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Warrior of All Time Returns RAW novel - Chapter (20)
역대급 무신님께서 귀환하신다 20화(20/40)
제20화
제아무리 상정 외의 힘과 오러를 지니고 있다 해도 경험의 차이가 있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승리를 직감했다.
카가가가각!!!
하지만.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전신을 오러로 보호하는 기막.
소드 마스터의 상징과도 같은 기류가 그의 검을 막아 낸다.
빠르게 소모되긴 하지만 그의 공격이 막힌 시점에서 그 손해는 막심했다.
“소…… 소드 마스터?!”
“틀렸습니다.”
서걱!!
이윽고 레온의 검이 그의 복부에 큰 자상을 남긴다.
갑작스러운 타격에 그의 몸이 휘청거린 그 순간, 레온은 마치 순간적으로 가속하듯 그의 전신에 무수한 상흔을 남겼다.
“소드 마스터라도 준비했어야 했어요, 당신은.”
물론, 오로지 왕실만 따르는 바타 왕국의 남은 소드 마스터가 그의 전력이 되어 줄 리는 없겠지만.
“커흑…… 끄륵…….”
검을 지팡이 삼아 힘겹게 서 있던 티벨이 거리를 벌리려 하지만 몸은 이미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적당히 욕심을 부렸으면 서로가 좋았을 텐데. 가능하면 살려서 데려가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이 살아서 생기는 손해가 너무 크네요.”
“네놈들 따위가 백작령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네놈이나 선대 백작처럼 물러 터진 놈들은 절대 이곳을 지킬 수 없다!! 네놈은 아무것도 모른…….”
우우우웅…….
“나는 당신 변호사가 아니야.”
갑작스레 주변을 짓누르는 막대한 오러에 당황한 티벨이 입을 다물자, 레온은 검을 양손으로 잡은 채 자신의 오러를 최대한 끌어내기 시작했다.
그 양은 조금 전까지 단순히 추정하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양이었다.
“숙부님, 당신의 유언이나 들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유언장이라도 남기고 싶었으면 수임료라도 준비했었어야지.”
“이…… 이 미친놈이…….”
그 말과 동시에.
레온은 방대한 오러를 검에 담아냈다.
콰칫!!
그대로 거대한 해머를 내리치듯 검으로 바닥을 두드렸다.
흑야검 1호의 검 끝이 바닥과 충돌함과 동시에.
콰아아아아앙!!!!
제어가 풀린 오러가 폭발력을 만들어 내며 일대 전체를 모조리 짓뭉개듯 박살 내 버렸다.
그 위력은 거의 대마법에 필적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당신만 없었어도 우리 가문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겁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근 6개월.
그동안 고생했던 원인이라는 것에 서린 원한은 생각보다 깊었다.
* * *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린 티벨의 저택.
한쪽에는 막대한 오러 폭발로 인해 생겨난 충격파로 건물의 한쪽 벽면이 휑하니 날아간 것도 모자라, 뒤편의 정원까지 모조리 폐허로 만들어 버리고 나서야 사라졌다.
공격에 휘말린 티벨과 비벨의 시신은 찾을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쿨럭, 쿨럭, 우웨엑…….”
피가 한 움큼 터져 나오지만 대부분은 검은 피, 즉 사혈이다.
몸속에 죽어 있던 노폐물이 빠지는 과정이기도 한 만큼, 이건 무리한 결과가 아닌 육체가 더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가끔은 이렇게 다 방출해 줘야 육체가 빠르게 성장하는 법이야.”
[근육을 단련하는 것과 같은 이치, 확인 부탁드립니다.]“비슷해. 고여 있는 오러를 싹 털어 내면서 혈도가 강화되는 식이라 생각해.”
자세하게 파고들면 그렇게 간단한 원리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쌓는 게 어렵지 회복이야 가만히 있기만 해도 차오르는 게 오러라는 에너지였다.
솔직히 생각 이상으로 남아 있는 적이 빈약했다.
저택에 남은 전력이라고 해 봐야 익스퍼터는 티벨 카스카디아와 남아 있던 기사 하나 정도.
나머지는 대개 오러 유저거나 그조차도 못 미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골목길에서 벌였던 참상에 비하면 애들 장난 수준이라 할 수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전력을 공격에 보낸 것이겠지.
어찌 되었건 상당히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걸음을 옮겼다.
티벨이 죽은 이상 백작가의 평온을 되찾은 건 사실이지만 이 저택엔 시한폭탄이 남아 있으니까.
정말 이곳에 와서 알아낸 대로 지하에 그것들이 존재한다면…….
[바로 지하에, 공간을 확인.]“그러네.”
숨겨진 지하 통로를 강제로 개방하자 숨겨진 계단이 드러났다.
이에 천천히 들어가자, 끔찍한 악취와 함께 그 장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동물 우리였다.
하지만 그 안에 든 것은 동물뿐만이 아니었다.
“……골 때리네. 규모가 이 정도라고?”
나는 멍한 얼굴로 우리에 갇힌 것들을 바라보았다.
사람만 있으면 차라리 덜했을 것이다.
아직 어려 보이는 드워프에, 어디서 잡아 왔는지 모를 엘프.
그리고 급기야 마경에서 나오면 안 될 마물까지 보였다.
[마물 확인. 개체, 클레이 울프로 추정됩니다.] [클레이 울프, 점토형 야수, 신축성이 상당해서 먹이를 감싸 질식시켜 잡아먹거나 단단하게 굳혀 날카로운 발톱, 혹은 이빨로 먹이를 사냥합니다. 사냥 난이도는 하위 난이도입니다.]“폐급아, 네 정체를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하면 좋았을 텐데.”
[제 정체는 사서입니다.]“예, 다음 폐급.”
[폐급이 아닙니다.]악취의 대부분은 아무래도 저 황색 지점토 같은 늑대 때문이리라.
정신을 잃고 있는 노예들과 언제든 철창을 물어뜯고 튀어나와 모두 죽여 버릴 것같이 적의를 드러내는 마물까지.
주변에 놓인 짚단 같은 것들을 보면 이곳을 통째로 불태워 버리려 했던 것 같다.
그 전에 내게 싹 다 전멸하면서 계획이 어그러졌지만.
티벨 카스카디아가 이것으로 뭘 하려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드워프 왕국이나 세계수의 귀에 들어가는 순간 바타 왕국은 전쟁의 불씨에 휘말리리라.
생각 이상으로 스케일이 크다는 사실에 황당함이 밀려온다.
파스스…… 챙캉!
“이런.”
철창을 베어 버리기 위해 검을 빼 들기가 무섭게 미스릴이 섞인 검이 기어이 부러지고 말았다.
흑야검 1호, 사망!
“오…… 네 희생은 잊지 않을게.”
미스릴이 섞인 검치고 내구성이 별로라 할 수 있지만 조금 전 사혈을 뽑기 위해 오러를 대량으로 방출시킨 충격파가 검을 기어이 박살 내고 말았다.
애초에 미스릴이 섞이긴 했지만 단시간에 만든 검이다.
내구성을 크게 기대할 순 없을 터다.
베루스가 보면 기겁할 만한 일이지만 얼마든지 부숴도 좋다고 했으니 재료만 수거해서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하는 수밖에.
열쇠도 없고, 검도 부러졌으니 손이라도 쓰는 수밖에.
나는 남은 오러를 양손에 쑤셔 박아 강제로 신체 능력을 증강했다.
그리고 녹이 슨 철창을 양손으로 잡아 우그러뜨렸다.
그그그그극!!!
“…….”
내가 철창을 열어젖히든 말든 정신을 잃은 엘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음…… 아직 살아 있긴 하네.”
의학 지식이 있는 건 아니라서 상태가 어떤지는 알 길이 없지만 적어도 아직 숨이 붙어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이후 다른 철창도 전부 우그러뜨린 뒤 그들을 하나하나 꺼내 밖으로 옮겼다.
“전부 다 빼낸 건가?”
철창에 갇힌 이들은 모두 구해 내는 데에 성공했다. 그 외에 클레이 울프 같은 마물들은 따로 꺼내지 않고 깡그리 불태워 버릴 작정이었다.
하지만 곧 이어진 사서 녀석의 말이 내 발목을 잡았다.
[생체 반응 확인. 1개체 확인되었습니다.]“어느 쪽이야.”
[안쪽입니다.]녀석의 말에 나는 아무것도 없는 통로로 걸어 들어갔다.
사서가 폐급처럼 굴긴 해도 이런 면에선 상당히 성능이 좋다.
그렇게 한참을 들어가자 빈방이 하나 드러났다.
“어느 쪽?”
[정확히 왼쪽 15도에 위치한 벽면입니다.]녀석의 말에 따라 걸어가자 나무로 된 벽면 너머로 아주 미약한 바람이 새어 나오는 게 느껴졌다.
즉, 내부에 공간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에 나는 망설임 없이 남은 오러를 쥐어짜듯 주먹에 둘렀고 곧바로 일격을 내질렀다.
콰아앙!!!
묵직한 충격음과 함께 목재로 이루어진 벽이 부서져 나간다.
이후 내부의 광경이 드러났다.
“뭐야, 이게 생명체야?”
[생명체가 확실합니다.]부서진 벽 너머에 숨겨진 것은 옅은 푸른빛을 뿜어내는 상자였다.
다만 내부에 뭐가 있는지 보이지 않았고, 따로 상자를 여는 경첩이나 손잡이도 보이지 않았다.
“야.”
[사서입니다.]“그래…… 사서야. 이게 어떻게 생명체야. 이 안에 생명체가 든 건가?”
[종은 확인할 수 없지만 생명 반응이 확실히 잡히고 있습니다.]“정작 티벨 이 인간은 이게 뭔지도 모르고 챙겨 왔겠네. 일단 가져가 보자.”
상자의 크기는 가로세로 30센티 정도.
무게도 생각보다 가벼운 수준이었다.
뭐가 됐건 이 안에 있는 생명체가 일반적으로 인간이나 엘프 같은 게 아니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티벨 카스카디아는 아무래도 이 상자를 보물 같은 것으로 착각한 게 틀림없다.
실제로 숨겨진 방 안에는 척 봐도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처럼 보이는 보석이나 물건들이 가득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소량이지만 공간 확장 가방까지 있으니 깡그리 챙겨 가기엔 충분하리라.
이건 사파이어, 이건 다이아몬드. 얼씨구, 크기 봐라. 이거 다 팔면 돈이 엄청 나오겠네.
티벨 카스카디아가 대체 어디서 이런 재화를 얻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우린 이제 부자라는 사실뿐.
“이제 진짜 없지?”
[스캔 결과 어떤 생명 반응도 없습니다.]폐허가 된 저택에서 살아남은 건 지하에 갇혀 있던 노예들이 전부다.
관계없는 사용인들은 이미 저택에서 도망쳤고, 나와 적대하던 이들은 모두 살해당했으니까.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의도를 확인 바랍니다.]기절한 엘프와 수인, 드워프, 인간 등을 한곳에 모아서 눕혀 놓고는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 사서가 질문을 해 왔다.
“별거 아니야. 내 손으로 이 사람들 다 데려갈 수가 없잖아.”
[확인. 그렇습니다.]“그러니까 멜리사를 이쪽으로 불러야지.”
실제로 내가 티벨을 날려 버릴 때 일부러 오러를 폭발시킨 것도 사실 그런 이유가 조금 있었다.
이만한 폭발이 일어나면 멜리사도 바보가 아닌 이상 내가 싸움을 걸었음을 알았을 테니까.
남은 것은 녀석이 오기를 기다리면 된다는 뜻이다.
[확인,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라 판단됩니다.]멜리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이라도 오겠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멀리서 말을 탄 기사들이 빠르게 오는 게 보였다.
멜리사에게 충성을 서약한 기사들이다.
“도련님!? 이게 무슨…….”
그들은 폐허가 된 티벨의 저택과 나를 발견하고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어서 와. 여기 이자들 전부 수습해서 데려가 줘.”
“이들은…….”
“티벨 카스카디아, 그 인간이 노예로 잡아 놓은 사람들이야. 전부 데려가서 치료하고, 몸에 새겨 놓은 노예 각인들 다 풀어내.”
안 그러면 세계수든 드워프 왕국이건 수인국이건 전쟁이 벌어진다.
바타 왕국은 그 세 가지 세력 어느 곳과도 싸워 이길 수 없는 약소국이니까.
만약 그렇게 되면 바타 왕실은 반드시 변경백을 버리게 될 터.
단순히 인신매매도 중죄인데 하물며 그게 엘프? 드워프 같은 아인?
말할 것도 없다.
“세상에, 엘프 노예라니…….”
“티벨 카스카디아, 이 미친 새끼.”
기사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멜리사는?”
“아가씨는 발견된 마물을 토벌 중이십니다. 그리 강한 개체가 아니라서 금방 잡을 수 있을 듯합…….”
기사의 보고에 내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그 순간이었다.
삐릭!!
[붉은 달이 침식을 시작합니다.]예상치도 못한 그 말과 함께.
하늘이 엄청난 속도로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단순히 노을 지는 붉은빛이 아닌, 말 그대로 새빨간 선혈과 같은 색이었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태양이 있던 장소에 거대한 눈알 같은 달이 떠오른다.
“붉은 달…….”
붉은 달이라는 게 이걸 말하는 거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