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71)
역대급 먼치킨 재벌-71화(71/342)
# 71
071화 $$$ 큰일 날 뻔했네/ 기쁨의 눈물
“어? 민 중위님.”
김판수는 경례 구호도 잊은 채 다가오는 여군을 쳐다본다.
“외박 나왔나 봐?”
“네. 퇴근하시는 겁니까?”
“응. 주말인데 BOQ(장교용 독신자 간부 숙소)에 있어봤자 할 것도 없어서 나왔어.”
그녀는 강혁과 김진주를 보고는 눈짓을 보냈다.
“친구랑 여동생입니다.”
민서영 중위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먼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김 상병과 같은 부대에 있어요.”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정훈부(정훈 공보부: 대북방송을 하는 곳)에 계시는 분이야.”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녀.
165 정도의 키에 단발머리와 군인 같지 않은 뽀얀 피부다.
청바지에 밤색 코트를 걸친 사복 차림의 일반여성과 같은 모습.
그녀의 모습을 보건데 김판수에게 호감이 있음이다.
혼자가 아닌데도 굳이 아는 체를 한다.
그런데 김판수의 어떤 매력에 빠진 것인지 살짝 의문이다.
“괜찮으시면 같이 식사하시겠어요? 막 고기 먹으러 가려던 중이었거든요.”
강혁은 잘됐다 싶어 넌지시 물었다.
추억을 하나 만들어주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 그러세요? 저야 좋죠.”
그녀는 그 말을 하고서는 김판수의 눈치를 살짝 살핀다.
같이 가고 싶다는데 안 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판수는 크게 내키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 중위님. 같이 가셔도 되겠습니까?”
“응. 주말이잖아. 아직 밥도 안 먹었어.”
“큼, 그럼 같이 가시죠.”
그녀와는 달리 김판수의 얼굴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몸매는 봐줄 만해도 얼굴은 그렇게 예쁜 편은 아니다.
김진주와 비교하자면 큰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
일행은 민서영의 추천으로 대관령 고깃집으로 갔다.
실내엔 군인들로 바글바글했다.
강혁과 김진주가 마주 보고 앉았고, 김판수와 민서영이 마주 앉았다.
얼핏 보면 서로 애인과 마주 앉은 것 같은 모습이다.
김진주는 상황이 재밌다 생각되는지 민서영에게 물었다.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그럼요. 동생도 이렇게 예쁘고 오빠도 잘생긴 걸 보니까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봐요.”
순간 강혁과 김진주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게 무슨 말이지?
김판수가, 오빠가 잘생겼어?
강혁은 어이없는 말에 터지려는 웃음을 속으로 삼켰다.
김판수는 머리털 없는 머리 때문에 늘 손해를 봤었다.
지금은 모자를 썼으니 그 마이너스 요인도 일부 감춰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잘생겼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확실히 아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지 않고서는 이런 대답이 나올 수 없다.
역시 사람마다 보는 눈은 제각각이다.
“민 중위님은 언제 제대하시죠?”
“1년 남았어요. 김 상병도 1년 남았지?”
“아, 네.”
딴생각을 하던 김판수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쌀쌀맞은데 꼭 자신한테만 이런다.
적극적인 모습이 살짝 매력 있기는 했지만, 호감이 가는 얼굴이 아니라 피했었다.
“언니, 시간 되면 고기 먹고 나중에 술 마시러 같이 갈래요?”
“그래도 김 상병이 오랜만에 외박 나온 건데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괜찮을 겁니다. 눈치를 보니까 판수도 같이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요.”
강혁이 억지로 갖다 붙이려고 하자 김판수는 눈에 힘을 주고서 노려본다.
자신은 전혀 같이 가고 싶지 않다는 듯이.
“그럼 미안하지만 잘 부탁해요.”
성격도 털털하고 넉살도 일품이다.
목표를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나 주변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
일행은 1차로 고깃집에서 배를 채운 후 근처의 술집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강혁은 술이 센 편이라 끝까지 정신이 멀쩡했다.
하지만 셋은 모두 제정신을 못 차렸다.
특히 김판수와 민서영 중위는 술이 떡이 되어서는 몸을 가누지 못했다.
김진주는 여자경호원을 시켜 자신의 옆방에 재웠다.
하지만, 김판수와 민서영은 한 방에다 밀어 넣었다.
술이 떡이 되었으니 정신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여섯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김판수가 방으로 들어왔다.
짜증 난다는 표정을 잔뜩 짓고서는.
“얀마. 너 무슨 생각으로 같은 방에 넣은 거야?”
“어? 왜 이렇게 빨리 일어났어?”
“군바리는 아무리 술을 퍼마셔도 6시면 기상 나팔 소리가 들려.”
“하하, 내가 그걸 몰랐네. 아무 일은 없었고?”
“어휴, 이걸 그냥.”
상황이 웃긴지 잔뜩 굳었던 인상에서 어이없는 웃음을 짓는다.
“서영 씨는 아직 자?”
“내가 일어났는데 장교 짬밥이 있는 사람이 자겠냐?”
“맘에 들어 하는 눈치던데 넌 별로야?”
“혁아. 너 아직도 내 스타일 몰라? 내가 정말 여군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냐?”
“흠흠. 난 또. 너도 마음이 좀 있나 했지.”
“내가 말을 말아야지.”
11시쯤 되자 김진주도 일어났다.
넷은 늦은 아침으로 해장국집에서 배를 채웠다.
분위기가 어색할 줄 알았는데 민서영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어제보다 더 달라붙었다.
김진주는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런 오빠를 응원했다.
* * *
김판수의 면회를 마치고 돌아온 강혁은 정민지 이사와 표기철 법무팀장과 함께 미래건설로 향했다.
이곳은 법정관리를 앞두고 있을 만큼 갈 때까지 간 상태였다.
미래건설 사장실.
미래건설 김민수 사장은 침울한 표정으로 사인을 했다.
그 모습을 본 강혁은 만족한 미소를 짓고서는 입을 열었다.
“자, 이제 모두 끝났군요. 미래건설은 제가 잘 키워보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잘한 일이 있으면 상을 주고 벌 받을 짓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겠죠. 그런데 대충 조사를 해보니까 벌 받을 사람들이 좀 많더군요.”
“건설회사 특성상 그런 일들이 좀 많을 겁니다.”
“이제 인수를 했으니까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제 자리 좀 비켜주시죠.”
김민수는 나가달라는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회사가 이 지경이 이르기까지 자신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IMF의 여파로 돈 빌릴 곳도 없었고 공사수주도 없었다.
다른 곳도 비슷한 사정이지만, 그래도 미래건설이다.
한국의 근대화를 이끈 한 축이었던 곳이다.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였지만, 결국 정부는 미래를 버렸다.
축 처진 어깨의 김민수 사장.
분위기만으로도 연민의 감정이 들 정도였지만, 강혁은 단호했다.
미래건설은 이 정도까지 올 회사가 아니다.
위 대가리들이 제 잇속을 채우느라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몇 명 때문에 수많은 직원이 거리에 나앉을 뻔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 김민수 사장이 좋게 보이겠는가.
아마 집에 가서는 혼자서 낄낄대며 웃을지도 모른다.
처량한 뒷모습도 만들어낸 가식으로 보였다.
“법무팀장님 여기 감사 시작하시고 걸러낼 인물들 모두 걸러내세요.”
“네. 오늘부터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인정사정 두지 마십시오. 특히 현장 서류를 잘 살펴야 합니다. 건설 쪽이 빼돌리려고 마음 먹으면 방법은 수도 없이 많으니까요.”
“네. 알고 있습니다.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사님은 자산상태 다시 확인해 보시고요.”
“네. 정리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강남 KH 인베스트먼트 대표실.
호출을 받고 급히 달려온 윤현표 부동산 팀장.
이틀 후에 있을 판교 아파트와 단독주택 입주식을 준비하다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대표의 부름은 그 어느 것보다 우선이다.
또 신나는 일을 줄 거로 생각하고 내심 기대감도 있었다.
“이번에 미래건설을 인수했습니다.”
“네? 그 정준영 회장의 미래건설 말입니까?”
“맞습니다. 법정관리에 넘어가기 전에 우리가 인수했죠. 그래서 말인데요.”
말하다 말고 잠시 뜸을 주자 윤현표 팀장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무슨 지시를 하달할지 기대를 잔뜩 하고서.
“이번에 팀장님을 전무로 진급시키고 미래건설을 맡기려고 합니다. 말이 나올 수가 있으니까 적당한 시기를 봐서 사장으로 올려드릴 거고요.”
“제가 미래건설을 맡는단 말씀입니까?”
“우리 KH에 팀장님만큼 적격인 인물이 누가 있습니까. 이런 파격 인사는 팀장님을 그만큼 신뢰한다는 거니까 잘 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윤현표 팀장은 이게 꿈은 아닌가 싶었다.
미래건설은 건설업 종사자에겐 신화적인 곳이다.
그런 곳의 실질적인 사장이 되다니.
“대표님, 제게 그럴 역량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태까지 지켜본 바로는 충분합니다.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직원들을 활용하면 되죠. 쓸 만한 사람들로 뽑아보세요.”
“가, 감사합니다. 대표님. 뼈를 묻을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윤현표 팀장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가정사며 이곳에 오기 전에 어떤 일을 했고 평판이 어떠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여태껏 지켜본 바로는 충분히 제 할 일을 해내고 있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넘칠 정도다.
“판교에 전무님 주택도 있으니까 입주하도록 하세요.”
“네? 제가 거기에 말입니까? 거길 제가 어떻게······.”
“직책은 전무라지만 한 기업의 장입니다. 당연히 자격이 되니까 입주하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
윤현표는 갑작스러운 선물에 정신이 없었다.
눈가엔 살짝 눈물도 비친다.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 두 가지나 일어나다니.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집사람에게 아이들에게 빨리 알리고 싶다.
소연아, 호진아 이 아빠가 너희들이 너무 보고 싶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 보세요. 이 기쁨을 가족들과 빨리 나누셔야죠. 그리고 이건 격려금이니 가족들과 식사나 하세요.”
강혁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았다.
윤현표도 얼떨결에 그 손을 맞잡았다.
역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대표님을 믿고 앞만 보고 달렸다.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미 KH는 자신의 전부다.
친구와 동료들은 42살의 젊은 나이에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자신은 KH를 만나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되었다.
하늘에 감사하고 땅에 감사했다.
회사를 일찍 끝내고 집으로 향한 윤현표 팀장.
평소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했지만, 지금은 택시를 탔다.
이 좋은 소식을 아내에게 몇 초라도 빨리 직접 말하고 싶어서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청소를 하고 있다.
벌써 5년째 사는 전세 3,000만 원짜리 허름한 2층이다.
방 3개에 화장실 하나.
이제 이곳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윤현표는 힘찬 목소리로 아내를 불렀다.
“지현아!”
“깜작이야, 엉? 여보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으하하! 지현아! 여보! 나 회사에서······.”
윤현표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모습에 아내는 식겁한 표정으로 물었다.
“여보 설마 회사 그만둔 건 아니지? 응? 우리 조금만 더 모으면 좋은 곳으로 이사 갈 수 있잖아. 아니라고 말해줘 빨리. 그 좋은 회사를 설마··· 아니지?”
두서없이 내뱉는 아내의 말.
윤현표는 울컥하며 뭔가가 올라왔다.
해준 것 없이 좋은 것 입히지도 맛난 것 먹이지도 못했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주겠다는 약속에 시집와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시켰는지.
아이들의 옷은 친척 집을 전전하며 얻어온 옷들로 입혔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된다.
전무로 승진도 했고 으리으리한 새집도 생겼다.
윤현표는 주부습진으로 거칠어진 아내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현아, 그동안 고생했다. 나 오늘 미래건설 전무로 고속 승진했어.”
“여보 그게 무슨 말이야? 미래건설? 당신 KH에 다니잖아.”
“오늘 대표님이 미래건설을 인수했거든. 거길 내가 맡게 됐어. 직책은 전무지만 사장과 같은 자리야.”
“여보 정말? 정말?”
“그럼 정말이지. 이런 걸 왜 거짓말하겠어. 그리고 판교에 우리 집도 있어.”
“집?”
아내는 선뜻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눈치다.
그 마음이 이해가 갔기에 윤현표는 그냥 계속 이야기를 해 나갔다.
“응. 이번에 성남시 판교에 우리 회사에서 아파트하고 단독주택을 지었거든. 그런데 나는 단독주택에 들어가래. 평수가 70평이나 되는 곳이야.”
“70평?”
“우리 이럴게 아니라 집 보러 가자. 모레부터 입주식이니까 바로 이사할 수 있어.”
“여보. 가보자. 빨리 가자. 나도 너무 보고 싶어. 애들 올 때 됐으니까 같이 가자.”
그녀는 안절부절못하며 왔다 갔다 했다.
”아, 그리고 잠깐만. 대표님이 격려금이라고 주신 돈이 있는데 아직 안 봤네.”
윤현표는 안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흰 봉투를 꺼냈다.
돈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것처럼 부피가 없다.
안에서 종이 하나를 꺼낸 윤현표.
그의 손엔 한 장의 수표가 들려있었다.
윤현표와 아내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한 장의 수표엔 영이 일곱 개가 있었다.
1,000만 원짜리 수표.
그리고 쪽지도 한 장 있었다.
‘이번에 부동산 건 잘 마무리 지은 보너스라고 생각하세요. 새집으로 이사 가면 아내 빼고 다 바꾸셔야죠. 고생 많았습니다.’
윤현표와 아내는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 아이처럼 마냥 웃었다.
그런데 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슬픔으로 인해 흘리는 것이 아닌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눈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