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Warrior of All Time Returns RAW novel - Chapter (10)
역대급 무신님께서 귀환하신다 10화(10/40)
제10화
일행의 선두에 인간이 아닌 고블린이 존재한다는 어이없는 상황과.
“빨리 걸어, 도비 새끼야.”
퍽!!
그 고블린의 등판을 걷어차며 걸어오고 있는 백작가의 도련님, 레온 카스카디아의 모습이 보였다.
“레온 도, 도련님?!”
“음? 아아. 핸슨 영감, 오랜만이네.”
“세상에, 정말 도련님이십니까?”
경계 상태를 풀며 핸슨이 그를 향해 뛰어갔다.
가까이 가니 고블린의 모습이 온전히 보였다.
얼마나 맞았는지 얼굴에 붓지 않은 부분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 도련님? 어째서 북문으로…….”
“납치된 영지민들을 구해 온 거야. 내부에 별말은 없었고?”
“납치된…… 설마.”
놀란 핸슨이 뒤편의 영지민들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소문이 사실이었다니.”
이들에게도 소문이 돌 정도였으면 애초에 멜리사의 귀에 들어가는 것도 시간문제였으리라.
“뭐, 이미 위병 쪽도 티벨 카스카디아가 다 먹어 치웠겠지. 신경 쓰지 마. 나중에 싹 물갈이할 거니까.”
“그런데 이 고블린은…….”
그제야 고블린에게 시선을 돌린 핸슨이 조심스레 묻자 레온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 참, 이거 몬스터지.”
그가 빙그레 웃으며 고블린의 녹빛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고생했다.”
-키이이…….
고블린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빛내며 그를 올려다본다.
마치 마수 조련사 같은 모습이었다.
도련님이 마수 조련사의 재능이 있으셨나?
그런 의문이 들 즈음.
퍼걱!!
고블린의 머리를 쓰다듬던 레온이 가차 없이 놈의 머리통을 움켜잡아 터뜨려 버렸다.
“볼일 끝났으면 친구들 보러 갈 것이지 뭐 볼 거 있다고 남아 있어.”
가차 없이 놈의 머리를 터뜨려 버리고 걷어차 버린 레온이 말한다.
“핸슨, 들어가도 되지?”
“예? 아, 예!”
“그리고 2시간 전에 근무 서던 위병 두 놈 누구야.”
“2시간 전이라 하심은…….”
“선배, 저 두 사람이에요.”
후배 위병의 손짓에 고개를 돌리니 낄낄거리며 성문으로 다가오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핸슨이 알기로 최근에 들어온 신입으로 뒷배가 있는 탓에 아녀자 희롱은 물론 금품 갈취까지 저지르던, 굉장히 싹수가 노란 놈들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레온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목소리 들어 보니 저것들 맞네. 칼 좀 빌릴게.”
이에 레온이 핸슨의 허리춤에 채워진 단검을 뽑았다.
동시에 그를 따라온 영지민들이 눈을 꼭 감았다.
마치 앞으로의 일을 알겠다는 듯 말이다.
파앙!! 푸욱!!
“아아악!!”
“으어억!!”
순식간에 날아간 단검이 두 사내의 어깨를 관통하자 레온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인신매매 혐의가 있는 놈들과 손을 잡고 영지민을 빼돌린 놈들이다. 잡아 처넣어. 괜히 풀어 줬다간 그놈도 같이 목을 벨 거다.”
“도…… 도련님!”
“내 말 명심해. 티벨 카스카디아 그 노친네가 와도 절대 풀어 주지 마.”
이 쪽문으로 나갔는데 위병이 보지 못했다? 그럴 리가, 그냥 보고도 넘어가 준 것이겠지.
의도야 어찌 되었든 인신매매는 애초에 백작령을 넘어 왕국에서도 엄금하는 범죄다.
멜리사가 손을 쓰지 못하는 사이에 티벨은 이미 자신의 마수를 깊숙이 뻗어 놓은 상태였다.
“사람이 너무 물렁하니까 이런 거 하나 처단을 못 하지. 에잉, 쯧.”
숙부를 정리하는 김에 물갈이를 싹 해야 할 듯싶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피해가 발생할지는 모르겠지만 곪아 버린 상처를 그냥 두는 건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 * *
현재 멜리사는 사촌 관계이자 원수나 다름없는 티벨 카스카디아의 아들, 비시리 카스카디아와 대면 중이었다.
이런 자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티벨 카스카디아에 대한 증오가 짙어진다.
“멜리사, 두 번 말하지 않겠다. 권한을 전부 내 아버지에게 양도하려무나.”
“웃기는 소리 마세요. 누구 마음대로. 아버지가 지켜 온 백작령이에요. 당신이 무슨 권한으로 그걸 빼앗겠다는 거죠?”
멜리사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었다.
그 탓에 그녀의 주변으로 오러가 넘실거리지만 비시리 카스카디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도 모르잖느냐. 나와 내 아버지에게 맡긴다고 너희를 업신여길 것 같으냐? 너와 레온은 가족이다. 그런 가족을 내가 그냥 내버릴 사람이더냐? 아니 그러하냐?”
그가 유화적인 말투로 제안을 내밀었다.
이미 계산상으로는 대부분의 힘을 빼앗은 그들이었다.
그나마 멜리사의 힘이 되어 주던 사업체들은 전부 떠날 준비를 하고 있고 군사 보유 허가도 절반 이상을 가져왔다.
백작령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마르면서 백작령을 따르는 기사나 사병들을 유지할 수도 없다.
싸움 자체는 이미 끝난 셈이었다.
물론 굳이 부스럼을 남기지 않기 위해 무력으로 진압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익스퍼터 초입에 불과한 멜리사나, 재능도 없어서 검도 쥐지 못하는 레온이 날뛰어 본들, 티벨과 비시리에겐 어떤 위협도 되지 않았다.
“이미 중앙 왕실 귀족들 사이에서 네 역량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가문 자체가 내려앉아 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걸 어찌 몰라.”
“전부 당신들이 꾸민 일이잖아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가 무섭게 사업체를 교란하고, 중앙 귀족에게 알량한 아부를 떨면서 권한을 남발했지. 그렇게 당신들이 권력을 잡으면 뭐 달라질 거 같아요? 당신은 결국 그들의 꼭두각시가 될 뿐이야.”
그녀의 독설에 비시리 카스카디아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게 버텨 봐야 대세는 변하지 않는다. 이미 영지민들 대부분은 아버지가 백작위를 이어받는 것을 원하고 있다. 민심을 보는 눈을 키우거라.”
“당신이나 그 욕심부터 내려놓으시죠. 그리고 영지민들 대부분은 얼어 죽을, 전부 당신들의 끄나풀들만 찬성하고 있는 걸 몰라요?”
그 말에 비시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말했다.
“그래. 네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후 그는 품 안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찍거라. 네 모든 권한을 아버지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이다.”
“미친 소리. 제가 그걸 찍을 것 같아요?”
“허어. 왜 이리 아둔한지, 멜리사.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 레온이 어디 갔는지.”
그 말에 멜리사의 주먹에 힘이 빡 들어갔다.
“비시리 카스카디아!!”
“오라비라도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 이리 고집만 부리면 레온 그 아이만 다칠 뿐이다.”
“…….”
“좋게 말할 때 찍거라. 그리해 준다면 레온의 목숨 정도는 살려 주마.”
유하게 말하긴 했지만 애초에 레온이 납치된 걸 알고 난 후에 들이닥친 자였다. 아니, 레온을 납치함 주범이겠지.
레온의 신변을 이용해서 협박하려는 셈이리라.
“…….”
“멜리사, 인생의 선배로서 충고 하나 하마.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이든 할 각오가 필요한 법이다. 너처럼 안일하게 모두 안고 가려는 게 아니라.”
“쓰레기 같은 새끼가…….”
“억울했으면 힘을 길렀어야지. 네가 네 아비처럼 소드 마스터 정도의 강자였다면 누가 널 업신여기겠느냐. 크흐흐.”
비시리는 날카로운 눈매를 얄밉게 휘었다.
그러고는 멜리사의 어깨에 손을 올린 뒤 말했다.
“좋은 선택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 네 오라비가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을 터인데…….”
“개 같은 새끼…….”
멜리사는 끝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하루아침에 가문이며 직위며 모든 것을 빼앗으려 드는 숙부라니.
끔찍하게도 역겨웠다.
그래. 이런 인간들이었으니 더 늦기 전에 쳐냈어야 했는데.
유한 성격이었던 아버지는 저런 놈들이라도 친족이라고 그냥 두었지.
그 결과가 이 꼴이다.
아직 아버지의 생사조차 확인을 못 한 마당에 가문마저 빼앗긴다면? 만약 아버지가 살아 돌아왔을 때 가문을 보면 얼마나 괴로워할까…….
물론, 이 사태까지 방관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커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직 부모님과 막내 여동생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손가락에 끼운 직인을 가리듯 침묵을 지키자 비시리가 벼락같이 손을 뻗어 멜리사의 뺨을 때렸다.
“고얀 년, 빨리 찍어!!!”
그러고는 윽박지르듯 소리 질렀다.
“정녕 네년 앞에서 레온 그놈의 사지를 찢어야 정신을 차리…….”
콰앙!!!
그때였다.
굳게 닫힌 응접실의 문이 박살 나듯 열리더니 누군가의 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실례한다, 동생아. 그리고 비시리 카스카디아, 내가 조만간 다시 보자고 했죠?”
소년의 등장에 비시리 카스카디아와 멜리사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뜨였다.
“네놈이 왜 거기서 나오는 것이냐?!”
“오라버니가 거기서 왜 나와?”
* * *
내 등장에 주변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해졌다.
“거 이렇게 관심을 주면 좀 부끄러운데.”
“너…… 너 어떻게…….”
멜리사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보며 입을 뻐끔거렸다.
이에 적당히 숲속에서 있었던 일을 해명할까 했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비시리 카스카디아.”
내가 조용히 그를 부르자 그의 인상이 찡그려진다.
“연장자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구나. 버러지 같은…… 컥?!”
퍼억!!
순식간에 한 걸음 내딛기가 무섭게 그가 눈을 부릅뜨며 반응하려 했다.
물론, 그보다 내 쪽이 한 발 더 빠르게 반응한다.
갑작스러운 접근에 그가 움찔하는 그 순간, 내 발이 그의 복부를 걷어차 버렸다.
“컥?!”
순간적인 힘에 튕겨 나가듯 밀려 나간 그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생각지도 못한 힘으로 인해 밀려 나간 고통과 불쾌함이 그를 잠식한 듯했다.
“이 개 같은 새끼가 누구 뺨을 때려.”
여동생을 놀리고 괴롭혀도 되는 건 오라비의 권한이다.
스르릉!!!
차앙!!
창!
동시에 비시리의 호위로 온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내게 겨누었다.
“백작령에서 가주 대리의 허가 없이 칼을 뽑는 거, 한 번은 용서하는데 두 번은 없다.”
목에 드리워진 검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밀어낸 뒤 멜리사와 비시리 카스카디아의 중앙쯤에 위치한 의자에 툭! 하고 걸터앉았다.
“이…… 이놈이!!”
“검부터 거둬 주실래요? 할 이야기가 좀 있는데.”
내 웃음에 그가 이를 부득부득 갈더니 이내 손짓했다.
이에 기사들이 검을 거두진 않았지만 그 기세는 한풀 수그러들었다.
물론, 한 대 맞은 비시리의 전신에서 위협적인 기류가 쏟아져 나오는 건 당연했다.
비시리 카스카디아는 제 아비와 같은 소드 익스퍼터 중급.
그의 호위들 또한 소드 익스퍼터 초입에 달하는 이들이다.
당연히 소드 익스퍼터 초입에 불과한 열여섯 살짜리 소녀인 멜리사 혼자서 감당하긴 힘든 전력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녀를 호위하는 전력은 현재 전부 어디 있는가.
간단했다.
나를 찾기 위해 앞뒤 안 보고 전부 내보낸 것이겠지.
그 외에 필수 인원은 마경을 지키고 있을 터이고.
안 그래도 현재의 백작령은 많은 이들이 떠나간 탓에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비시리가 내뿜는 위압이 나와 멜리사를 짓누르기 시작하자 멜리사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경지의 차이는 고작 한 단계.
하지만 살아온 기간이 더 많은 비시리 카스카디아는 노련한 여우였다.
그의 위압이 서서히 강해지기 시작한 탓에 멜리사의 몸이 잘게 떨린다.
하지만 그의 위압은 내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내뿜는 오러의 위압은 내게 닿자마자 마치 대해에 휩쓸린 벌레처럼 묻혀 발밑으로 흩어져 버렸다.
“주고받은 거에 너무 열 내는 것 아닙니까?”
“감히 위아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극대노하며 그가 나를 위협하려 들자 멜리사가 바닥에 내려놓은 검을 가볍게 차올려 손에 쥐고는 위협하듯 말했다.
“거기서 더 위협하면 그때부턴 진짜 전쟁이에요.”
“감히 네깟 년이 전쟁을 논하느냐!”
“시작을 한 건 당신들이야.”
“감히! 주제도 모르고!!”
물러서지 않고 서슬 퍼렇게 그를 노려보는 모습에 나는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 채 그 광경을 직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