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09)
역대급 먼치킨 재벌-309화(309/342)
# 309
309화 $$$ 마천동에서 있었던 일/ 세 대의 두더지
평양 무기 연구소에 도착했다.
도착하기 무섭게 볼튼 소장이 두더지가 보내온 영상을 보여 준다.
“새벽에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뭔데 그럽니까?”
“이 영상입니다.”
이게 뭐지?
칼라 영상이라서 알아보는 덴 어렵지 않다.
그런데 뭔지는 모르겠다.
볼튼 소장을 보니 이해한다는 얼굴로 한곳을 짚었다.
“팀원들이 마지막으로 보내온 영상입니다.”
“마지막이라뇨?”
“이 영상을 보낸 후로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그 기계는 지하 수천 킬로라 해도 연락이 안 되진 않을 텐데요?”
미래 정보로 만든 영상 송수신기다.
소리는 물론 영상도 지금처럼 뚜렷하게 보낼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
“아무래도 사고를 당한 것 같습니다. 이 영상 자세히 한번 보십시오. 뭔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어디 가요?”
“여기 말입니다.”
한곳을 짚었다.
다른 곳은 빛을 받아서 여러 색채가 있지만, 이곳은 유독 모두 검은색이다.
“검은색일 땐 어떤 경우죠?”
“모두 막혔거나……. 비었거나. 둘 중 하납니다.”
“비었다는 말은 이해가 가는데 막혔다는 말은 뭐죠?”
“두더지가 뚫지 못하는 뭔가가 있다는 겁니다.”
두더지가 뚫지 못하는 게?
그럴 리가 없는데.
두더지가 쏘는 광선자 빔은 수억 톤의 압력을 견디는 두더지의 외벽도 뚫어 버린다.
그런데 이걸 못 뚫었다고?
쉽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지구상에 두더지가 뚫지 못할 금속 같은 게 있나요?”
“단연코 없습니다.”
“그러면 이건 일단 아니고. 그러면 빈 곳이란 말인가요?”
“빈 곳이라고 해도 너무 넓습니다. 이쪽 3분의 2지점부터는 거의 검지 않습니까?”
“그럼 뭐란 말이죠?”
“저도 아직 거기까진 파악을 못 했습니다.”
“두더지에 식량은 얼마나 있었죠?”
“우주인들이 먹는 식량으로 1년은 거뜬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러면 우선 다른 두더지 세대를 보내 보세요. 좌표는 입력되어 있죠?”
“네.”
“도착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3일 정도면 도착합니다.”
“일단 보내 보세요. 혹시 모르니 보통 때보다 더 세세히 준비해서요.”
“알겠습니다.”
“저는 당분간 국내에 있을 겁니다.”
“그럼 새 소식이 있으면 그때마다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맨틀에 있을 만한 거라고는 광물밖에 생각나는 게 없다.
세대를 더 보내기로 했으니, 일단은 지켜볼 수밖에 없겠다.
궁금해도 참아야지. 3일 후면 뭔지 알 수 있을 테니.
한편, 이 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한 바다 위 요트.
두 인물이 낚싯바늘에 미끼를 끼우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일본 쪽으로 흘렸죠?”
“네. 아마도 그쪽으로 주시하고 있을 겁니다.”
“계속 그쪽으로 몰아요.”
“그래도 오래 끌 수는 없습니다.”
“나도 알아요. 당분간만 끌라는 겁니다.”
“며칠 전에 아베 총리가 급히 청와대를 방문했었습니다.”
“냄새를 확실히 맡긴 했군요.”
“저쪽에서도 조사를 시작할 테니까 길면 두 달. 짧으면 한 달 안에 옮겨타야 할 겁니다.”
“어쩌면 더 빠를 수도 있겠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꼬리를 자르면 됩니다.”
“그래도 완전히 끊으면 안 됩니다. 더 많은 의심이 필요해요.”
이때 지시를 내린 자의 낚싯대가 갑자기 꺾였다.
꺾인 모습을 보니 꽤 큰 녀석이 물렸나 보다.
하지만 사내는 아주 천천히 낚싯대를 끌어 올렸다.
고기를 잡으려는 생각은 없는 것인지 느긋하게.
“세상사 너무 급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죠. 이쪽이 급하면 상대도 금방 알아채요. 느긋하게 목을 움켜쥐어야 합니다. 자신이 죽는 줄 모를 정도로 아주 느긋하게요.”
“상대가 상대니만큼 저도 모든 걸 쏟아 부었습니다.”
“압니다. 알아요. 그만큼 보답을 해야겠죠.”
“이건 바뀐 계좝니다.”
사내가 쪽지를 꺼냈다.
하지만 낚싯대를 든 사내는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그 계좌로 두 시까지 입금해 놓죠.”
“감사합니다.”
“마무리만 잘하세요. 그러면 약속한 돈은 바로 넘겨 줄 테니까요.”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서 성공할 겁니다.”
“나는 그런 공수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70cm는 됨직한 녀석이 모습을 보였다.
그물 방으로 천천히 끌어 올린 사내는 옆에 있던 칼로 단숨에 두 동강 내 버린다.
그리고는 그 반 토막 난 것을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렸다.
“결과로 말하세요.”
* * *
토요일이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이기준이 찾아왔다.
이제 제법 국회의원 티가 난다.
“어쩐 일이야?”
“나랑 같이 바람 좀 쐬지 않을래?”
“여긴 바람이 없냐?”
“그런 웃기지도 않는 개그는 하지 말라니까.”
“가끔 통할 때도 있어. 어디 가게?”
“내 지역구 좀 돌아보려고.”
“일사분기 지역구 순회 기간이지?”
“짬 날 때마다 돌긴 하는데 이 기간엔 더 돌아야 하잖아.”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의무적으로 지역구 순방을 해야 하는 기간이 생겼다.
3개월 안에 100곳의 가정을 방문해야 한다.
민심을 살피라는 의미에서 아예 법 개정을 해 뒀다.
지금도 그 시기라 온 모양이다. 얼굴도 볼 겸.
“너 지역구가 송파구지?”
“갈래 안 갈래?”
“가자. 가.”
“너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본 지 오래됐잖아.”
“그래. 같이 가 보자.”
마천동은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발전이 더딘 곳이다.
그렇다 보니 오래된 집들이 꽤 있었다.
도보로 한 집 한 집 들리는 이것도 재미가 쏠쏠했다.
“오랜만에 나오니까 괜찮지?”
“새롭네. 너도 이제 국회의원이라고 많이 알아본다.”
“너만 하려고. 모두 강혁 대표님 오셨습니까. 하면서 너한테만 관심 있던데.”
“쑥스럽긴 하더라. 근데 이거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나이를 모르겠단 말이야. 어르신 같긴 한데 3, 40대로 보이니 원.”
“하하. 내 지역군데도 나도 그건 영 어색하더라. 이게 다 네 덕분이다.”
“얌마. 너는 20대 초반으로 보이잖아. 그러니까 무조건 고개 팍팍 숙여.”
“고마워서 눈물 나려고 그런다.”
동네 골목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한 할머니가 보였다.
아니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한 손으로 힘겹게 지팡이를 짚고서.
그런데 겉모습은 나이 많은 할머니다.
아직 미용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모습의.
“이봐요. 거기 강혁 대표가 맞는구먼. 맞지?”
“어떻게 알아보셨습니까?”
“TV서 봤지. 젊어져 놓으니까 더 멋있어졌어. 여긴 어쩐 일이여?”
“친구가 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라서 함께 나와 봤습니다.”
“그 이기준인가 하는 그 국회의원?”
“네. 할머니. 제가 이기준입니다.”
할머니가 기준이를 잠시 쳐다본다.
“응? 자네도 젊어졌구먼?”
“네. 어디 많이 불편하십니까?”
“나이 먹으면 다 그렇지 뭐. 근데 자네는 젊어졌어도 아직도 머린 왜 그 모양이여?”
이상하게 이기준의 머리는 아직 하얗다.
얼굴은 20대 초반인데 머리카락 색깔은 염색한 것처럼 하얀색이니 특색 있긴 했다.
“저도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허긴. 머리카락 색깔이 뭐가 중요혀. 염색하면 되지.”
“그런데 할머니는 미용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내 나이가 올해로 아흔둘이여. 살 만큼 살았는데 더 살아서 뭐 하게.”
“돈 때문에 그러시면 지역구로 배정된 금액이 있으니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냅둬. 얼마나 한다고. 영감 곁으로 빨고 가고 싶어서 그래.”
“혼자 살고 계십니까?”
“남편이 사고로 죽고 벌써 50년 됐지. 이봐. 강혁 대표 양반.”
갑자기 자신을 불렀다.
정겨운 모습이 옛날 자취방 할머니가 생각났다.
“네. 할머니.”
“정말 좋은 걸 만들어서 고맙긴 혀. 하지만 말이여.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어.”
“어떤 부분이요?”
“사랑하는 사람을 앞서 보낸 사람들은 힘들지.”
“미처 그 생각은 못 했습니다.”
“자네를 탓하려는 게 아니여. 오히려 고마운 일이지. 나는 이대로 살다가 갈기여.”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사람 생각이 모두 같을 순 없다.
이 할머니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고.
사람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저기 떠 있는 해처럼 말이여. 때가 되면 떠나야 하는 법이지.”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려. 나는 다른 사람은 못 믿어도 강혁이 자네는 믿을 수 있지. 자네 덕분에 이제 생활비 걱정 안 하고 잘살고 있어. 고마워.”
“그게 어디 제가 잘해서 그런 건가요. 정부에서 잘한 덕분이죠.”
“내가 늙었다고 지금 무시하는 겨?”
“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내가 이 나이 먹었어도 귀는 밝아.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고. 이 모든 게 강혁이 자네 때문에 바뀐 거라고. 나도 같은 생각이여.”
“아, 네. 감사합니다.”
“여기 집들이 허름해 보여도 옛날처럼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없어.”
“할머니처럼 미용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나요?”
“많진 않지만 좀 있어.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둘이나 있지.”
아! 이럴 수도 있겠구나.
많은 사람에겐 하늘이 내린 축복이겠지만, 또 누구에겐 힘든 선택일 수도 있겠다.
“온 김에 점심밥이나 먹고 갈 테여?”
“몸도 안 좋으신데 괜찮겠습니까?”
“내가 혼자 산다고는 안 혔제. 여기가 울 집이여. 들어와.”
바로 옆 2층 집이다.
할머니를 따라 들어가자 30대 후반의 부부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나왔다.
“어머니 다녀오셨어요.”
여자가 다가와 묻자.
“그려. 마실 좀 다녀왔어. 점심 좀 차려 봐.”
카리스마 넘치게 툭 내뱉고는 손짓을 한다.
“들어오지 않고 뭐혀?”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니들. 이 사람들 몰려?”
“네. 누구시죠?”
“강혁 대표 양반이랑 국회의원이잖혀.”
“어?”
부부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입도 벙긋 벙긋 한다. 금붕어처럼.
“처음 뵙겠습니다. 강혁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지역구 국회의원 이기준입니다.”
“어? 정말 두 분이 맞네요. 여보 말 좀 해 봐요.”
여자가 벙해 있는 남자를 툭 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다.
“두 분이 어떻게 우리 집에 오셨습니까?”
남자의 물음에 할머니가 다시 툭 치고 들어온다.
“내가 점심밥 먹고 가라고 혔어. 그러니까 어여 밥 차려 줘. 나도 같이 먹게.”
“할머니 말씀이 맞습니다. 우연히 마주쳤는데 밥 먹고 가라고 해서 들렀습니다.”
“뭐혀. 얼른 들어오라니까.”
“네.”
“들어갑니다. 할머니.”
둘의 때 아닌 방문에 부부는 잔뜩 놀란 눈치다.
여자가 부엌으로 급히 들어가고 할머니와 아들과 함께 마주 앉았다.
할머니 나이를 보자면 아들 내외도 미용 치료제를 사용했나 보다.
“TV에서만 보다가 직접 뵈니까 실감이 안 납니다.”
아들이 들뜬 얼굴로 자신에게 말했다.
“이 친구에게 건의하고 싶은 게 있으시면 하십시오.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럴 때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처럼 살기 좋은 세상이 또 있으려고요. 저는 더 바라는 게 없습니다. 딱 지금처럼만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의원이 일은 잘합니까?”
“어이쿠. 우리 이기준 의원님만큼 일 잘하는 의원이 또 없죠. 앞으로도 우리 지역구에서 꼭 출마해 주십시오.”
“제가 뭐 한 게 있겠습니까.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어깨를 으쓱한다.
자, 봐라. 내가 이 정도다. 하는 것처럼.
잠시 후 식탁에 둘러앉았다.
고등어조림에 시금치 무침, 도토리묵, 콩나물무침 등.
모두 할머니를 생각해서 만든 음식인 듯했다.
또, 파전은 언제 붙였는지 먹음직스럽다.
“많이들 먹어. 이것도 인연인가벼.”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도 정겨워, 자신도 모르게 바로 말이 튀어나왔다.
“그려. 팍팍 먹어. 나는 말이여. 바라는 건 딱 하나뿐이여.”
“……?”
“……?”
“돈이 모든 게 아닌 세상이었음 좋겄어. 지금처럼 말이여.”
이날, 할머니의 철학 같은 말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걸 시작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
이들과는 너무도 거리가 있는 삶을 살다 보니 많은 것을 잊고 살았다.
하지만 다시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3일 후.
볼튼 소장에게 연락이 왔다.
-대표님. 새 두더지 세 대가 사고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