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90)
역대급 먼치킨 재벌-90화(90/342)
# 90
090화 $$$ 목숨 건 거래/일단 원하는 건 던졌다.
2000년 6월 13일.
《남북정상회담》
김대준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6.13∼6.15일까지 2박 3일 동안 회담을 하기로 했다.
오늘이 남북정상회담의 첫날이다.
강혁은 남한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으로 넘어갔다.
이 모습은 전 세계 TV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고 뒤따랐다.
강혁은 이곳에 오기 전에.
대통령에게 비밀리에 전문을 하나 보냈다.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을 찾을 것이다.
그에게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는 것과 그 세부내용이 적힌 전문이었다.
너무 엄청난 내용이었지만, 대통령은 허락했다.
국익을 위한 것이고 전혀 해가 되는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강혁은 북 전경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살아생전 북한으로 가게 될 줄이야.
보통 때와는 다른 긴장감이 있기도 했다.
경제인 대표단으로 참석했기에 자신 외에 대기업 대표도 많이 있었다.
주석궁에서 만찬을 마친 첫날은 조용히 지나갔다.
다음날 눈을 뜬 강혁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정일은 2011년 12월 17일에 죽는단 말이지.”
북한 ‘정부 역대 인명부’에도.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세세히 나와 있었다.
“이거 이대로 놔둬 버리면 복잡해지겠는데. 누가 괜찮은지 어디 보자······.”
한참을 멍하니 있던 강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사람이면 말이 통하겠네.”
창문을 열자 서서히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6월임에도 평양의 아침 공기는 차다.
강혁은 새삼 지난날을 되짚어 보았다.
천애 고아로 자라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 자신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유 모를 능력을 준 이의 뜻에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
강혁은 얼마 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능력은 먼 미래의 누군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준 것은 아닐까.
적절한 시기에 새 능력이 생기는 걸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
지금 가는 길이 그 길이 맞길 바랄 뿐이었다.
둘째 날 저녁.
할 일도 없어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딩동♬
조용하던 방에 벨이 울렸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라면 북한 관계자뿐이다.
문을 열자 청와대 경호원이 보인다.
“무슨 일입니까?”
“북한 측에서 대표님을 개인적으로 뵙기를 원합니다. 대통령님도 허락하셨습니다.”
“북측이면 누구를 말하는 거죠?”
무슨 일인지 대략 알면서도 짐짓 모른다는 얼굴로 물었다.
따라나서길 꺼리자, 옆에 있던 북한 관계자가 나섰다.
경호원은 아니고 고위급 간부로 보였다.
“위원장님께서 독대를 원하십니다. 남쪽 경호원도 함께 갈 거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
남한 경호원을 쳐다보자 머리를 끄덕인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위원장이면 김정일이다.
그가 자신을 만나자고 할 이유는 딱 하나뿐이다.
강혁은 옷을 차려입고 방을 나섰다.
밖엔 차량 다섯 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가깝지만 걸어서 갈 거리는 아니라 차를 준비했습니다.”
“그러죠.”
북한 관계자의 말대로 차는 얼마 못 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주석궁에서 5분가량 떨어진 곳이다.
다른 이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자신만 안으로 들어갔다.
TV에서 자주 봤었던 그가 그곳에 있었다.
“어서 오세요. 강 대표.”
“안녕하십니까.”
환하게 웃고 있지만.
저 얼굴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숙청했는지 잘 안다.
“갑자기 보자고 해서 놀랐을 겁니다.”
“무슨 일로 찾으신 겁니까?”
“자자, 우선 입이나 축입시다. 이게 백두산에서 캔 100년 근 산삼으로 빚어서 10년을 묵힌 겁니다. 쭉 한잔하세요.”
위원장이 강혁의 술잔에 산삼주를 가득 채웠다.
강혁은 바로 마시지 않고 기다렸다.
“큼큼, 경계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전 세계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딴마음을 품겠습니까. 일단 한잔하세요. 그래야 나도 말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그럼.”
100년 근이라는 데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김판수의 집에서 마신 산삼주도 일반 산삼으로 20년을 묵혔다지만 이것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강혁이 잔을 내려놓자 위원장이 은근히 물었다.
“KH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만든 개량작물을 우리 북조선이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런 말이 나올지 알고 있었다.
이때를 위해 준비한 대답도 있었고.
“저는 사업하는 사람입니다. 이윤이 있으면 넘겨드리는 거야 어렵지 않습니다.”
“알다시피 우리가 줄 수 있는 게 한정적이에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쌀은 고사하고 보리도 귀해 옥수수로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는 실정이죠.”
“그래도 절 불렀을 땐 대비책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미안하지만 딱히 이렇다 할 게 없어요. 강 대표가 생각하는 게 뭔지 말해주면 그것에 맞춰보도록 하죠.”
생각한 것을 천천히 풀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넘어가면 앞으로 식량난은 사라질 겁니다.”
“잘 알죠. 그래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겠어요.”
“위원장님께서는 벼, 밀, 보리, 감자, 옥수수. 이 다섯 작물밖엔 알지 못하겠지만 더 많은 작물이 나올 겁니다.”
“우린 이것만 있어도 감지덕지할 판인데 더 많은 작물이 있단 말이죠?”
“네, 아직 발표를 안 했을 뿐이지 계속 나올 겁니다.”
“아직 발표도 하지 않은 걸 말하는 걸 보니 원하는 게 있나 보군요?”
강혁은 100년 근 산삼주를 한 잔 더 마셨다.
속이 후끈거리는 게 약효가 장난 아니다.
“제가 뭘 원하던 우린 손해입니다.”
“뭐 그건 그렇긴 하겠죠. 그래, 원하는 게 뭡니까? 속 시원하게 말해보세요.”
“위원장님도 다음 대를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나도 나이가 있으니 그렇긴 하죠.”
“이왕이면 다음 대를 이분에게 물려주셨으면 합니다.”
“네?”
강혁은 가지고 온 쪽지를 내밀었다.
그것을 본 김정일 위원장이 깜짝 놀랐다.
“강 대표, 몇 잔 마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취했어요? 후계자 문제를 왜 이것과 연결시키는 겁니까?”
“위원장님껜 어떨지 모르지만, 제겐 개량종자 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허어, 이거 정말 내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처음입니다. 강 대표 생각과 내 생각이 같긴 하지만 이건 좀 심하군요.”
김정일 위원장은 다소 황당하다는 표정이기도 했다.
어느 누가 자신에게 이따위 말을 한 이가 있었던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당장 머리에 총구멍을 뚫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러시아와 중국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일 겁니다. 거기에 필요한 노동력을 보내 줬으면 합니다.”
“흠······.”
강혁은 그가 뭐라고 하건 무시하기로 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
“북쪽의 독점 광물자원 개발권을 주십시오. 또, 경의선 전철을 복원했으면 합니다.”
“허어······.”
김정일 위원장은 여전히 놀란 표정을 지으면 연신 산삼주를 들이켰다.
이런 엄청난 말을 저리 뻔뻔스럽게 말하는 이는 단연코 본 적이 없다.
“저는 사업가라 이윤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제게 남북을 위해서니 이런 말씀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기가 찹니다. 그런데 강 대표가 내 아들은 어떻게 알죠?”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단지, 저와 잘 통할 것 같아서입니다.”
“하하, 내 여태껏 강 대표 같은 인물은 처음 봅니다. 그렇다 해도 이건 너무 많은 걸 원한다고 생각지 않아요?”
“이 개량작물이 넘어가면 이제 북쪽에 굶주림은 영원히 사라질 겁니다. 그리고 저는 한꺼번에 넘기지 않고 위원장님께서 약속을 이행하실 때마다 하나씩 넘길 생각입니다.”
김정일의 얼굴에 조금은 불쾌한 기색이 어렸다.
“자라는 작물 몇 개 가져가 봐야 소용없습니다. 씨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모르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흠······ 철두철미하군요. 내 앞에서 이런 대담한 배포를 보이는 사람은 난생 처음이에요.”
“칭찬으로 알겠습니다.”
“그럼 내가 할 일은 광물 독점 개발권과 노동력을 제공하고 경의선을 남쪽으로 연결하겠다고 하면 되는 겁니까? 그리고 후계자를 공식화하고요?”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전한 말을 하나도 잊지 않고 그대로 다 알아들었다.
“거기까지 되면 다섯 개량종자를 넘겨드리겠습니다. 경의선은 나중에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연결될 겁니다.”
“뭐 그거야 사업으로 보자면 그렇게 되겠죠.”
“이 부분을 모두 잘 처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후계자 문제는 몰라도 다른 것은 하고자 한다면 솔직히 힘든 것도 아니죠. 남측에선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대통령은 제가 설득할 자신이 있으니 결정만 내려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있어요?”
김정일 위원장은 어이없는 얼굴이다.
참으로 대담한 인물이군.
내 앞에서 감히 이런 말을 내뱉다니.
나와 협상을 벌일 정도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어린 나이에 그런 대단한 기업을 일군 것만 봐도 보통 인물은 아니야.
“후계자로 지목될 분과 제가 한 달에 한 번은 만나게 해 주십시오.”
김정일 위원장은 이제 더 놀라지도 않았다.
“나 참, 이젠 별 소릴 다 듣겠군요. 솔직히 후계자 문제를 꺼냈을 때, 강 대표가 술이 벌써 취했나 싶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와 강 대표 생각이 같으니 크게 문제 삼진 않겠어요.”
“좋은 쪽으로 결정이 나길 바랍니다.”
“흠······ 앞서 말한 것들은 내가 결정만 하면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옛날 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를 못 한다는데 그걸 할 수 있으니 더 바랄 게 없기는 합니다.”
“나머지도 점차 넘기겠습니다.”
“일단 이건 시간을 좀 줘야겠습니다. 내가 결정을 한다곤 해도 좀 더 심사숙고한 후에 결정해야겠어요.”
“네,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좀 위험한 발언이기는 했지만.
아니면 말면 된다.
자신은 잃을 게 없었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이때가 아니면 이런 말을 어떻게 내뱉겠는가.
이제 결정은 위원장에게 넘겼다.
되면 좋고 안 되어도 상관없다.
3일간의 정상회담이 끝나고.
강혁은 한국 대표단을 따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
강혁은 위원장과 있었던 대화를 대통령에게 자세히 말해 주었다.
대통령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내용을 모두 말했다고 하자 매우 놀랐다.
만일 이 조건이 수락되면.
남한과 북한 모두 큰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애가 탔다.
경의선만 복구되어도.
부산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
그리되면 이제 한국은.
반도를 벗어나 대륙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 * *
강남 KH 인베스트먼트.
김정일 위원장과 있었던 대화를 정민지 이사에게 들려주었다.
그녀는 더욱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북한 얘기를 들으니까 이제 이성이나 외국기업들은 아무것도 아니네요. 대표님, 정말 어쩌시려고 그러세요? 만일 김정일 위원장이 테러라도 하면 어쩌려고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더 얻을 게 있다는 걸 알거든요. 우린 그 가능성을 계속 보여 주면 됩니다.”
“좀 속도를 죽이시는 게 어떨까요?”
“물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 있잖아요. 지금은 저을 때입니다.”
“대표님, 김정일이 어떤 인물이에요. 수많은 사람을 숙청하고 그 자리에 오른 인물이에요. 이건 쉽게 넘길 일이 아니에요.”
정민지 이사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상대에게 얻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쉽게 해를 입힐 수 없다.
그도 보통 인물이 아니니 잘 알 것이다.
김정일의 아들과는 친한 관계를 만들면 될 것이고.
“대표님, 그래도 당분간은 조심하세요. 이럴 게 아니라 방탄조끼 한번 알아볼까요?”
“하하, 왜 이래요?”
“대표님. 저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그러지 마시고 하나 입으세요. 미국 법인 통해서 제일 좋은 거로 준비할까요?”
“큼큼······.”
강혁이 대답은 하지 않고 큼큼거리기만 하자, 그녀는 단호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대표님! 심채희!”
“입죠. 입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