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89)
역대급 먼치킨 재벌-89화(89/342)
# 89
089화 $$$ 뉴욕의 보스/ 일단, 총알 장전
뉴욕 맨해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최상층.
10m의 긴 타원형 테이블.
그걸 가운데 두고 마주 보고 앉은 20명의 남녀.
전에 회의를 가졌던 이곳에 그들은 다시 모였다.
그들의 표정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회의실 중앙에 앉은 50대 사내.
그의 앞에는 잘린 토마토가 접시에 놓여 있었다.
그는 왼손을 턱에 받치고 깨끗하게 손질된 검지를 테이블 위에 부딪혔다.
툭툭.
그 조그만 소리는 종소리같이 회의실 전체를 울렸다.
그렇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사내의 입이 무겁게 열린다.
“하워드.”
그의 부름에 좌측 두 번째 사내가 멈칫했다.
그리곤 굳은 표정으로 힘겹게 대답했다.
“네······ 보스.”
“뉴욕 지부장이던 해밀턴이 어떻게 됐지?”
하워드는 공포심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해밀턴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보스의 지시가 있고 얼마 후,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해밀턴의 모습은 더는 보이지 않았다.
하워드가 입을 다물고 있자, 50대 사내가 다시 말했다.
“큰소리치던 그 당당한 모습은 어디로 갔나 하워드.”
“보스······ 용서해 주십시오. 한국 정부에서 기업들에 자금을 조달해 주는 바람에······.”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저도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사실입니다. 한국 정부에서 우리가 찍은 50여 개 기업에 자금지원을 했습니다.”
“그럼, 그동안 한국 정부가 자금을 모았단 말인가?”
50대 사내의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하워드는 길게 숨을 들이켜고는 말했다.
“네, 보스도 TV에서 보셨을 겁니다.”
“······.”
“한국의 한 제약회사가 위암 치료제를 판매하고부터 한국으로 들어가는 외국인 수가 엄청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벌어들인 외화로 지원했다?”
“네, 그것 외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흠······ 미국과 일본이 외면했는데 다른 나라가 빌려주진 않았을 테고.”
“조사한 바로는 GDP의 70%에 가까운 금액이 한국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시종일 무표정이던 50대 사내.
그의 얼굴에 순간 불쾌한 기운이 어렸다.
“그래서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말이지?”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단지, 변수가 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하고······.”
“한국에서 손 떼.”
갑작스러운 말에 하워드의 고개가 들렸다.
“무슨 말씀입니까?”
“한국에서 손 떼란 말이야. 거긴 아직 시장이 너무 작아.”
사내가 포크를 집더니 사기 접시를 한번 때렸다.
조용한 회의실에 사기 접시의 울림이 퍼진다.
“하워드, 토마토가 과일인가?”
“······.”
“아니면······ 채소인가?
“······.”
“확실하지 않으면 다음을 기약해. 주가 되어야지 외부 상황에 휘둘리면 체면이 서지 않는단 말이야.”
하워드는 들키지 않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이 잠깐 사이에 저승과 이승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네,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중동 친구들에게 당분간은 좀 지켜보자고 전해.”
“알겠습니다.”
“실수했다고 모두를 내칠 수야 없······크윽.”
50대 사내가 말하다 말고 갑자기 명치를 감쌌다.
그 무표정하던 얼굴이 잔뜩 찡그려졌다.
“보, 보스!”
회의실에 있던 다른 이들도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크윽······ 그만. 오늘 모임은 여기까지 하지. 모, 모두······ 나가 봐.”
문이 열리자, 그들은 한 번씩 보스를 쳐다보더니 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나가자 손짓으로 경호원들도 나가게 했다.
회의실에 본인만 남게 되자 긴 한숨을 내 쉬었다.
“휴우······ 젠장 할. 이따위 것에 발목이 잡힐 줄이야.”
그들은 한국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달랐다.
강혁이 정부에 일시적으로 융통해 준 것이다.
물론 자신과 KH는 뒤에 물러난 채로.
그 이유는 KH 반도체에 있었다.
대통령의 보호가 있다고 해도.
반도체를 인수한 일은 언제고 발목을 잡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방패막이로 자금을 푼 것이다.
그에 합당한 지분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지분은 미국 법인으로 해 뒀다.
자금도 미국 법인을 통해서 들어갔다.
미국 법인도 투자회사다.
그렇기에 알려진다고 해도 크게 의심받을 일은 없었다.
투자사는 고객의 돈으로 움직이는 곳이니까.
* * *
콩고에서 맥심을 만난 일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강혁은 미국법인 조동길 팀장에게 지시를 내리고 한국으로 들어갔다.
미국 IT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지만, 당장은 움직일 때가 아니다.
지금은 총알만 장전해 둔 채.
그들의 체력이 다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쥐도 코너로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
저항할 힘을 완전히 잃었을 때를 노린다.
강남 KH 인베스트먼트.
강혁은 정민지 이사를 호출했다.
“이사님, 지금 미국 IT 기업들의 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거의 모든 기업들의 주가가 급격히 내려가고 있죠. 미국에 이어 한국도 같은 현상을 보일 겁니다.”
“그럼, 전에 모두 팔라고 하신 건 이런 일이 생길지 알고 계셨다는 건가요?”
“제가 점쟁이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단지, 이상한 현상을 보여서 미리 준비한 거죠.”
정민지 이사는 입을 살짝 오므린다.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자주 하는 버릇이다.
“한국 IT 기업들도 같은 현상을 보일 거라면 미리 사 둬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아니죠. 한국 증시에도 곧 징조가 나타날 테니까 준비만 하세요. 그리고 이번에 이성전자를 인수할 겁니다. 그러니까 이성전자를 유심히 지켜보세요.”
“27%에서 더 끌어올린단 말씀이군요?”
“딴소리 안 나오게 완벽히 장악할 수 있는 지분이어야 합니다. 그 동네가 보통 시끄러운 데가 아니잖아요.”
“그렇긴 해요.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를 꿀꺽한다고 하면 어떻게 나올지 앞이 선하네요. 실수 없도록 미리 준비할게요. 이제 이성과의 전쟁이 시작되겠네요.”
전 세계 반도체 분야를 하나로 합치는 일이다.
그 중심에 이성전자가 있다.
이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장악한다.
그리고 비메모리 반도체는 KH 반도체가 장악한다.
그리되면 전 세계 반도체는 KH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된다.
즉,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고 흔들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에 파견할 만한 직원이 있습니까?”
“아직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직원은 없어요.”
“미리 준비했어야 했는데······.”
“본사 직원을 먼저 보내고 당분간은 통역사를 고용하는 거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그 방법밖엔 없을 것 같군요.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지역의 땅을 매입할 거니까 되도록 빨리 진행하세요.”
푸틴은 5월 7일에 러시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에게 허락을 구했으니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전에 지시하셨던 일본 기업들 지분율이 5%를 넘겼어요.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지분율을 계속 높이세요. 경영 참여 의사가 있다고도 밝히고요.”
“네, 도요타와 소프트뱅크에서는 대표님과 만났으면 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지금 시점에서 만나 봤자 좋은 말 안 나올 것 같으니까 당분간은 핑계를 대세요.”
“그러면 저번 국내 기업들처럼 찾아올 것 같던데요?”
“그래도 당분간은 만날 생각이 없으니 적당히 둘러대세요.”
한국의 IMF를 있게 한 2등 공신이 일본이다.
1등 공신이 미국임엔 두말할 필요도 없고.
밥그릇 깨질 것 같으니까 슬슬 우는소리를 해 댄다.
하지만 그 밥그릇을 보존해 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리고 카길사에서도 연락이 왔어요.”
“국내에서 카길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나요?”
“퓨리나 라는 사료 회사와 이야기가 진행되는 거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개량작물을 발표하지 않았던 작년이라 지금은 사정이 많이 바뀌었을 거예요.”
“거기는 비상장기업이죠?”
“네, 가족경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콩고에서 첫 추수가 끝나면 타격이 있겠죠. 곡물 시장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걸 그들도 안거군요.”
“대표님, 국내도 그렇고 국외도 그렇고 갑자기 적을 너무 많이 만드시는 것 같아요.”
걱정스러움이 얼굴에 가득하다.
하지만 그건 자신을 모르니까 하는 걱정이다.
그들이 어떤 기업이건.
자본의 파워게임이라면 절대 질 수 없는 게임이다.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일지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들도 망할 수 있음을 보여 줄 것이다.
“카길사와 협상은 없습니다. 힘없는 곳은 도태되기 마련이죠. 그들도 그런 기업들을 삼키고 지금까지 왔을 테니까요.”
“전 걱정이 돼요. 이성전자에 일본기업에 카길사까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기업과 역인 게 아닌가 싶어요.”
“거기에 미국이 빠졌네요.”
“미국도 진행할 생각인가요?”
“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먹힐 일은 없을 테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그런데도 정민지 이사의 근심 어린 얼굴은 바뀌지 않았다.
* * *
『이번엔 기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IMF 사태로 마이너스 성장률이던 국내 경기가 급격히 살아나고 있다고 합니다.』
심채희 앵커의 시선이 옆의 사내에게 향했다.
『박사님, 97년 IMF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힘들게 버텨왔는데 희소식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물론입니다. 이번 1분기 성장률이 3%를 넘어섰습니다. 정부와 각 조사업체뿐만 아니라 IMF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인데요. 그동안 많은 기업이 도산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가 뭔가요?』
『아마 국민들도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주변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직장을 가지지 못하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심채희는 자신도 모르게 예쁜 미소를 살포시 지었다.
『원인은 KH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위암 치료제 KH-GC-001의 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수많은 외국인이 치료를 받기 위해 국내로 들어오면서 천문학적인 달러도 함께 들어온 겁니다.』
『그들이 치료를 받는 중에 많은 돈을 썼단 말이군요?』
『맞습니다. 치료제는 500만 원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돈이 풀리고 있습니다. 항공료만 해도 약값의 30%에 육박하니 보통금액이 아닙니다. 입원비는 두말할 것도 없죠. 앞으로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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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KH 인베스트먼트.
정민지 이사가 보고서를 내밀며 말했다.
“국내 병원이 많이 모자라요. 대형병원을 뺀 중소형 병원들은 입원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대기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요.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흠······ 그럴 수 있겠네요. 그럼 우리가 병원을 지으면 어떻겠어요?”
“그건 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듯해요. 위암 치료제 효과가 끝나면 병원을 운영하기 힘들어질지도 몰라요.”
그녀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약이 나올 것이다.
그리되면 병원은 더 많이 필요하다.
조금 늦긴 했지만,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았다.
“그 부분은 생각이 있으니까 우선 서울과 광역시 단위로 하나씩 짓죠. 나머지는 경과를 지켜본 후에 결정하고요.”
“못 말리겠네요. 이럴 때마다 보고서 들고 들어오기가 겁난다니까요. 그럼, 이 부분은 제가 윤 전무님께 전할게요.”
“그렇게 하세요. 되도록 크게 지을 생각이니까 그 기준에 맞춰서 계획을 잡아 보라고 하세요.”
“크다면 얼마나요?”
“이왕이면 국내 최고는 돼야겠죠.”
정민지 인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이다.
“모레 13일 남북정상회담 참석하셔야 하니까 처리할 것 있으시면 되도록 오늘 모두 처리해 주세요.”
“벌써 그렇게 됐네요. 북한이라······.”
강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김정일은 애매하고.
그다음 국방위원장.
누군지 모르지만, 우리 곧 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