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60)
역대급 먼치킨 재벌-60화(60/342)
# 60
060화 $$$ 보이지 않는 절대 갑
10여 일 후, 강혁은 한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 짓고 미국 법인에 도착했다.
조동길 팀장과 차를 마시던 중 문득 생각난 게 있었다.
“빌딩 이름이 아직도 U.S 뱅크 타워로 되어 있네요?”
“말씀이 없으셔서 그대로 뒀습니다. 혹시, 바꾸실 생각입니까?”
“굳이 이대로 놔둘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특별히 생각해 두신 거라도······.”
“미국을 대표할 만한 빌딩은 아니지만 그래도 LA에서는 유명하죠?”
둥근 원통형의 특이한 모양 때문에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기에 꽤 알려진 빌딩이다.
특히, LA에 오는 관광객들에겐 이곳의 마천루가 필수코스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물론입니다. LA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물입니다.”
“흠··· 코리아 타워로 바꾸면 어떨까요?”
“LA 한복판에 있는 빌딩을요?”
“코리아 타운도 있는데 코리아 타워라고 없으란 법은 없잖아요?”
“맞습니다. 그럼 코리아 타워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LA 한복판에 있는 빌딩에 코리아 타워라.
그 황당한 발상에 조동길은 터지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대표의 생각은 늘 예상을 빗나가게 한다.
오늘은 또 어떤 걸로 놀라게 할지 사뭇 궁금해졌다.
“영어로 코리아 타워라고 해 두고 옆에다가 한글로도 표기하세요.”
“한국 관광객들이 오면 무척 좋아하겠습니다.”
“타지에서 한글 보면 반갑긴 하겠죠. 그리고 이건 미 정계 인사들 명부니까 하던 대로 진행하시고요.”
내려놓은 자료는 다음 대 미국 정부 인사들 중에서 A, B, C급으로 분류한 자료다.
내년인 2000년 11월 7일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국처럼 약발이 제대로 먹힌다.
대부분 미국 정치계에 꽤 알려진 인물들이다.
이들에게 로비를 한다고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대상의 범위를 넓혔고 어중간한 인물을 여럿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번엔 로비 금액을 직접 기입해 두었다.
그 어중간한 인물에겐 당연히 적당한 금액만 표기해 뒀고.
미국 43대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의 조지 W. 부시다.
이 인물은 전쟁에 한이라도 맺힌 것인지 두 번의 큰 전쟁을 치른다.
그것도 모자라 실체도 알 수 없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한다.
부시를 미리 포섭해둬야 앞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돈과 관련된 일도 많은 인물이니 약발이 더 잘 먹힐 것이다.
잠시 명단을 살피던 조동길 팀장이 한 곳에서 시선을 멈췄다.
그러곤 오른손 검지로 한 곳을 콕 짚었다.
“대표님. 이 사람입니다.”
“절 만나자고 한 인물이요?”
“네. 조지 W. 부시, 현 공화당 의원입니다. 아버지가 41대 대통령인 조지 H. W. 부십니다.”
“만나자는 이유는 말하지 않던가요?”
“말은 안 했지만 아무래도 정치자금 때문이지 않겠습니까?”
그것 말고는 특별히 만나자고 할 이유가 없다.
내년 11월에 선거가 있으니 공화당 내에서는 이미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테고.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군요.”
“그 집안이 좀 그렇습니다. 중동에 석유회사를 몇 개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돈에 대한 집착이 아주 강합니다.”
“팀장님은 부시를 어떻게 그리 잘 압니까?”
“A급 대상자는, 직원들이 모두 조사를 해 뒀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제대로 앉혀 둔 것 같다.
부시에 대해 몰랐다면 확실히 필요한 자료임엔 틀림없다.
“좋게 말해 정치자금이고 결국 돈 좀 달라는 말이군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돈을 달라면 줄 수도 있지만 공짜로는 안 되죠.”
약속 장소는 이쪽에서 정하라는 말에 LA 한인 타운에 있는 한정식 집으로 잡았다.
약속 장소를 이쪽에서 잡게 한 게 부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그곳엔 부시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손을 벌리는 입장이니 그게 예의라 생각한 모양이다.
“대표님, 처음 뵙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뵈니 더 젊으십니다.”
“먼저 와 계셨군요. 의원님을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하하, 영광 까지나요.”
전 대통령인 조지 H. W. 부시를 빼다 박은 모습이다.
웃고는 있지만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눈빛이 날카롭다.
잠시 후 음식이 하나씩 들어오자 부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주신 건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의원님을 믿고 후원하는 것이니 괘념치 마십시오.”
“절 특별히 후원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그만한 금액을 후원금으로 내놓았을 땐 이유가 있을 텐데요?”
“물론입니다. 사업하는 사람이야 다 미래를 생각하고 배팅하지 않겠습니까?”
당신에게 배팅한 건 알아서 잘 기라는 뜻이지.
준만큼 그 값을 하라는 말이고.
당신이 미국을 어떻게 만들던 관심 없다.
내가 하는 일에 태클 걸지 않고 조금의 푸시만 해 준다면 그것으로 족해.
강혁은 이런 생각으로 지원한 거였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 건 아십니까?”
“물론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할 겁니다.”
대단한 정보를 넘긴다고 생각한 것인지 무게를 잔뜩 잡는다.
하지만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강혁으로서는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속으로 삼켰다.
이럴 땐 또 장단을 맞춰 줘야 흥이 난다.
“대선후보로 출마하신단 말입니까?”
“네. 대표님을 믿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결국, 대선후보로 나가니 돈 좀 지원해 달라?
뻔히 보이는 수작이지만, 그 장단에 맞춰 ‘할리우드 액션’을 선 보였다.
초창기, 증권사 객장을 들락거리며 다져놓았던 그 액션.
“그러자면 돈이 많이 들겠군요?”
“그것 때문에 뵙자고 한 겁니다.”
타이밍을 잡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바로 본론을 꺼내는 부시.
이제 술도 한잔 들이켜는 여유로움도 보인다.
“절 믿고 지원해 주신 것처럼 좀 더 지원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자신 있으신 모양입니다.”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후회 없는 선거를 치르고 싶습니다.”
몇 번의 술이 들어가고 가속도가 붙자, 술술 털어놓기 시작한다.
“의원님도 잘 아시겠지만 선거자금이 어디 원 달러 투 달러라야 말이죠. 그 만한 선거자금을 지원하자면 제게도 상당히 부담감이 따릅니다.”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둘이서만 이렇게 직접 뵙자고 한 겁니다.”
뭔가 중요한 얘기를 할 모양인지 바짝 가까이 다가가 앉는다.
목소리도 지긋이 내리까는 모습이 분위기를 아주 잘 만든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표님께 그만한 대가를 반드시 지불하겠습니다.”
“대통령이 본인이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자리던가요.”
“그렇기야 하지만 대표님도 절 선택했을 땐 생각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있긴 있었습니다. 그럼, 의원님께서 생각하는 대가는 뭘 말하는 겁니까?”
슬슬 속도를 올리며 장단을 더 맞춰 줬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으니 길게 끌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사업을 하시려면 많은 난관이 있지 않겠습니까? KH 인베스트먼트가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선 일체 터치를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할지 알고 그런 말을 하십니까?”
“물론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라도 포장은 잘해 주셔야 하겠죠. 미국은 감시하는 시선이 많지 않습니까?”
알아서 잘 포장해서 하고 싶은 건 다해라.
자신이 다 막아 줄 테니.
대충 이런 말인데.
“그것 하나만으로 얼마가 들지 모르는 대선자금을 후원해 달라면 어느 누가 선뜻 나서겠습니까?”
“그 마음 이해합니다. 그럼 대표님이 원하시는 게 있으면 직접 말씀을 해 주십시오. 그게 오히려 더 좋지 않겠습니까?”
옳지 진즉에 그렇게 나올 것이지.
삥삥 돌리는 것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다.
서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까놓고 딜을 보면 된다.
좋으면 하면 되고 싫으면 안 하면 된다.
강혁은 목소리를 한번 가다듬고는 부시에게 말하려고 준비했던 것을 풀어놓았다.
부시에게 꼭 받아내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 KH는 투자도 하지만 많은 기업을 인수할 겁니다. 그중엔 방산 업체도 포함이 될 겁니다. 우리가 그 방산 업체를 인수하더라도 인수하는 데 잡음이 생기지 않게 막아 주십시오.”
“대표님이 운영하는 투자사에 비해 방산 업체는 그렇게 수익성이 높지 않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도 한 곳이 아닌 여러 업체를 인수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원하시는 자리에 앉게 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잘 처리해 주십시오.”
강혁은 먼 미래를 생각했다.
자신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 꼭 가져야 할 것.
돈만 있고 그 돈을 지킬 힘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세계의 많은 정치계 인물을 포섭하겠지만, 실지 자신을 지킬 힘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상누각’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 방편으로 생각한 것이 직접 무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방산 업체도 결국 수익성을 따지는 기업이니 장사가 안 되면 누군가에게 팔아야 하겠죠. 단지 그 최종 결정을 미 국무부와 대통령이 한다는 것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나 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이 업체들은 인수 후 모두 다른 곳으로 이전시킬 겁니다. 거기까지 잘 막아 주셔야 하겠습니다.”
부시는 번뜩이는 눈빛으로 강혁을 날카롭게 쳐다봤다.
처음 들어와서 봤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강혁은 그 눈빛을 무시하고 느긋이 젓가락을 놀렸다.
떡밥은 던져졌으니 결정을 기다리면 된다.
“대표님은 이루고자 하는 게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의원님께 제 모든 걸 걸어야 되니 이 정도는 과하다 생각지 않습니다.”
떠보는 물음에 강혁은 의도적으로 대답을 회피했다.
“흠··· 그 방산 업체를 어디로 옮길 생각입니까?”
“제가 이중국적을 가졌다지만 본 피는 한국인이니 한국이 될 여지가 많겠죠. 하지만 다른 나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시는 나름 많은 고심을 하는지 연거푸 술을 들이켰다.
부시는 모르고 있겠지만, 지금 부시가 마시고 있는 저 술은 복분자다.
그것도 그냥 복분자가 아니라 도수가 높은 술과 복분자를 섞어서 만든 술이다.
복분자는 맛이 달달해 넘기기에 부담이 없다.
하지만 거기에 도수가 높은 술을 섞게 되면 취하는 속도가 만만치 않다.
마치 칵테일에 도수 높은 술을 섞어도 그 칵테일의 달콤한 맛에 빠져 연거푸 마시다 보면 취하는 것처럼.
남자들이 여자를 꼬실 때 흔히 쓰는 그 유치한 방법을 미국 43대 대통령이 될 부시에게 써먹고 있는 것이다.
이 술은 부시에게 약속 장소를 알리기 전 미리 세 병을 만들어서 주방에 맡긴 술이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팁을 넉넉히 쥐여 주는 것도 잊지 않았고.
사람은 누구나 술이 들어가면 관대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성을 조금씩 마비시킨다.
그 대상이 누구건 간에 세계 공통이다.
부시의 얼굴엔 취기가 조금씩 돌기 시작했다.
한국의 짝퉁 복분자를 우습게 알다니.
막걸리로 하려다가 복분자로 한 것을 잘 했다 싶었다.
“대통령이 된다면야 못할 것도 없겠죠.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도 완전히 믿지는 못할 것 아닙니까?”
“의원님은 설마 저더러 미국의원의 말을 아무런 서약서도 없이 그냥 무턱대고 믿으란 말은 아니겠죠?”
“하하, 그 말도 맞는 말입니다. 이런 큰 결정을 두고 의원이 하는 말을 그냥 믿으라는 건 코미디죠. 그럼 제가 어떻게 해 주길 원합니까?”
“제일 확실한 건 문서로 남기는 것이죠.”
부시는 문서로 남기자는 말에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무리 취기가 있어도 발목을 잡힐 수도 있는 일이니 선뜻 결정을 못하는 것이다.
“큼··· 문서로 남기는 것이라··· 대표님은 역시 빈틈이 없습니다.”
“누차 말씀드렸지만 말로 하는 약속에 거금을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십시오. 의원님이 저라면 선뜻 거금을 내놓겠습니까?”
“듣고 보니 그렇긴 합니다. 대통령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거금을 후원하라면 저라도 쉽진 않겠습니다.”
이제 던져놓은 떡밥을 거둬들여야 할 때다.
서로가 원하는 마지막 카드를 보이고 쐐기를 박아야 한다.
“가능하겠습니까? 물론 이 서약서는 서로 약속이 이행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냥 종이가 될 겁니다.”
“제가 이행을 하면 얼마까지 후원할 수 있습니까?”
“원하는 금액을 의원님이 말씀해 보십시오.”
협상에서, 기준이 될 금액을 상대가 정하게 하는 것은 고단수의 기술이다.
왜냐하면 서로 간에 느끼는 돈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만일 강혁이 먼저 금액을 말하게 되면 최소 단위가 몇 억 달러는 넘을 것이다.
그에 반해 부시가 먼저 금액을 말하게 되면 그런 금액을 쉽게 말하긴 힘들다.
같은 1억 달러라 해도 강혁이 느끼는 가치와 부시가 느끼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에게 선택권을 넘긴 것이다.
또한, 이 행동은 상대를 배려한다는 모습도 보일 수 있어 협상에서는 아주 유용한 고급 기술이다.
취기가 오른 부시는 강혁이 자신을 배려한다고 느꼈다.
흠, 상대를 배려할 줄도 아는 사람이군.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도 어린 것은 아니지.
원하는 대가가 나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구실은 만들면 되는 것이니.
서로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면 이보다 확실한 보험도 없다.
이자가 거느린 KH 인베스트먼트의 자금력은 대단하다.
이자에게 후원을 받을 수 있으면 대통령 당선도 꿈만은 아니다.
서약서를 써 준다 한들 내가 약속만 지키면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으면 될 일.
지금은 이자의 돈이 꼭 필요하다.
아버님이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을 모두 대주지는 못한다.
내 길은 내가 만들어 가야 한다.
부시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곤 강혁이 내놓은 A4 종이에 금액을 적었다.
$ 100,000,000
1억 달러다.
한화로 1,200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
‘X발, 더럽게도 많이 적었네. 괜히 먼저 말하라고 했나.’
하지만 정치자금으로 많다는 것이지 자신의 기준으로 보면 그저 그런 돈이다.
물론 부시에겐 엄청난 돈이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하는 얼굴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
할리우드 액션을 보일 때다.
강혁은 금액을 확인하고는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치 금액을 잘못 본 것은 아닌지, 종이를 들고 눈앞으로 가져가는 어설픈 액션도 보였다.
그 어설픈 액션에 부시도 자신이 너무 많이 적었나 하고 생각했다.
이거 내가 너무 세게 나갔나.
술을 마셨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네.
강혁은 종이를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자신은 이 금액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에 부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금액이 좀 크죠?”
“큼 큼.”
대답은 하지 않고 ‘큼큼’ 거리자 부시도 자신이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슬며시 A4 용지를 앞으로 당기려고 손을 뻗었다.
턱.
강혁은 그 종이를 손바닥으로 눌렀다.
“솔직히 이 정도 금액이면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의원님을 믿고 후원을 하겠습니다. 저는 의원님이 꼭 대통령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렇게까지 절 믿어 주시니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저는 제 판단을 믿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여기까지 온 마당에 뭘 더 못 들어드리겠습니까.”
“만일 대통령이 되시면 한국과 제일 먼저 정상회담을 가져 주십시오.”
강혁이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한 것인지 잠시 생각해 보는 눈치다.
“그거야 뭐 힘들진 않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된다면요.”
“제가 이만한 자금을 후원할 때는 의원님에게 제 모든 것을 걸었다는 겁니다. 이점 잘 알아주십시오.”
“잘 알고 있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국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대표님이 계신 곳에 먼저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뭘 그렇게까지······.”
그렇게 해 준다면야 뭐, 어깨에 힘 팍! 한번 주는 거지.
“그럼 이제 서로 서약서를 작성하면 되는 겁니까?”
“네. 하시죠. 서약서가 완성되면 돈은 바로 입금하겠습니다.”
“역시 화끈하십니다. 그럼 저부터 쓰겠습니다.”
“네. 초안은 제가 잡아 드리죠.”
그렇게 강혁은 미국 43대 대통령이 될 부시를 꾀어, 확약서를 받아냈다.
적은 돈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앞으로 받아낼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식당을 나온 강혁은 멀어지는 부시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러곤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슬며시 꺼냈다.
“당신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아는데 종이 쪼가리 한 장으로는 불안해. 이럴 땐 다른 보험도 필요하지.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