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8)
역대급 먼치킨 재벌-38화(38/342)
# 38
038화 $$$ 폭풍의 시작 (2)
97년 12월 31일 김판수의 집.
연말이라 김판수의 집에서 모두 모이기로 했다.
강혁도 김판수에게 볼일이 있기도 했고.
“혁아. 너 어떻게 사업할 생각을 다 했어?”
김판수가 그 특유의 민머리를 긁으며 물었다.
옆에서 한 상 차려진 음식을 먹던 이기준도 귀를 쫑긋했다.
이제 강혁이 방문하면 대우가 최상급이다.
지금처럼 한상 떡하니 대령은 기본이었다.
강혁이 사업을 한다는 소문은 이미 쫙 퍼진 상태.
학교에서도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있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돈에 한이 맺힌 게 많아서.”
“이해한다. 요즘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장난 아니더라.”
“판수 너는 이제 졸업하면 연수원 들어가겠네?”
“응. 연수원 2년 있다가 군법무관으로 군대도 가야지.”
“기준이 너는 정치 쪽으로 맘 굳혔어?”
“졸업하고 군대 갔다 와서 그쪽으로 가려고.”
강혁은 둘의 말에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니들 그 마음 변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버텨. 고생 뒤에 낙이 올 거니까.”
“너, 꼭 뭐 안다는 듯이 말한다.”
“열심히 하라는 거지. 후원도 해 줄 테니까 딴생각 말고.”
“후원금 지원해 준다는 말만 들어도 고맙네.”
김판수는 이미 전현택을 통해서 상황을 대략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말과는 달리 강혁의 말을 가볍게 듣지 않았다.
“참, 판수 너 검사 삼촌 있잖아?”
“그건 왜?”
“회사에 법무팀이 필요한데 실력자 좀 소개해 달라고.”
“알았어. 내가 한번 먼저 물어볼게.”
* * *
수많은 대기업이 나자빠지는 이때에도 98년 새해는 왔다.
새해 휴가를 보내고 1월 6일.
TV에서는 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중소기업이 하루에 100개씩 도산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대기업들도 나자빠지는 마당이다.
그 하청을 받던 중소기업들이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1월 14일: 나산그룹.
1월 19일: 극동건설.
1월 30일: 삼양식품.
1월 31일: 파스퇴르.
.
.
한 해가 바꿔도 기업들의 부도는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붐비던 출근 지하철의 사람 수만 봐도 확연했다.
정부는 IMF의 요청을 받아들여.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부실기업 퇴출에 칼날을 빼 들었다.
그 여파가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
국민들은 나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했다.
그래서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것이 생겼다.
집안 꼭꼭 숨겨 둔 돌 반지, 금목걸이, 금반지 등.
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면 모두 들고 나왔다.
TV에선 이 장면을 연일 내보내며 국민의 참여를 이끌었다.
많은 국민들이 금을 내놓았다.
하지만 1kg 이 넘는 금괴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힘들 때에도 가진 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나라를 구하고자 나선 사람들은 모두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었다.
이때 KH 인베스트먼트에서는.
대대적으로 직원모집 광고를 내보냈다.
모자라는 경력직을 뽑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서류접수 신청자가 너무 많았다.
분명 회사엔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현 시국에 비춰 보면 기뻐할 수만도 없는 일이었다.
서초동 KH 인베스트먼트.
삑삑♬
“정 부장 좀 들어오라고 하세요.”
-네 사장님. 바로 호출하겠습니다.
이번에 비서실 직원을 두 명 뽑았다.
둘 다 20대 여성인데 비서실 경험이 있었다.
잠시 후.
정민지 부장이 들어와서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얼굴엔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게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이다.
“사장님. 서류 접수자가 너무 많이 몰렸어요.”
“몇 명 뽑는다고 했었죠?”
“총무팀 10명, 정보팀 30명, 부동산팀 30명, 금융지원팀 40명으로 총 110명 뽑기로 했어요.”
“접수 인원은요?”
“오늘 서류접수 이틀짼데 벌써 15,000건이 넘어요.”
정 부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그렇게나 많이 접수했어요?”
강혁도 깜짝 놀랐다.
110명 모집인데 이틀째에 15,000명이 넘다니.
접수 기간은 1주일이다.
그렇다면 더 많은 인원이 몰린다는 말.
서류에서 걸러내고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을 다시 거른다.
몇 번 검증 절차를 거쳐도 면접 인원이 적지 않을 것이다.
“면접관도 저와 부장님만으론 부족하니까 전문가를 초빙하세요.”
“네. 그건 이미 준비해 뒀어요. 보고 따로 올리겠습니다.”
“괜찮은 인물이 있으면 과장급으로 두세 명 뽑을 겁니다.”
“저도 좋아요.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면 회사에 보탬이 많이 될 거예요.”
“부장님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맘이 놓이네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듣기에 따라, 불만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반기는 모습에 강혁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인원들은 나이가 많아도 과장급부터 시작할 겁니다.”
“네.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그렇죠. 참, 주임급 이상은 회의실로 모이라고 하세요.”
“바로 모이게 하겠습니다.”
새 직원이 들어오면 기존 직원들이 불안감을 보일 수 있다.
그렇기에 강혁은 이들을 따로 불러 위로할 생각이었다.
맨입으로는 안 되니 작은 선물을 곁들어서.
회의실.
주임급 이상의 직원은 모두 모여 있었다.
그렇다고 인원이 많은 것은 아니다.
주임 6명에, 대리 2명, 과장 1명, 부장 1명이 전부였다.
“이번에 새 직원들이 들어올 겁니다. 회사의 앞날을 위한 일이라 결정한 겁니다.”
10명뿐이고 모두 다 기꺼운 얼굴이기에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여기 모인 인원은 모두 승진을 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처럼 잘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러면 부장님은 이사가 되는 거네요.”
정민지 이사는 쑥스러워하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 나이에 벌써 이사라니요.”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하게 될 겁니다. 나중엔 절 욕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사장님.”
“전현택 과장은 차장으로, 김혁수 대리는 과장으로, 주임들은 대리가 되는 겁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강혁은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친구인 전현택과 동생인 김혁수와 공적인 자리에서 악수를 하니 쑥스럽기도 했다.
* * *
3주일 후.
서류 심사를 통과하고.
중간에 검증 절차를 몇 번 거친 인물들의 최종 면접일이다.
대상자들은 KH 직원들이.
전 직장을 찾아다니면서 일일이 검증을 했다.
그중에 걸러진 인원들도 상당했다.
하물며 거짓으로 서류를 꾸민 이도 있었다.
최종 면접을 거쳐 과장급 인원을 5명이나 더 뽑았다.
생각 외로 인재들이 많아서였다.
또 지금부터 회사가 많이 커갈 것을 대비한 것이기도 했다.
나머지 인원들은 경력직임에도 모두 주임이나 평사원으로 들였다.
그런데도 합격자들은 모두 만족해했다.
오히려 이들은 행운아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직원을 뽑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든 기업이 감축한다고 난리였다.
강혁은 부서별로 틀을 갖추자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
7조 원이 넘는 자금을 묶어 둘 수는 없는 법이니.
“이사님. 강남대로 쪽에 20층 넘는 빌딩들이 나왔어요. 거기부터 조사해 보세요. 이 자료는 전에 직원들이 조사한 거니까 참고하고요.”
“네. 대표님. 부동산 팀도 신설됐으니 시간이 많이 단축될 거예요.”
“초기니까 이사님이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겁니다.”
“네. 윤 팀장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제가 돕겠습니다.”
강혁은 이번에 자신을 부르는 명칭을 사장에서 대표로 부르도록 했다.
그리고 윤태식 부동산팀 팀장은 새로 뽑은 인물이다.
42세로 직급은 과장이었다.
극동건설에서 부장으로 있다가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실직한 케이스였다.
20살 때부터 부동산에 뛰어든 베테랑이었다.
“강남대로 쪽에 빌딩을 하나 매입하게 되면 회사를 그쪽으로 옮기죠.”
“벌써 옮길 때가 됐네요. 꿈만 같아요. 회사가 이렇게 빨리 커 갈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전에도 말했다시피 커 갈수록 힘든 일이 많아질 겁니다.”
“그만큼 더 발전하는 거니까 좋은 일이잖아요.”
KH 인베스트먼트는 한창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지만 다른 기업들은 여전했다.
하루가 멀다고 픽픽 쓰러졌다.
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는 이때.
처음으로 대학교가 부도를 냈다.
그 대학은 단국대학교였다.
한국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온 국민이 허리띠를 바짝 조였다.
밥만 먹고 모든 것을 줄였다.
그러니 내수 경기가 점점 죽어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업들은 더 힘들어졌다.
힘겹게 버티던 기업들도 결국 하나둘 쓰러졌다.
물건이 팔려야 회사를 꾸릴 터인데 그 한계점에 온 것이다.
결국, 재계 순위 3위 대우그룹이 부도를 내고야 말았다.
그 여파는 상상을 불허했다.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수백 개의 기업이 쓰러진 것이다.
강혁은 이때 사무실에서 느긋하게 손을 풀고 있었다.
컴퓨터 화면에 떠오르는 기업명이 눈에 들어왔다.
이성전자.
미래자동차.
ST텔레콤.
KLG전자.
로스삼강.
앞으로의 주가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이 기업들이 파산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정부 역대 인명부’에는.
이 기업들에 돈을 받아 철장 신세를 진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도 2010년이 훨씬 지난 뒤에.
특히 이성전자의 경우가 가장 많았다.
대통령이 연관된 경우도 있었고.
과거 ‘디폴트’와 ‘모라토리엄’을 겪었던 국가의 기업들도 유심히 살폈다.
그래서 이 다섯 종목에 확신이 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휴대폰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임은 자명한 일.
물론 자동차도 마찬가지.
거기다 로스삼강처럼 먹거리 사업은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었다.
강혁은 마음을 가다듬고 자판을 두들겼다.
이 다섯 종목은 이미 저 지하 500m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더 내려가면 지하 심층수가 터질 지경이었다.
이성전자를 시작으로 물량을 하나하나 체크해 나갔다.
이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38,570원.
작년보다 무려 3배나 떨어진 가격이다.
다섯 개 종목들 모두 물량은 넘쳐났다.
경영진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보유한 주식 말고는 모두 나와 있는 것 같았다.
아마 경영진들도 털어 버릴 수 있으면 털고 싶었을 것이다.
강혁은 우선 출출한 배를 달래고자 자장면을 시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부터 채웠다.
1시가 되자 다시 컴퓨터 화면을 주시했다.
아무리 맛있게 보여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
시장이 눈치를 채지 못하게 아주 느긋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목표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지분 5%를 넘기게 되면 공시도 해야 한다.
해당 기업에서 확인해 올 것이다.
자신은 아직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
확실히 수익만 발생시키면 된다.
1일 차.
우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입질을 해 봤다.
총 다섯 종목을 1시간 단위로 조금씩 매수해 나갔다.
역시나 전혀 반응이 없었다.
다시 시간을 좀 더 단축해서 물량을 좀 늘였다.
매수했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더 내려갔다.
누군가가 계속 팔고 있다는 말이다
7일 차.
각 종목당 지분 0.2% 정도를 확보했다.
그런데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15일 차.
지분을 0.7%까지 늘렸다.
TV 방송은 강혁을 오히려 더 도와주고 있었다.
대우 부도 이후 암울한 장면들이 더 많이 나오고 있었다.
이럴 진데 누가 주식에 투자하겠는가.
하지만 강혁은 느긋했다.
이 종목들은 절대 부도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20일 차.
다시 1.5%까지 늘렸다.
시장은 여전히 묵묵부답.
30일 차.
강혁은 한 달간 대표실에만 들어가면 거의 나오질 않았다.
그러니 비서실 직원들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동안 강남대로 변 쪽에 25층짜리 빌딩도 새로 장만했다.
370억에 매물로 나온 것을 사들인 것이다.
원래는 이 가격이 아니었다.
720억에 육박하던 빌딩이었다.
그런데 자금 사정이 워낙 급하다 보니 내놓은 것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해 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
KH 인베스트먼트도 두 달 후 그곳으로 이주한다.
남는 곳은 월세로 돌리기로 했고.
기존 직원들과 새로 뽑은 직원들은 잘 어울렸다.
좀 더 일찍 입사하지 못한 걸 안타까워하는 직원도 있었다.
법무팀은 김판수의 삼촌에게 소개받은 사람이 꾸려갔다.
차장 검사로 재직하다 퇴임한 분이다.
그와 함께 회사에 입사한 법조계 인물도 5명이나 됐다.
모두 실력 있는 분이라 일단은 믿고 맡겼다.
나중에 실적과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으니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부동산 팀들이 제일 바빴다.
모두 현장을 직접 뛰어야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출근과 동시에 나가기 바빴다.
우선 빌딩들부터 쑤시고 다녔다.
나온 물건들이 워낙 많으니 30명 인원도 모자랄 판이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40일 차.
3.5%까지 늘렸다.
기간을 길게 잡아서 그런지 주가는 ‘세월아 네월아’였다.
다음 달이면 김판수는 사법연수원으로 들어간다.
이기준은 군대에 가고.
전현택은 한 1년 정도 더 있다가 간다고 했다.
다행한 일인지는 모르지만, 강혁은 군대를 면제받았다.
어릴 때부터 고아원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다시 두 달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