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mmer RAW novel - Chapter 232
232화. 용사의 부활
깊고 깊은 지하.
지저에 있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 간간이 걸려 있는 횃불들만이 희미하게나마 빛을 뿌리고 있는 광장.
그 가운데에는 평생을 마법에 바친 마학자라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마법진이 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의 제단에 올라와 있는 것은 커다란 석관 하나.
마치 흑마법사가 제물 의식을 하는 것 같은 음울한 광경이었지만,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여신교의 고위 사제를 상징하는 법복을 입은 십수 명의 사제들이었다.
더하여 온몸을 감싸는 중장갑을 입은 성기사 하나가 그 제단을 내려다보며 마법진의 중심에 서 있는데.
“……바라옵나이다. 여신의 뜻으로.”
그 마법진의 한 꼭짓점 위, 가장 높은 법관을 쓴 이가 긴 주문 끝에 들고 있던 성스러운 홀을 바닥의 홈에 끼우자.
– 여신의 뜻으로!
사제들의 복창과 함께 그들에게서 쏟아져 나온 신성한 광휘가 마법진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진동음이 울리며, 마법진에서 시작된 빛으로 지하 광장 전체가 새하얗게 물들어 가던 어느 순간.
그 빛이 단숨에 제단, 아니 석관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내.
그그그그그극.
이질적인 소음과 함께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석관의 뚜껑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오오……!”
의식을 주도한 이, 교황 센티널 3세가 놀라 눈을 치켜뜰 때.
쿵.
석관의 뚜껑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더니, 새하얀 손 하나가 쑥 올라왔다.
창백하게까지 느껴지는 그 손을 지켜보는 사제들의 얼굴이 긴장감으로 굳어 가는데.
“으음…….”
관 속에서 옅은 신음이 들리더니, 창백한 안색의 청년이 비틀거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희미한 횃불 사이에서도 빛이 나는 듯한 피부와 금발, 그리고 정광 어린 푸른 눈빛이 인상적인 청년.
“오오……!”
사제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는데.
“과를, 좀 일으퀘 줌스꽈?”
갑작스레 들려온 괴상한 말소리에 순간 모두가 움찔했다.
그러나 가장 가까이에서 중갑을 입고 서 있는 기사, 갓 핸드에게 손을 내민 청년은 그런 사제들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앞의 기사만 바라보고 있었다.
“과의 말이 달라지 않스꽈?”
그 창백한 안색과 흔들리지 않는 푸른 눈동자는 보호 본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갓 핸드는 아무런 반응 없이 청년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러자.
“제가. 제가 가겠습니다, 갓 핸드 경.”
왜인지 다급해 보이는 교황이 법관이 벗겨져 대머리가 드러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황급히 후다닥 뛰어 내려왔다.
그러자 살짝 안색을 찌푸린 청년이 그제야 갓 핸드에게서 시선을 돌려 다가오는 교황을 향했다.
“뉘에 과를 까와부니 심스꽈?”
여전히 이상한 말이었지만, 교황은 그 뜻을 얼추 이해한 것 같았다.
“예. 예. 제가 이 시대에 당신을 깨운 사람입니다. 현시대의 교황이지요.”
그리 말하며 청년을 부축하는 교황.
그러자 청년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교황의 머리 위로 손을 슬쩍 올렸다.
청년에게 집중하고 있던 모두가 움찔하는데.
“걱을 읅크도 뒈겠슴꽈?”
어떤 위협도 느껴지지 않는 평온한 목소리에 교황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 기억을 보시겠다는 말입니까?”
전혀 다른 말을 쓰고 있지만 뜻은 얼추 전해진 것일까. 청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뜻대로 하십시오.”
그를 보며 교황이 허락의 뜻을 말하자.
번쩍.
청년의 손에서 상서로운 기운이 번뜩이더니, 이내 교황의 대머리에 반사되며 지하 광장에 환한 빛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터져 나오는 탄성들.
“오……!”
“신성력이다!”
“정말, 정말로……!”
하지만 정작 그 빛을 만들어 낸 청년은 눈을 슬쩍 찌푸렸다가, 한참 후 빛이 사라진 뒤에야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음. 이 시대에는 이런 말을 쓰는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시대의 교황 성하. 크롬벨…… 라이언하트입니다.”
아직은 조금 어색한 발음이었지만, 이번에는 모두가 청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 크롬벨 라이언하트.
이제는 신전에 비치된 고서에만 남아 있는 이름이 들리는 순간, 고위 사제들 사이에서 호들갑스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용사다!”
“진짜 용사다!”
“우리가 용사님을 깨웠어!”
그런 난리와 상관없이 무언가 상념에 잠겨 있던 청년은 이내 고개를 갸웃하더니.
“자 일어나십시오, 용사님. 제가 돕겠습니다.”
그를 부축하며 일으키려는 교황에게 물었다.
“기억을 보니, 예정된 시기보다 빠른 듯합니다. 성하, 어찌 된 일입니까?”
기억을 읽어 단번에 언어를 습득하는 그 비결도 완전하지는 않은 것일까.
잠깐 그런 생각을 하던 교황은 무심결에 자신이 용사를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후 흠칫 놀랐다.
그러고는 이내 무거운 안색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 역시 신탁을 받았을 뿐 자세한 사정은 모릅니다, 용사님.”
“저를 깨우라는 신탁이요?”
“그렇습니다.”
“흐음…….”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하던 청년은 잠시 후에야 비로소 똑바로 서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용사를 뵈옵니다.”
“용사님을……!”
“세상을 구원하소서!”
그의 시선이 닿는 순간 부복하며 무릎을 꿇는 사제들.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 감흥 없이 바라보던 청년은 이내 여전히 자신을 빤히 보고 있는, 얼굴조차 드러내지 않는 기사를 다시 응시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 하며 갑자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여신의 뜻을 위해 가장 고결한 희생을 하고 계신 분이셨군요. 조금 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 인사가 마음에 든 걸까, 아니면 여신의 이름 때문일까.
여태 미동도 하지 않던 갓 핸드가 그제야 자세를 슬쩍 숙이며 인사를 받았다.
그제야 환한 웃음을 되찾은 청년은 여전히 그를 부축하고 있는 교황의 손을 부드럽게 밀어 내며 다시금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성하. 그런데 제가 아직 이 시대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검도…….”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오는 대답. 그에 청년은 화사한 미소를 지은 채 다시금 교황을 향해 깊게 고개를 숙였다.
“역시 영명하십니다, 성하. 그럼 안내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위화감이 없는 용사의 태도에, 자연스레 교황의 입가에도 미소가 걸렸다.
그렇게 지하 광장에 은연중 만연해 있던 긴장감이 옅어지고 모두가 웃으며 지상으로 향하는 문을 여는 순간에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단 한 명의 기사는 조용히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로부터 삼 일 뒤.
“……그건 성법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성하?”
보기 드물게 먼저 독대를 청한 갓 핸드의 투구 속에서 덤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늘 그랬듯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그를 봐 온 교황은 그 음성에서 며칠간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에너지원이 신성력이었을 뿐이지요.”
“하면 그것이 마법, 그중에서도 금기에 가깝다는 것도…… 알고 계십니까?”
그 말에 멈칫하는 교황.
금기에 가깝다는 말은 아마도 흑…….
‘아니, 설마 그럴 리가.’
잠시 불길한 생각이 스쳤지만, 이내 쓴웃음을 지은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마법적 소양까지는 없습니다. 그런데 갓 핸드 경께서는 어찌 그것을 아셨습니까?”
“…….”
중갑의 성기사가 잠시간 대답이 없자, 교황은 담담히 웃으면서도 확고한 의지를 담아 말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여신의 뜻대로 이루어진 일입니다. 금기도 그분의 뜻에 반할 때나 금기가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갓 핸드는 한참 동안 답이 없다가 침묵의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 싶을 때 다시 툭 하고 말을 던졌다.
“……고대, 마계 대전 이전에는 흑마법도 금기가 아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예?”
갑작스레 나온 엉뚱한 소리에 교황의 눈이 살짝 커졌다.
알고 있는 상식과 배치되는 말. 여신교의 사제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에 살짝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침묵 끝에 열린 갓 핸드의 목소리는 교황의 반응과 상관없이 계속 이어졌다.
“악으로 악을 제어한다. 그런 명목으로 마탑도 공공연히 만들어졌다고 하지요. 마기를 마나로 대체하는 수법도 아주 발전했었다고 합니다.”
“아니, 갓 핸드 경. 지금 무슨 말을…….”
“그런 그들이 몰락한 것은 마계 대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수십 년간 흑마법을 연마한 마탑주와 장로들의 패악이 끝없이 이어진 탓에 멸문의 길을 걷게 된 거라고 합니다.”
“……그 말뜻은.”
“설령 마나로 마기를 대체한다 한들, 흑마법은 결국 그 사용자들의 영혼을 타락시킨다. 고대의 마법사들은 그렇게 결론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흑마법은 금기가 되었던 겁니다.”
갓 핸드의 말은 그 진위를 떠나 용사를 부활시킨 의식이 흑마법이라는 것을 확정하고 있었기에, 교황은 자신도 모르게 안색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여신교 최고의 고위 사제들을 모아 비밀 엄수 맹세까지 받아 가며 치른 부활 의식, 그 결과물에 대한 본질적인 의심이었으니까.
하지만.
“경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고작 한 번일 뿐입니다. 게다가 그건 마나도 아닌 신성력의 의식이었습니다. 독실한 사제인 저와 추기경들이 고작 그 정도로 영혼이 타락할 것이라 걱정하시는 겁니까?”
교황의 말에는 스스로에 대한, 그리고 새롭게 추기경이 된 고위 사제들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
그렇기에 성령 기사의 매도에 대한 옅은 분노마저도 섞여 있었는데, 그런 교황의 반응에 갓 핸드의 투구가 바로 좌우로 흔들렸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하면?”
“성하와 추기경들을 판단하는 것은 저의 역할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의식의 대상이 된 자는 다르지요. 신전의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저는 그를 배제해야 합니다.”
그 답변에는 그가 지금 독대를 청한 모든 이유가 담겨 있었다.
‘참으로 우직하신 분입니다.’
그에 교황은 잠깐이나마 솟구쳤던 분노를 털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용사는 고대의 마계 대전을 극복하게 해 준 영웅이십니다. 그것도 모자라 먼 미래의 위난을 예언하고 스스로 봉인을 택한 위인이시지요. 그분의 성정 역시 믿으셔도 됩니다. 고작 금기의 의식 한 번으로 흔들린다면 용사라 불릴 자격이 없겠지요.”
그 확고한 대답에 갓 핸드의 투구가 잠시간 흔들렸다.
그러나.
“마계 대전을 종식시킨 영웅의 고결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 세월을 짐작해 보셨습니까?”
“예?”
“한 번이 아닙니다, 성하. 그자, 용사는 적어도 ‘2천 년’의 세월 동안 금기의 술식에 노출되어 있었던 겁니다.”
2천 년. 그 어마어마한 시간을 강조하는 갓 핸드의 목소리에 교황의 눈빛도 흔들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여신께서 계획하신 일입니다. 대비하셨겠지요.”
저 중갑에 둘러싸여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성기사가 무슨 감각으로 세상을 보고, 어떻게 생리 현상을 해결하며 생을 유지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그것이 여신의 뜻이며, 그에 따른 기적의 산물이라는 것만이 교황에게 전해질 뿐.
하지만 그런 갓 핸드라 한들 신탁과 그 결과물에 대해 간섭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여신의 뜻이 곧 진실입니다, 갓 핸드 경.”
교황은 굳이 논거를 따지지 않고 만능의 답변을 내밀었다.
사실상 대화의 끝을 알리는 축객이었지만, 보기 드물게 갓 핸드는 물러나지 않았다.
“만약 그가 신전을 위험하게 만든다면, 제가 베어도 되겠습니까?”
참으로 무도한 말에 교황의 표정이 다시 한번 굳어졌지만.
“……정말로 그러하다면, 그럴 수 있으시다면 그러십시오.”
이내 그는 그럴 리가 없다는 확신을 담아 웃어 보일 뿐이었고, 갓 핸드는 그런 교황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엔 교황의 깊은 확신도 조금은 흔들리고 말았다.
‘한번 만나 봐야겠어.’
그것이 결국 교황을 움직였다.
피의 개혁이 이루어진 이후. 한동안은 그 혁명을 주도한 교황을 무서워하는 형제자매들이 많았던 만큼 분위기가 다소 흉흉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도 넘게 지나 사치품들을 모두 내다 버린 지금의 신전은, 마치 고대처럼 소박하고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다만 그 와중에도 중앙 신전의 가장 깊숙한 곳은 여전히 엄격히 통제되고 있었으니, 그것은 타락한 사제들을 징벌하기 위함이 아닌 다가오는 파멸의 운명을 대비하기 위함이라.
교황은 그 신전의 깊은 곳에서도 따로 격리된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연무장이라…….”
성검과 성녀의 의식을 치르기 전, 용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깊은 잠’으로 인한 육체의 쇠퇴를 극복하는 일.
보고에 따르면, 용사는 신전에 구비된 책을 보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 연무장에서 검을 잡고 있다고 했다.
“성하를 뵈옵니다.”
“성하를…….”
“과례는 되었습니다. 그냥 열어 주십시오, 형제님들.”
“예! 성하!”
그그그그극.
무거운 소리와 함께 열리는 두꺼운 석문.
그리고 그 뒤에는.
“합!”
번쩍.
우르르르르르릉.
콰아아아아앙!
단순히 한 사람이 검을 휘두르는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이능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눈부시게 몰아치는 성스러운 광휘와 진한 마법의 폭풍, 그리고 오러까지 두른 용사의 모습은 자연스레 교황, 센티널 3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게 했다.
대사제급 신성력, 마도사급의 마법, 그리고 오러는 고대의 용사 이래 그 누구도 성취한 적 없는 트리플 클래스의 정수였으니.
‘저 성광과 마법이, 또 오러가 거짓일 리는 없지.’
그저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속 불안감이 녹아내리는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아름답고 압도적인 광경을 만들어 낸 당사자는 이내 검을 멈추더니 자신이 만들어 낸 흔적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던 순간, 찌푸린 표정으로 고개를 내젓던 용사의 시선이 교황에게 닿았다.
“아, 성하. 오셨습니까.”
언제 인상을 찌푸렸냐는 듯이 활짝 웃는 용사의 모습은 확실히 며칠 전에 비해 한결 건강해 보였다.
그리고.
‘용사의 성광이 몸 안의 삿된 기운을 밀어 내고 있다.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걱정했던 흑마법의 후유증 같은 것은 일절 보이지 않았으니, 교황은 내심 안도할 수 있었다.
다만 그러다 보니 자신이 굳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를 대기가 애매해졌다.
교황이 선뜻 인사를 받지 못하고 무슨 말을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용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안 그래도 찾아뵙고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습니다.”
“예? 무엇을……?”
“저를 깨우라는 신탁, 그 신탁에서 다른 말은 없었습니까?”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을 응시하는 용사의 말에 교황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아시겠지만, 신탁은 그 내용이 명료하게 내려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있다는 뜻이군요. 그것을 제게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불확실한 신탁은 곡해의 여지가 있어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용사님.”
“저를 부활시키라는 신탁과 함께 전해진 여신의 뜻 아니겠습니까? 제가 그 뜻을 명확히 알 수도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성하.”
정중히 예를 표하는 용사를 보는 센티널 3세의 눈빛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