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mmer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황궁의 재앙 (1)
그그그그긍.
노을빛이 번져 가는 어둠 속에서 대전의 문이 조금씩 열리는데.
“이 구슬, 조금 열기가 느껴지지 않나?”
“뭐, 이 정도 빛을 내는 물건이면 당연히 열도 나겠지.”
수군거리던 황족들도 드레스를 입은 클로이가 들어오는 순간 일제히 숨을 죽였다.
쏟아지는 빛 사이에서 천사가 등장한 듯한 광경이었으니까.
“오……!”
“저런…….”
“황태자 전하, 복 받으셨네.”
황궁으로 비쳐 드는 태양 빛이 마치 그녀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모습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아름다운 금발과 투명한 피부가 그대로 비쳐 보이는 면사포.
그 아래로 어깨가 훤히 드러난 디자인의 화려한 웨딩드레스가 풍성한 치맛단을 늘어뜨린 채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과연……. 발렌티아의 천사라더니.”
“……예쁘네.”
“흥, 마법 마사지를 얼마나 받은 거야?”
“좀 전에 들어올 때 뿌린 가루, 타릴 수정이야. 아주 돈을 허공에 뿌렸네, 뿌렸어.”
황족들의 무리가 순수한 감탄을 표하는 이들과 괜한 질투심에 험담을 나누는 이들로 나뉘는 와중에.
오직 한 사람, 아니 한 강아지만이 대전의 입구를 쳐다보지도 않고 분투하고 있었다.
– 크르르.
‘안 돼!’
불, 즉 열이 바로 폭뢰를 작동시키는 기폭제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이런 젠장!’
타이니의 강력한 의지를 따라 희미하지만 무수한 마나의 줄기가 마치 그물처럼 퍼져 나가며 목표한 구슬들에 달라붙었다.
‘전부는 무리야.’
하지만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그가 지켜야 할 것은 클로이가 움직이는 통로 주변과 황태자를 비롯한 직계 황족들의 테이블뿐.
하지만 급박하게 너무 많은 힘을 쏟아부은 탓일까. 그물을 뿌렸는데, 잡아당길 힘이 부족했다.
“크르르.”
월랑의 몸을 구성하는 마나까지 일부 힘으로 치환해 보았지만, 그물을 한 번에 끌어당기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그때.
“멋진 수법이네요, 타이니 군. 이런 것도 가능한가요? 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며, 갑자기 월랑을 안아 든 누군가에게서 엄청난 마나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윽!?’
보통의 경우라면 이건 미친 짓이었다.
순수한 외부의 마나를 이용하는 마법사도 아니고, 마나유저가 자신에게 맞춰진 변형된 마나를 타인의 몸에 쏟아붓는 건 상대를 죽이고자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월랑의 몸에 마나를 쏟아 넣는 이는 미세한 마나 컨트롤도 가능한 천재적인 감각의 소유자였다.
자신이나 초인들처럼 결계의 마나 동결조차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을 가진 자.
제나스 프리웰.
“다, 당신이 여기 왜!?”
“당장 나가!”
“여긴 황족들과 공작 직계만……!”
“발렌티아 공작 각하의 명으로 대신 들어온 겁니다. 본식도 아닌데, 너무 깐깐하게 굴지 마시죠.”
제나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경고하는 황실 기사단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태연한 안색으로 마나를 쏟아 넣어 주고 있었다.
‘역시 영감! 그냥 나가진 않았구나!’
더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타이니도 비록 본신은 아니었으나 범인의 상식을 초월하는 마나 감응력을 가지고 있었다.
“공녀님이 가장 돋보일 시간인데…… 필요한 일이겠죠? 믿습니다, 타이니 군.”
“컹!”
‘물론입니다!’
구슬 안에 끓어오르는 열기가 위험 수준이 되었다 싶을 때, 타이니는 온 힘을 다해 자신이 만들어 낸 마나의 그물을 끌어 올렸다.
“컹!”
파아아아악.
“엇!”
“뭐, 뭐야!”
“이게 무슨!”
갑작스레 테이블에 있던 구슬 장식이 날아오르는 광경에 대전에 있던 모든 이의 시선이 일순 허공으로 몰렸다.
그리고.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들의 시선이 대번에 돌아갈 수밖에 없는 폭음이 터졌다.
튼튼한 연마석으로 만들어진 데다가 대마법진으로 보호받고 있어야 할 크레임 궁의 천장이 그 충격에 통째로 터져 나가며, 돌덩어리들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대다수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폭발은 허공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으니까.
천장의 굉음과 비교될 만한 폭음이 바닥 여기저기에서도 터져 나오며, 대전의 곳곳을 무너트리고 아수라장을 만들고 있었다.
“끄아아악!”
“아아악!”
“사, 사람 살려!”
“살려 줘!!!”
고귀한 황족들의 비명이 사방에서 메아리치는 가운데.
이 상황을 대비하고 있던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그리웰은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광경에 일순간 넋이 나갔었다.
‘심어 놓은 이들이라고 하더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재앙을 만들어 낼 줄이야.
하지만 뭐가 잘못됐는지, 황실 직계들은 너무 멀쩡해 보였다.
우르르르릉.
콰아아앙.
“피, 피해!”
“움직여!”
쏟아지는 돌덩어리들을 피해 대전을 빠져나가기 위해 황급히 움직이는 황태자와 그의 형제들.
‘그렇게 둘 수야 없지.’
그리웰은 이를 악물며 품 안의 검은 구슬에 소량의 마나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그것이 자극이 된 듯 손끝에 닿은 구슬들이 섬찟하고 역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웰은 그것을 황족들이 달려가는 방향으로 지체 없이 집어 던졌고, 동시에 그들을 향해 뛰어갔다.
정확히는 그 행렬의 가장 뒤쪽에 있는 자신의 ‘아들’을 향해.
“컹!”
[막아.]제나스의 손바닥에 글씨를 쓴 월랑이 희미한 영체로 변해 사라지는데.
‘이런 젠장, 이게 무슨……!’
결계 탓에 가뜩이나 마나 운용이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타이니에게 자신의 모든 마나를 강제로 쥐어뜯긴 듯한 느낌을 받던 제나스는, 후들거리는 무릎에 가까스로 힘을 주고 일어섰다.
자신이 먼저 주입한 것이기는 했지만 어느 시점부턴 아예 바닥을 박박 긁듯이 마나를 뜯어 가더니, 종국에는 혼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제나스에게는 육체의 충격보다 정신적 충격이 더 컸다. 자세한 사정을 제대로 듣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난리가 일어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기사단에 알리고 막았어야 하는 거 아냐?’
물론 상황이 급박했다는 것은 알고,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 뒷북치는 게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도 알지만.
자꾸만 그런 생각이 자꾸 들 만큼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밀려든 섬찟한 느낌에 황급히 자리를 옮기자, 그가 있던 자리에 사람 머리통만 한 돌덩어리가 떨어졌다.
쾅.
“허…….”
절로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여기까지 와서 허무하게 돌에 깔려 죽을 뻔했군.’
그나마 다행이라면.
우우우우웅.
거의 바닥난 마나를 카룬에서 얻은 ‘마나의 목걸이’가 급속도로 채워 주고 있다는 것.
목걸이에 들어 있던 더없이 순수한 마나는 오버리바운드를 일으킬 수도 있었던 내상을 단숨에 완벽하게 치유해 주었다.
물론 본래대로라면 이 결계 속에서 허가받지 않은 아티팩트는 작동도 하지 않았겠지만.
‘이 정도야 나도 할 수 있지요.’
콰아아아앙!
“큭.”
마나의 목걸이로 힘을 회복한 덕분에, 제나스는 천장에서 연달아 떨어지는 돌덩어리들을 수월하게 피할 수 있었다.
‘단순히 마나를 회복시키는 수준이 아니었군.’
처음에야 본능적으로 피했지만, 목걸이가 없었으면 탈진한 몸이 끝없이 이어지는 바위 세례를 못 피했을지도 모르겠다.
‘타이니 군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해야겠어.’
그렇게 잠시 숨을 돌리는 순간, 그의 눈에 이상한 광경이 보였다.
“사, 살려 줘. 커억!”
“왜, 왜!? 아악!”
돌더미에 깔린 채 피를 흘리는 황족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황실 기사들의 모습.
‘반란!?’
생각지 못한 엄청난 폭발에 이어, 다시 한번 그의 정신에 충격을 주는 광경이었지만, 곧이어 목격한 장면은 그것보다 더욱 황당했다.
흰색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반쯤 찢어진 치맛단을 걷어쥔 채, 손에는 메이스 같은 것을 들고 떨어지는 돌을 피하며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 뒤에 따라붙은 다소 소박한 차림에 검을 든 들러리까지.
그가 너무나 잘 알 수밖에 없는 이들이었다.
“공녀님!? 어딜 가는 거죠!? 비비안!”
그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듯, 그들은 어딘가를 향해 빠르게 돌진하고 있었다.
자연히 그들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눈을 돌린 제나스.
그의 시선 끝에는 무너진 돌덩어리 위로 솟구친 머리, 4~5m는 될 법한 키의 거대한 괴물들이 있었다.
‘마족?!’
얼핏 보이는 뿔과 박쥐의 날개, 인간의 체형은 구전으로 전해지는 마족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전해지는 불쾌감.
이 대책 없는 사람들이……!
“왜 그쪽으로 가는 거야!?”
소리를 지르면서도 그의 몸은 자연스럽게 그 뒤를 쫓아 달리고 있을 뿐이었다.
“정신 차려! 무너진 벽으로 나간다!”
황태자, 브레들리는 어리석게도 무너진 통로로 뛰어들려는 요르단의 뒤통수를 후려치고는 빛이 새어 나오는 벽을 가리켰다.
“저기다, 멍청아! 로트, 티넬! 따라와!”
물론 이쪽도 황궁 결계의 힘이 적용된 두꺼운 벽이긴 하겠지만.
‘무너진 통로는 억지로 뚫어 봤자 황실 기사단이 지키고 있을 확률이 높아. 그러니 차라리…….’
챌린저급 기사인 익실란의 힘과 지금 가진 그들의 ‘수단’을 모조리 동원하면 저 좁은 틈을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소리 높여 형제들을 이끌고 움직이면서도, 그는 속으로 자책하기 바빴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고? 대책이 완벽했다고?’
– 한번 물러서 주시지요. 공작께서 여기 계시면, 놈들이 꼬리를 안 보일지도 모릅니다.
자만에 가까운 생각으로 공작을 내보냈는데, 그 대가로 죽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심지어 좀 전까지 순진하게 구슬을 가지고 놀던 티넬을 생각하니 등줄기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대체 이게 뭐야.’
더구나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마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결계가 변형됐어……!’
놈들이 결계를 파괴할 줄 알았는데, 변질시켰다.
그것도 본디 자유롭게 마나를 쓸 수 있어야 할 황족들의 마나까지 동결시키는 형태로.
“이 생각을 못 했다니……. 이런 한심한 놈!”
“……전하!?”
“형님?!”
대비를 완벽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완벽은커녕 안일했던 것일까.
그나마 잘한 일이라면.
‘그녀에게 데펜시오를 준 것.’
그의 시선이 대전의 입구 쪽을 훑었지만, 이미 벽이 무너진 방향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믿고 있었다.
‘살아 있을 거야, 반드시!’
중앙 천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예행식 내내 눈부신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기에 알 수 있었다.
유독 그녀의 주변에는 큰 폭발이 없었다는 것을.
그 사실이 그에게 용기를 보태 주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것 역시 너무 안일한 생각인 모양이었다.
“캬오오오오!”
“크롸롸롸롸롸!”
“키키키킥.”
괴성과 함께 갑자기 나타난 괴물들.
이마에 한 쌍, 뒤통수에 한 쌍. 두 쌍의 뿔에 박쥐의 날개까지 단 시커먼 피부의 대머리 거인.
그들이 뿌리는 불쾌하고 더러운 기운에, 브레들리의 전신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쁘고 몸까지 덜덜 떨게 되는 기괴한 모습은, 전설에 나오는 어떤 괴물들을 떠올리게 했다.
결계가 원상태라면 절대 들어오지 못했어야 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1순위로 배제해야 할 적.
“마족!?”
스스로 뱉은 말이 발길을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데.
“전하, 제 뒤로……!!”
익실란이 앞으로 나서서 괴물들을 막아섰다.
그 와중에,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황자 전하, 제가 모시겠습니다.”
“악! 혀, 형님!?”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티넬의 허리를 끌어안고 도망 중인 그리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황실 기사단장이 이 참담한 재앙을 일으킨 공범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티넬을 왜……?’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럴듯한 이유를 추론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황당한 상황이 연이어 연출되자 평소에는 명민하던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캬아아아아아!”
위협적으로 나타나자마자 인상을 일그러트리며 비명을 지르던 괴물들이 사방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그들을 바라보며 일제히 시뻘건 화염을 토해 냈다.
콰콰콰콰콰콰콰콰.
순식간에 붉은 화마가 사방을 뒤덮는데.
“……끼릭!?”
“끄?”
“케?”
괴물들의 얼굴에 짜증 비슷한 표정이 떠올랐다.
이내 불길이 사라진 자리에는, 익실란뿐만 아니라 황자들까지 저마다 푸른 마나의 벽을 두른 채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것은 황자들의 실력이라기보다는…….
“형님, 내 아티팩트 효과 다했어! 데펜시오를 써!”
“피하셔야 합니다, 형님!”
“자유는 X발, 죽어서 얻으라는 건가…….”
직계 황족들이 가진 수호 아티팩트의 효과.
최후의 한 수를 써 버린 요르단과 로트의 고함, 처음 듣는 주니퍼 누님의 욕설 섞인 목소리까지.
그 모든 것이 두서없이 뒤섞이며 브레들리의 정신을 뒤흔들었다.
데펜시오를 제외한 자신의 수호 아티팩트들 역시 좀 전의 공격을 막아 내는 것으로 끝이었으니.
‘하나하나가 마나유저 6단계급 괴물들이야.’
그가 막막함에 안색을 굳히는 순간.
“어림없다, 마물들!”
챌린저급의 호위 기사가 이를 악문 채 기세를 드높이며 놈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쾅.
콰아아앙.
“키키키키.”
“크르르륵.”
두 마리의 괴물이 그의 검을 막아 내는 동안, 나머지 하나가 그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마법도 못 쓰는 자신들은 그저 짐이 될 뿐이었다.
그 사실이 사무치게 절망스러웠지만, 그는 이를 악물며 가슴속에 솟아오른 공포를 애써 가라앉혔다.
“챌린저급 괴물이다! 도망가도 따라잡힌다! 황금 용의 후예답게 끝까지 맞서라!”
그것이 아스란 황족으로서 긍지.
그는 위기 탈출용으로 쥐어진 1회용 아티팩트, 마법 스크롤들을 손에 쥐었다.
어떻게든 빈틈을 노려 맞서겠다……. 죽더라도 도망치다 죽지는 않겠다는 결의의 표시였다.
“쌍, 이게 뭐야! 나, 난 도망…… 도망갈 거야.”
물론 형제들이 전부 다 호응해 준 것은 아니었지만.
“예! 형님!”
“시집도 못 가고 이게 뭔…….”
로트와 주니퍼 누님은 그의 뜻을 따라 주었다.
“조금만 버텨라! 곧 발렌티아 공작이 올 거다!”
황태자는 스스로를 다독이듯 다시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키키?”
“끄끄끄끄끄.”
“끼에엑!”
익실란의 공세를 여유롭게 받아 내던 괴물들은 그것이 가소롭다는 듯 웃음소리 같은 괴성을 터트릴 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여신이시여, 용기 있는 자에게 힘을!”
낭랑한 목소리와 함께 새하얀 광채가 비쳐 들더니, 암울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구원하듯 사방을 환한 빛으로 물들였다.
“키에엑!”
“캬악!?”
“크르르르.”
그 빛을 뒤집어쓰자마자 피부에서 미약한 연기를 뿜어내는 괴물들이 신경질적으로 그 원흉을 돌아보았고.
“……공녀!”
“형수님!?”
그곳에는 긴박한 상황이 무색하리만큼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성광(聖光)을 내뿜는 메이스를 든 채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