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02)
역대급 먼치킨 재벌-302화(302/342)
# 302
302화 $$$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왕?/ 광복절 쇼크
탁!
경호 팀장이 조사해 온 보고서를 덮었다.
양다리란 말이지?
이 순진한 동생은 그것도 모르고 사랑에 빠져 있을 텐데.
동생을 위해서 이런 쓰레기 여자는 깨끗하게 청소해야겠지.
핸드폰을 꺼냈다.
“어디니?”
-어, 학교 도서관. 왜?
“애인 엄마 만난 건 어떻게 됐어?”
-그렇지 뭐.
“뭐가?”
-그게…….
말 안 해도 견적이 나온다.
아침드라마 한 편 찍었겠지.
“나 퇴근할 건데 집으로 와. 시간 되지?”
-형이 오라는데 당연히 가야지.
“지하철 타고 빨리 와라.”
-알았어. 있다가 봐.
풀죽은 목소리에 가슴이 아프다.
“대호 정밀이라…….”
양다리의 아빠 회사.
미래 자동차의 3차 하청 업체다.
꽤 견실한 중견기업이긴 한데, 딱 거기까지다.
동생의 배필로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그런데 양다리에다가 퇴짜를 놓았단 말이지.
“대표님이 형이란 말을 안 했나 보군요?”
“할 애가 아니죠.”
“여자 행실을 보면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긴 한데…….”
“어떻게 헤어지느냐가 문제겠죠.”
“정민이 상처받지 않게 해결해 줘야지 않겠습니까?”
“깨끗하게 처리해 줘야죠. 뭐 좋은 방법 없어요?”
경호 팀장이 이런 일에 무슨 특별한 경험이 있을까마는, 또 모르니까 물었다.
그런데 꽤 괜찮은 해결책을 내놓는다.
“대표님 격을 생각하면 이 방법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뭐죠?”
“조금 있으면 광…….”
계획을 술술 풀어 놓는다.
마치, 자기가 당한 것처럼 약간의 흥분까지 하면서.
“흠……. 좀 유치한 방법이긴 한데 확실히 시원하긴 하겠네요. 이거로 하죠.”
“그럼 준비 작업 들어갑니까?”
“그러세요. 나도 준비해 두죠.”
회사를 나와 판교 집으로 갔다.
오늘도 정원에 나와 있던 아내가 수줍게 미소 지으며 안긴다.
20대 초반 모습의 아내는 확실히 여신이다.
자신도 20대 초반의 모습이니, 이런 선남선녀가 또 있을까.
“쌍둥인?”
“꿈나라에 가 있죠.”
“애들은 맨날 잠만 자는 것 같다니까.”
“아기 땐 16시간 이상은 자야 한댔어요.”
“등에 욕창 안 생기는 것만 해도 신기하단 말이야.”
“이이는. 애들한테 욕창이 뭐에요.”
“하하. 뭐 그렇다는 거지. 좀 있다가 정민이 올 거야.”
“그럼 저도 점심 같이 먹어요.”
“한 신데 아직 안 먹었어?”
“퇴근한다고 해서 기다렸어요.”
“으이구. 이 예쁜이를 그냥.”
쫙 달라붙은 원피스를 입었다.
자신이 달라붙는 옷을 좋아한다는 걸 안 후부터 쭉 이런 스타일이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으면 어흥! 했을 뻔. 큼큼.
뭐 어때 부분데. 부러우면 결혼하시던가.
“도련님 애인 있다죠?”
“어떻게 알았어?”
“왔을 때 물어봤거든요.”
“그것 때문에 오라고 한 거야.”
“왜요? 무슨 일 있는 거예요?”
“양다리.”
아내가 깜짝 놀란다.
의아한 눈빛을 하면서.
“힉! 도련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닌데……?”
“무슨 생각하는 거야? 반대라고.”
“아! 그럼 그렇죠. 도련님은 모르고 있겠네요?”
“알 턱이 없지. 순진한 놈이라서 생각도 못 했을 거야.”
“아! 도련님 어떡해요. 상처 많이 받으실 텐데.”
“그래서 내가 해결해 주려고.”
“당신이요?”
묘한 표정을 짓는다.
“왜?”
“또 심심해진 거죠?”
“내가 땅콩인 줄 알아?”
“네? 그게 뭐예요?”
“심심풀이 땅콩.”
“이거 아재 개그죠?”
“나 이제 20대 초반이라고.”
“웃어야 하는데…….”
“웃지 마.”
“킥. 20대 개그로는 좀.”
“좋아. 30대 인정하고. 아재 개그가 뭔지 보여 줘?”
“해 보세요.”
하늘을 봤다.
8월의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잠시 따뜻한 햇볕을 음미했다.
“뭐 하세요?”
“해 보라며?”
“네?”
“이건 맛보기.”
“당신도 참.”
아내의 어이없어하는 얼굴을 무시하고 후속타.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돈은 뭐게?”
“음……. 할머니?”
“이런.”
이렇게 쉽게 맞출 줄이야.
그렇다고 멈출 순 없지.
“모른 척하면 안 되죠?”
“안돼! 절대로. 아는 척해.”
“킥킥! 또 해 보세요.”
하늘을 봤…….
“하늘 보진 말구요.”
보려다가 멈췄다.
“미국에서 비가 내리면?”
“음…….”
그때, 동생이 대문을 열고 들어왔다.
양손엔 큼지막한 검은색 비닐 봉투를 들고서.
“형. 나왔어.”
“빨리 왔네?”
“하철이 형은 약속을 잘 지키니까.”
“하철이 형?”
“지하철.”
“킥! 두 분이 똑같네요. 들어가세요. 식사 준비됐어요.”
“손에 든 건 뭐냐?”
“순대. 형수님 좋아하잖아.”
“도련님. 고마워요.”
“몇 인분인데?”
1인분이면 너 맞는다.
“10인분. 형도 먹고. 경호원 형들도 먹으라고.”
“역시 내 동생이다. 간은?”
“당연히 많이 넣었지.”
“소금 아니지?”
“부산 사나이는 막장이지.”
“역시. 서울대다.”
“킥. 막장이 서울대란 무슨 상관이에요?”
“어서 들어가자. 순대는 식으면 맛없어.”
아내의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뒤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식탁에 마주 앉은 셋.
“너 수요일 시간 되니?”
“수요일이면 빨간 날이라서 수업 없으니까 괜찮아.”
“잘됐네. 그날 나랑 같이 가 볼 데가 있거든.”
“그럼 집으로 올까?”
“응. 아침 8시까지는 와야 한다.”
“알았어.”
“그건 그렇고. 그쪽 엄마가 뭐랬는데?”
순간, 얼굴을 찡그린다.
그때 만남이 생각나서겠지.
아내는 미역국을 떠먹다 말고 동생을 빤히 쳐다본다.
이 드라마 같은 결말이 궁금한 모양인지.
“셋이 있을 땐 별말 안 하다가, 효주가 전화 받으려고 나간 사이에 말하더라고.”
“뭐라고?”
“헤어져달라고.”
“돈은 안 주던?”
“어? 그걸 어떻게 알았어?”
“형수 따라서 드라마 보니까 자주 나오더라.”
“형도 드라마 봐?”
“너도 결혼해 봐라. 좀 있으면 만화영화랑도 친해질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알겠다고 했지.”
“그냥 헤어지겠다고 했다고요?”
아내가 너무 빠져들었다.
드라마도 아닌데.
맞은편에 서 있던 집사도 귀를 쫑긋하고 있다.
“네. 부모님이 싫다는데 어떡해요.”
“애인 사랑하지 않았어요?”
“사랑은 잘 모르겠고 좋아는 했어요.”
“근데 어떻게 헤어져요?”
“고아라서 안 된다는 말에요.”
“잘했다 동생아. 고아가 되고 싶어서 된 것도 아닌데. 그런 것들하곤 상종을 말아야지.”
“이이는.”
“사실은 말이야. 그 애인이라는 애 조사를 좀 했거든.”
“언제?”
“얌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하여튼 그 애 양다리더라. 1년이 넘었어.”
“나 말고 딴 남자가 있었어?”
“그래. 그것도 너 만나면서 만든 거야.”
“어쩐지…….”
“왜? 뭐 짚이는 게 있어?”
“몇 번 좀 이상했던 적이 있었거든.”
“정리할 수 있지?”
“해야지. 알고 나니까 미련 없어졌어.”
2년 가까이 만났으니 정이 들었을 테다.
하지만 동생을 믿는다.
우린 어릴 때부터 부산 원장 어머니에게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고아라고 무시하는 사람과는 상종을 말라고.
“잘 생각했다. 네 짝은 다른 데 있어. 그 애가 아닌 것만은 확실해.”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혁수 걔 처음 서울 올라와서 나랑 오피스텔 살았던 때 알지?”
“알지. 나도 자주 갔었잖아.”
“그래. 그때 웬 이대 다니는 이상한 애가 들러붙어서는 떨어지지를 않더라고.”
동생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런데 아내는 그 반대다.
“혁수 형한테 이대 다니는 여자가?”
“안 믿어지겠지만 사실이다.”
“첫째 도련님이 어때서요?”
“지금의 멋진 놈 혁수 말고. 20살 때 혁수를 말하는 거야.”
“지금과 많이 달랐어요?”
“당신은 혁수가 사람으로 보이지?”
“이이는.”
“4”
“네?”
“2 곱하기 2는 4”
“형. 형수님한테도 이런 거 해?”
“미안하다. 내가 많이 심심하거든. 이걸 오바마 대통령이나 우리나라 대통령한테는 할 수 없잖냐.”
“이걸 어릴 때부터 했어요?”
“동생들 모아 놓고 자주 했어요. 안 웃으면 어려운 문제 내놓고 못 풀면 더 야단쳤어요.”
아내가 또 킥킥대며 웃는다.
맞은편에 있던 여집사도 힘들게 웃음을 참는다.
“어머니는 언제나 웃으셨지.”
“어머니, 형 때문에 힘드셨을 거야.”
“그래, 니 똥 굵다. 하여튼 혁수 걔가 20살 때는 사람이 아니었지.”
“도련님이 사람이지 그럼 동물이에요?”
“그땐 동물이었거든.”
“형, 아니지. 짐승.”
“큭큭. 그래 짐승이었지. 근데 그 짐승이 좋다고 달라붙는 여자가 있으니 얼마나 신기해. 그것도 이대 다니는 여대생이.”
“그래서 나한테도 짝이 있을 거라고?”
“그렇지. 혁수 그 여자랑 헤어지고 지금 어때?”
“지금 형수님 만난 거야?”
“그래. 너도 알다시피 제수씨가 얼마나 엘리트냐. 또 미모는 어떻고.”
옆에서 갑자기 냉기가 느껴졌다.
8월의 한여름인데.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었나?
살짝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아내의 얼음 같은 눈빛.
“네 형수보다는 한참 못하지만.”
냉기가 싹 사라졌다.
“도련님 짝은 정말 좋으신 분이 있을 거예요.”
“그래. 형수 말이 맞아. 미련 가지지 말고 싹 잊어버려. 근데 돈은?”
“당연히 챙겼지.”
“미친놈. 역시 내 동생이다. 그런 돈은 확실히 챙겨야지.”
아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잖아.”
“두 사람 피 안 섞인 거 맞죠?”
“피는 안 섞였지만, 생각은 섞였지.”
“얼마 넣었던?”
“2천만 원.”
“괜찮게 넣었네. 뭐 할 건데?”
“부산 어머니께 드리려고.”
“잘 생각했다. 좋은 일에 쓰실 거야.”
“두 사람 정말 대단하세요.”
“내가 동생들 교육은 확실히 했었지.”
아내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완전히 졌다는 듯이.
그러고는 막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동생에게 물었다.
“도련님. 근데 미국에서 비가 내리면 이건 뭐에요?”
“USB.”
“아! 알고 나니까 좀 어이없네요.”
“얌마. 내 필살기를 그렇게 쉽게 알려 주면 어떡해. 그럼 최후의 필살기를 보여 주지.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왕은?”
* * *
이틀 후 수요일.
8.15 광복절 행사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행해졌다.
국내외 많은 인사가 초대를 받은 가운데, 한 가족이 얼떨떨해하고 있었다.
“당신이 이런 행사에 초대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혹시 몰라 다시 확인을 해 봤는데 초대된 게 맞더라고.”
“아빠. 저분들 외국 대통령들이죠?”
박효주가 한곳을 가리키며 물었다.
상석에 모여서 얘길 나누는 외국 정상들이 눈에 띄었다.
“푸틴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과 다른 나라 대통령들도 많이 왔네. 대통령 취임식도 아니고 광복절인데.”
“아빠 대통령들과 이야기하는 사람 KH 강혁 대표 맞지?”
“응. 여기서 저분을 다 보게 되네. 나도 인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 대통령들과 인사를 하던 강혁의 시선이 세 사람에게 향했다.
그리고 셋과 시선이 마주쳤다.
강혁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더니 한 사내와 함께 셋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네? 네. 안녕하십니까.”
“하하. 많이 놀라셨죠. 제가 세 분을 초대한 겁니다.”
“대표님께서 우릴 어떻게 아시고……?”
박철기의 의아해하는 얼굴에 모녀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얼굴빛은 하얗게 변해 있었다.
두 눈은 찢어질 정도로 크게 떠져 있었고. 최정숙은 온몸을 벌벌 떨기까지 했다.
강혁의 옆에 선 사내를 봤기 때문이었다.
“얘가 제 동생입니다.”
이정민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자 박철기도 얼떨결에 맞인사를 했다.
“따님과 만나는 사이라고 해서 초대를 했습니다. 근데 며칠 전에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미처 초대 취소를 못 했습니다. 오신 김에 구경이나 하고 가시죠.”
“제 딸과 동생분이 만나던 사이라고요?”
“몰랐습니까?”
“네. 전, 전혀.”
“어머님이 동생한테 2천만 원씩이나 주셨던데 잘 쓰겠습니다. 어머니께서 드라마를 즐기시는 것 같습니다.”
박철기의 시선이 아내와 딸에게 향했다.
두 명의 모습에 모든 걸 짐작한 모양인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거기에 혈압을 상승시킬 보태기를 하나 더 추가했다.
“동생이 고아 출신이라서 헤어지라고 하셨다던데, 저도 고아 출신입니다.”
“대표님 저기 그게…….”
박철기는 뭐라도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입에 강력 접착제라도 붙인 것처럼.
“참 제가 좀 알아보니까 따님이 양다리를 거쳤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정민아 헤어진 사이지만 마지막 인사는 해야지.”
“효주야. 내가 너 얼마나 좋아했니. 헤어졌지만 나도 억울해서 그 남자한테 얘기했어. 너 양다리라고.”
이정민이 그 말만 남기고 살짝 인사를 하더니 딴 곳으로 가버렸다.
강혁은 마무리 결정타를 남겼다.
“아버님 대호 정밀이 우리 미래 자동차 3차 하청 업체더군요?”
“대표님. 그, 그게…….”
“처지를 바꿔 놓고 생각해 보시면 제 마음이 어떨지 이해가 갈 겁니다. 공과 사는 구분을 해야겠지만 사람이 그러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박철기는 모녀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눈빛만으로도 모녀를 태워 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 구경하세요. 전 이만.”
강혁이 사라지자 모녀가 다리가 풀리며 그 자리에 앉아 버렸다.
“여, 여보…….”
“아, 아빠…….”
“당신이 기어이 내 발목을 잡네. 나도 이제 더는 못 참겠어. 집에 가자.”
박철기가 행사장을 나가자 모녀도 고개를 푹 숙이고 뒤따랐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혁과 이정민.
“형. 폼이 딱 이혼할 거 같은데?”
“양다리는 이것도 모자라. 원래 뿌린 대로 거두는 거야.”
“정말 아버지 회사 손볼 거야?”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