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81)
역대급 먼치킨 재벌-81화(81/342)
# 81
081화 $$$ 비비안/ 맨땅에 헤딩을 축복하라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꽂고는 물건들을 유심히 살피는 그녀.
강혁은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줄리아 로버츠(Julia Roberts).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의 여주인공으로 나왔던 그녀다.
고등학교 때 그 영화를 보고 얼마나 설ㅤㄹㅔㅆ던가.
비록 몇 년이나 지났지만, 그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직원에게 자기가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여직원은 살포시 웃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마치 뭔가를 안다는 듯이.
“마음에 드는 게 있나요?”
유창한 영어로 슬며시 끼어들었다.
그녀는 강혁을 슬쩍 보더니 물었다.
“이것들, 한국의 장인이 만들었다는데 한국은 어떤 나라죠?”
한국이 어떤 나라라니, 너무 광범위하다.
적절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강혁이 누군가.
지금 상황에 그녀에게 가장 알맞은 답변을 찾았다.
여자에겐 약하지만 이건 비즈니스.
“1,000년을 이어 간 고대국가가 몇 개나 되는 나라죠. 비비안을 사랑하는 나라기도 하고요.”
풋.
입을 가리고 환하게 웃는 그녀.
느끼한 멘트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비비안은 극 중 그녀의 이름이다.
“재밌는 분이군요. 직원이세요?”
“아뇨. 사장입니다.”
“젊은 분이 이런 가게를 하니까 좀 특이하네요.”
“이건 취미로 하는 겁니다. 본업은 투자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녀는 호기심을 보였다.
독특한 이력에 호기심이 안 생기면 그것이 더 이상할지도.
“비비안을 아는 걸 보니 제 영화 봤나 봐요?”
“안 본 남자가 있겠어요?”
피식.
점점 미소가 짙어지며 자주 시선을 맞춘다.
“이 나전칠기로 만든 가구가 정말 마음에 드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빛깔은 본 적이 없어요.”
“이런 빛깔을 내려면 수많은 공정을 거쳐야 하죠.”
“이 보석함도 너무 예뻐요.”
쇼핑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표정이다.
물건들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그녀에겐 별것 아닐 것이다.
할리우드 여배우 수입 순위 1위에 오른 그녀니까.
“근데 이 종이가 정말 500년이나 가요?”
A4와 A3 크기로 재단된 한지를 보며 묻는다.
“원래는 1,000년인데 거짓말이라고 할까 봐 낮춰서 500년이라고 적은 겁니다.”
“어떻게 종이가 1,000년을 간다는 거죠? 믿기지 않네요.”
“한국의 국보로 보관 중인 책들은 모두 이런 한지로 만들었죠. 물론 그 책들도 수백 년은 됐고요.”
“그럼 이 종이로 책을 만들면 최소 일 이백 년은 쉽게 보관이 되겠군요?”
“그 정도는 충분하죠.”
강혁은 그녀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것은 영화배우로서 좋아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미 33살이다.
연상은 관심도 없을뿐더러.
자신에겐 일편단심 ‘경국지색’ 심채희가 있다.
“그럼 이 A3 한지 두 박스에 나전 칠기장 다섯 개하고 보석함 세 개로 할게요.”
“집으로 보내드리면 되나요?”
“네. 그렇게 해 주세요.”
그녀가 주소를 적어 준다.
잠시 주소를 보던 강혁은 미미하게 웃었다.
“우리 집이랑 가깝네요.”
“집이 비버리힐즈에 있어요?”
“네. 여기서도 보이죠. 저기 언덕에 보이는 집입니다.”
그녀는 가리키는 곳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 집을 이미 아는 눈치다.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강혁은 그 가냘픈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언제 집 구경 한번 시켜 주세요.”
“그럴게요. 저도 비버리힐즈에서 제일 비싼 집을 구경하고 싶네요.”
“하하, 저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너스레에 그녀는 웃으며 명함을 내밀었다.
강혁도 명함을 건넸다.
“동양에서는 인연이라는 게 있다죠? 오늘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네요. 연락 주세요.”
“네.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죠. 오늘 만나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사진 하나만 찍어서 가게에 걸어도 될까요?”
“그러세요.”
그녀는 나전 칠기장 옆에 섰다.
손에는 보석함을 들고서.
사진은 큼직하게 뽑아 입구에 걸어두었다.
그녀가 첫 손님으로 개시를 하자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물건들이 조금씩 줄더니.
결국, 이주일쯤 지나자 팔 물건이 거의 없어졌다.
역시 돈 많은 사람이 바글대는 곳이다.
한 출판사에서는 한지를 정기적으로 공급받길 원했다.
자서전이나 양장본과 같은 고급 책들을 출판할 때 쓸 거라고 한다.
“혁수야. 장인들에게 물건 더 달라고 연락해. 숨겨 놓은 것 있으면 다 달라고 해. 가지고 온 거 다 팔렸다.”
“뭐고? 이주일 전에 열었다 안 캤나?”
“그랬지. 여긴 입소문이 빠른 곳이네. 빨리 알아봐.”
“아라따. 내 퍼뜩 돌아볼게.”
KH 인베스트먼트 미국법인.
조동길 팀장이 놀란 얼굴로 자료를 보고 있다.
“이렇게 높은 가격인데도 이주일 만에 다 팔립니다?”
“저도 좀 놀라긴 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열두 자짜리 나전칠기장을 다섯 세트나 샀습니다.”
“7,000만 원이나 하는 걸 다섯 세트나 사다니 대단합니다.”
조동길 팀장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눈치다.
그도 한국인의 손기술이 대단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인기를 끌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국에 연락해 뒀으니까 다시 올 겁니다. 이번까지만 전용기를 이용하고 다음부터 화물로 보내라고 하세요.”
“네. 당연히 그래야 할 겁니다. 그리고 몬산토는 상장폐지 시켰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주가 엄청 뛰었을 텐데 타이밍이 좋네요. 우리가 꽉 쥐고 있어야지 주주들에게 휘둘릴 순 없죠.”
“정계인사 C급 대상자도 모두 마쳤습니다.”
“흠······그럼 미국 쪽은 급한 건 얼추 마무리됐군요. 조만간 큰 거 하나 던져 드리죠.”
조동길 팀장이 흥미로운 얼굴로 물었다.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면 저는 벌써 긴장이 됩니다.”
“하하. 흥미로운 일일 겁니다.”
강혁은 미국 쪽 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 * *
강남 KH 인베스트먼트.
건물을 들어서자.
인포메이션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부리나케 달려온다.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입주는 잘 했어요?”
“네.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우리 가족들 모두 대표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직원인데 당연한 거죠. 실수가 있었던 점 미안하게 생각해요.”
“저는 우리 회사에서 평생 일하고 싶습니다.”
“하하,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옆에 있던 전의 그 경호 조장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무실로 들어온 강혁.
정민지 이사와 김혁수 과장을 호출했다.
“콩고로 파견할 직원 교육은 마쳤습니까?”
“네. 농사전문가 15명에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 30명해서 총 45명 모두 준비됐어요.”
“건설 인력과 장비들은 가 있겠네요?”
“네. 사흘 전에 도착했다고 연락받았어요.”
콩고의 그 광활한 땅을 개발하려면 엄청난 인원과 장비가 필요하다.
우선 1차 파견자가 바탕을 만들어 놓고 차차 진행할 생각이다.
“그러면 이 인원들도 빨리 가야겠네요. 내일 바로 출발시킵시다. 나도 갔다 오죠.”
“그리고 청와대에서 연락 왔었어요.”
“무슨 일로요?”
“우리 회사의 제약 부분과 개량종자 부분을 국가 지원사업으로 지정할 거래요.”
“그래요? 우리한테는 나쁠 것 없으니까 잘됐네요.”
알아서 잘 지원해 준다는데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
“두 항공사에서 추가 항공편 증설을 했습니까?”
“네. 두 배로 증설했어요. 그래도 아직 많이 모자라요.”
“추가 항공기를 들여온다고 했으니까 지금은 어쩔 수 없죠. 여론은 어때요?”
“여전히 국내 여론은 우호적인데 해외 쪽이 좀 시끄러워요.”
“추가 항공편이 운행되면 조용해질 겁니다. 병원에서는 말기와 3기 환자 우선으로 치료를 하고 있죠?”
“네. 그 부분은 잘 지켜지고 있어요.”
강혁은 멀뚱멀뚱하며.
앉아있는 김혁수에게 시선을 옮겼다.
“물건은 얼마나 준비됐어요?”
“저번만큼은 못 되지만 얼추 80% 정도는 확보해 뒀습미더.”
“만드는 족족 다 보내라고 했어요?”
“그럼예. 계약서에도 추가로 기재해 뒀습미더.”
“이제 이 건은 해외 파트에서 맡으라고 하세요.”
강혁의 시선을 받은 정민지 이사가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우리는 인건비와 운송비를 뺀 금액에서 40%만 남기는 거로 하세요. 이 금액은 다른 무형 문화재 전수자에게 지원하는 거로 하고요. 이런 모습도 보여 줘야 별말이 안 나올 겁니다.”
“60%면 이제 전수자들은 돈 걱정은 안 하겠네요?”
“그럴 겁니다.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게 하려면 만드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 줘야죠.”
다시 김혁수 과장에게 시선을 옮겼다.
“김 과장은 그들이 가지고 오는 물건들 두 점씩은 항상 지하실에 넣어 둬요. 해외에 나갈 때마다 선물로 줄 생각이니까요.”
“무신 말인지 알겠슴미더.”
며칠 후 직원 45명을 태운 전용기는 다시 콩고로 향했다.
* * *
강혁과 직원들은 광활한 벌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직원들의 얼굴엔 암울한 그림자가 가득했다.
힘들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얼굴이다.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죠?”
다들 멍 때리고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한 남자직원이 용기를 내 물었다.
“대표님. 집이 들어서려면 아직 한 달은 더 있어야 한다는데 우린 무슨 일을 합니까?”
“농지 개간은 더 빨리 끝날 테니까 그때까지 채용한 현지인들을 교육해야죠.”
“시설이 전혀 없는데······.”
“하하, 지금은 막막할 테지만 앞으로 여긴 병원과 학교 집들이 차차 들어설 겁니다. 조금만 참으면 콩고에서 일하게 된 걸 고맙게 생각할 겁니다.”
한 명이 용기를 내니 다시 여자직원이 물었다.
“여긴 치안이 안 좋다고 하던데 경호 인원은 따로 있습니까?”
“정부 지원을 받아 200명의 경찰이 파견 올 겁니다. 나중에 추가로 더 올 거고요.”
“생필품 같은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한 달 내내 여기서 일만 하라고 하겠습니까. 들었겠지만 여긴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일로 할 겁니다. 그때마다 시내로 가서 필요한 것은 사면 됩니다.”
“국내에서도 물건을 보낸다고 들었습니다.”
“네. 한 달에 한 번씩 국내에서도 생필품을 보낼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도 그들의 얼굴엔 수심이 떠나지 않았다.
농사 전문가들이야 나이가 있다지만 나머지는 이제 20대 중 후반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겐 첫 직장일 텐데.
처음부터 이곳으로 왔으니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강혁의 생각은 달랐다.
이들은 행운을 거머쥔 선택된 이들이라 생각됐다.
이들 중 누구는 자신과 평생을 같이할 수도 있다.
이들의 능력이 커 갈수록 콩고에서 하려는 일이 점점 당겨진다.
그리되면 이들이 맛보게 될 자긍심과 보상은 그 누구보다 클 것이다.
자신이 반드시 그렇게 해 줄 것이다.
“짓고 있는 집들이 아직 뼈대만 올라가서 잘 모를 테지만 다 지어진 집을 보면 눈이 돌아 갈 겁니다. 지금 짓는 집들은 무작정 짓는 게 아니라 도시 계획을 기반으로 짓는 겁니다.”
“대표님. 여기에 도시가 들어서는 건가요?”
“네. 그럴 겁니다. 아주 큰 도시가 생길 겁니다. 이 도시는 우리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대통령께 허락을 받았죠. 어쩌면 이 중에서 이 도시의 시장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특별 자치구 같은 건가요?”
“그런 셈이죠.”
직원들의 얼굴에서 점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진 못할지도.
무슨 일이건 처음은 힘든 법이다.
그곳이 한국이 아니라 맨땅밖에 없는 콩고의 광활한 땅이라면 더욱.
이렇게 40대의 농사전문가 15명과 20대의 남자직원 15명, 여자직원 15명은 콩고에서의 첫날을 맞았다.
앞으로 이들 45명으로 인해.
세계사에 없었던 특이하고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다.
한곳에선 인부들이 숙소용 천막을 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직원들.
얼굴에서 다시 희망이 사라지면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