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mmer RAW novel - Chapter 234
234화. 검제의 꼼수
최근 수도에 있는 발렌티아 저택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말룸의 수장을 끝장내기 위한 작전이 실패한 이후로 검제의 기분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내가, 아니 우리가……!”
자리를 상시 비워 둘 수 없어 귀환한 제나스와 블루윙의 정예들은 돌아오자마자 집합이 걸렸고, 그때부터 강제로 통렬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돌아가며 검제와 지옥 훈련을 하게 된 것.
“다시 소식이 들렸을 때는 반드시 우리 손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말룸의 잔당을 청소하는 일은 황실의 주도하에 대다수의 귀족이 동참하고 있었으니, 자신들은 지옥 훈련을 하며 상시 놈들의 머리를 쳐 낼 준비를 하자는 것.
– 계속 지옥 훈련을 하면서 어떻게 상시 출동 준비를 해?
그 상식적인 의문은 그 누구도 감히 제기할 수 없었다.
그 명을 내린 그들의 수장, 검제가 직접 솔선수범하여 훈련을 하고 있는데, 어떤 기사가 태클을 걸 수 있겠는가.
그저.
“끄응. 이러다 전장이 아니라 연무장에서 죽겠다.”
“그래. 그 전에 나 죽으면 잘 묻어 줘…….”
제국 유일의 오러유저, 위대한 검제의 휘하 정예 기사로 뽑힌 것을 후회하는 나날들이 계속되던 어느 날.
엘븐하임에서 통신이 오면서부터 그 살벌한 분위기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 그래? 으하하하! 잘됐군, 잘됐어. 하하하하!
집무실에서 터져 나온 호쾌한 웃음을 끝으로, 기사들은 지옥 훈련에서 해방되었다.
광휘의 기사가 말룸의 수장을 비롯한 정예들을 참살했다.
그 소문이 수도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고, 그제야 발렌티아 기사단은 자신들이 지옥 훈련에서 벗어나게 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진짜!?”
“진짜! 진짜야!”
“드디어 해방이다!”
다만 그 와중에도.
“아, 단장님 빼고.”
“뭐? 왜?”
“나도 모르지. 갑자기 뭔가 생각나신 것처럼 안색이 확 변하시더니, 단장님은 남으라고 하시던데……?”
이상하게도, 그때부터 검제와 제나스의 수련은 더욱 격렬해졌다.
그리고 그로부터 채 한 달이 지나기 전에.
“각하! 급보입니다! 타이니 경, 광휘의 기사께서 아세리안 서문으로 들어오셨답니다!!”
성문에서부터 전해진 급보에 저택의 모두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자, 환영식을 준비해라!”
꼭 검제의 명령이 아니더라도, 한 달간 아세리안의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던 광휘의 기사라는 이름은 저택의 사용인들을 긴장케 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공식적으로 제국 소속임을 부인했지만, 제국의 가장 큰 가문과 친분이 있는 데다 무려 황제와도 돈독한 사이로 알려진 기린아.
그리고.
“광휘의 기사가 오러유저래. 그 찬란한 오러의 빛으로 말룸의 악당들을 단숨에……!”
“진짜!?”
“이제 겨우 성년 아니야?”
“내가 알기로 올해 17살이 되시지, 아마?”
“미친……!”
“에이 뻥 아니야?”
“대체 사라졌던 2년 동안 뭘 한 거야?”
“특별 수련이라도…….”
“수련한다고 그게 되냐!?”
“지금 나한테 화낸 거냐?”
“아니, 내 말은…….”
신화 속 영웅이나 이룰 법한 성취를 갓 성년이 넘은 나이에 달성한 자.
그리고 개인적 성취를 넘어서서, 사회에 이룬 위업만으로도 이미 드높은 명성을 가진 자.
이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 인간의 영웅.
한동안 잊혔던 이름이 아세리안에 불러온 광풍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파급력을 가장 체감하는 것은 그 당사자일 수밖에 없었다.
* * *
“신분패는…….”
“괜찮습니다! 검은 머리, 늑대의 정령. 그보다 확실한 신분 증명이 있겠습니까!”
지나치게 우렁찬 기사의 말에 타이니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그걸로 사기 친 놈이 이미 있는데.’
심지어 네가 정령이라고 가리킨 늑대는 정령 아닌데.
정령은 직전에 역소환했고, 걔는 너희도 아는 유명한 초인이야. 그냥 기절해서 축 늘어졌을 뿐…….
‘뭐, 덩치가 워낙 큰 놈이 늘어져 있으니 그냥 늑대 같기도 하네.’
마음속에 맴도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굳이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낼 만큼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심지어 성문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말이다.
“검은 머리? 저 엄청난 크기의 망치!”
“설마 그?”
“그런가 봐! 우와!”
“와, 그럼 저 특이한 갑옷이 그 황제께 하사받았다는 초월무구?”
“아니, 저 거북 껍질 같은 거 말고 어깨 갑옷만일걸?”
일반 대중들이 왜 이렇게 사정을 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눈빛부터가 부담스러웠다.
과거 괴력의 기사 시절에 보던 반쯤 겁에 질린 눈빛과는 사뭇 다른 시선들.
그래, 마치 선망……의 대상을 보는 듯한, 감격한 눈빛?
……나를?
“타이니 경!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영광입니다. 광휘의 기사!”
“광휘의 기사! 그 이름 영원하라!”
어디 고대 연극에서나 볼 법한 고풍스러운 대사를 지껄이는 이들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전생에 가장 명성이 높던 시기에도 자신을 보는 시선에는 항상 공포와 두려움이 섞여 있었으니, 저렇게 오직 호의만 담고 쏟아지는 눈빛은 도저히 적응이 되질 않았던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차라리 칭송하면서도 덤비고 싶어 하는, 오크들의 환호성이 더 편할 지경이었다.
도통 익숙해지기 어려운 상황에 타이니는 어색하게 웃으며 볼살에 경련이 일어날 때까지 실버 팽을 들쳐 메고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적당히 군중 속에 섞여 들었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스스슥.
“어, 사라졌다!”
“어디!”
시끄러운 사람들을 피해 멀리 건물의 옥상에서 월랑을 소환했다.
“가자, 월랑!”
“아우……!”
“조용!”
“킹!”
아세리안의 허공을 밟으며, 월랑과 함께 말 그대로 바람이 되어 질주하기 시작한 타이니.
대낮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아세리안의 풍경은 나름대로 풍취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을 온전히 즐길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누군가 작정하고 소문을 낸 거 같은데? 그것도 아주 좋은 얘기로만. 뭐지?’
성문 앞에서 생긴 상황 때문에 생각할 거리가 있기도 했고.
– 삑!!!
“거기!!”
“아세리안 내에서는 비행 금지요!!”
이내 허공을 날아와 앞을 가로막고 선 금룡 문양을 단 마법사들 때문에, 또다시 본의 아니게 시선을 끌게 된 것이었다.
“광휘의 기사님이셨군요. 소식 들었습니다. 이거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비행 단속 중이던 황실 마탑의 마법사들은 그와 월랑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탄성을 터트리며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물론 그렇다고 봐주지는 않았지만.
“벌금은 어디, 발렌티아 저택에 청구하면 되겠습니까?”
“하아……. 그냥 대로로 달리자, 월랑.”
그리고 그렇게 다사다난한 여정 끝에 도착한 발렌티아 저택 앞에서, 타이니는 또 한 번 어색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광경을 마주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광휘의 기사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타이니 경!”
“각하께서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드시지요!”
“환영합니다!”
수많은 기사들과 사용인들이 죄다 저택 밖으로 나와 그를 환영하는 모습.
검제를 만나러 온 마당에 숨어들어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는 입꼬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웃음을 애써 유지한 채 건물 안으로 빠르게 걸어 들어갔다.
“여. 정말 오랜만이구나. 장하다! 장해! 으하하하하!”
오랜만에 만난 검제는 그간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확연히 달랐다.
그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끌어안고는 등을 팡팡 두드리며, 무려 칭찬을 해 댔던 것이다.
이 인간이……?
“왜 이러십니까 갑자기? 안 어울리게?”
두드러기가 날 것처럼 간질간질하고 어색한 느낌에 표정을 잔뜩 찡그리며 검제를 바라보자, 그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녀석, 내가 타박만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냐? 성과를 냈으면 당연히 칭찬해 줘야지.”
당신이?
이 인간이 진짜 왜 이러지?
“그나저나, 정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구나. 벌써 오러유저라니. 설마 루나도?”
씩 웃으며 자리에 앉는 검제를 타이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았다.
뭔가 수상한데…….
“예, 일단 사정이 있어 엘븐하임에 두고 왔습니다만, 루나도 확실히 오러를 깨달았습니다.”
“오오, 역시! 네가 인류의 희망이구나, 희망이야. 잘됐어! 정말 잘됐다!”
“혹시 뭐 잘못 드신……?”
“뭐?”
“아니, 아닙니다. 흠, 흠. 뭐, 일단 운 좋게 잘 풀리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드릴 말씀도 많지요.”
“그래? 그럼 당연히 들어야지. 어디 말해 보거라.”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칭찬 일색인 모습이 어쩐지 찜찜했지만, 어찌 됐건 할 일은 해야 했다.
타이니는 대미궁에서 겪은 일부터 찬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기 드문 웃음으로 그를 맞이한 검제는 훌륭한 청자이기도 했다.
“에너지의 본질이 같다? 허허, 이거 외부에 알려지면 사제들이 발작할 얘기구나. 흥미롭지만, 다른 데서는 말하지 말거라.”
대미궁의 환경을 극복한 이야기를 할 때는 감탄하면서도 사제들에게는 말조심할 것을 거듭 당부했고.
“그렇지, 그래야지!!”
강해진 괴물들과의 전투 상황에서 루나와 자신이 오러를 각성했을 때 발렌티아의 비전이 큰 도움이 됐다는 얘기에는 손뼉을 치며 기뻐하기도 했다.
뭉쳐진 악마급 괴물 군단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숨죽여 경청했으며, 영락한 고대의 폭식이나 그 장군들, 즉 괴물들의 전쟁을 묘사할 때는 눈을 크게 뜨고 정보를 되새겼다.
“그럼 대미궁의 악마급 마수들이 다 정리가 된 것은 아니구나?”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었으니까요. 놈들을 처리할 시간에 더 일찍 돌아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호오?”
“그래도 느낌상 대미궁의 기둥 같은 놈을 없앴으니, 미궁도 예전 같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게 마침내 그 모든 이야기가 끝났을 때는.
“정말…… 자랑스럽구나. 네가 정말 해냈어. 그래, 전생에 몰랐던 변수까지 제거했으니 이미 기대 이상으로 해 주었다. 수고했다. 잘했어! 정말!!”
다시 자신의 등을 팡팡 두드리며 칭찬을 거듭하는데, 아무래도 그 모습이 영 어색하기만 했다.
‘진짜 왜 이러지, 이 영감이?’
그래서 푹 찔러 봤다.
“저한테 뭐 잘못하신 거 있죠?”
그 순간 뜨끔하던 검제가 황급히 표정을 관리했지만, 이미 그 표정을 읽힌 뒤였다.
……오호라, 진짜냐?
“호오……. 뭘 어쩌셨길래 안 어울리게 이런 이벤트까지 마련하셨을까요?”
그가 아세리안에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나오는 진심 어린 미소.
하지만 보는 이에게는 그 미소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 듯했다.
“아, 하하……. 뭘 말이냐?”
“이상하게 과한 환영에, 엄청나게 퍼져 있는 소문에, 각하께선 절 보자마자 칭찬 세례까지……. 거기다 제가 기절한 문나이트를 업고 온 건 언급조차 안 하시네요? 왜 그렇게 만들었냐고 물으실 법도 한데?”
“……하, 하하. 차차 들으려 했다. 중요한 일이라면 네가 먼저 말했겠지.”
“언제부터 저를 그렇게 믿으셨다고…….”
“너도 이제 성인 아니냐. 아니, 성년이 되고도 1년은 더 지나지 않았느냐? 충분히 믿음직해졌지.”
“아하! 그렇군요. 그런데 왜 땀을 흘리고 계실까, 우리 영감님?”
“내, 내가? 언제?”
“오호라. 영감님이라고 하면, 우리 영감님 발작하셨는데, 오늘은 왜 이러실까?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우셔서 그런 건가?”
“그럼! ‘제자뻘’ 동료가 사지에서 돌아왔는데, 고작 그런 걸로 화를 내서야 쓰겠느냐!”
“아, 그러시구나. 철드셨네, 우리 영감님.”
그 순간.
콰직.
검제의 웃음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과 동시에 그가 앉아 있던 책상 한구석이 한 움큼 뜯겨 나갔다.
동시에 서로의 싸늘한 시선이 교차했지만, 이번에도 검제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흠흠. 책상이 너무 오래된 모양이네. 교체를 해야겠어.”
지금 누구랑 대화하시는……?
“순순히 말씀하시죠? 억지로 성질 죽이지 마시고요. 이 정도로 참으시는 걸 보면 뭔가 큰 사고를 치신 거 같은데.”
“뭐, 사고랄 거까지야…….”
말끝을 흐리는 검제를 보며 타이니는 더욱 싸늘한 눈빛을 보냈고, 이내 검제가 한숨을 내쉬며 항복했다.
“……하긴, 어차피 말을 하긴 해야겠지.”
“예?”
“지금쯤 폐하께도 보고가 들어갔을 테니, 내일쯤 같이 알현하자꾸나. 가면서 설명하겠다.”
“내일요? 알현이? 그렇게 금방 되나요?”
“네가 돌아오면 그렇게 하도록 미리 명을 내려 놓으신 거지.”
다 포기한 듯 순순히 털어놓기 시작하는 검제.
그 모습을 본 타이니의 미간은 오히려 찡그려지기 시작했다.
언제 올지도 모를 텐데, 황제가 나를 기다리며 미리 명령을 내려 놨다?
“영감님, 설마 황제한테…….”
“그래, 말했다. 네 모든 이야기를. 황실의 협조를 얻어 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 말에 타이니는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다.
“미치셨습니까!? 동료들을 제외하고는 비밀 엄수라고 말한 사람이 누군데……!”
시간 회귀, 신의 권능 침해로 이어지는 교리의 문제가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데.
“필요한 일이었다.”
“에?”
“황실의 협조를 얻어 내야 했으니까. 혹시나 그 일로 네가 신전과 분란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서든 내가 책임지겠다.”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는 검제.
그 모습을 보며 타이니는 길게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것도 잠깐이었다.
‘어차피 지금은 신전이 압박해 와도 뿌리칠 수 있지.’
대미궁에서 길러 낸 무력에 자신이 있었으니까.
거기다.
“황제 폐하께서도 약속하셨다.”
“예?”
“만일 신전이 너를 압박하려 들면 직접 방패가 되어 주시겠다고 말이다. 그러니 믿거라. 지금 제국에 퍼지고 있는 소문도 그 조치의 일환이니.”
이어진 검제의 말에는 오히려 미소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미소가 안심이 되었을까. 검제 역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일단은 쉬거라. 쉬면서 변한 제국의 사정을 듣고, 내일 나와 함께 폐하를 알현하자꾸나.”
“……알겠습니다.”
내상이 완쾌된 지 얼마 안 된 탓에 아직은 몸이 조금 피곤하기도 했고, 아세리안에 들어오면서부터 생긴 정신적 피로도 상당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려는데, 그 순간 타이니는 마치 한숨 놓았다는 듯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 검제의 모습을 봐 버렸다.
그게 또 마음에 걸렸다.
‘안도? 내가 화를 안 내서? 아니, 이 정도 성과면 내가 이해할 거라 예상했을 텐데?’
찜찜함 마음에 그는 머리의 구석구석을 뒤져 보았고, 이내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기억 하나를 끄집어내었다.
“하…….”
절로 새어 나오는 헛웃음을 머금은 채 슬그머니 다시 돌아서는 타이니.
“왜? 또……?”
그 모습을 보며 검제가 불안한 듯 다시 미간을 찌푸리는데.
“영감님, 제가 떠나기 전에 말입니다…….”
말의 서두가 나오자마자 그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지고.
“저와 내기한 거 잊지 않으셨지요? 크크크크크.”
사악하게까지 느껴지는 웃음소리가 이어지는 순간, 굳어졌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