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92)
역대급 먼치킨 재벌-92화(92/342)
# 92
092화 $$$ 유언을 지킨 사람/ 여기도 파란 눈의 금발의 엘프녀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법인.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500명이 면접을 보는 날이다.
인원이 많아서 3일간 면접을 보기로 했다.
별도로 초빙한 전문가 세 명과 정민지 이사가 함께했다.
10명씩 조를 이뤄 면접실로 들어왔다.
강혁은 첫 면접자들에게 공통된 질문을 던졌다.
이 회사는 한국회사다.
만일 한국과 러시아간 전쟁이 일어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은 극단적인 상황에 부딪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다.
제일 첫 번째 자리에 앉은 사내부터 답변이 쭉 이어졌다.
“당연히 러시아를 위해 전쟁에 참가할 겁니다.”
“전쟁은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니 전, 글로벌 기업인 KH에 계속 남겠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전쟁을 한 역사가 없으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두 번째 질문은.
본인이 일하던 지역이 갑자기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했다.
당신은 그 독립된 나라의 시민이 될 의사가 있는가?
“가족과 함께 그 나라로 갈 겁니다.”
“믿을 수 있는 회사라면 독립국의 시민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나라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질문은.
한국 남자나 여자와의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사랑엔 국경이 없습니다.”
“한국 남자는 자상하다고 들었어요. 전 입사하자마자 한국남자와 만나보고 싶어요.”
“대표님 같은 한국남자면 바로 결혼할 거예요.”
“큼큼······.”
강혁이 금발 미녀의 답변에 헛기침을 했다.
옆에 앉아있던 정민지 이사가 그 모습을 보고 한마디 한다.
“대표님, 이 질문은 왜 넣은 거예요?”
“이왕이면 한국 남자나 여자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면 좋지 않을까 하고요. 한일 간에 감정이 안 좋듯이 한국을 뼛속까지 싫어하는 직원이 입사하면 안 되잖아요.”
“전, 이 질문을 보고 갑자기 채희 씨가 떠오르는데 과민반응일까요?”
“확실히 과민반응입니다.”
이 질문을 넣은 본질적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 이유는 합격자의 여성비율을 높이려는 이유와도 같았다.
마지막 날인 면접 3일 째.
2조가 착석하는 모습을 본 강혁의 눈에 이채가 띄었다.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앉았는데 두 모습이 너무 눈부셨다.
여자는 173cm의 키에 파란색 눈동자와 금발이다.
육감적인 몸 때문에 어디가나 시선을 받을 것 같았다.
사내도 성별만 다를 뿐, 그 모습은 여자와 같이 멋진 모습이다.
모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 번만 보면 절대 잊지 못할 얼굴이다.
강혁은 네 번째 질문을 말했다.
한국 상사가 부정을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어느 회사 면접이건 꼭 한 번씩은 나오는 질문이다.
그만큼 면접자의 심리를 잘 알 수 있는 질문이기에.
인적사항을 유심히 보던 강혁은 옆의 정민지 이사에게 물었다.
“이 두 사람, 남매간인가요?”
“네, 그러네요. 저도 지금 알았어요.”
“그런데 자기 소개란에 이거 말이죠.”
정민지 이사는 빨간색으로 밑줄이 그어진 곳을 유심히 읽어 내려갔다.
사는 곳은 우수리스크.
한국의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생가 옆.
조부모가 최재형 선생과 친구사이였음.
그로인해 소련의 감시대상자에 올랐음.
소련이 몰락하고 러시아로 바뀌면서 감시대상자에서 제외됨.
두 사람 다 모스크바 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다.
이 내용대로라면 남매는.
한국의 독립 운동가를 도운 조부모로 인해 피해를 입은 후손인 셈이다.
왠지 가슴이 뭉클해져 옮을 느꼈다.
강혁은 먼저 빅토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조부모님이 한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원망하지 않아요. 오랜 고민으로 결정하셨을 테니까요.”
옆에 있던 세르게이의 답변도 이어졌다.
“비록 집은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졌지만 저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과거 한국인들이 소련에 끌려와서 당한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최재형 선생님의 생가 근처에 사는 이유가 있습니까?”
“조부모님과 최재형 선생님은 아주 친한 친구사이였다고 들었습니다. 최재형 선생의 유물이 우수리스크에 있습니다. 그 유물이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보살펴 주라는 유언이 있었습니다.”
강혁과 정민지 이사는 서로를 보며 머리를 끄덕였다.
이정도로 한국과 깊은 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 볼 것도 없다는 표정이다.
강혁은 두 사람에게 정중히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러시아 국민으로서 쉽지 않은 일을 하신 조부모님뿐만 아니라, 후손까지 그 뜻을 어어 온 것에 대해 두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민지 이사도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두 남매는 면접만 아니면 눈물을 쏟았을 것이다.
말은 쉽게 했지만,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다.
자신들은 전액 국비로 대학에 다녔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아직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조부모님 때는 재산도 상당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재산은 최재형 선생님을 도우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강혁은 면접을 모두 마치고 정민지 이사와 마주 앉았다.
“이 남매 있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감사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 한국 정부에서도 손 놓고 있는 일을 러시아 사람이 3대에 걸쳐 하고 있으니까요.”
“이 두 남매를 러시아와 극동지방 총 책임자와 부 책임자로 정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이가 젊긴 하지만 그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대표님은 열외로 하더라도 전현택 차장만 보더라도 어린 나이잖아요. 모스크바 대학교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요. 이 두 남매만큼 적절한 인물도 없을 것 같아요.”
강혁도 같은 생각이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자신이 자리에 앉아보니 그 말이 확실히 와 닿았다.
또, 이 두 사람은.
그 어려운 형편에도 모스크바 대학을 졸업한 인재다.
“그럼, 정식 발령 내세요. 그리고 최종합격자는 150명이면 되지 않겠어요?”
“러시아와 주변국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니까 우선 1차로는 적당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합시다. 그리고 이 두 사람 형편이 어떤지 좀 알아보세요.”
“네, 알아보고 말씀드릴게요.”
합격자는 총 150명.
남자 50명에 여자 100명이다.
여성 비율을 높인 이유는.
강혁의 사심이 조금 반영되었다.
러시아에 파견 나갔던 직원이 복귀를 해버리면 다시 직원을 키워야 한다.
이리되면 회사 입장에서도 심각한 인재난을 겪을 수도 있다.
한국 직원과 러시아 여자직원이 결혼을 하게 되면 이런 문제는 많이 해소된다.
이에 살짝 속보이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또, 한국 남자직원을 위한 일종의 배려(?) 이기도 했다.
* * *
강혁은 합격자가 발표되고 이틀 후 두 남매의 집을 찾았다.
그들의 말대로 최재형 선생님의 집과는 불과 10m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최재형 선생님의 집은 정말 볼 품 없었다.
겉이 나무판자로 덮여 있는데 오랜 세월에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미리 연락을 했기에 두 남매가 마중을 나와 있다.
면접 때는 정장차림이었지만, 지금은 말끔한 사복차림이다.
세르게이가 두 사람을 보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러시아에 온 김에 한 번 찾아와 봤습니다. 그리고 두 분에게 전할 말도 있고요.”
“안으로 모셔야겠지만 어떨지 모르겠어요.”
연한 색 청바지에 하늘색 반팔티를 입은 빅토리아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모님은 안에 계신가요?”
“네, 거동이 좀 불편하셔서 안에 계세요.”
“일단 인사부터 드리죠.”
최재형 선생님의 집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집으로 들어가자, 40대라고 하기엔 너무 늙은 부부가 인사를 건넨다.
“찾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몸이 불편하시다고 들었습니다. 앉아계십시오.”
아버지가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강혁이 만류했다.
음식은 언제 준비를 했는지 테이블 위엔 갖가지 요리가 가득하다.
이것을 준비하자면 상당한 돈이 들었을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상태라 국가 부도와 비슷한 상황이다.
나라에 돈이 없는데 국민들에게 돈이 있을 턱이 있겠는가.
실지 러시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국민이 30%나 된다고 했다.
그러니 이 집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 준비한 음식도 상당히 무리해서 준비했을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대통령님께 최재형 선생님의 생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조만간 정부에서 사람이 찾아올 겁니다.”
“이렇게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 아버지와 최재형 선생님도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겠습니다.”
남매의 아버지는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제가 대표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 오랜 시간 생가를 지켜온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가 눈을 감으실 때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선생님의 유품을 한국에 꼭 전하라고 하셨던 그 말이요. 그런데 사는 게 힘들다 보니······ 아직까지 그 말씀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하셨습니다. 이제 편히 마음을 내려놓으십시오.”
정민지 이사의 눈시울도 이미 붉어져 있었다.
국적을 떠나 이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다.
어느 누가 이런 유언을 쉽게 따를 수 있을까.
제 부모님 제사도 안 지내려고 하는 마당에.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진 것을 느낀 것인지 빅토리아가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식사하면서 말씀 나누세요. 한국은 아니겠지만 러시아에선 식사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거든요.”
“그래요. 저도 배가 좀 고프네요. 같이 먹죠.”
강혁은 음식을 먹다 말고 한곳에 시선이 닿았다.
러시아에서는 처음 보는 음료가 보여서다.
“이거 한국 음료순데?”
강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하자 빅토리아가 대답했다.
“네, 밀키스라고 한국 음료수 맞아요. 요즘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거든요. 대표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서 준비했어요.”
“신 회장님이 정말 발은 빠르네. 이거 욕심나는데······.”
강혁이 혼잣말을 하자 정민지 이사가 말을 받았다.
마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듯이.
“대표님, 안 돼요!”
정민지 이사의 갑작스런 고함에 강혁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녀는 가끔 이런 시어머니 같을 때가 있다.
“뭐, 뭐가요?”
“아시면서 그래요. 벌여 놓은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한국 가서 깊이, 아주 깊이 생각한 후에 결정해요.”
“큼큼. 이사님은 이제 확실히 돗자리를 까세요.”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가져온 선물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해 정민지 이사를 보았다.
그녀도 무슨 뜻인지 안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인다.
“두 사람을 러시아와 극동 지방을 책임지는 총 책임자와 부 책임자로 정했어요. 파견 나올 한국 직원들과는 직급 체계가 조금 다릅니다.”
“대표님, 저희가요?”
빅토리아의 그 큰 푸른색 눈이 토끼 눈처럼 커졌다.
“네, 이번 인사는 좀 특별한 케이스죠. 여러 사안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니 따라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야 너무 좋긴 한데 너무 뜻밖의 말씀이라······.”
둘은 이게 꿈은 아닐까 하는 표정이다.
둘의 부모도 긴장된 얼굴로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모든 직원에게 집을 제공합니다. 외국 직원도 예외가 아니죠.”
“집이라고 하시면······?”
“직원들이 살 집이죠. 한국하고는 상황이 다르니 본인이 희망하는 지역에 집을 알아보라고 하세요. 명의는 회사 앞으로 하겠지만, 달러 기준으로 10만 달러 정도의 집이면 지원해 줄 겁니다.”
“시, 십만 달러요?”
네 가족이 깜짝 놀라며 동시에 묻는다.
한국의 아파트 기준으로 나온 가격이지만, 러시아 기준으로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건 일반 직원들 집입니다. 어찌 됐던 두 사람은 러시아와 극동지방을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으니 그에 맞는 집을 배정받아야죠. 한국 보다는 적긴 하지만 50만 달러의 집 정도를 찾으세요. 집과 관련된 세금은 모두 회사에서 처리할 겁니다.”
50만 달러라는 말에 네 가족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주는 것도 아닌데 너무 생색내는 건 아닌가 생각됐지만 다행이라 생각됐다.
“우리 KH에 근무하는 동안엔 계속 살 수 있으니까 좋은 집으로 알아보세요. 이사님, 이 금액이면 어느 정도 집을 구할 수 있죠?”
“보통 블라디보스토크 중심가라고 해도 최소 대지 500평 이상에 건물은 100평 이상의 2층짜리 집은 구할 수 있어요. 풀장 같은 각종 시설은 모두 들어가 있고요. 유럽의 저택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땅값 차이 때문인가요?”
“네, 러시아는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새로 들어갈 집에서 편히 사시길 바랍니다. 그럼 우린 이만 가 봐야겠어요. 그리고 이건 음식을 맛있게 먹은 작은 감사의 표십니다.”
강혁은 가지고 온 흰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엔 1,000달러가 들어있었다.
“대표님, 이러지 않으셔도 돼요.”
빅토리아가 끝까지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억지로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강혁과 정민지 이사가 밖으로 나가자, 부모님도 불편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서는 마중을 나왔다.
나오지 말고 안에 있으라고 만류했지만, 극구 따라나선다.
강혁은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 빅토리아에게 물었다.
“빅토리아는 어떤 남자 스타일을 좋아하나요?”
“네? 저는······ 머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