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Warrior of All Time Returns RAW novel - Chapter (26)
역대급 무신님께서 귀환하신다 26화(26/40)
제26화
바타 왕국의 왕실은 좋든 싫든 한 번은 들러야 할 장소였다.
이번 일에 대한 보고, 그리고 멜리사의 정식 승계를 위해선 반드시 국왕의 승인이 필요했으니까.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멜리사는 영지에서 처리하지 못했던 서류를 마저 정리하느라 골머리를 싸매야 했다.
반면 나는 사령 마법의 근원이나 다름없는 마나 서클을 만들어 내는 데에 집중했다.
다행히 내가 다루는 사령마나를 눈치채는 이는 없었다.
극도로 단련된 사령마나는 생명력 그 자체나 다름없으니까.
공기를 눈치채고 의아해하는 사람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마음 같아선 왕성이고 뭐고 백작령에 남아서 아이스크림이나 완성했겠지만, 어쩔 방도가 없긴 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마차가 왕성으로 가는 동안 귀찮은 방해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순조롭게 왕성이 있는 수도에 도착하자 백작령과는 확연히 다른 부산스러움이 느껴졌다.
수많은 상인들이 드나들고 가도에 사람들도 가득했다.
“확실히 백작령보단 사람이 많네.”
“쪽팔리게 두리번거리지 좀 마라.”
“야, 넌 안 신기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녀에겐 수도의 번잡함이 마냥 신기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선 그다지 신기할 것도 없었다.
그 좁은 땅덩이에 오천만 명이나 몰려 살던 전생의 삶을 기억한다면야.
오히려 수도치고는 조금 한산한 게 아닌가 싶은 느낌도 있었다.
“나는 바로 국왕 전하를 알현하고 바로 공인 익스퍼터 자격을 따낼 거야. 저녁에 귀족 연회가 있는데 그때 백작위 승계식을 진행할 거고. 부탁인데, 왕족에 수많은 귀족들 다 있는 자리에서 절대 사고 치지 마.”
그렇게 말한 뒤 멜리사는 숙소에 필요한 짐만 두고 곧바로 수행원들과 함께 왕성으로 떠났다.
물론 홀로 보내기엔 영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었기에 유일하게 보유 중인 망령, 티벨 카스카디아의 망령을 내 앞에 불렀다.
-그어어어…….
이미 놈의 영혼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지만 그 형태 자체는 남아 있기에 그것을 언데드화했다.
스켈레톤 같은 형태가 아닌 망령 형태로.
실제로 외관 또한 흔히 볼 수 있는 푸른빛이 여기저기 섞인 형태였다.
“이대로 보내면 써먹지도 못하겠네.”
내 명령에 녀석은 짧은 짐승 울음소리를 내며 휘청거렸다.
기억 속에서 사령의 전당에 도착한 나는 내가 사령술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스태프 하나만을 받았다.
정말, 많이도 죽었지.
검은 찌르면 죽기라도 하지, 스태프 하나 들고 고블린과 무력하게 싸워야 했던 기억에 머리가 띵해지는 기분이었다.
다 지난 과거라고 해도 그 끔찍한 기억은 생생했다.
“우선은 물리력부터 부여해 볼까.”
사령마나로 녀석의 전신을 코팅하듯 휘감는다.
그리고 내부에 사령마나를 꽉꽉 채워 넣어 마치 내 색으로 물들이듯 잠식시켰다.
“사서야.”
[확인.]“내가 익힌 각 서클 마법들, 기존의 사령술사들과는 조금 많이 다른가?”
[일부분 상이할 것으로 추정됩니다.]그들이 모르는 마법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경우, 반대로 그들이 모르는 마법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경우.
생각해 보면 나는 모든 마법을 내 고유 마법으로 만들어 낸 셈이었다.
물론, 그 아이디어 같은 것은 기억을 토대로 하긴 했지만.
물리력을 부여했으니, 다음 단계는 녀석의 기본 스펙이었다.
익스퍼터 중급이었다곤 해도 내가 그의 영혼을 지속적으로 뜯어 버려서 혼 자체가 망가진 상태였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효능을 내려면 내 방식대로 강하게 해 줘야 했다.
그래 봐야 한계는 명확하겠지만 말이다.
내가 우선적으로 강화한 요소는 총 세 가지다.
힘, 스피드, 마지막으로 감각.
그의 영혼을 망가뜨리지 않았다면, 지금보단 훨씬 강한 존재로 만들어졌겠지만.
내 행동에 후회는 없었다.
물론, 강화 마법을 한 번으로 끝내진 않고 두 번 세 번 중첩하듯 걸었다.
“가서 멜리사의 그림자 속에 숨어, 누가 녀석을 해치려 한다 싶으면 물리력을 개방하고 막아. 네 존재가 부서지더라도.”
사령술을 익혔다는 이유만으로 박해받는 건 일부 국가이거나 과거의 잔재일 뿐이다.
내 명령에 망령 티벨은 천천히 벽을 투과하며 사라졌다.
“그러고 보니 수도에 지하 던전이 있다고 했던가.”
왜 왕국의 수도에 그런 게 있느냐 하면 사실 좀 우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던전은 수백 년간 존재해 온,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규모의 던전이다.
게다가 바타 왕국의 근본이나 다름없는 막대한 자원을 내준 던전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몬스터가 던전 밖으로는 절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탐험가들이 던전을 탐사하는 주 장소이기도 했다.
“음, 몇 시간 정도…….”
저녁에 연회가 있을 테니 잠시 들를까.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쓸 재료나 사령 마법을 쓸 때 필요한 마법 보조 도구 같은 건 급하게 살 필요가 없으니까.
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엇!? 도련님! 어디 가십니까!”
멜리사의 기사인 하폰 경이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따라왔다.
“던전에 좀 갔다 와 보게.”
“수도 던전요? 거길 왜…….”
“산책. 괜히 따라오지 마.”
내 말에 그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도련님을 지키라는 아가씨의 명령이…….”
“하폰 경.”
“예, 도련님.”
“그냥 있어. 나를 힘으로 제압할 게 아니라면.”
내 물음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
“오는 길에 맛있는 거라도 사 올 테니까 그때까지 푹 쉬어 두고.”
“크윽…….”
하폰 경을 떨쳐 내고 밖으로 나온 나는 느긋하게 길을 걸어 던전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했다.
“오…….”
던전의 입구는 거대한 건물 형태였다.
그리고 그 입구엔 두 명의 병사가 길을 지키고 있었다.
“무슨 일로 방문하셨습니까?”
“카스카디아 백작가 장남, 레온 카스카디아다.”
내가 적당히 신분패를 꺼내 들자 그들이 똑바로 자세를 취했다.
“어서 오십시오, 공자님. 한데 이곳엔 무슨 연유로…….”
“별거 아니고, 던전에 들어가 볼까 하는데. 입장 가능한가?”
“그…… 혼자서 말씀이십…… 아, 예, 들어가십시오.”
슬쩍 검을 뽑아 검면에 오러를 반짝반짝 피워 올리자 알아서 길을 비킨다.
괜히 귀족가 자제하고 충돌이 생기면 귀찮아지는 건 그들일 테니까.
“수고해.”
“공자님, 5층까지는 자유로이 드나드실 수 있지만 그 아래는 특수 허가가 있어야 갈 수 있습니다.”
“고마워.”
나도 깊게 가 볼 생각은 없었다.
* * *
던전은 층수가 내려갈수록 강한 몬스터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 던전은 주기적으로 몬스터가 생성되며, 그 몬스터를 잡으면 마석이라는 것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어디 보자…… 이 던전의 끝은 아직 미답사 지역이라 이거지.”
끝에 뭐가 있는진 모르지만 그 무언가의 힘으로 인해 계속해서 몬스터가 생겨나고 마석이 떨어진다.
마석은 마법사들이 주로 사용하거나 상회에서 생필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백작령에도 있는 냉장고와 냉동고 같은 마법 아티팩트들도 그러한 케이스였다.
-키릭…… 키리리릭!!
처음 들어올 땐 제법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깊게 들어오고 나니 몬스터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몬스터의 정체는 고블린들이었다.
“첫 몬스터에 고블린이라…….”
마냥 무시하기엔 저것들도 어지간히 영악한 놈들인데.
[보통 이런 던전의 경우 자신이 있는 이가 아니면 접근하지 않으리라 추정됩니다.]“그래 보이긴 하네.”
평소처럼 검을 뽑을까 했지만 이내 나는 생각을 바꿨다.
애초에 던전에 산책을 온 이유가 무엇이던가.
사령 마법을 시험해 볼 겸 망령을 언박싱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었다.
언데드 만들자고 묘지를 파헤칠 순 없으니 몬스터의 언데드라도 만들어야지.
나는 주변을 스윽 둘러본 뒤 나를 향해 다가오는 두 마리의 고블린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컨퓨즈] [패럴라이즈] [포이즌 포그]두 가지의 디버프 마법과 독안개 마법이 순식간에 펼쳐졌다.
갑작스러운 독안개와 디버프에 당황한 고블린들이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피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네크로맨서는 역시 조폭네크지.”
다구리에 장사 없는 법이지.
이후 사망한 고블린들을 향해 다시 손을 뻗은 나는 허공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내듯 잡아 뜯었다.
-키아아아아악!!!
동시에 사망한 고블린들의 영혼이 내 손에 끌려 나왔다.
녀석들은 나를 향해 괴성을 내지르면서도 내 사령마나에 깃든 지배력 때문에 두려움에 질려 있었다.
“자, 여기 집중해. 여기 똑바로 보고 있어.”
이후 나는 그들에게 중지를 들어 보여 주었다.
[지배]번쩍!!!
동시에 손가락에서 검은빛이 번쩍이는 듯하더니, 고블린들의 영혼 형태가 변하며 온전히 내 소유의 언데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자, 줄 서. 강화해 줄 테니.”
이후 나는 녀석들의 육신을 사령마나로 코팅하고 티벨의 망령에 했던 것처럼 힘과 스피드, 감각을 빠르게 강화했다.
중첩은…… 한 세 번만 하자.
좋은 스태프라도 있으면 더 쉽게 하겠지만 내가 언제 스태프에 의존해서 마법을 써 왔던가.
라비린토스에서 스태프는 그저 몽둥이였다.
사령마나에 잠식된 고블린의 망령에 물리력이 생겨나며, 녀석들은 나를 호위하듯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림자 속에 숨어든 게 아니니 물리력을 부여한 이상 다른 이들의 눈에도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자. 지금부터 너희 친구들을 만드는 거다.”
어차피 몬스터들인데.
“보이는 대로 다 물어.”
-그르르르르…….
-크르르…….
녀석들은 터질 것같이 부푼 실핏줄을 뽐내며 뒤이어 나타난 고블린들을 향해 맹렬하게 돌격했다.
* * *
언데드의 장점이 무엇인가.
지치지 않는 것이 첫 번째요.
일반적으로 급소를 당해도 죽지 않는 것이 둘째다.
다른 말로 하면 불사의 군대.
물론, 내가 언데드를 다루는 방식은 뼈다귀들을 내세워 전진시키는 방식과는 조금 달랐다.
내가 주로 다루는 언데드는 망령들이다.
즉, 육신을 버린 영혼체들.
본디 망령형 언데드들은 물리력이 없어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부수거나 베어 내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여기에 물리력을 부여해 줌으로써 그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다.
물론, 스켈레톤 상태 때보다는 그 능력이 조금 저하되긴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녀석들은 상당히 물리 법칙에서 자유로워진다.
티벨의 망령이 멜리사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키아아아아악!!!
겁에 질린 고블린들이 미친 듯이 도망치지만 수십 마리에 달하는 고블린 망령들은 지치지 않고 그들을 쫓아가 곤죽으로 만들어 놓았다.
딱히 무기를 쥐여 줄 필요는 없었다.
녀석들은 기존의 상태보다 더 강해져 있으니까.
물론 고블린이 약한 것도 한몫했지만.
처음 사령술사가 되어 언데드를 사역했을 땐 망령도 아니고 일반 스켈레톤을 다루는 데에도 고생깨나 했었더랬다.
지배력의 부재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