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6)
역대급 먼치킨 재벌-6화(6/342)
# 6
006화 $$$ 7개국어 정복 (2)
삼 주 후.
영어를 거의 마무리한 강혁.
일본어를 시작으로 중국어와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중이었다.
김판수와 이기준의 등쌀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은 이미 포기.
대여한 책과 테이프로 집에서 공부하느라 고생을 조금 하긴 했지만, 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에 힘든 줄을 몰랐다.
다른 언어는 영어완 달리 발음상의 문제가 좀 있었다.
하지만, 웬만한 대화는 가능했다.
어차피 모든 언어는 외운 뒤 잊어버리지만 않으면 거의 90%는 가능하니까.
각 언어마다 특징이 있었다.
아무리 완벽히 암기했어도 글씨를 예쁘게 쓸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글씨가 삐뚤어도 쓰기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렇게 영어를 마스터하고.
6개 국어를 거의 마스터했다.
이로써 영어를 포함 총 7개 국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외국어 공부를 마치자 94년도 겨울로 접어들고 있었다.
강혁은 이왕 시작한 김에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법고시.
우선 응시자격을 얻기 위해선.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의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7개 국어를 마스터한 상태였으니까.
응시 자격을 통과하면 1차 시험을 본다.
1차는 모든 문제가 객관식으로 출제된다.
그러니 암기력 좋은 놈이 장땡이라 할 수 있었다.
헌법, 민법, 형법의 필수과목.
또, 국제법, 노동법, 조세법.
경제법, 법철학, 형사정책 등 중 한 과목을 선택해야 했다.
총 네 개 과목의 엄청난 양을 일단은 죽어라 외워야 한다는 말.
그러니 사법고시가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그에겐 그야말로 껌이었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강혁.
수십 개의 헌책방 중에서 크기가 있고 책들이 잘 정돈된 곳으로 들어갔다.
책으로 도배를 한 것처럼 책들로 빽빽하다.
책 냄새가 향기롭게 다가왔다.
“아저씨 여기 헌법, 민법, 형법, 국제법 책 최근 거 있나요? 문제집도 있으면 좀 보여 주세요.”
“사법고시 준비 중인가 봐?”
안경을 쓰고 50살은 넘었을 것 같은 인상 좋게 생긴 아저씨는 척 보면 안다는 듯이 묻는다.
“네.”
“잠깐만 기다려 봐.”
잠시 사라졌던 아저씨는 여러 권의 책을 가지고 돌아왔다.
책 두께가 만만치 않다.
“자, 여기.”
아저씨가 옆 자리에 책을 내려놓자 강혁은 겸연쩍은 얼굴로 물었다.
“저, 아저씨 여기서 좀 읽어 봐도 될까요?”
“왜? 찢긴 데 있을까 봐?”
육법전서(六法全書)에 속한 이런 어려운 책들을 누가 책방에서 읽겠는가.
그랬기에.
찢긴 곳이 없나 확인하는 것으로 안 모양.
강혁은 아저씨의 말에 그냥 맞장구를 쳐 주었다.
“혹시 모르잖아요. 찢긴 곳이 있으면 어떡해요.”
“하하. 그것도 그렇지. 저기 의자에서 편하게 잘 살펴봐.”
아저씨의 너그러운 마음 덕분에 강혁은 의자에서 편하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다른 책들에 비해 상당히 두꺼웠지만 그래 봐야 몇 분 차이.
쓱쓱.
책장이 빠르게 넘어간다.
책방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던 아저씨.
강혁을 몇 번 힐끔거리며 쳐다봤지만 금방 관심을 끊었다.
강혁이 대충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보고, 역시 찢긴 곳이 없나 확인하는 줄로만 안 모양이었다.
책장을 빠르게 넘기는 것도 쉽지는 않다.
넘기는 손가락에 물기가 있어야 빨리 넘길 수 있다.
아니면 침을 발라가며 넘기든지.
워낙 많이 하다 보니 이것도 요령이 생겼다.
강혁은 독서 삼매경이 아닌.
책장 넘기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아무리 두꺼운 책이라도 읽는 것이 아닌 넘기기만 하는 거라면 한 권은 금방이다.
툭.
7분 만에 한 권을 끝냈다.
“주식 책에 비하면 정말 두껍긴 해. 넘기기만 하는데도 만만치 않아.”
다음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도 만만치 않은 크기.
‘날 우습게보지 말라구.’하는 것 같았다.
손님들이 조금씩 몰려들며, 강혁과 같이 앉아서 책장을 넘기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아저씨는 다른 손님을 상대하느라 그 이후로는 오지 않았다.
강혁의 손놀림은 더욱 빨라졌다.
주변을 오가던 사람들은 강혁의 이런 이상한 행동을 힐끔 거리며 쳐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조금 지나자 그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듯.
그 두꺼운 책들도 한곳으로 치워졌다.
마지막 책을 덮고 시계를 보니 45분 정도가 흘렀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기 아저씨, 책을 사지는 못하겠고요. 저녁까지만 좀 보기만 했음 하는데 얼마나 드리면 될까요?”
“왜? 찢긴 데 있는지 찾는다며?”
“헤헤. 좀 그렇게 됐어요.”
머쓱해 하는 강혁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던 아저씨는 보기 좋게 웃었다.
“돈 안 줘도 되니까 보고 싶은 책 있으면 맘껏 봐.”
“그래도 될까요?”
아저씨는 한쪽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괜찮아. 저기 사람들도 책 읽고 있잖아. 정 미안하면 내가 화장실 갈 때만 잠깐 봐주고.”
“정말 고맙습니다.”
강혁은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고맙긴. 책 읽는다고 책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뭘 그래.”
돈 없는 고시 준비생으로 본 듯.
이제 맘 놓고 모든 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기지개를 크게 한 강혁은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눈치 볼 것이 없으니 전체를 다 보기로 했다.
그래서 앞서 읽었던 책 외에 사법고시와 관련된 모든 책을 읽어 나갔다.
다른 책방들에 비해 이곳은 분야별로 정리가 잘되어 있어 책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사법고시와 관련된 책 모두를 끝내 버렸다.
강혁은 아쉬운 감에 입맛을 쩝쩝 다셨다.
더 볼 만한 책이 없나하고 옆 책장을 둘러보던 그의 눈에 이채가 띄었다.
“시간도 많은데 봐두지 뭐.”
사법고시 옆 책장 아래 앉아 또다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 그런지 또 한편으론 재밌기도 했다.
초겨울 날씨라 쌀쌀했다.
하지만 강혁은 추위 따윈 상관없다는 듯이 열심히 책장을 넘겼다.
책방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강혁의 이런 모습을 꼭 한 번씩은 쳐다보았다.
마치 ‘저 자식 뭐하는 거야?’하듯이.
그렇게 해가 저물고.
헌책방에 불이 들어오고.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툭.
마지막 책을 내려놓았다.
자신이 읽고자 마음먹은 책을 모두 읽었다.
“이제 볼 책도 없네.”
마지막 책을 꽂고 기지개를 켜자, 아저씨가 다가왔다.
“보려고 했던 책들은 봤어?”
“네. 정말 고맙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자.
아저씨는 아주 따뜻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지? 언제든지 와도 되니까 자주와.”
“네.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들릴게요.”
“그래, 그래.”
역시. 아저씨는 고시 준비생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강혁은 그런 아저씨의 따뜻한 눈빛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강혁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아저씨는.
좀 전의 그 따뜻한 눈빛이 아닌, 안쓰러운 눈빛으로 혀끝을 찼다.
“쯧쯧. 고시 공부하다가 미친 거지. 젊은 사람이 안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