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Warrior of All Time Returns RAW novel - Chapter (2)
역대급 무신님께서 귀환하신다 2화(2/40)
제2화
나는 가능했다.
망설임 없이 육체를 부서뜨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부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해야 내 몸이 망가지지 않게 몸속의 것들을 바꿀 수 있는지 깨달았다.
내가 만들고 버린 오러 연공법. 검술만 수십 가지가 넘어서야 그나마 쓸 만한 검술을 만들어 냈다.
실패는 죽음으로 대체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나은 검로, 더 날카로운 검로를 만들어 냈다.
그러면서도 몬스터와는 끝도 없이 싸웠다.
다행이라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하는 몬스터는 가볍게 제압해 놓은 뒤에 훈련을 진행하거나 치유를 기다리는 요령도 찾았다는 점이었다.
나는 그 대상으로 가장 쉬운 몬스터인 고블린과 재생력이 좋은 트롤을 이용하곤 했다.
그놈들도 어차피 안 먹어도 안 죽으니까.
소드 익스퍼터에 오른 뒤로는 사실 하위 몬스터 정도는 이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는 익스퍼터의 단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육체 강화에 특화되는 연공법을 만들어 냈다.
그래, 내가 무적인 줄 알았지.
첫 번째 벽을 만나기 전엔.
나는 놈을 뉴비 절단기라고 불렀다.
수문장처럼 버티고 선 채 내 목을 날려 버리던 귀검을 만나 수차례 패배하고 나서야 나는 다시 가진 것들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쌓아 올린 것들이 또 실패했다.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아도 이 세상은 미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모두 버렸다.
연공법을 파하고, 오러 순환을 뭉개고, 검술을 모두 털어 냈다.
그리고 놈을 죽이기 위한 검술을 새로이 만들었다.
수십, 수백, 수천 번.
내가 만드는 것만으론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놈의 검술을 훔쳤다.
수백 번을 죽으며 놈의 검을 시야에 담았고, 그것을 흉내 냈다.
어찌 보면 놈은 내게 있어서 첫 번째 스승이나 다름없었다.
처음엔 1합에 목이 날아갔고 10합, 100합, 1000합.
그렇게 수차례의 부딪침 속에 나는 새로 익힌 검술의 개선점을 찾았다.
그래서 미련 없이 또 버렸다.
한 번 검술과 연공법을 만드는 데 내 인생을 털어 넣는 정도의 시간을 소요시켰다.
언제부터인가 눈물 대신 피눈물이 흘러내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실패해서 육체가 붕괴되면 또다시 쌓았다.
다만 그렇게 무수한 재시도 도중에 나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다.
아, 이렇게 하면 더 빨리 쌓을 수 있구나.
아, 이렇게 하면 단련 중에 더 이상 죽지 않겠구나.
그렇게 도전 횟수가 끝도 없이 늘어 갔을 때.
나는 놈을 베어 넘기며 소드 마스터의 벽을 넘어섰다.
인간을 초월한 전략 병기.
살아 움직이는 재해, 소드 마스터.
그 경지에 오르고 나니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나는 또 미련 없이 모든 것을 버렸다.
소드 마스터의 경지?
지금 이거 해결 못 하면 다음 단계 꿈도 못 꾼다.
그래서 다시 소드 마스터가 되는 데 또 시간을 태웠다.
총합 열두 번의 소드 마스터 벽을 넘어선 후에 나는 만족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그 이후로 나타나는 몬스터들은, [귀검] 같은 건 애들 장난 수준의 괴물들이었다.
상상도 못 한 전투 방법.
상상도 못 한 파괴력과 기이한 특수 능력까지.
아. 내 첫 검술 스승님인 귀검은 이제 쓸모가 없구나.
스승 아웃!
나는 다음으로 나타나는 놈들을 쳐 죽이기 위해 또다시 단련을 이어 나갔다.
* * *
삐릭!
이름 : 레온 카스카디아
나이 : 17세
성별 : 남성
능력 :
(검의 전당)
마인드 마스터(초입) – 익힌 기술은 펼쳐 보기로 확인 가능.
언제부터였더라?
귀검은 간단하게 검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목을 날려 버린 경지에 올랐음에도 나는 기이함을 느꼈다.
나는 분명 둔재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성장 속도가 빨라진 거지?
한참을 고민하다 목이 날아간다.
그럼에도 나는 멈추지 않고 고민했다.
다시금 고블린이 나를 향해 덤벼들자마자 녀석의 팔다리를 분질러 버리고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둔재고 천재고 나발이고, 막대한 시간에 사람을 갈아 넣으면 인간은 적응을 해 버리는구나.
나는 검을 휘두르고 성장하는 것 자체에 적응을 해 버린 것이다.
그 뒤로는 일이 쉽게 흘러갔다.
소드 마스터에 이르고도 대적할 수 없는 적들을 상대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리셋을 반복하며 나는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섰다.
그렇게 나는 정신의 벽, 심검의 경지. 뭐 간단하게 표현해서 그냥 소드 마스터의 다음 단계, 마인드 마스터에 진입했다.
거대한 세상의 이치를 다스리는 경지.
그 과정에서 나는 두 번째 스승인 또 다른 검을 든 괴물을 만났다.
그렇게 나는 놈의 검술을 또 훔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스승은 이놈이다.
또다시 무한 반복.
그 끝에 나는 다시 벽을 넘었다.
두 번째 스승을 꺾고 다시 등반한다.
그리고 세 번째 스승을 만났다.
두 번째 스승 아웃!
세 번째, 네 번째.
아쉬운 일이지만 마인드 마스터부터는 스승 한번 만났다고 나를 칭하는 경지 자체가 변하는 성장을 노리긴 어려웠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미치지 않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변해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처음 이 망할 라비린토스에 떨어졌을 때의 마음을 유지했다.
미치지 못하니까.
내가 변하는 것 자체도 이제는 미친 것으로 판단하는 모양이었다.
나야 좋은 일이다.
내 스승이 되는 놈들은 굳이 검을 쓰는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전투에 천부적인 생명체, 이형체.
뭐가 되었건 나아갔다.
물리적으로 죽일 수 없는 적을 죽이기 위해 새로운 연공법을 만들어 냈다.
검사로선 전설에 가까운 그랜드 마스터의 벽을 넘었다.
아. 이쪽 공기는 좀 상쾌한가?
아, 어림도 없구나.
역시 극의는 아직 아니구나.
여기서부터는 이제 시간 싸움이었다.
나는 내게 맞는 연공법과 검술을 만들어야 했다.
이것으론 극의에 오르지 못한다.
버려!
이것도 안 되네. 버려!
솔직히 평가하면 하나같이 그랜드 마스터엔 얼마든지 오를 수 있는 검술과 연공법들이다.
하지만 내게는 맞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는 내게 완전히 맞는 검술과 연공법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확신은 없었다.
나는 이 검술에 무명검이라는 이름을 새겼다.
언제 버려질지 모를 검술이니까.
그러던 차에 내가 만난 것은 기이한 괴물이었다.
저건 생명체인가? 인간인가 아닌가.
아이인가 어른인가?
솔직히 그 형태를 고정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서로 죽여야 한다는 건 변치 않는다.
그렇게 놈과 싸웠고, 처참하게 패배했다.
하.
포기할 법도 한데, 포기하면 어쩔 건데?
내가 포기하면 다시 검을 드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는데?
“X발, 누가 이기나 진짜 해 보자.”
첫 번째 스승, 귀검을 만났다.
가볍게 손짓하는 걸로 놈을 수십 갈래로 갈라 버렸다.
나름대로 스승이었으니 예우를 다해 그동안 당해 온 것들을 곱게 돌려줄까 했지만 여기서 붙잡혀 있을 틈이 없다.
두 번째 스승을 만났다.
놈의 목이 떨어진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열두 번째…….
뭐가 되었던 스승들을 모두 베어 버리며 나는 마지막에 그 존재감을 드러낸 거대한 존재를 올려다보았다.
놈은 고요하게 그저 나를 내려다본다.
“너는 스승 하지 마라.”
이놈은 검술 스승이라 할 수 없다. 내가 영원히 얻을 수 없는 고유 권능 덩어리를 스승으로 만들어 봤자 내가 배울 것 따윈 없으니까.
그렇게 무량의 시간과 도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놈을 꺾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무간지옥의 변화를 목도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검의 극의에 이르셨습니다.]검의 극의.
라비린토스의 문자는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지금의 검에 그 위가 더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도 까마득한 탓에 머릿속에서 털어 냈다.
무슨 상관이야. 지금 나갈 수 있다고 한 거잖아.
그렇지?
나는 미친놈처럼 글자를 향해 소리 질렀다.
“끝이야? 끝이냐고 이 망할 놈아!!!”
내 발악적인 외침에 문자는 담담하게 떠올랐다.
[당신은 모든 업적을 쌓고 고행길을 지나 그 끝에 이르셨습니다. 그 이후의 성장은 라비린토스에서 지원할 수가 없습니다.]“…….”
[검의 전당에서 퇴장하시겠습니까?]그 질문에 나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이놈 이거 지금 뭐라는 거지?
“잠깐만. 내가 미친 건가? 마치 다음이 또 있다고 말하는 느낌인데?”
끔찍한 불안함에 나는 검조차 떨어뜨렸다.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을 텐데. 이쯤 되면 좀 진중하고 멋들어진 성격이 될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닌 모양이다.
내가 불안함에 휩싸여 소리 지르자 문자는 뭘 당연한 걸 묻냐는 듯 대답해 왔다.
[당신은 모든 전당을 선택하셨습니다. 다음 전당인 무의 전당으로 이동합니다.]“개소리 집어치워!!”
그날 내가 지른 외침의 성량이 아마 내 기억 속에선 가장 컸던 것 같기도 하다.
* * *
검의 전당.
검 하나로 극의에 이르기 전엔 나갈 수 없다.
문자는 그렇게 말했지만, 여긴 함정이 있었다.
검의 전당에서 나간다고 했지 이 꿈의 미로에서 나간다고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은 어떻게든 나갈 수만 있으면 된다! 라는 느낌으로 버텼는데, 그 모든 희망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경고. 경고. 방문자님의 자아가 붕괴합니다. 정신 케어 간섭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미친 소리 하고 있네. 이 짓을 수십 번 반복하라고? 차라리 죽여라, 그냥.”
난 못 해. 지금까지도 참아 왔는데 이제 더는 못 해, 이 개자식아.
내 절규 어린 외침에 문자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내게 주었다.
[제안드리겠습니다, 방문자 레온 카스카디아 님.]“어디 씨불여 봐라.”
[이곳에서 겪은 당신의 기억을 일시적으로 봉인하겠습니다.]“뭐?”
이게 뭔 개소리야. 그렇게 기억을 잃으면 내가 노력한 건?
그걸 다 버리고서라도 나가고 싶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억울했다.
검에 재능 하나 없던 내가 여기까지 온 거다. 그런데 그걸 미련 없이 어떻게 버리라고.
애초에 그럴 거면 개고생해서 전당을 클리어한 이유가 없지 않은가.
차라리 다른 전당을 포기하고 말지.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지금의 기억만 가지고도 칼밥 먹고 사는 데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거다.
내가 문자를 노려보지만, 녀석은 한결같이 문자를 띄워 올린다.
[검의 전당에서의 기억을 모두 봉인한 채 당신의 자아를 나누어 모든 전당에 동시 입장시키겠습니다.]“한꺼번에 한다고?”
[그리고 모든 전당을 완수하였을 때, 순차적으로 각 전당의 기억을 더하듯 복원하겠습니다.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클리어 후에 순차적으로 모든 기억을 돌려준다고 한다.
즉, 나중에 ‘아,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며 한 번에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냥 미쳐 버릴 거 같은데?”
[기억이 당신의 정신을 붕괴하지 않도록 순차적으로 복원하겠습니다.]즉, 미치지 않게끔 조절해서 돌려주겠다는 소리였다.
선택의 기로였다.
대충 상황을 정리해 본다.
지금의 내 기억을 검의 전당에 들어가기 전 상태로 봉인한 후에 모든 전당을 동시 도전.
그 후에 그렇게 만들어진 모든 기억들을 순차적으로 봉인 해제한다.
애초에 이게 고민거리가 되나?
“그렇게 해.”
차라리 옛 기억이 된다면 고통은 받지 않을 테니까.
아,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옛날에 존재했을 괴로운 기억과 비슷한 이치였다.
당시엔 죽을 것 같은 경험인데, 밖으로 나와서 후에 돌이켜 보면 ‘아, 그랬지’라는 느낌이 드니까.
게다가 이전의 기억이 없는 채로 진행하는 탓에 그 부담도 확실히 적었다.
“좋아. 진행하자.”
내 대답과 동시에 문자에서 빛이 흘러나오더니 내 의식이 흐려진다.
그리고 그 흐려지는 시야 너머로 내 영혼이 수십 개로 쪼개지는 듯한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흐림은 금방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