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56)
역대급 먼치킨 재벌-56화(56/342)
# 56
056화 $$$ 찾긴 찾았는데 전할 방법이 없네
커튼을 치지 않고 잤더니 아침햇살이 일어나라고 야단이다.
시계를 보니 06시 25분.
이 넓은 집에 혼자서 자고 일어나니 묘한 기분이다.
거실로 나오자 실내에 있던 경호원 두 명이 인사를 한다.
강혁은 커피 한 잔을 들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씩 웃음을 보였다.
“이번에 약품에 관한 건가? 타이밍 한번 기막히네.”
머릿속을 꽉 채운 분자식과 여러 자료들이 떠오른다.
처음 접하는 용어들.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분자식: C11H17N3O8.
콜린 알포세레이트(Choline Alfoscerate).
분자식: C8H20NO6P.
표적항암제, 내성표적 폐암신약, 면역질환 치료제.
제네릭(Generic Drugs).
합성신약(New Chemical Entities).
개량신약(Incrementally Modified Drugs).
1. 위암.
2. 폐암.
3. 간암.
4. 유방암.
5. 췌장암.
다섯 가지 암에 대한 약품 제조 분자식이 세세히 나열되어 있다.
그런데 생각 외로 분자식이 간단하다.
이 간단한 배열을 찾아내지 못해 지금도 많은 제약사 연구원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다.
한참을 떠올리던 강혁은 미지근해진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다섯 가지 암 치료제라··· 문제야 문제. 고생하게 생겼어.”
이런 좋은 일이 생겼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 다섯 가지 암 치료제만 만들어지면 돈방석은 예약해 둔 거나 마찬가지일 텐데.
“이걸 윤정호 연구소장에게 어떻게 전해 준다. 답답하네.”
기분 좋은 아침이지만 큰 숙제를 하나 떠안았다.
강혁은 떨떠름한 얼굴로 출근길에 올랐다.
강남 KH 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도 생각을 해 봤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전해 준다.”
그렇게 한참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인터폰이 울린다.
삑삑♬
-대표님. 정 이사님과 법무팀장님입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리고 혹시, 펜잘이나 아스피린 같은 거 있어요?”
-머리 아프신가요?
“좀 그러네요.
-알겠습니다. 가져다 드릴게요.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는 갸웃한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겼나 싶은 모양이다.
“대표님. 어디 아프세요?”
“아, 머리가 좀 어지럽네요. 마침 잘 왔습니다. 러시아 법인을 최대한 빨리 만드세요.”
“러시아에 가셨던 일이 잘되셨나 봐요?”
“잘 됐죠. 이건 급하니까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됩니다.”
“네. 러시아 쪽에 이성전자와 KLG전자가 들어가 있으니까 그쪽부터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그래요. 그 두 곳의 대주주니까 도움받기는 쉬울 겁니다.”
푸틴은 올 연말 대통령에 오른다.
아직 대외적으로 안 알려졌다 뿐이지, 지금쯤이면 옐친과 푸틴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다.
옐친은 ‘모라토리엄’을 유발한 대통령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러니 자신의 퇴임 후의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것이다.
그 적임자로 전직 KGB 요원이던 푸틴을 선택한 것이다.
푸틴이 권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먼저 접근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이 기회를 놓치면 러시아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강혁은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다.
‘알아야 면장이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약품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윤정호 연구소장에게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날부터 KH 이성제약을 필두로 총 8개 제약회사를 돌아다녔다.
회사에 있는 모든 책과 연구 자료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각 회사 사장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강혁으로 인해 바짝 긴장했다.
또 무슨 사달을 내려는 것은 아닌지.
KH 이성제약 최민수 사장.
갑작스러운 방문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는 심재국 부장의 사무실에 와있었다.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 부장, 대표님이 방에서 뭐 하는지 아는 거 있어?”
“뭔가 찾는 것 같았습니다.”
“뭘 찾아?”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회사에 있는 모든 자료를 다 뒤지고 계시거든요.”
“그 많은 자료를 어느 세월에 다 본다는 거지?”
“여직원에게 음료수 넣어 주라고 하면서 한번 살펴보라고 합니까?”
“아, 그거 좋은 생각이야. 빨리 가 보라고 해 봐.”
전에, 비리 직원들을 모두 쳐내 버린 뒤로 대표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엔 젊다고 살짝 무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똑똑.
아리따운 24살의 고은혜 비서는 심재국 부장의 지시로 음료수를 들고 들어갔다.
음료수를 건네며 여기저기 곁눈질로 살짝살짝 살폈다.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서류철과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표님. 음료수 가져왔습니다.”
고은혜의 말에 그제야 강혁이 고개를 든다.
“안 그래도 목이 말랐는데 고마워요.”
“저기, 점심시간 다 됐는데 식사는 어떻게······.”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네. 계속 계실 거면 시켜 드릴까요?”
마침 강혁도 기다렸다는 듯 배를 쓸었다.
“그래야겠네요. 오랜만에 탕수육하고 짬뽕 좀 먹어 봅시다.”
“알겠습니다. 바로 시켜 드릴게요.”
고은혜는 나가면서도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폈다.
그런데 특별한 것은 없었다.
서류철과 책을 넘기면서 가끔 컴퓨터를 보는 게 다다.
밖으로 나오기 무섭게 심재국 부장에게 달려갔다.
“뭐 하고 계시던?”
“특별히 이상한 건 없었어요. 서류철을 보시거나 책 보시고 계셨어요.”
“그래? 알았어. 뭐 특별한 점이 있으면 바로 알려 줘.”
“네. 알겠습니다.”
이들이 알 수가 있겠는가.
강혁은 서류철과 책자 그리고 연구논문을 비롯한 모든 자료를 입력하는 중이었다.
물론, 컴퓨터가 아닌 머릿속에.
머릿속으로 들어간 자료는 스스로 새로운 카테고리 별로 분류가 됐다.
과거와는 달리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과 같은 능력을 보였다.
고은혜가 나가고 나서도 한참을 서류를 보던 강혁은 기지개를 켰다.
“흠··· 이제 뭔가 대충 알겠네. 그래도 완벽을 기하려면 모두 입력을 해야겠지. 일단 배부터 채우고.”
탕수육과 짬뽕으로 배를 채우고 오후 2시간이 더 지나서야 모든 자료를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바로 다음 제약사로 이동했다.
그렇게 제약사 별로 돌아다니길 딱 10일째에 모든 자료를 다 집어넣었다.
처음 접하는 분야라도 일단 집어넣으니 그 모든 것이 완벽히 자신의 것이 되었다.
“이제 이 다섯 가지 신약에 대한 걸 자연스럽게 알려 줄 수 있는 방법만 찾으면 되겠네.”
* * *
강남 KH 인베스트먼트.
대표실에서 잠시 TV를 보고 있으니 인터폰이 울렸다.
삑삑♬
-대표님. 정 이사님과 김혁수 과장님입니다.
“알겠습니다.”
정민지 이사를 뒤따라 들어오는 김혁수 과장이 검은 봉지 두 개를 들고 있다.
소중한 물건인 것처럼 아주 조심스럽다.
“김 과장, 들고 온 건 뭐야?”
강혁은 다른 사람에겐 모두 존칭을 썼지만 김혁수에겐 평대를 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서인지 존칭이 쉽지 않아서다.
“대표님, 이거 딸기라예 드셔 보이소.”
“김 과장, 무슨 딸기를 그렇게 많이 샀어?”
“할머니가 팔고 있어서 많이 샀어예.”
“이거 씻었어?”
“아니예, 깨끗한데 그냥 먹으면 안 됩니까?”
삑삑♬
-네. 대표님.
“잠깐 들어오세요.”
-알겠습니다.
비서실 여직원이 금방 들어온다.
“이것 좀 씻어 주세요. 한 봉지는 비서실 직원들 먹고요.”
“알겠습니다.”
“아직도 할머니들 물건 팔면 하나씩 사 주고 그래?”
“가끔씩 그캄미더.”
쑥스럽게 웃는 김혁수를 보며 강혁이 웃었다.
“김 과장 너도 정이 많아서 큰일이다.”
잠시 후, 여직원이 딸기가 수북이 쌓인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그새 손질했는지 초록색 꼭지는 모두 잘라져 있다.
포크로 찍어 한 입 먹으니 단맛이 진하게 나는 게 꽤 맛있다.
어릴 때 고아원에서 딸기를 먹은 기억이 없다.
혹, 과일이 있다고 해도 그 많은 아이들이 다 먹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원장 어머니는.
차라리 아이들 밥 한 끼라도 더 먹이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힘들고 어렵게 살았지만, 밥은 굶지 않았으니까.
“전현택 차장이 군대를 갔으니 금융기획팀장 자리가 빈단 말이죠. 알맞은 사람이 있겠어요?”
“우리 회사가 투자사다 보니 금융기획팀장 자리는 핵심적인 자리라서 조심스러워요.”
“그렇겠죠. 나도 알아볼 테니 정 이사님이 일단 한번 알아보세요.”
“네. 알아보고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며 딸기를 먹던 두 사람.
문득 강혁은 TV에서 나오는 뉴스 때문에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IMF 여파로 국내업체들이 자금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국내 메이저 3대 종묘사도 부도 위기에 몰려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은행권 대출이 막힌 가운데 보름 후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하면 최종 부도처리가 되는데요] [외국 자본이 국내 업체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이때, 만일 그들이 종묘회사들을 삼키기라도 한다면, 국내 토종 유전자의 유출은 물론이고 종자가격 인상이 심히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는 고추, 배추, 양배추, 무와 같은 토종 채소에 대해서만은 세계적인 육성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사과, 딸기, 배, 감과 같은 토종 과일도 마찬가진데요] [앞으로 이런 채소와 과일을 먹을 땐, 외국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습니다]딸기를 집어먹다 말고 멈칫했다.
우리 토종 딸기를 먹으면서 외국에 로열티를 내야 한다고?
“정 이사님, 저게 무슨 말이죠?”
“국내 종묘사가 자금난에 힘들어하니까 우리 종묘를 지켜야 한다는 거예요.”
“저 종묘사들이 외국자본에 넘어가면 앞으론 로열티를 내야 한단 말이죠?”
“네. 국내 채소 값과 과일 값도 만만치 않게 오를 거고요.”
“이제 딸기 하나도 맘 놓고 못 먹겠네.”
딸기 잘 먹다가 입맛이 싹 달아나 버렸다.
왜 우리나라는 뺏어오지는 못하고 항상 뺏겨야만 할까.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외국자본이 삼키기라도 하면 앞으로 김치를 먹을 때마다 돈이 외국으로 나간다는 말이다.
우리도 저 뻔뻔한 외국기업들처럼 그들 나라의 기업들을 인수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단지 그만한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 뿐이다.
자신이라고 못할 것도 없다.
딸기 먹다 말고 뭔가 대단한 깨우침을 얻은 기분이다.
잠시간 멈칫한 채 머리를 굴린 강혁은 이내 입을 열었다.
“저 회사들 당장 인수 진행하세요.”
“네? 대표님. 갑자기 딸기 드시다가 인수 결정을 하시면······.”
“많이 비쌉니까?”
“아뇨. 대표님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얼마 안 할 겁니다.”
“나온 곳 모두 인수 진행해요. 딸기 먹다가 이렇게 기분 나빠 보긴 처음입니다. 이럴 게 아니라 우리도 종묘사업이나 한번 해 보죠.”
정민지 이사는 이것이 즉흥적인 결정으로 보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랜 세월 내 나라 것이던 게 다른 나라 것으로 된다는데 가만있는 것도 웃긴 일이다.
거기에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닌 절묘한 타이밍에 가격도 쌀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니 바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민지 이사는 또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여기에 필이 꽂혔으니 앞으로 세계 종묘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다.
“대표님. 우선 제가 먼저 조사부터 하고 보고서를 올릴 테니 한번 보시고 결정하세요.”
“그렇게 하죠. 되도록 빨리 올리세요.”
“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올리는 김에 외국 업체 리스트도 함께 올려 보세요.”
“외국 업체도 함께요?”
“이왕 시작할 거면 국내보다는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해야죠.”
이렇게 정민지 이사는.
딸기 먹다가 졸지에 종묘회사 보고서를 만들게 되었다.
“생명공학에 종자개량도 포함이 되니까 연계사업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대표님, 그렇게 따지시면 연결되는 분야가 너무 많아요. 종자라면 곡물 쪽도 관계되잖아요.”
“곡물이요?”
정민지 이사는 말하다 말고 자신도 모르게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대표의 눈빛이 또 요상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호기심에 빛나는 눈빛.
저런 눈빛을 보일 때면 항상 일을 냈었다.
“아니요. 말이 헛 나왔어요.”
“방금 곡물이라고 했었죠?”
“그, 그게······.”
옆에 있던 김혁수는 괜히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였다.
만일에 오늘 차를 새로 샀다면?
그걸 형에게 말했는데 TV에서 자동차 회사 부도 뉴스가 나왔다면?
김혁수는 고개를 푹 숙이고선 다짐했다.
앞으로 대표실에 올 땐 빈손으로 오겠다고.
“세계 곡물회사 리스트도 조사해서 올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