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67)
역대급 먼치킨 재벌-67화(67/342)
# 67
067화 $$$ 9시 뉴스 여자 앵커/ 복수
다음 날 강혁은 푸틴의 집에서 만남을 가졌다.
연방 보안국 국장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집이다.
러시아는 평범한 집들도 대부분 넓은 마당이 있다.
푸틴의 집에도 제법 근사한 정원이 있었다.
둘은 정원 한쪽에 있는 정자와 같은 곳에서 술을 마셨다.
그것도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대낮에.
푸틴의 모습을 찬찬히 살폈다.
확실히 ‘인명부’에 나와 있는 사진보다는 훨씬 젊다.
번뜩이는 눈빛은 자신의 전신을 훑고 있다.
뭔가를 찾아내려는 눈빛이랄까.
“드미트리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우리 러시아에서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죠?”
“네, 조만간 시작할 생각입니다.”
“내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요.”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부담을 드렸나 봅니다.”
“전혀 없는 건 아니죠. 내가 1억 달러의 값어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물론 당연히 하고말고.
아직 당신은 날개를 달지 못한 것뿐이야.
날개를 달았을 때, 당신의 진면목이 나타날 테지.
보험을 위해서는 알랑방귀를 뀌어 주는 것도 필요한 법.
“저는 국장님께 크게 원하는 게 없습니다.”
“하하, 1억 달러를 주고도 원하는 게 없다니, 그 말이 더 무섭습니다.”
“좋은 자리에 앉으시면 조금만 도와달라는 게 다입니다.”
“내가 여기서 더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나 보군요?”
“국장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그 자리에 계속 머물 분이 아니죠.”
잠시 생각에 잠기는 푸틴.
아마도 강혁의 의도가 뭔지 생각하는 중일 것이다.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무리 연방 보안국 국장이라고 해도 그 자리가 1억 달러를 받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도 1억 달러를 던졌다.
그것도 특별히 원하는 것 없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이 인물에 대한 조사는 모두 마쳤다.
신비로운 인물임엔 틀림없다.
그 조그만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인물이 나왔을까.
자신에게 얻으려고 하는 것이 뭘까.
나름 머리가 좋다고 자부했지만, 지금은 그 머리도 소용이 없다.
“은혜를 입었으면 갚는 게 당연하죠. 어떤 도움이던 필요하면 절 찾으십시오.”
“그 말씀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대표님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이에요.”
“이걸로 끝내지 않고 시기를 봐서 계속 인사드리겠습니다.”
“저야 좋기는 하지만 정말 모르겠군요. 하여튼 주신 돈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솔직히 지금은 그 돈이 감당이 안 됩니다.”
집을 봐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1억 달러의 진정한 힘은 조만간 나타나게 되어 있다.
그 돈은 푸틴이 정상으로 가는 시간을 단축해 줄 것이다.
이건 수익률 수백만 프로의 적금이다.
“러시아는 나이 차가 많아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문화가 있기는 하죠.”
“저도 국장님과 그런 편한 관계가 됐으면 합니다.”
연기하려니까 힘들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미래의 꿀물인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절 믿고 후원하셨으니 저도 대표님을 친구처럼 생각하겠습니다. 이런 날엔 보드카가 빠지면 안 되죠.”
푸틴은 자신의 잔과 강혁의 잔에 가득 따랐다.
“감사합니다. 저도 술을 좀 하는 편입니다.”
“잘됐군요. 앞으로 자주 보도록 합시다.”
“앞으론 정말 자주 올 겁니다.”
“하하,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맘에 듭니다.”
불곰 형님.
오늘로서 저한테 완전 코 낀 겁니다.
그래도 20년 넘게 단물을 주실 테니 저도 조금은 도와드리죠.
그날 푸틴과 강혁은 대낮부터 보드카로 승부를 봤다.
마지막 승자는 강혁.
후에 불곰이라는 별명을 가지는 푸틴은 버티지 못하고 뻗어 버렸다.
* * *
KBC 방송국 아나운서 실.
이제 새내기 티를 조금은 벗은 심채희.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다.
힘든 시간을 버텼더니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
9시 뉴스 앵커를 맡게 된 것이다.
잠 안 자고 노력한 보람이 있다.
반듯한 외모와 귀에 딱딱 박히는 목소리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 그에게 조금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대학 4년 내내 미팅은 생각지도 않았다.
과 탑을 놓쳐 본 적도 없다.
친구들은 지독하다고들 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신에겐 명확한 목표가 있었으니까.
얼마 전, 같은 학교를 졸업한 기자 선배를 만났다.
선배에게 그의 일상생활을 촬영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얼마 후, 문제가 생겼는지 중간에 촬영이 중단됐다.
용기를 내 선배에게 찾아갔다.
“선배님, 이제 촬영 안 한다면서요?”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축하해. 9시 뉴스 들어간다며?”
“저두 믿기지가 않아요. 그리고 죄송해요.”
심채희가 고개를 힘없이 떨궜다.
“으이그 맹추야. 9시 뉴스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자리니? 다 능력 되고 인물이 되니까 네가 뽑힌 거야.”
“그래도 선배들보다 제가 먼저······.”
“너, 다른 아나운서 애들 앞에서는 그러지 마. 재수 없다고 할 수 있으니까.”
대화 중에 선배가 내려놓은 필름을 봤다.
그의 일상이 담긴 촬영분일 것이다.
“선배님 그 필름 버리실 거죠?”
“이제 필요도 없는데 버려야지.”
“죄송한데 그거 제가 가지면 안 될까요?”
“이걸 뭐 하게?”
“그 사람 제가 좀 아는 사람이거든요.”
심채희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홍시가 되었다.
그 모습에 최소정이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다.
“너 강혁 대표 좋아하는구나. 그치? 맞지?”
“그게······.”
“근데 너 강혁 대표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니? 주변에 여자는 전혀 없던데.”
“좀 인연이 있어요. 저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심채희의 간절한 부탁에 최소정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거 일상생활을 촬영한 거라도 외부로 유출되면 절대 안 돼. 너도 잘 알지?”
“네,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네가 이렇게 원하니까 모른 체할 수가 없네. 비디오테이프로 만들어 줄 테니까 집에서만 봐야 해.”
“선배님, 정말 고맙습니다.”
강혁의 일상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는 그녀의 품으로 갔다.
그리고 심채희는 일이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내달렸다.
그날부터 그 테이프를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며 행복함에 젖었다.
* * *
강남 KH 인베스트먼트.
-알아보라고 하셨던 방산 업체는 알아봤습니다.
“괜찮은 곳이 있던가요?”
-이게 무기가 여러 곳에서 생산되다 보니 회사도 아홉 곳이나 됩니다.
“그럼, 그 회사모두 시간을 가지고 주식을 매수해 가세요.”
-네,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일전에 지시하셨던 몬산토 지분 51프로를 확보했습니다. 지금 저쪽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회사가 넘어갈 판이니 조용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너희들이 우롱했던 것보다 몇 배로 되 갚아 주지.
“5프로 넘기고 참여 의사를 밝혔으면 그쪽에서도 방어를 했을 텐데 그대로 흘러갔어요?”
-세 번을 흔들었더니 저쪽 자금이 올인된 것 같습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해 놨습니까?”
-네, 끝냈습니다. 비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 본사에서 대기하라고 조치해 두세요. 바로 넘어가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틀 후 강혁은 미국 법인에 도착했다.
“본사가 세인트루이스에 있군요?”
보고서를 보던 강혁이 조동길 팀장에게 물었다.
“네, 비행기를 타더라도 시간이 꽤 걸립니다. 공항에서 다시 차로 한 시간은 더 가야 하거든요.”
“CEO가 앨런··· 이 양반 62살이면 이제 쉴 때도 됐잖아요?”
“하하, 본인은 아직 그렇게 생각 안 할 겁니다.”
“몬산토는 주식회사보다는 비상장사로 전환해야 될 것 같네요.”
“저도 그 생각을 했었습니다.”
“일단 경영권부터 확보하고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걸 의논해 보죠.”
그날 바로 조동길 팀장 외에 직원 다섯을 대동하고 세인트 루이스로 향했다.
몬산토 본사 CEO실.
62살의 몬산토 CEO 앨런.
그의 시선은 얄미운 미소로 커피를 홀짝이는 강혁을 향해 있었다.
사무실에는 조동길 팀장 외 KH 직원 5명도 함께 있었다.
몬산토 쪽 임원으로 보이는 3명의 사내도 자리를 지켰다.
동양인은 나이를 가늠키 어렵다더니 그 말이 맞는 듯하다.
20대 중반이라는 걸 몰랐다면 더 어리게 봤을 것이다.
이 새파란 놈에게 인생을 다 바친 몬산토를 넘겨야 한다.
믿기지 않는 현실에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 모습을 느긋하게 지켜보던 강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쉬실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큼······.”
“이제 좋은 일도 좀 하셔야죠. 몬산토가 싸질러 놓은 똥을 치우자니 저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앨런은 양 볼을 푸들거리면 분을 삭였다.
강혁은 이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알아보고자 일부러 도발해 본 것이다.
“거 말이 좀 지나칩니다. 똥을 싸질러 놓다니요?”
“식량을 무기화 한다는 여론이 있는 건 아시죠?”
“그런 거야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겁니다.”
재벌기업들이 취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자본으로 언론을 매수하고 거짓 정보로 물 타기 하는 짓거리.
“한국에 들어가는 밀, 옥수수, 콩 등을 가지고 벌써부터 장난질을 하시던데요?”
“······”
앨런이 아무런 말이 없자, 강혁은 목소리를 깔고 다시 말을 이었다.
“임시주총을 열고 새 CEO를 뽑을 겁니다.”
“대체 우리 몬산토를 차지하려는 이유가 뭡니까? 물러나더라도 그 이유나 알고 떠나야겠습니다.”
“몬산토가 유전자 변형 작물 종자의 세계 점유율이 90프로나 됩니다. 그걸 무기로 벌써 우리 한국을 흔들고 있더군요. 난 먹는 걸 무기로 삼는 기업을 두고 볼 생각이 없습니다.”
“고작 그 이유 때문에 몬산토를 인수하겠단 말입니까?”
고작이라니.
이런 인물이 이 거대 기업을 운영했다는 말인가.
“이봐요, 앨런 씨. 먹는 걸 무기화하면 그건 총보다 더 무서운 겁니다. 배고파 본적이 없을 테니 알 턱이 없겠죠.”
“대표님. 떠나는 마당이니 한 말씀드리죠. 사업은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회사가 자선사업 단체인 줄 아십니까?”
상수가 하수에게 훈수를 두듯이 자신의 경험을 어필한다.
하지만, 강혁은 그 같잖은 작태를 그냥 내버려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연장자의 가르치려는 습성은 매한가지다.
“계속해보세요.”
“법이 허용한다면 모든 기업의 꿈은 시장의 독점입니다. 분야만 다르다뿐이지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미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죠. 대표님이 아직 젊으셔서 너무 감성적인 것 같습니다.”
능구렁이 영감 같으니.
끝내 자신의 정당함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래, 마지막이니 끝까지 들어주지.
“그건 프로그램이지 먹는 게 아니죠. 아직 학계에서도 정확히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걸 자본의 힘으로 밀어 부친 거 아닙니까?”
“우린 자본으로 밀어 부친 적 없습니다.”
“호오, 그래요? 총이 위험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까? 총만 없애면 범죄율이 확 줄 테죠. 총 맞고 죽는 사람도 사라질 테고요.”
“······”
“한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는 총이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위험을 알면서도 왜 없애지 않을까요? 총기업체들이 정치권에 엄청난 로비를 해대기 때문이죠.”
사무실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함께 있는 사람들도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이런 얘기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제 대표님 회사가 될 테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저는 지분을 팔 생각입니다. 좋은 가격으로 매입해 주십시오.”
덤빌 듯이 팔팔하던 영감이 갑자기 꼬리를 내려 버린다.
강혁은 옆의 조동길 팀장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그가 서류철 하나를 슬며시 내밀었다.
“흠, 37프로라··· 이걸 팔면 노년은 떵떵거리고 살겠군요?”
“그런 말 들을 기분 아닙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당연히 매입해야죠.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앨런에게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다.
그의 이상이 자신과는 맞지 않았다.
또, 그 맞지 않은 이상이 자신이 속한 국가에까지 손을 뻗친 것이 괘심했을 뿐이다.
“제가 거친 표현을 쓰긴 했지만 기업의 오너로서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대표님의 사상과 비전으로 우리 몬산토를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제 거의 끝난 것 같군요. 조 팀장님. 그 사람 좀 들어오라고 하세요.”
조동길 팀장은 잠시 나가더니 한 사내와 같이 들어왔다.
본 적이 있는 인물이다.
사무실의 사람들이 의아한 얼굴로 변했다.
조동길은 그 시선들을 무시하고 A4 종이를 앨런에게 내밀었다.
“아시아 지부 한국 담당자 어스틴이란 직원입니다. 이건 이 사람이 여태 저지른 비리들이고요.”
내용을 쭉 읽어보던 앨런의 이마가 좁혀졌다.
안 그래도 더러운 기분에 화풀이할 상대를 찾던 중이다.
이자가 갑자기 출현한 이유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앨런은 굳어진 얼굴로 어스틴을 쳐다보며 물었다.
“어스틴이라고 했지? 이게 모두 사실인가?”
조종길이 종이를 어스틴에게 가져다줬다.
한눈에 볼 수 있게 아주 일목요연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 내용을 잠시 보던 어스틴의 두 눈이 한껏 떠졌다.
“이, 이건······.”
너무 놀랐는지 말문을 열지 못하는 어스틴.
그 모습에 강혁이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스틴에게 향했다.
“이봐, 나 기억하지?”
“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내가 뒤끝이 좀 있어. 당하고는 못 사는 성미거든.”
“······”
어스틴은 종이를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자식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이것들은 또 어떻게 알아냈을까.
어스틴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전부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당신에게 딱 맞는 직업이 생각났거든.”
꿀꺽.
어스틴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이 사람, 제가 조치해도 되겠습니까?”
앨런에게 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어스틴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어보고자 하는 것인 듯.
“대표님이 이제 주인이니 알아서 하십시오.”
강혁은 안절부절못하는 어스틴을 지긋이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스틴, 당신은 오늘부로 해고야. 그러니까 당신한테 딱 맞는 피자 배달 일자리나 알아봐.”
강혁의 끈질긴 뒤끝이 이루어 낸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