 눈치다.
그와 동시에 그녀들의 눈빛도 많이 달라졌다.
조선 시대도 아니고.
신분이 학교로 나뉘는 현실에 강혁은 씁쓸했다.
“이제 서로 통성명은 했으니까 한잔들 해요.”
황유선이 분위기를 바꾸려는지 잔을 들었다.
이에 다른 사람도 모두 잔을 들고 외쳤다.
“다가오는 96년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강혁은 양쪽의 만행을 이미 경험해 본 바가 있다.
그래서 취하기 전에 모두 돌려보냈다.
자신의 집에 구토의 발자취를 남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의 침대를 돌아본 강혁.
만취해서 배를 드러내 놓고 엉켜 있는 세 녀석이 보였다.
내심 아쉬웠는지, 셋은 한 잔씩 더 했나 보다.
그랬으면 지들 집에 갈 것이지, 기어코 다시 찾아왔다.
번갈아 가면서 오바이트를 한 건 덤이었다.
“씁. 이 자식들을 이거 진짜… 하…….”
* * *
1996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고 해봐야 특별한 것도 없다.
강혁은 이미 디테일하게 짜둔 계획이 있었다.
그 일정대로 따라야지만,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
다른 누구처럼 룰루랄라 돌아다닐 여유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모든 곳이 문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김혁수와 함께 김판수의 집에 들렀다.
오랜만에 떡국과도 눈인사를 나눴다.
상다리가 휠 정도의 푸짐한 상은 덤.
김판수의 엄마는.
돌아가는 둘에게 음식을 푸짐하게 싸줬다.
일주일은 거뜬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며칠 후 강혁의 오피스텔.
“혁수야 연휴도 끝났으니까 이제 일해야지.”
“하모. 오늘은 여기가.”
김혁수가 A4 종이를 보고는 물었다.
“그래. 오늘도 경기도권이야.”
“인제 쫌 알겠더라. 많이 편해졌다 아이가.”
“내가 봐도 저번보다는 많이 나아졌어.”
“행님. 근데 있제…….”
김혁수는 말하기 껄끄러울 땐.
턱을 긁는 습관이 있다.
지금도 자신도 모르게 턱을 긁고 있었다.
“왜 또. 말하기 뭐한 거야?”
“아니. 유선이 갸 있다 아이가.”
요 얼마 사이에 유선이로 바뀐 호칭에 강혁이 짓궂게 웃었다.
“니들 서로 말 트기로 했어?”
“지가 먼저 트자드라.”
“하하. 잘됐네. 근데 유선이가 왜?”
“갸가 계속 달라붙는데 걔얀겠나?”
강혁은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들었다.
자기 일처럼 가슴이 찡해왔다.
자신은 보잘것없다.
그런데 황유선은 대학생에 집안도 나름 괜찮다.
그녀와 계속 만나도 되는지 걱정인 모양이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 일단 만나면서 깊이 생각해보는 거지.”
“그카모. 그냥 계속 만나도 걔얀겠제?”
“그럼 당연히 괜찮지. 네가 먼저 좋다고 한 것도 아니고 유선이가 먼저 덤빈 거잖아. 그냥 편하게 만나.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돼.”
조금 전과는 달리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알았다. 행님 말 들으니까 내 맘도 많이 편해졌다.”
“자, 나가자.”
“헤헤. 알았다. 퍼뜩 가자.”
김혁수는 정말 많이 괜찮아졌는지 얼굴이 확 펴졌다.
하지만 강혁은 그렇게 편치 않았다.
사랑의 열병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됐다.
동생은 덩치만 컸지 여자라곤 사귀어 본 적이 없다.
사랑을 못 받고 자라 사랑에 배고파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은 사랑이 다가 아니다.
둘이 합쳐지기 위해서는 조건이라는 게 따라붙는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황유선과는 이루어지기 힘들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없을 때다.
아직 젊기도 하지만, 자신과 함께한다면 오히려 상황이 바뀔 것이다.
‘혁수야. 이 형이 네 위치를 바꿔줄게. 네가 상대를 고를 수 있도록.’
가족도 못 챙긴다면 더 이상의 앞날은 없다.
강혁은 이동할 땐 항상 눈을 감고 누웠다.
그 모습을 김혁수는 자는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방지 턱이나 브레이크를 잡을 때도 항상 조심했다.
출발할 때도 마찬가지.
강혁은 그 덕에 차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96년의 첫 투자금은 15억.
오늘은 종목 수를 늘렸다.
15억을 다섯 종목으로 나누기엔 금액이 너무 많다.
충분한 거래량과 물량이 받쳐줘야 했다.
거기다 상한가 종목을 뽑아야 했으니.
그래서 뽑은 종목 수는 열 개 종목.
7일 후 회수 전제를 깔고 뽑은 종목이다.
종목당 1억 5천씩 넣을 셈.
투자금은 갈수록 불어난다.
그리되면 필요한 종목 수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우량주는 변동 폭이 크지 않다.
투자금이 커질수록 자격을 갖춘 종목은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올해부터 회수 기간을 7일로 잡았다.
그러자 선택할 수 있는 종목 수도 많이 늘었다.
한 증권사당 두 개 종목을 매수했다.
총 다섯 곳을 돌고 열 개 종목의 매수를 마쳤다.
김혁수가 알아서 데려다주니 편했다.
혁수야!
오늘 넣은 이 15억.
7일 후면.
23억 4천만 원이야!
누구한테라도 말하고 싶어 미치겠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 것.
배고플 땐 아무거나 먹어도 꿀맛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배가 불러오면 양보다는 질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질을 넘어서면 다른 것을 원한다.
강혁의 마음도 점점 23억 4천만 원을 넘어가고 있었다.
* * *
태국 수도 방콕.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 호텔.
11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만치 그 위용도 대단하다.
호텔 외관은 그리 호화롭진 않았다.
하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빈이나 외국 유명인은 꼭 이곳을 찾는다.
유럽 최고호텔의 객실과도 견줄 수 있는 인테리어는 혼을 쏙 빼놓을 만했다.
‘차오프라야’강변을 끼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 모습을 지긋이 내려다보던 한 사내.
모습이 분명 눈에 익었다.
멕시코를 수렁으로 몬 그 장본인.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없던 그 사내다.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이야.”
시가를 문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 순박한 얼굴들 좀 보라고.”
사내의 말에 뒤에 서 있던 젊은 사내도 밖을 내다봤다.
“태국 정부에서 요청한 단기 차입은 잘 들어오고 있지?”
“물론입니다. 지금까지 총 460억 달러가 들어왔습니다.”
“독인 줄도 모르고 잘도 받아먹는군.”
“20개국으로 나눠서 들여오기 때문에 전혀 모를 겁니다.”
“흠… 바트화 사냥은 내년 1월쯤이 되겠어.”
재떨이가 놓여 있건만 시가 꽁초를 창밖으로 던져 버린다.
그 모습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다.
“다음이 한국이지?”
“네. 내년에 태국이 마무리되면 바로 진행될 겁니다.”
“한국은 어떤 나란가?”
“기업은 물론이고 금융권도 쓰레깁니다.”
“조사한 것보다 실상은 더 심한가 보군.”
“네. 해외에서 빌린 싼 달러로 돈 놀음하는 수준입니다.”
젊은 사내의 얼굴엔 조소가 짙어졌다.
“미국과 일본 쪽 정계도 다시 점검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 쓰레기에 예의는 필요 없는 법이지.”
두 사내는 ‘차오프라야’강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