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Warrior of All Time Returns RAW novel - Chapter (27)
역대급 무신님께서 귀환하신다 27화(27/40)
제27화
하지만 사령 마법의 극한이라 불리는 9서클 이상까지 도달했던 내 사령마나는 일반적인 사령술사들의 사령마나보다 훨씬 강한 지배력을 자체적으로 품었다.
“음…….”
고블린 망령들이 동족을 학살하는 동안 나는 저주 마법이나 흑마법, 그 외에 뼈 마법 등을 사용해 보며 감각을 천천히 되찾았다.
“나쁘지 않네.”
검술과 비교해 봐도 뭐가 특별하게 더 강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힘을 되찾은 지 얼마 안 된 사령 마법이 그나마 조금 밀리는 편이긴 하지만, 5서클까지 금방 올린 덕분에 그런 부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블린 망령 수십. 그 외에 자잘한 몬스터의 영혼을 뽑아내 망령화하기를 반복한 끝에 최소 일백에 달하는 망령을 긁는 데에 성공했다.
그렇게, 잠깐 산책을 간다고 걸었다가 2층, 3층, 4층, 5층까지 털면서 제법 괜찮은 망령들까지 전부 모았다.
그러다 보니 그 수가 200을 넘는 수준이 되니 아예 군세가 되어 버린 상황이었다.
“너무 많이 만들었나?”
어차피 그림자 속에 보관할 녀석들이니 상관은 없지만 질적으로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망령합일을 추천드립니다.]“그러네. 그 방법이 있었네.”
나는 고민 끝에 손뼉을 쳐서 망령들을 싹 긁어모았다.
“다들 집합. 종류별로 서.”
내 명령에 망령들은 그어어 소리를 내며 종대로 자신의 종족을 나누어 깔끔하게 섰다.
고블린부터 시작해서 동물형 몬스터, 부정형 몬스터, 종류는 다양하다.
그중 나는 가장 깔끔한 섀도 울프 중 가장 힘이 강했던 녀석을 불러냈다.
“지금부터 네가 중심이다.”
그리고 손뼉을 강하게 부딪친 뒤 모든 사령마나를 대량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썩어 넘치는 게 사령마나다. 5서클 수준으론 성공 확률이 높진 않지만 방대한 사령마나로 그 시도 횟수를 커버했다.
[망령합일]중심이 된 망령 하나에 다른 망령들을 전부 제물로 먹인다.
나와 섀도 울프를 중심으로 거대한 마법진이 생겨나더니 다른 망령들이 내 손짓에 따라 섀도 울프에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시도는 한 번 만에 성공했다.
과거 게임에서 그런 것을 본 적이 있다.
성장시킨 몬스터에 다른 몬스터를 제물로 먹여 별을 올리는 시스템.
그 기억에 착안하여 만든 시스템이었는데, 제법 쓸 만하다.
-그르르르르…….
이윽고 사령마나가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추고, 눈앞에 검푸른 그림자가 일렁이는 늑대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원판이 좋아서 그런가. 꽤 멋진데?”
이 정도면 제법 쓸 만한 수준일 것이다.
수백에 달하는 망령들을 하나에 집중시킨 탓에 녀석이 품고 있는 힘은 이미 합일 이전의 때와는 그 격이 다른 힘을 품고 있었다.
“이 녀석은 그래도 네임드인데.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
짧게 고민하고 있던 찰나, 나는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야, 사서야.”
사서 녀석의 네이밍 센스는 어떨까 하고.
[확인.]“이거 이름 한번 지어 볼래?”
내 요청에 사서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문자를 완성했다.
[멍멍이, 추천드립니다.]“넌 어디 가서 이름 짓지 마라.”
[당신도 만만치 않습니다.]나는 그냥 간결하게 이름을 지었다. 그림자 늑대라……. 정작 본인의 그림자는 없는 녀석이다.
“무영.”
그림자가 없는 그림자 늑대. 크, 미친 라임이렷다.
멜리사가 봤으면 미친 새끼라며 욕을 쏟아 냈겠지만, 그녀는 지금 이곳에 없다.
“지금부터 넌 무영이다.”
생긴 것도 멋진 놈이니 이 녀석은 주기적으로 언데드를 먹여서 전략 무기급 언데드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었다.
생각해 보면 사령술사라는 건 언데드 사육사가 아닐까.
헛웃음이 나왔다.
-그르르…….
내가 손을 내밀자 녀석이 머리를 손에 비볐다.
마치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 같았다.
“그럼 무영에게 먹일 망령 200마리 정도만 더 파밍하고 돌아갈까?”
기본적으로도 꽤 강해진 녀석이지만 녀석에게 강화 마법까지 새겨 주니 홀로 몬스터 무리 정도는 가볍게 찢어발길 수준의 강한 개체가 되었다.
파스스스…….
동시에 손아귀 위에 작은 뼛조각이 생겨났다.
“자, 무영. 물어 와!”
나는 몬스터를 향해 뼛조각을 가볍게 던졌다.
-컹!!
그러자 무영의 노란빛 안광이 번뜩이더니 검은 번개 같은 섬광을 일으키며 쏘아져 나갔다.
퍼엉!!!!!
몬스터 한 마리가 터져 버리는 건 한순간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녀석은 칭찬이라도 해 달라는 양 내가 던진 뼛조각을 물어서 가지고 왔다.
헥헥거리는 게, 늑대가 아니고 진짜 집 강아지 같은 느낌이 든다.
이후로도 무영은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몬스터를 학살했다.
마치 산책을 가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그러던 중, 사방의 그림자를 자유로이 이동하며 몬스터를 학살하던 녀석이 기이한 것을 물어 왔다.
“뭐야. 사람?”
녀석이 물어 온 건 영혼이었다.
“야. 내가 몬스터를 잡으랬지 사람을 잡으라고 했냐?!”
설마 이 미친 늑대가 사람을 죽이고 그 영혼을 물어 온 것일까.
기겁한 표정으로 소리치자 녀석이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꾸엑…… 엑! 끄억!
물론 그렇게 흔들어 대니 입에 물린 영혼이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린다.
“일단 내려놔.”
내 명령에 무영이 입에 문 로브를 입은 소년의 영혼을 내려놓았다.
-으으윽…….
고통스러워하는 영혼을 똑바로 직시한다.
사령의 전당의 기억을 되찾으며 영안이 개안한 덕분에 영혼을 보고 대화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네가 죽인 게 아니라고?”
-헥헥헥!
그림자 망령 늑대, 무영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그럼 그쪽이 대답해 보십쇼. 어쩌다가 그 꼴이 된 겁니까.”
-앗! 제가 보이십니까?!
그는 자신의 상태를 알고는 있는 모양이었다.
나와 똑바로 시선을 마주한 그가 내 앞에 손을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정말로 보이는 건가? 난 죽었는데?
“무영아, 물어.”
-크아아앙!!!
-끼에에엑!
순식간에 뒷덜미를 물고는, 마구잡이로 흔들어 젖히는 걸 넘어 데스롤링까지 돌려 버리는 무영의 폭거에 그의 영혼이 비명을 질렀다.
“보이니까 대답하세요. 뭡니까, 당신.”
-아…… 제가 보이시네요. 하…… 하하…….
허탈하게 웃어 보인 그는 아직 젊어 보였다.
망령이 되면 생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되니 지금의 그는 죽기 전의 모습과 같다.
“복장을 보아하니 제법 귀한 집 자제분 같은데.”
-운이 없었어요. 평소답지 않게 무리하다가. 하하.
그가 굳은 얼굴로 자신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놀랍게도 그는 일반 모험가가 아니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바타 왕국의 베를리 공작가의 삼남, 파렐 베를리라고 합니다.
“아니, 공작가의 자제가 여기 왜 이러고 있는 겁니까. 영혼 꼬락서니를 보니 죽은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아하하하…… 그게, 새로운 마법이 갑자기 번뜩여서요. 그렇게 위험한 줄 모르고 썼다가 마나가 방전돼서…….
보통 마법을 익히고 그걸 연습하려고 실전에 투입하나? 적어도 안전한 곳에서 연습을 해 본 다음에 해야 할 일 아닌가.
보통 육신이 죽고 망령이 된 이들 중엔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이가 극히 드물다. 그럴 수밖에.
사람은 자신이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아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생명체다.
그런 것치고 그는 너무도 평온해 보였다.
-그, 혹시, 제 부탁 하나 들어주실 수 있으십니까?
“뭡니까.”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 제 시신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제 유품을 수거해서 베를리 공작가에 가져다주시면 가문에서 그에 맞는 보상을…….
그의 요청에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죽은 지 얼마나 됐어요.”
내 물음에 그가 잠시 고민한다.
-조금 전에 죽었으니 얼마 안 됐습니다.
“어이가 없네.”
헛웃음이 나왔다.
“무영, 이 인간 시체 쪽으로 가자.”
내 명령에 무영은 짧게 울고는 빠르게 안내했다.
다행히 시체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리고 복부에 뾰족한 돌이 박힌 채로 죽어 있는 소년의 시신이 보였다.
“…….”
“음…….”
“무영.”
내 명령에 무영은 빠르게 아래쪽으로 뛰어 내려갔고 파렐 베를리의 시신을 빠르게 수거해 왔다.
보통 망령형 언데드라면 시체를 저렇게 직접적으로 물고 돌아오진 못하지만, 내 방식대로 강화한 내 언데드에겐 해당하지 않는 말이기도 했다.
이 세상의 사령술사들도 비슷한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으…… 이렇게 보니 좀 보기 그렇네요.
자신의 시체를 보고 한다는 소리가 고작 저것이다.
적어도 정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그의 육신을 빠르게 훑었다.
육체 보정 아티팩트? 저건 꽤 비싼 건데.
“음? 꽤 귀한 아티팩트를 가지고 있네. 잘하면 되겠다.”
-예?
“얌전히 있어요.”
그렇게 말한 뒤 나는 그의 영혼을 그대로 잡았다.
화아아아악!!!!
그러고는 그의 시신에 밀어 넣은 뒤 그의 육신에 사령마나를 쏟아 넣었다.
-우어어어어억!!
당황한 그의 외침이 들려오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죽은 육신이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괴사 부위가 나오고 있지만, 다행이라면 다행인지 그가 가진 아티팩트 덕분에 시신 자체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내가 하는 것은 치명상을 봉합하고 그의 영혼을 강제로 그의 육신에 안착시키는 것.
사제들의 도움을 받으면 살아날 수 있으리라.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선 극도로 정교한 컨트롤과 높은 경지에 이르면서 진화한 사령마나가 필요하다.
딱히 서클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소리다.
그런 상황이니 지금의 나로서도 사령마나를 조금 많이 쓰는 정도로 살려 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신경 다발을 하나하나 이어 붙이듯 진행하는 작업.
조금만 잘못되어도, 부활은커녕 그의 영혼조차 망가지거나 부활에 성공해도 멀쩡한 모습을 유지할 수 없게 되겠지만, 그리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가닥들을 모두 이어 붙인 뒤 회복 약을 그의 환부에 쏟아부었다.
생명력으로 환부의 상태를 호전시킨 뒤 강하게 쇼크를 가하자 그의 육신이 펄떡 뛰었다.
흔히 알려진 신성 마법처럼 완벽한 치료는 힘들어도 회복 약이 병행되면 사령 마법도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던 기억이 있다.
“쿨럭?! 끄아아악! 아프다!”
이윽고 싸늘하게 굳어 있던 그가 눈을 부릅떴다.
“어억?!”
“어때요. 이게 몇 개로 보입니까.”
손가락을 두 개 들어 그의 앞에 흔들었다.
“어…… 어어? 두…… 두 개요?”
됐네. 실험 차원에서 한 짓이지만 이 정도 효율이면 앞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사령 마법의 꼼수들이 제법 늘어나는 셈이다.
순식간에 부활해 버린 그는 잠시 멍하니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더니 나를 바라본다.
“이…… 이게 어떻게.”
“아티팩트 좋은 거 가지고 있네요.”
나는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가리켰다.
정확한 것은 모르겠으나 저 목걸이는 그의 육신을 계속해서 회복시키고 있었다.
사망해 버린 이후에도 육신이 망가지는 걸 막는 효과가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