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Warrior of All Time Returns RAW novel - Chapter (11)
역대급 무신님께서 귀환하신다 11화(11/40)
제11화
전쟁이라. 멜리사도 머리끝까지 화가 난 것이겠지.
우리 백작 대리께서 전쟁을 원하신다.
결코! 다시! 전쟁!
당장이라도 칼부림이 날 것 같은 모양새에 내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직관하고 있자 두 사람의 서슬 퍼런 시선이 내게 닿았다.
“야! 넌 지금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뭐가 그렇게 여유로워!”
급기야 멜리사가 화를 내듯 소리치자 나는 다리를 꼬고 앉은 채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니,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는데 둘이서 지지고 볶고 싸우니까 기다리고 있었지.”
내 어처구니없는 답변에 그녀가 벙찐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뭐. 뭘 말하고 싶은 건데.”
“별건 아니고. 비시리 카스카디아, 백작가와 계약 중인 상인들의 가족들만 싹 다 납치했던데. 뒷감당은 자신이 있어서 한 거라 믿겠습니다.”
“뭐?”
멜리사가 험악하게 인상을 찡그리며 비시리를 노려보았지만 그는 놀라우리만치 당당했다.
“흥, 웃기는 소리. 물증도 없이 헛소리만 늘어놓는구나.”
“아, 그래. 이렇게 나올 거 같긴 하더라. 그럼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네. 백작 대리, 이전에 했던 명령에 대한 보고다.”
“어…… 어?”
“비시리 카스카디아가 영지민들을 납치 및 감금했다. 그 사실은 내가 직접 확인했고. 따라서 저놈을 포함해 납치 감금에 협력한 자들을 전부 처벌할 것을 요청한다.”
그 말뜻을 이해 못 한 자는 없었다.
동시에 비시리 카스카디아를 호위하던 기사 하나가 다시 검을 뽑아낸다.
스캉!!!
퍼어억!
다만 검이 뽑히는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멈췄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내부의 모두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두 번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
검을 뽑아 들고 위협하려던 기사는 머리에 검이 꽂힌 채 벽까지 날아가 처박혔다.
내가 던진 검에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살해당한 것이다.
“무…… 무슨?!”
비시리는 자신도 반응하지 못한 속도로 호위하나가 죽었음에 경악했고.
멜리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그녀의 검을 빼앗아 익스퍼터급 기사를 죽여 버린 것에 경악한 듯 보였다.
누군가를 죽인다.
이 무거운 명제에 관해선 나도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이곳은 현실. 라비린토스가 아닌 내 고향, 라제로스 대륙.
하지만 전생처럼 잘못을 저지르면 경찰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 것도 이 세계다.
질서가 있지만 약육강식은 사라지지 않았다.
전생과 현생을 동일 선상에 놓는 건 어리석은 판단이겠지.
뒤늦게 남아 있던 다른 기사들이 검기를 뽑아내며 내가 있던 자리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들이 시신을 보고 다시 내 쪽을 봤을 즈음엔 이미 나는 벽에 처박힌 기사의 머리에 꽂힌 검을 뽑아내고 있었다.
내가 검의 전당에서 쌓아 올린 검술은 속도에 연관성이 깊은 편이었다.
고작 익스퍼터 정도의 상대를 두고 이 정도 잡기 정도는 어려울 게 없는 문제였다.
순식간에 대치 상황이 벌어지자 분위기가 험악하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레온…… 네놈 힘을 숨기고 있었나?”
“똑바로 짚고 가자면 나는 힘을 숨긴 적이 없어요. 보다시피 검기도 못 만드는 일개 오러 유저일 뿐이라.”
“…….”
그래, 보통 오러 유저가 이런 속도와 힘을 발현하는 게 가능할 리가 없지.
실제로 내가 둔재라는 명제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가 불가능한 상태를 가지고 있다.
빙글빙글 웃으며 검을 멜리사 쪽으로 던져 주려다 멈칫했다.
제법 튼튼한 검이니 지금 내 오러 방출에도 어느 정도는 버틸 테고.
괜히 멜리사의 손에 피를 묻히기보다는 내 손에 묻히는 게 나을 터다.
숙부인 티벨 카스카디아와 그 아들인 비시리 카스카디아는 백작령 자체를 좀먹고 있는 암 덩어리 그 자체였다.
그들이 백작위에 욕심을 드러낸 순간부터 백작가는 물론, 백작령의 영지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져 버린 게 그 이유였다.
그들에게 백작령은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한 수단이며, 명예일 뿐이었고, 그 과정에서 희생될 이들은 안중에도 없는 전형적인 소인배.
“나와 내 아버지는 왕국의 공식 인증을 받은 익스퍼터다. 반면 멜리사는 검기만 발현했을 뿐 왕국의 정식 인증을 받은 익스퍼터가 아니지. 이 상황에서 승계권이 누구에게 기울어져 있는지 모르진 않을 터.”
“그게 당신네들의 입장이었습니까?”
“상대하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거대한 세력인지조차 모르는 천치 놈이!”
그는 자신의 뒷배와 자신들의 힘을 단단히 믿는 듯했다.
아마 왕실이 거부하더라도 기정사실화할 자신이 있다는 뜻일 터였다.
최소 후작급 이상.
제법 큰 귀족이 그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게 틀림없다.
“카스카디아 백작의 자격이 있는 건 당신도, 숙부도 아니야. 아버지가 정하신 내 동생 멜리사뿐이지.”
“네놈.”
“그런 이야기를 압니까? 귀족들은 어떤 의미로 정말 야만적이라고.”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거지?”
“개소리를 당당하게 늘어놓다간 도끼에 머리통이 깨진다는 개념이 안 박혀 있거든.”
나름대로 억눌러 두었던 살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걸 모르니까 죽는 거고. 뭐 해, 살고 싶으면 덤벼야지.”
두고두고 후환이 될 놈들을 내가 살려 둘 리가 있나.
물론, 수면을 취하지 못한 탓에 짜증이 극도로 솟아 있는 것도 크게 한몫했다.
스캉!!
순식간에 비시리 카스카디아의 신호를 받은 기사들이 그들의 바로 지근거리에 서 있던 나를 제압하기 위해 일제히 검을 뽑았다.
* * *
순식간에 벌어진 싸움의 시작은 비시리의 호위 기사들이었다.
그를 따라온 호위 기사는 모두 익스퍼터 초입의 기사들이다.
보통 오러 유저는 한 명도 대적하기 힘든 경지.
그럼에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멜리사를 압박하던 비시리 카스카디아는 익스퍼터 중급의 실력가.
그렇기에 그는 현재 자존심에 지대한 상처를 입은 상황일 것이다.
“오냐. 내 직접 예의범절을 주입해 주마.”
“강도 주제에 더럽게 당당하네.”
그의 기세가 난폭하게 날뛰기 시작하자 그의 호위 기사들도 검기를 온전히 뽑아내며 나를 포위하듯 감쌌다.
동시에 사방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소리만 보면 그 수는 대략 일곱 명.
비시리 카스카디아를 보좌하기 위해 따라와서 바깥에서 대기하던 인원들이 분명하다.
애초에 일이 꼬이면 무력으로라도 제압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레온!!”
뒤늦게 멜리사가 다급히 소리쳤지만, 나는 그녀에게 검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녀의 손에 피를 묻히게 둘 생각은 애초에 없었으니 말이다.
뒤이어 검을 든 기사들이 추가로 모습을 드러낸다.
모두가 익스퍼터는 아니지만 제법 실력이 있는 오러 유저들이었다.
티벨의 전력치고는 익스퍼터의 수가 생각 이상으로 많다.
확실하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숙부, 티벨 카스카디아가 외부에서 빌려온 인력이 아닐까 싶었다.
아마 티벨의 뒤를 봐주는 중앙의 잘난 고위 귀족이 지원해 준 것이겠지.
“적당히 제압하도록. 레온은 죽여도 좋다.”
비시리 카스카디아는 나와 멜리사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밖으로 나가 버렸다.
쐐애애애액!!!
공기를 가르며 나를 향해 날아드는 검은 충분히 날카롭고 기습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곧바로 몸을 살짝 숙여 검로를 피해 낸 뒤 나를 향해 돌진하는 오러 유저급 기사에게 파고들었다.
“읏?!”
생각 이상의 속도로 파고든 내 움직임에 당황한 기사가 황급히 검을 들어 올렸다.
카아아아앙!!!
동시에 내 검이 그의 검을 강하게 때리자 엄청난 소음과 함께 그의 검이 손쉽게 튕겨 나갔다.
단순한 경험만으로 낼 수 있는 기예는 절대 아니었다.
“미친?! 무슨 힘이!”
다급히 몸을 뒤로 빼서 안전을 도모하려는 그였지만 이미 내 발은 그의 발을 밟아 후퇴를 차단했다.
당연히 발을 밟혀서 보법이 꼬인 놈의 말로는 뻔했다.
“읏?!”
서걱!!!
뒤이어 자세가 무너진 그의 목이 내가 휘두른 검에 그대로 찢겨 나갔다.
오러 유저에 불과한 나였지만 너무 많은 오러 탓에 익스퍼터의 검기처럼 끌어내는 게 가능한 수준이었다.
목이 날아가 버린 기사를 뒤에서 휘감듯 제압한 뒤 그대로 한쪽 발을 뒤로 빼며 몸을 돌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익스퍼터급 기사 두 명의 검기가 서린 검이 시체를 뚫고 파고들었다.
내 빈틈을 노리고 내지른 공격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보다 한발 빨리 몸을 빼내며 그들의 공격을 막아 낼 방패로 시체를 이용했다.
익스퍼터급 기사 둘의 얼굴에 당혹함이 서렸다.
“자기 동료를 찌르네. 너희들이 사람 새끼들이냐?”
“뭐…… 뭐 이딴…….”
물론, 기사들도 바보는 아닌 터라 빠르게 검을 회수한 뒤 재차 움직였다.
이에 나는 관통당한 시신을 걷어차 그들에게 날려 보냈다.
그러면서 시체의 허리춤에 채워진 단검을 물 흐르듯 자연스레 뽑아냈다.
빠르게 날아드는 시체를 쳐 낸 기사가 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
하지만 놈의 검이 내려치기도 전에 내 단검이 그의 전신을 난도질했다.
나름대로 급소를 보호하는 경장갑을 입었다곤 하지만 사람의 몸에는 급소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검기를 뽑아낼 수준이 아닌 오러 유저의 육체 강화 정도는 보통 거기서 거기라 할 수 있다.
오러라는 것은 경지에 따라 그 양이 더 늘어나는 법.
익스퍼터도 아님에도 소드 마스터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오러를 보유한 나 같은 케이스가 없기에 내가 강화한 신체 강화 효율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검의 길이가 짧긴 해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이후 나는 밀집된 진형의 단점을 정확하게 꿰뚫고 들어가 남은 여섯 명의 오러 유저급 기사들 사이를 종횡무진 파고들었다.
멜리사의 검으로 하나를 베어 내고 그들의 무기를 자연스레 강탈해 내게 날아드는 공격을 강하게 받아쳤다.
압도적인 속도, 압도적인 힘.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육체 능력에 기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걱!! 촤아악!!!
아군 사이를 종횡무진 휩쓸고 다닌 탓에 익스퍼터급 기사들이라 할지라도 공격 범위와 횟수가 극도로 줄어든다.
아군을 방패 삼아 일방적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으니 그들로선 복장이 터질 수밖에.
다른 기사들도 나름대로 반격을 가하긴 했지만 근처에 있는 놈들을 강한 완력으로 잡아끌어 방패로 세우거나 슬쩍슬쩍 움직이는 것으로 그들의 공격을 차단해 나갔다.
이미 그들의 관심은 검조차 없는 멜리사를 벗어나 내게 온전히 집중되고 있었다.
“끄아아악!!”
“사…… 살려 줘!”
다급한 기사들의 외침이 울려 퍼질수록 내 검은 점차 빨라지고 날카롭게 번뜩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익스퍼터급 기사 두 명은 아군까지 검로에 담아 그대로 나를 베어 버리려 들었다.
카아아앙!!!!!!
하지만 뒤이어 벌어진 일에 그들의 얼굴에 경악이 서린다.
“미, 미친?!”
“이게 무슨.”
그들이 내지른 검은 아군이었던 기사들을 두부처럼 갈라 버리며 내 몸에 닿긴 닿았다.
하지만 검기를 둘렀음에도 내 몸에 상처 하나 남기지 못했다.
“소…… 소드 마스터의 기막…….”
“말도 안 돼! 소드 마스터라고?!”
무협지에선 호신강기라고 하는 기술. 다만, 검기까지 막을 수준이면 일반적인 호신강기가 아니다.
놀랄 만도 하지, 그들이 휘두른 검의 검기가 뉘 집 애 이름도 아닌데.
아무리 조잡하다곤 해도 익스퍼터가 발현한 검기는 두꺼운 금속도 단번에 잘라 버릴 정도로 예리한 편이다.
그런 그들의 검이 내 몸에 상처를 남기지 못했으니, 그들의 얼굴에 당혹감과 절망감이 짙게 스쳤다.
“너희들은 내 검에 검강이 서린 걸로 보이냐?”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라!! 방금 네놈이 보인 건 분명…….”
“됐고.”
마지막 시신의 목을 베어 버린 뒤 멜리사의 검을 내려 세운 내가 한 발 내디뎠다.
쿠웅!!!!
동시에 제어되지 않은 오러가 마구잡이로 터져 나가며 주변을 압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