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Warrior of All Time Returns RAW novel - Chapter (32)
역대급 무신님께서 귀환하신다 32화(32/40)
제32화
“마법사가 아니니 마법의 ‘마’ 자도 모른다고 하더니, 골드선 공자도 모르나 보네요. 마치 자신은 전문가인 것처럼 말하더니.”
“그 무슨 무례…….”
“그렇지 않아요? 반푼이니 뭐니, 카스카디아 백작가를 모욕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정작 책상물림 한 샌님 주제에 감히? 장갑이라도 던져 주길 바라나요?”
멜리사의 도발, 극딜이 멈추질 않는다. 게다가 그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지자 골드선도 움찔하며 입을 다물어야 했다.
오죽하면 베를리 공작이나 왕실 마법사인 바르달 백작이 얘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하는 표정을 짓겠는가.
“크…… 크흠!!”
비다르 후작은 끝까지 불편한 헛기침만을 내뱉었다.
반면 골드선 비다르는 뭔가 굳은 얼굴로 돌멩이를 노려보더니 대답했다.
“저…… 전 알겠습니다!”
그가 당당하게 외쳤다.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황급히 자신의 스태프를 꺼냈다.
“지금부터, 전하와 이 저주받은 주구와의 공명을 끊어 내고 해주 마법을 사용할 겁니다. 신성 마법으로 해주가 어렵다면 같은 사령 마법으로 접근하면 될 일입니다.”
숨을 고른 그는 자신만만했다.
“저는 4서클 사령술사. 해주 마법은 질릴 정도로 익혀 왔습니다. 다만 제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고명하신 마법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도움이?”
“네. 카스카디아의 반푼이가 운이 좋아서 용도를 짐작한 모양인데 해주를 하기 위해선 실력 있는 전문가, 즉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 끄악?!”
비명을 지르며 그가 휘청거렸다.
“…….”
동시에 바르달 백작이나 파렐 베를리, 그 외에도 베를리 공작 등 수많은 이들의 얼굴에 의심이 피었다.
혼자서 쇼 하는 저놈을 믿어도 되는가.
다만 저래 보여도 왕실 공인 4서클 사령술사.
4서클이 낮아 보이는데 절대 그렇지 않은 수준이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저렇게 젊은 나이에 4서클이 되었다는 건 외적인 요소, 즉 영약이나 뛰어난 스승을 제하고서라도 천재가 맞다.
바타 왕국은 마법이라는 분야가 상당히 취약한 탓에 5서클급의 마법사 인재도 부족한 편이다.
그런 마당에 그중에서도 희귀한 4서클 사령술사의 존재가 내뱉는 발언은 꽤 강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 있는 것이냐.”
“크윽…… 예, 아버지, 지금까지 해주 마법은 질릴 정도로 달달 외웠습니다.”
그가 자신만만하게 대형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하자 마법사들이 일제히 눈치껏 그의 마법을 보조하기 시작했다.
“저기, 레온.”
그 광경을 지켜보던 멜리사가 조심스레 물어 왔다.
“왜.”
“저거 해결 가능해?”
멜리사의 질문에 나는 녀석의 마법을 조용히 훑어보았다.
비록 서클에 이물질을 끼워 넣어 그가 5서클에 도달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4서클의 사령 마법 실력이 어디 가는 건 아닐 테니까.
저주를 해결하는 데에 필요한 건 1에서 2서클 정도의 사령마나.
사실 그 이상도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시선에서 보는 그는 조금 이해가 불가능했다.
“저걸 왜 저렇게 하지?”
인류가 쌓아 올린 마법이라는 거, 수많은 집단지성이 만들어 낸 총집합이 아닌가.
스승 하나 없이 나 홀로 쌓아 올린 결과물과 비교하면 저쪽이 더 정교하고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의 마법은 너무도 엉성했다.
아니, 엉성하다 못해 근본적으로 잘못된 방법을 쓰고 있었다.
“크윽?! 마나의 소모가 너무 극심하군! 이게 정말로 맞는가!”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해주 마법이 점차 짙어지자 올리아드 국왕의 몸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뭐……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아닙니다! 해주의 과정일 뿐입니다! 전하의 몸을 붙잡아 주십시오!”
점차 상황이 격화되자 멜리사가 다시 내 옆구리를 찌른다.
“이것도 본래 방식이야?”
“본래 방식은 얼어 죽을, 구멍이 숭숭 뚫렸구만. 대체 집단지성으로 쌓아 올린 마법 체계가 왜 이래?”
내 중얼거림에 사서 녀석이 드물게 문자를 띄웠다.
[당신은 모든 것을 스스로 쌓았습니다. 모든 마법의 요소에 당신의 이해가 스며들어 있습니다.]그게 무슨 상관인데.
[하지만 일반적인 인간의 경우 선조들이 쌓아 올린 지식을 익혔을 뿐 스스로 개척한 것이 아니기에 당신과 보는 시야가 같을 수 없습니다.]물론 비슷할 순 있겠지. 하지만 지금 상황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였다.
아.
그제야 나는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나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마법의 역사였고.
저들은 역사를 보고 익힌 이들일 뿐이다.
1+1은 2다.
누구든 아는 사실이지만 1+1이 2라는 진리를 고민하고 직접 증명한 이들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생겼을 모순, 의문, 이해. 모든 면에서 받아들이는 게 같을 수는 없다.
정설로 받아진 이론이 시간이 흐르며 과거의 의미 일부가 퇴색되는 것도 한몫한다.
검도, 주먹도, 사령 마법도, 내가 전당에서 익힌 모든 요소들이 그러했다.
그 안에 스며든 모든 고뇌와 의미, 요령, 뜻을 뿌리 끝까지 이해하지 않으면 도저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이 차이가 가져오는 상황은 거대했다.
“그냥 두면 사람 하나 죽겠다.”
“뭐? 그럼 당연히 막아야지!”
“그게 네게 중요해?”
내 물음에 그녀나 고개를 단호하게 끄덕였다.
“전하가 잘못되면 우리 카스카디아 백작가에도 타격이 올걸?”
“그러면 그냥 두면 안 되지.”
카스카디아가 평온하면 할수록 나도 편해진다.
그녀의 요청에 나는 가볍게 손뼉을 쳤다.
파앙!!!
그러자 서클 마법도 아닌 사령마나가 무분별하게 뻗어져 나가, 골드선 비다르의 마법을 휘감고 침식한다.
복잡한 방식은 없었다. 애초에 무리하게 발현된 마법이니 틈이 많을 수밖에.
“어…… 어어어?!”
다수의 마법사들은 갑작스러운, 이해 못 할 상황에 모두 당황한 듯 보였다.
“이…… 이게 무슨?!”
“거기까지.”
짝!!
이윽고 다시 한번 박수를 치기가 무섭게 마법이 거짓말처럼 흩어져 버렸다.
어렵게 유지되던 마법에 방해가 들어오면서 마법이 캔슬된 것이다.
모두의 시선에 내게 닿는다.
“사람 죽이려고 작정했습니까? 해주를 누가 그따위로 해.”
“뭐라고?! 네깟놈이 뭘 안다고!!”
자신의 지식과 경지를 무시당한 골드선 비다르가 격노하며 내게 다가와 멱살을 틀어잡았다.
“네놈이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 저주는 아주 지독한 기술이다! 한번 자칫 실패하면 복잡하게 꼬여서 해주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단 말이다!”
“그렇기야 하지.”
“대체 어떻게 마법을 해제했는진 모르겠다만 네놈 때문에…….”
내 멱살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아챈다.
“어…… 어어?!”
그러고는 가볍게 힘을 주어 풀어 버린 뒤 그를 내팽개쳤다.
“고마운 줄 알아. 전하의 시해 혐의로 목 날아갈 뻔한 걸 내가 구해 준 셈이니.”
내 말에 바르달 백작이 고개를 돌려 국왕의 몸을 점검했다.
그리고 하얗게 질렸다.
“이…… 이럴 수가.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잖아!!”
그의 외침에 모두가 침묵했다.
“골드선……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그럴 리가…… 분명 해주 마법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텐데?! 아버지! 억울합니다! 저는 해주 마법을 사용한 겁니다! 그, 그래요! 저 반푼이가 방해를…… 악!!”
이번엔 무형의 마탄에 적중당하지 않았다.
비다르 후작이 그의 뺨을 후려친 것이다.
“이 멍청한 놈이…….”
그 누구도 마법이 진행되면 더 심각해질 거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했다.
“레온 카스카디아, 네놈은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
이에 비다르 후작은 타깃을 돌려 나를 노려보았다.
“해주 마법이 만능인 줄 아시나.”
“하! 못한다는 말을 잘도 포장하는구나.”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나는 국왕에게 다가갔다.
현재 국왕 올리아드는 여러 주구를 통한 마법진에 노출되어 장기간 사기가 몸 안에 쌓였다.
저주는 그 사기에 대한 제어를 못 하게 막는 것은 물론, 자연적으로 사기가 체외로 배출되는 것을 강제로 막는 방식이다.
그 때문에 사기 중독이 일어나고 육체가 붕괴한다.
보통 이렇게 사기가 쌓이는 식의 저주는 그 사기를 중화하는 방법으로 해주할 수 있다.
산성에 염기성을 부어 중성으로 만드는 것처럼.
하지만 지금 이 저주는 함부로 중화하려다간 산성에 산성을 들이붓는 꼴이 된다.
누가 준비한 것인지는 몰라도 사령술사들이 해주 마법을 사용할 것도 예측해서 파 둔 함정이었다.
내가 보기에 이 저주는 굳이 복잡하게 해주 마법으로 힘 싸움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말만 장황하게 늘어놓을 생각 말아라. 해결법도 모르는 주제에 말만 내뱉다간 밑천이 드러날…….”
따악!!
어떻게든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것인지 골드선 비다르가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내가 손가락을 튕겼다.
누가 저주를 심었는진 몰라도, 이중 삼중으로 함정을 깔아 놓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저주를 건 자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텅 비워 놓았다.
따악!!
나는 손가락을 튕겨 사령마나를 조율해 사기로 끌어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국왕의 몸 안에 침투해 있는 사기에 밀어 넣었다.
“뭐…… 뭐 하는 거냐!! 사기 중독인 환자에게 사기를 밀어 넣다니!!”
복잡한 마법? 정교한 마법진?
애초에 정교한 것처럼 보이지만 보안이 이토록 허술한 사령 마법에 무슨.
사령마나를 이용하여 올리아드 국왕의 몸에 이어진 저주를 제어하고 강제로 해킹을 시작하자, 그의 몸 주변으로 비가시화된 보랏빛 사슬 같은 것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이 무슨…….”
그리고 그 형태가 잡혔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저주의 지배권을 강탈했다.
콰창!!!!
이후 나는 그의 몸에 남은 저주의 방향을 수도꼭지 반대편으로 돌려 버렸다.
따뜻한 물이 찬물로 나오는 것처럼.
이윽고 올리아드 국왕의 몸 안에 넘실거리던 사기들이 제한에서 해방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은 사기들은, 내가 밀어 넣은 사기가 이내 형질을 바꾸며 생명력으로 전환되자 빠르게 중화되어 흩어졌다.
신관들이 쓰는 신성 마법과 흡사하지만, 그 방식이 조금 달랐다.
산성 바다에 염기 물질을 풀어 그 산도를 중화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던 국왕의 몸이 서서히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어…… 어어?”
“이게 이렇게 쉽게 뚫려 버린다고?”
“무슨.”
마법사들은 내가 한 짓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중 파렐은 단순히 놀라는 걸 넘어 방금 일어난 상황을 분석하는 듯했다.
“대마법? 아니, 이건 마법이 아닌데. 그냥 마나 조작? 대체 어떻게 이런 방식이 가능한 거지?!”
마법사들과 달리 다른 이들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다.
“저기, 레온. 뭘 했길래 다들 이런 반응이야?”
이윽고 멜리사가 조심스레 묻자 나는 짧게 고민한 끝에 비슷한 비유를 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