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01)
역대급 먼치킨 재벌-301화(301/342)
# 301
301화 $$$ 양다리/ 감히 어디서
“여보. 효주 어떡할 거예요?”
“효주가 또 왜?”
“정말 몰라서 그래요?”
탁.
밥을 먹던 박철기는 숟가락을 소리나게 놓았다.
테이블 바닥이 유리라 더 심하게 울렸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아내 최정숙은 깜짝 놀란다.
“갑자기 왜 그래요?”
“내가 말했었지. 애들 연애사에 끼어들지 말라고.”
“어떻게 그래요. 효주 이 기집애는 순해 빠져서 남자를 잘 모른다고요.”
“그러는 당신은 뭘 그리 잘 안다고 설쳐.”
“지금 말 다 했어요?”
최정숙의 도끼눈에도 박철기는 물러서지 않았다.
“좀 적당히 해. 적당히 하라고. 회사에서 기분 좋게 집에 오면 좀 편해야 하는데 에이.”
“나 좋자고 이러는 거예요?”
“그게 아니면?”
“효주 시집 잘 가서 잘 살라고 이러는 거잖아요.”
“당신 만족을 위한 건 아니고?”
“정말 이러기예요!”
박철기에게 아내는 스트레스의 원흉이다.
잘나가는 회사에서 행복 에너지를 듬뿍 받고 집에 오면, 바로 방전된다.
신혼 때부터 20년간을 결혼 잘못했다고 입에 달고 살더니, 몇 년 전부터는 하지 않는다.
힘들게 만든 회사가 순풍에 돛단 듯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20년간을 해대던 그 입버릇이 남았는지, 지금처럼 사람 속을 긁는다.
아내가 이러는 걸 보면 자신을 잘못 만났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는지 의심이 든다.
“당신 아직도 옛날 생각 가지고 있어?”
“무슨 말이에요?”
“당신이 후회한 결혼. 효주한테는 제대로 시키고 싶다. 뭐 이런 거냐고.”
“내가 언제 후회했다고 했어요?”
“얼씨구. 입에 침이나 바르지 그래.”
“당신은 효주가 남이에요? 우리 딸이잖아요.”
“그래. 우리 딸이야. 내 딸이기도 하단 말이지.”
“효주 좋은 남편감 골라 주겠다는 게 그게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요?”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남편감이 뭔데?”
“그거야…….”
말 못하겠지.
할 말이라 봐야 뻔할 테니까.
돈 많은 남자. 능력 되는 남자. 학벌 좋은 남자. 딱 이 기준일 테지.
이런 아내를 볼 때면 정말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아내는 세상 돌아가는 걸 전혀 모르고 있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이런 것들은 옛날 얘기다.
사지 멀쩡하고 부지런하기만 하면 누구나 기회는 열린다.
자신도 그 기회를 잡아서 지금에 이른 것이고.
아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둘의 사랑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아내는 아직도 20년 전에 머물러 있다.
이러니 말이 통하지 않을 수밖에.
정말 ‘욱’ 할 때면 이혼을 수십 번도 더 생각했다.
부부간에 살면서 이혼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하지만 입 밖에 내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이 그런 경우다.
아내와 자신의 차이가 이거다.
아내는 허구한 날 이혼을 달고 살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돈을 안 벌어다 준 것도 아니다.
단지 친구 남편보다 못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20년 가까이 산 아내라 이혼만은 안 했다.
세 자녀도 있었기에 더욱 못했고.
이제 미용 치료제 덕분에 젊음도 찾았으니, 한 세상 멋지게 살아 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또 이런 정떨어지는 말로 기분을 확 잡친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알겠어. 당신이 알던 옛날이 아니라고.”
“내가 뭘 어쨌게요.”
“제발 이상한 드라마만 보지 말고, 책도 좀 보고 교양프로도 좀 보라고.”
“지금 그런 말이 왜 나와요!”
“안 나오게 생겼어? 에이 아침부터.”
벌떡 일어나서는 휭하니 나가 버렸다.
“여보! 여보! 하던 말 다 끝내고 가야죠.”
하지만 박철기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런 남편의 모습에 잔뜩 화가 난 최정숙.
“내 딸은 내가 지켜야 해. 근본도 없는 놈한테 뺏길 순 없지. 얘! 효주야!”
최정숙의 부름에 방에 있던 박효주가 나온다.
단발머리에 165cm 정도의 키.
엄청난 미녀는 아니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졌다.
“아빠한테 또 그 얘기 한 거야?”
“또가 아니라 널 위해서라면 계속 할 거야.”
“엄만 정민 오빠가 왜 그렇게 맘에 안 들어?”
“그런 넌 고아로 큰 애가 뭐가 그렇게 좋아?”
“정민 오빠 이제 졸업해. 졸업하면 취직할 거고. 곧 자리 잡힐 거란 말이야.”
“그래 봤자 월급쟁이야.”
“직장인이 어때서?”
“넌 아빠 때문에 내가 어떤 고생을 했는지 봐 왔으면서도 그런 말이 나와?”
“엄마가 고생했다고?”
박효주는 엄마지만 절대 닮고 싫지 않았다.
자신이 아빠 입장이었어도 이런 아내에겐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을 것이다.
아빠가 벌어다 준 돈으로 잘 먹고 잘 쓰고 다녔으면서 고생했단다.
있는 척하려고 쓴 돈만 잘 모았어도 수억은 됐을 것이다.
“그 얼굴은 뭐니?”
“난 절대 엄마처럼은 안 살 테니까 엄마 생각을 강요하지 말아 줘.”
“너 엄마한테 지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엄마. 지금은 사자 직업이 아니래도 집이니 이런 것 없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는 시대야.”
“넌 그 정민이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
“정민 오빠 4년 내내 장학금 받았어. 학교도 빵빵하잖아.”
“대학교 좋은데 졸업했다고 취직 잘되는 거 아니라며?”
“그뿐만 아니야. 미래 계획은 얼마나 확실하다고. 졸업하면 KH 그룹에 입사한댔어.”
“KH 그룹이 아무나 입사하는 곳이니.”
“정민 오빠는 아무가 아니거든요. 실력 있다니까 그러네.”
“됐고. 너 오늘 그 정민인가 뭔가 하는 그놈 좀 데리고 나와.”
“왜?”
“왜긴. 얼굴 좀 보게.”
“싫어.”
“싫긴 뭐가 싫어.”
“돈 주면서 헤어지라고 할 거잖아. 엄만 안 봐도 뻔해.”
“이 기집애가 점점.”
“난 아빠 말만 들을래.”
“좋아. 절대로 이상한 말 안 할 테니까 오늘 좀 보자고 그래.”
“진짜지?”
“그렇다니까.”
“확실히 믿어도 되지?”
“그래.”
박효주는 미심쩍은 눈빛이다.
하지만 이내 결정을 내린다.
어차피 봐야 할 사인데 이번 기회에 인사를 시키기로 했다.
옆에 꼭 붙어 있으면 괜찮을 거로 생각했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던 박효주에게 최정숙이 넌지시 물었다.
“우리 하나만 약속하자.”
“뭘?”
“만일에 아빠도 정민이를 반대하면 그땐 표영이와 결혼하기로.”
“표영이 오빠랑?”
“그래. 너 아직 안 헤어졌지?”
“응. 만나고 있어.”
“그래. 잘했어.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내가 앤가.”
“결혼 전에 남자 많이 만나봐야 알 수 있어.”
“1절만 하세요. 어머니.”
“끝까지 잘 들어봐. 너도 표영이가 좋긴 하지?”
“뭐, 싫진 않아.”
“걔 아빠가 중견기업 사장이잖니. 나중에 다 너한테 올 회사야. 생각 똑바로 해. 사랑은 잠깐이라고.”
“그래도 정민 오빠가 더 괜찮긴 한데.”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고아 나부랭이랑 결혼해서 손가락 빨며 살래? 아님, 사모님 소리 들으며 떵떵거리며 살래? 잘 생각해. 순간의 선택이 네 미래를 결정할 테니까.”
박효주는 이정민에게 더 끌렸다.
그는 앙탈을 부려도 짜증을 부려도 다 받아 줬다.
듬직한 아빠 같은 모습에 얼굴도 연예인 뺨치게 잘 생겼다.
도서관에서 용기를 내, 꼬셨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했다.
그렇다고 최표영이 모자란 것도 아니다.
아니 전체적으로 봤을 땐 더 낫다.
얼굴도 그 정도면 봐 줄 만했고. 잘사는 집이라 돈도 잘 쓴다.
하지만 이정민처럼 포근하게 잘 대해 주진 않았다.
이 남자는 이정민 몰래 미팅에서 만나, 1년 넘게 만나고 있다.
이정민은 2년이 되어 가고.
* * *
삑삑♬
-대표님. 이정민 씨입니다.
“어? 벌써 왔네. 들여보내요.”
여비서와 함께 들어오는 욘석.
부산 영도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코 찔찔이 동생이다.
그 작던 녀석이 벌써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니. 정말 세월이 빠르다.
“형. 나왔어.”
훤칠한 키에 연예인 뺨치는 얼굴.
여자들이 빠져들 만하다.
“정민아, 어서 와.”
“어?”
“왜?”
“미용 치료제 썼구나?”
“그럼. 내 회사 제품인데 대표가 안 썼겠냐.”
신기한지 그렇게 한참을 쳐다본다.
“하하.”
“왜 웃어?”
“너 어릴 때 생각나서. 코 찔찔거리면서 나 졸졸 따라다녔잖아.”
“어릴 땐 다 그렇지. 근데 형수님도 썼어?”
“당연히 썼지.”
“정말 세상 좋아졌다. 나도 나이 들면 써야지.”
“너 쓸려면 최소 10년 후나 되어야 할 거다. 어머닌 잘 계시지?”
“그럼. 쌍둥이 누나가 잘하고 있어서 요즘은 편하게 지내셔.”
“전화는 자주 하고 있고?
“주 3회씩 꼬박 꼬박 하고 있어. 혁수 형은 아직 몽골에 있어?”
“셋째가 아직 어려서 좀 크면 들어 올 거야. 너 이번에 졸업하지?”
“응. 내년이니까 몇 개월 안 남았어.”
“동생 중에 네가 유일하게 내 후배네. 생각은 안 바꿨지?”
“KH에 들어가는 게 꿈인데 왜 바꿔. 근데 나 입사할 수 있을까?”
“너 정도면 충분하지.”
“여긴 출신학교와 성적은 안 보잖아.”
“얌마. 혁수같이 띨띨한 놈도 들어왔는데 네가 안 되겠어?”
“혁수 형이야 초창기 때니까 가능했던 거겠지.”
“너 정도면 충분하니까 졸업 준비나 잘해. 면접 때 나도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근데 갑자기 왜 보자고 한 거야?”
여태껏 회사에 찾아온 적은 한 번도 없다.
돈 얘기도 꺼낸 적이 없고.
동생의 행동이 어떤 마음인지 잘 알고 있다.
“실은…….”
그때, 삑삑♬
인터폰이 울렸다.
“정민아 잠깐만”
-대표님.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연결하세요.”
-접니다.
“잘 계셨습니까?”
-요즘은 대통령 짓도 할 만해요.
“그런데 이렇게 일찍 어떤 일이십니까?”
-시간 되면 백악관에 좀 들릴 수 있겠어요?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CIA 쪽에서 올라온 보고가 심상치 않아서 그래요. 의논 좀 하려고요.
“네. 그러면 일주일 안에 건너가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그때 봅시다.
전화를 끊자 동생이 멍한 눈빛으로 묻는다.
“형. 오바마 대통령이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지?”
“무슨 질문이 그래? 당연하지.”
“형하고 오바마 대통령이랑 이렇게 편하게 통화를 해?”
“오바마 대통령이랑 편하게 통화하면 안 되냐?”
“역시 형은 스케일이 달라. TV로만 보다가 직접 보니까 확실히 느끼겠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너 여긴 첨이구나. 점심때도 됐는데 우리 밥부터 먹자. 아직 안 먹었지?”
“응.”
“가자. 사내식당이 먹을 만해.”
식당으로 내려가자 많은 사람이 보였다.
직원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부분 사내식당을 이용한다.
밖에서 먹는 것보다 질이 월등히 높아서다.
“우와! 대박! 여기가 사내식당이라고?”
호텔 뷔페가 부럽지 않은 음식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동생이 뻑 갔다.
“좀 괜찮지?”
“미치겠네. 나 꼭 입사하고 싶어.”
“너도 먹는 것만 보면 정신이 회까닥하는구나.”
“못 먹고 컸잖아.”
“그렇지. 나도 첨엔 그랬어.”
자신도 직원들처럼 줄을 섰다.
직원들이 연신 인사를 했다.
해도 해도 계속해 대는 통에 고개가 다 아플 지경이다.
그래도 다 받아 주었다.
“야! 적당히 담아. 더 먹으면 되잖아.”
접시가 넘치도록 담았다.
그 모습에 한편으론 가슴이 아팠다.
자신도 꼭 저랬으니까.
배고픔은 세월이 많이 흘러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낙인과도 같다.
겪어 보지 않고는 그 뼈저린 고통을 절대 알지 못한다.
“그, 그렇지?”
“그래. 너 돈 떨어졌냐?”
“아니. 그건 아니고. 음식들이 너무 맛있게 보여서.”
“천천히 다 먹어도 되니까 먹을 만큼만 가져와.”
동생이 주변 사람들을 한번 쓱 훑어본다.
쳐다보는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LA갈비 세 개를 슬며시 올려서 온다.
“너 아직도 갈비라면 미치냐?”
“갈비 님은 위대하지.”
그리고는 한 개를 입에 쏙 집어넣는다.
“하하. 너도 참 가지가지 한다. 그래. 할 말이 뭐야?”
“실은 만나는 여자가 있는데 걔네 엄마가 만나자네.”
“몇 년 됐는데?”
“조금 있으면 2년.”
“응? 왜 난 모르고 있었지?”
“내가 말 안 했으니까.”
“응? 하하. 그렇지. 너 그 애한테 정 다 준거지?”
“우리들이 다 그렇잖아.”
“그래. 정에 굶주렸으니 오죽했겠어.”
사랑과 정을 못 받고 자란 상태에서 이성을 만나면 자꾸 주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랑을 받으려고.
자신도 그랬다. 그래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게 동생의 이야기는 쭉 이어졌다.
한참을 들으니 대충 감이 잡혔다.
“일단 한번 만나봐. 만난 후에 다시 와.”
“알았어.”
“너 근데 여자를 2년이나 만나고 장학금 받은 거 보면 신기하다.”
“내가 형 닮아서 머리는 좋잖아.”
“그래. 네가 제일 똑똑하긴 했지. 서울대 경제학과가 들어가기 쉬운 곳은 아니니까.”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갈게.”
“집에 들러서 형수 보고 가. 조카들도 보고.”
“쌍둥이는 꼭 봐야지.”
“돈 아끼지 말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먹고 다녀. 돈 좀 줘?”
“있어. 혁수 형도 매달 주거든.”
“혁수가?”
“응. 나 중학교 다닐 때부터 보냈는데 몰랐어?”
“역시 혁수는 내 동생이다.”
그렇게 동생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
“애인이 누군지 찾아서 조사해 보세요.”
뒤에 선 경호 팀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동생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상대는 피눈물 나게 해 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