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47
146화.
체인호텔의 오만.
호텔 직원의 고객 폭행 사건이 있었던 바로 다음 날, 각 언론사는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경찰은 아직 조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피해자의 상황을 본 고객이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가진 것이었다.
“폭행을 당하신 분은 메리트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른 혼주셨어요. 저도 그 결혼식에 참석했고요. 보통 호텔이나 예식장을 보면 결혼식 장소와 식사 장소가 다른데 그 호텔은 혼주 식사 장소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나 보더라고요. 혼주가 헤매면서 다른 레스토랑에 들어간 모양인데 다짜고짜 영어로 설명하면 어떻게 알아듣나요?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직원이 혼주를 겁박하고 밀치기까지 했다니까요!”
고객은 인터뷰를 하며 당시 찍었던 사진까지 공개했다.
한복 입은 고객이 바닥에 넘어져 있는 모습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직원 모습이 선명하게 나와 있었다.
호텔은 CCTV가 없는 곳이 많다.
특히 VIP 고객들을 모시는 곳이 더 그런데 실랑이가 벌어진 레스토랑도 그런 곳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또 외국인 직원이 배치되었다면 안쪽에 있는 고객들도 외국인일 것이었다.
성현우는 바로 앞에 자리한 최석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메리트 수뇌부들은 어떤가요? 내 생각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데.”
“공식적으로는 호텔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 그 말은 직원들이 어쩔 수 없이 말하는 핑계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흐지부지 넘어가도록 기다릴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성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체인호텔은 전 세계에 여러 호텔을 운영하는 만큼 고객 중 외국인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들 운영방침을 보면 고객이 자기 브랜드 호텔에 묵을 때마다 마일리지 적립이나 할인 등 특별 혜택을 주게 되는데 고객은 축적된 마일리지를 다음이나 내년 숙박 때 이용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여행이나 출장 몇 번 동안 혜택을 받아봤자 얼마나 받겠느냐고 할 수 있는데 글로벌 기업과 호텔이 계약한 상태라면 말이 다르다.
글로벌 기업은 말 그대로 전 세계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고 임직원들을 해외에 파견하거나 출장을 보낼 일이 많다.
그때 체인호텔을 이용하게 되면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호텔이든 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또 기업들의 임직원 출장 관리도 편해진다.
호텔 입장에서는 매년 정기 계약으로 고객 유치가 수월해지고 해당 기업의 연회와 컨퍼런스, VIP 고객 유치까지 진행할 수 있다.
그야말로 윈윈 전략인 셈인데 이걸 바로 호텔 멤버쉽, 즉 호텔 티어(Tier)라고 부른다.
각 호텔그룹은 연간숙박일수나 지출금액 등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등급에 도달하게 되면 해당 등급에 대한 혜택을 제공한다.
그래서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 사이에서는 알고 누리면 뽕을 뽑는 게 호텔 티어이고 한번 발을 담그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게 바로 호텔 티어라는 말이 돈다.
전 세계 호텔 그룹들이 여러 곳에 브랜드를 전파시키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 셈이다.
그러나 호텔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해당 지역의 고객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아무리 외국인 고객 비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역에 난 입소문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일부 체인호텔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정책을 펴곤 했다.
특히 동양에 위치한 호텔일수록 더했는데 그런 그들 의식 속에는 동양인은 서비스도 잘 모르고 무시해도 된다는 인식이 박혀있었다.
성현우는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최석현을 보았다.
“최 부총이 근무했던 호텔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나요?”
“비슷한 일이 있긴 했지만 바로 사과하고 수습했습니다.”
“수습이라면 돈으로 보상했다는 건가요?”
“네.”
“그럼 그 직원은 어떻게 처리되었나요?”
“본사로 돌려보냈습니다만 다른 곳으로 발령받아서 잘 근무하는 것 같습니다.”
최석현은 그 말을 하며 더 썩은 표정을 지었다.
동양인을 무시했던 직원이 미주지역으로 발령받아 우수 사원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석현의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체인호텔에서 HY로 이직한 건 호텔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수준과 직원 수준에 차별을 두는 체인호텔 정책에 환멸을 느껴서였다.
그동안 HY가 발전하면서 한국 호텔 문화도 외부에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체인호텔들의 정책이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란 것을 의미한다.
임직원들은 자기가 속한 조직이 얼마나 큰소리를 내는지에 따라 사기가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다.
지금 로컬호텔 임직원들은 메리트호텔이 어떻게 나서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체인호텔들은 자기들이야말로 서비스 정석이라고 주장하며 로컬호텔 직원들을 무시한다.
마치 대기업 직원들이 중소기업 직원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상황에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다는 건 한국에 대한 무시라고밖에 볼 수 없다.
또 이 같은 행동은 같은 업계에 근무하는 사람들까지 무시하는 행동이다.
최석현이 막 입을 열려던 때였다.
“GM, 그들을…….”
“그들을 내 앞에서 고개 숙이게 만들 테니 최 부총은 열을 좀 식히세요.”
“그렇게 티 났습니까? 죄송합니다.”
“최 부총이 왜 이직했는지 압니다. 나는 정형화된 서비스 이전에 사람 감정을 먼저 헤아리는 최 부총이 마음에 들어요. 그러니까 다음 일은 내게 맡기고 최 부총은 우리 서비스부터 점검하세요. 원래 잘 나갈 때 더 옆을 챙기는 법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 * *
최석현이 나가고 성현우는 1관부터 3관까지 객실 예약현황을 보았다.
항상 90% 선을 유지하던 예약현황이 93%로 올라있었는데 최근 예약이 급증한 결과였다.
성현우는 대니 리와 통화했다.
“이번 일은 보름 정도 끌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현우, 그 정도면 저쪽 오너가 사과할까?]“절대 아닐걸.”
성현우의 말에 대니 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도 미국인이지만 검은 머리 미국인인 덕에 차별을 꽤나 받았거든. 근데 걔네들은 자기들이 뭐가 잘나서 그렇게 차별하고 난리야? 차별하고 무시할 거면 호텔도 세우지 말아야지. 안 그래?]“대니, 그만 열 내고 준비하던 거나 마저 해. 일주일 후에는 나도 그 정보가 필요하니까.”
[근데 현우는 그 자료가 왜 필요한 거야? 메리트 놈들이 한 건 경쟁호텔 기죽이기 차원으로 알아볼 수는 있어도 다른 체인호텔들까지 조사하는 건……. 설마 호텔 브랜드를 인수할 작정이야?]“…….”
[그럼 그렇지. 역시 현우는 달라. 현우, 이왕이면 동양인들을 개무시하는 브랜드를 인수해줘. 그들에게 동양인의 저력을 보여주면서 코까지 납작하게 해줘야……]“대니, 내가 브랜드 하나에 만족할 것 같아?”
성현우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만약 단호하게 끊지 않았다면 대니의 미국 학창 시절 차별부터 줄줄이 사탕으로 나왔을 거다.
술을 한잔할 때는 괜찮지만 지금은 그의 격정 어린 수다를 들을 때가 아니다.
그래도 대니 리는 숙제 하나는 기막히게 했다.
어제 피해자 상황 파악부터 오늘 나온 피해자 지인의 인터뷰까지 전부 대니 리의 작품이었다.
그는 이어서 체인호텔들의 동양인 고객 차별 현황까지 알아보고 있었다.
아마 조사하면서 대니 리도 깜짝 놀랄 거다.
성현우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 업무에 들어갔다.
* * *
일주일 후, 성현우는 뉴욕에 도착했다.
그때까지 메리트 호텔 총지배인의 사과는 없었다.
공항에는 뉴욕시장이 보낸 차량이 나와 있었다.
그 시각, 뉴욕시장 관저에는 힐톤, 하이어트, 메리트 호텔그룹 오너들이 와있었다
그들은 뉴욕시장의 초대에 자리임에도 불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른 업계는 아무리 경쟁 관계라고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서로 예의를 갖춘다.
그런데 호텔업계는 그게 통하지 않는 곳 중 한 곳이다.
특히 브랜드 인수전이 가속화되고 각자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며 서로를 조사하고 감시하며 스파이까지 보내는 낯 뜨거운 일도 연출했다.
그래서인지 호텔업계는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고 1시간 전 경쟁자가 동지가 되는 일이 허다했다.
또 그들은 실속보다는 그룹 규모와 외부에 보이는 모습에만 집중했는데 최근에는 오너가 사생활까지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
그것도 세계적인 홍보담당자를 고용, 아주 치밀한 계획하에 말이다.
그와 함께 그것을 철딱서니 없는 짓이라고 비판하는 여론도 형성되었는데 그 뒤에는 오너가 사생활을 홍보 수단으로 삼는 곳의 경쟁그룹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른 곳은 업계 최고의 그룹들이 뭘 하든 말든 매물로 나온 호텔을 인수하기에 바빴다.
바로 그들이 힐톤과 하이어트, 메리트였다.
특히 힐톤과 하이어트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곳이자 오랫동안 경쟁 관계를 이어오던 곳이다.
과열된 경쟁으로 그동안 못 볼 꼴도 여러 번 보았던 곳인데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 것으로 불편한 심경을 표현했다.
뉴욕시장은 비서의 보고를 들은 후 입을 열었다.
“성현우 대표가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하네요. 회장님들을 기다리게 해드려 미안합니다만 오늘 모인 것은 UN 총회를 의논코자 하는 것이니 주인공이 올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시지요.”
그 말에 힐톤 회장이 입을 열었다.
“시장님께서 말을 꺼내서 말인데요. 그동안 총회 메인호텔은 힐톤이었어요. 갑자기 호텔이 바뀐 이유가 뭐죠? 혹시 사무총장이 한국인이어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을 선정한 건가요?”
그는 아주 노골적이었다.
뉴욕시장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적의가 가득했다.
뉴욕시장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나와 사무총장의 결정을 못 믿겠다는 건가요?”
“그렇소.”
“그럼 힐톤이 왜 탈락했는지 보여드리죠.”
뉴욕시장은 그 말을 하며 비서를 불렀다.
잠시 후, 힐톤 회장은 뉴욕시장이 건넨 서류를 보았다.
그의 얼굴은 붉은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UN 총회 행사와 VIP 숙박을 진행하며 나왔던 컴플레인 내역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국인 호텔이 이 모든 걸 잘 해낼 거라는 보장이 있나요? UN 총회는 국빈급 인물들이 모이는 곳이에요. 그 젊은이가 얼마나 일을 해봤는지는 모르지만…….”
“회장님께서 다른 호텔들과 경쟁할 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경험보다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요. HY는 월드컵 행사 때 단 한 번의 컴플레인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정정해드리면 HY루이비통 호텔은 한국의 S그룹 회장과 아르노 회장이 공동투자한 곳입니다. 단순히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이유로 총회 행사를 맡긴 게 아닙니다.”
“그럼 우리를 왜 오게 한 겁니까? 대단한 호텔에 맡기셨으면 그쪽에 다 일임하면 될 일인데요.”
이번에는 하이어트 회장이 입을 열었다.
그를 보는 뉴욕시장의 얼굴에는 어이없는 표정이 스쳤다.
“뉴욕에 있는 호텔들은 크든 작든 총회에 참여하게 되는 걸 모르셨나요? 하이어트 회장님은 매년 이 자리에 참석하셨는데 그때는 왜 참석만으로도 의미를 두셨을까요?”
그 말을 하는 뉴욕시장의 표정에는 이들과의 대화에 이미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늘 이런 식이었다.
누가 옆에 있든 없든 자기가 할 말 다 하고 자기 몫만 챙기려 들었다.
그들도 성현우가 뉴욕시에 거액의 기부금을 낸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기부금은커녕 UN 총회 전용호텔 지정을 철회하라는 압박을 했다.
그들이 HY루이비통 호텔에 비해 나은 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힐톤 회장 말처럼 UN 총회는 국빈급 인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자리다.
UN 본부가 뉴욕에 있는 만큼 뉴욕시도 국빈들의 안전과 행사에 신경 써야 한다.
그런데 힐톤을 비롯한 기존 호텔그룹은 그들의 서비스 규칙만 고수했다.
어떨 때는 자기들 서비스 매뉴얼에 국빈들이 따라야 한다는 오만함까지 보였다.
덕분에 뉴욕은 고객이 눈치를 보는 호텔들을 보유한 곳으로 정평이 날 지경이었다.
뉴욕시장이 막 시계를 확인하려는데 메리트 회장이 입을 열었다.
“다른 것은 놔두더라도 나는 이게 우려되는군요. 우리 같은 호텔그룹은 전 세계에 호텔이 퍼져있어서 각국의 특성을 잘 압니다. HY는 한국과 프랑스, 독일에만 호텔이 있다는데 전 세계 국빈들을 잘 모실 수 있을까요?”
그 말에 다른 회장들 눈빛도 빛나기 시작했다.
제대로 꼬투리를 물었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차가운 대응뿐이었다.
“그런 건 여러분들이 직접 확인해보시죠.”
* * *
잠시 후 성현우가 나타났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만찬 시간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성현우는 그 말을 하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분위기가 냉랭했다.
뉴욕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신에게 적의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분위기는 충분히 예상한 것.
성현우는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제가 미안한 마음을 담아 별도로 만찬을 준비했는데 한 번 맛보시겠습니까?”
성현우는 그 말을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들의 대답은 필요치 않았다.
그냥 주는 대로 먹고 감상평만 남기면 된다.
잠시 후, 다이닝룸에 왕지영이 나타났다.
그녀는 고운 한복차림을 하고 있었다.
모두의 눈이 커진 가운데 조만식표 한식 요리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지금 보시는 것은 삼색 밀쌈으로 바다와 땅의 재료를 넣어 만든 겁니다. 함께 나온 녹두죽은 피로 회복과 고혈압에 좋은 요리입니다.”
성현우의 말이 끝나자 왕지영이 그들에게 일일이 서비스했다.
한입 맛본 그들 표정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그들도 오랫동안 요리를 맛본 사람들이다.
아무리 동양 요리를 무시해도 훌륭한 요리를 대놓고 비하할 수는 없을 거다.
이어서 바삭하게 튀긴 두부 스테이크와 유자 소스, 그릴에 구운 채끝 등심과 꼬리찜을 여러 야채와 함께 먹을 수 있게 쌈밥 형식으로 내왔다.
왕지영은 그들이 직접 쌈을 싸볼 수 있게 바로 곁에서 그들의 식사를 도왔다.
이후 유기농 우유로 만든 부드러운 식감의 판나코타에 상큼함을 더한 복분자, 오미자 등이 더해진 디저트가 나왔다.
처음엔 뜬금없이 왜 한식을 내놓느냐는 표정이었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디저트까지 말끔하게 비우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성현우는 그들에게 조만식과 왕지영을 소개했다.
“호텔그룹 회장님들이시니 브랜드 조만식을 아실 겁니다. 그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아!”
“우리에게 식사를 서비스한 사람은 HY 식음팀장인 왕지영입니다.”
성현우의 말에 모두 조만식과 왕지영을 번갈아 보았다.
호텔 회장들은 왕지영이 입은 한복을 더 많이 보는 듯했다.
뉴욕시장은 왕지영의 한복에 찬사를 나타냈다.
“정말 아름답네요. 이 의상이 한국 전통 의상이죠?”
그러자 힐톤과 하이어트 회장도 마지못한 표정으로 한마디씩 했다.
“아름다운 의상만큼 서비스도 좋았어요.”
“서비스가 좋으니 요리도 더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메리트 회장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서비스하는 사람이 입기에는 부적절한 의상이군요.”
그 말에 성현우가 바로 대답했다.
“회장님은 왕 팀장의 서비스가 불편하셨습니까?”
“그렇지는 않았지만 호텔 식음팀장이면 호텔 서비스가 주가 되는 사람인데 호텔 내에서도 저런 옷을 입고 서비스하는지 궁금하군요.”
“저희 호텔은 한복을 입고 서비스합니다.”
“……!”
“대신 다른 곳보다 서비스 공간을 더 넓게 두고 하죠. 그렇다고 더 많은 요금을 받지는 않습니다.”
“뭘 모르는 모양인데 호텔에서는 서비스도 요금이에요!”
“서비스는 그 대상자가 만족하는 것이 첫 번째 조건입니다. 내가 운영하는 호텔은 서비스 받는 분의 만족과 서비스하는 직원의 효율을 함께 봅니다. 만약 이윤이 낮아지더라도 고객과 직원이 만족한다면 시행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 요리와 서비스는 내년 UN 총회 메인 연회 때 선보일 것을 요약해서 보여드린 겁니다.”
“그럼 전 세계 국빈들이 모인 자리에 이런 의상으로 서비스한다는 건가요?”
메리트 회장은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반면 다른 회장들은 왕지영의 자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비스는 항상 진화해야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호텔서비스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반면 고객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아다녔다.
그들은 왜 뉴욕시장이 HY를 선택했는지 이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이런 자리에 이런 서비스를 준비한 것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메리트 회장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HY가 루이비통과 손을 잡았다고 해서 명품이 될 것으로 착각한 모양인데 호텔 서비스는 정석대로 하는 게 가장 좋아요. 특별한 서비스를 한다고 해서 호텔이 특별해질 거라는 생각은 애송이 같은 생각이에요!”
“명품 얘기가 나왔으니 한 말씀 드리면 명품도 늘 새로운 라인을 내놓습니다.”
“……!”
“HY도 늘 새로운 요리와 서비스, 객실을 선보이죠. 우리는 세계 최대 호텔그룹이 되어도 고객을 우리에게 맞추는 오만함은 보이지 않을 겁니다.”
“지금 그 말은 나 들으라고 한 말인가요?”
메리트 회장은 그 말을 하며 비서를 보았다.
잠시 후,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눈을 보니 한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보고도 받지 않은 듯했다.
성현우는 그런 그에게 정중히 말했다.
“한국에게 직접 사과하시죠. 그렇지 않으면 호텔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겁니다.”
“그런 건 그쪽 총지배인이 할 일이오!”
“조만간 메리트 호텔 서비스 매뉴얼 출처가 회장님이라는 보도가 나갈 텐데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호텔을 운영하면서 그 정도 사건은 사건도 아니요. 나는 성현우 대표가 이 자리에서 그 내용을 꺼낸 이유를 모르겠소. 몹시 불쾌하오!”
“그렇다면 이유를 말씀드리죠. 나는 한국식 서비스로 세계 호텔업계를 평정할 겁니다.”
“……!”
“반얀티도 한국식 서비스 접목에 사인한 상태입니다.”
성현우의 말에 힐톤과 하이어트 회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은 반얀티를 설득하기 위해 바로 어제까지 협상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반얀티 회장은 미국 기업의 오만함에 치를 떨며 HY의 손을 잡았다.
성현우는 메리트 회장을 향해 말을 이었다.
“여기서 정식으로 선언하죠. 회장님이 인수를 추진하는 스타우스 호텔&리조트 제가 인수할 겁니다.”
“……!”
“앞으로 정정당당히 경쟁해 보시죠. 단, 한국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하시는 게 메리트 이미지를 지키는 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