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01
100. 여사님의 서포트 >
그렘린은 마음껏 놀고 나자 순한 양처럼 얌전해졌다. 제퍼르를 무서워하는 것은 여전했지만, 이전처럼 단단을 괴롭히거나 태주를 몰래 덮치지 않았다. 아마 그런 일보다 더 재밌는 놀이, 공놀이나 보물찾기 같은 놀이에 흥미를 갖게 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
정원에 그렘린들이 가지고 놀만 한 장난감을 여러 개 준비해두자 현실로 돌아가는 마음이 조금 편했다. 불안감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제피르를 무서워하니 전처럼 단단을 괴롭히지는 않을 거로 여겨졌다.
“아, 이건.”
“해나가 쿠첼루스를 위해 준비해준 거예요.”
“감사인사를 전해야겠습니다.”
쿠첼루스는 태블릿으로 희와 얘기를 많이 나눈다. 해나와도 희를 통해 꽤 여러 가지 얘기를 주고받는 것 같았다. 재밌는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태주의 태블릿에 챙겨주기도 했다. 사는 곳은 달랐지만, 같은 정원 소속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혼자 다른 세상에 떨어졌는데, 다행이야.’
그가 적응을 잘해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태주였다.
*
태주는 박창환 감독의 촬영현장 입구에서 익숙한 사람을 만났다.
“태주, 오랜만.”
“어? 감독님? 감독님이 촬영하세요?”
“어. 내가 찍어. 박창환 감독이랑은 원래 친해. 전작들도 내가 찍었어.”
“와. 익숙한 사람을 만나니까, 엄청 반가워요.”
“흐흐흐. 기다려. 내가 드라마에서 못 찍은 거, 아주, 그냥, 전부 다 찍을 거니까.”
도깨비 무사를 찍을 때 촬영 감독을 맡았던 감독이었다. 그는 당시 드라마라 태주를 마음껏 촬영하지 못한걸 아쉬워했었다. 원래 영화 촬영만 하는 사람으로 한민혁 감독과 친분이 있어서 드라마는 그의 작품만 찍는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촬영장분위기는 어때요?”
“아! 넌 늦게 합류했지? 괜찮아. 김혜숙 선생님이 아주 열정적이셔. 함부로 구는 사람도 없고. 흐흐.”
“다행이에요.”
김혜숙 선생님의 단독 씬이 많은 영화답게 이미 그녀의 분량은 촬영에 들어간 상태였다. 다행히 촬영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하긴 출연진 면면을 보고도 문제를 일으킬 정도면 연기를 그만둘 마음을 먹은 사람이겠지.’
조연으로 출연하는 사람 중엔 트리즈의 김윤선뿐 아니라 많은 중견 배우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수십 년간 연기해온 베테랑이었다.
메가폰을 잡은 박창환 감독도, 지금 자신을 반겨주는 촬영 감독도 모두 해외 영화제 수상기록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촬영 감독의 설명대로라면 내용은 밝지 않았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밝은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이태주예요. 잘 부탁드립니다.”
견우와 미나, 일행을 뒤에 달고 촬영이 잠깐 멈춘 사이에 인사를 하러 다녔다. 그의 촬영은 며칠 뒤부터 시작하지만, 리딩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리 현장을 보러 온 것이었다.
“왔냐?”
“계셨네요?”
김윤선이 다른 배우 몇 명과 현장 한쪽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태주는 잰걸음으로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런 태주를 김윤선이 동료 배우들에게 소개했다.
“여긴 우리 막내.”
“킥. 네, 안녕하세요. 막내 이태주입니다.”
“잘 왔어. 네 덕분에 평균 연령 좀 내려가겠다.”
“하하하.”
여긴 중늙은이밖에 없다며 한 배우가 너스레를 떨자, 다들 웃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배우들이 웃는 곳으로 감독 박창환이 다가왔다. 태주가 촬영장에 들른 것을 보고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언제 왔어요?”
“좀 전에요. 바쁘신 것 같아서 기다렸어요.”
“아아. 이제 세팅 끝났어요. 김혜숙 선생님도 준비 끝나셨어요. 인사할 시간 드릴게요.”
“괜찮아요. 촬영 마치시면 인사드릴게요.”
촬영 전에 감정을 다잡으셨을 선생님을 방해할까 봐, 태주는 감독의 친절을 거절했다. 그런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근처에 있던 배우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창환 감독도 태주의 뜻을 알았는지 그러라면서 자리로 돌아갔다.
“봤지? 우리 막내야.”
“허허허. 형님은 무슨 자식 자랑하듯이 그래요. 하긴 아들뻘이긴 하죠.”
“손자뻘 아니야?”
“킥킥.”
실없는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길 얼마간, 촬영 시작을 알리는 슬레이트의 소리가 울렸다. 그와 동시에 촬영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소리를 죽이고 한 곳을 보고 있었다.
딸을 잃은 어머니가 살인범인 남자가 출소 후 외출하는 장면을 훔쳐보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범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는 게 일상이었다. 말을 걸지도 무언가 해를 끼치기 위한 시도도 하지 않은 채 분노를 감춘 눈으로 지켜본다.
‘휘유. 감정 소모가 큰 씬이 쭉 이어지네.’
액션도 없고 격렬한 감정을 표출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모든 연기를 억지로 가라앉힌 분노를 바탕에 깔고 해야 했다. 몇 달간 이어지는 촬영을 그 감정을 놓치지 않고 촬영해야 했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분노하면서도 그걸 감춰야 하는 감정 소모에 따른 피로가 큰 역할이었다.
관객들은 지치지 않게 박창환 감독이 편집으로 완급 조절을 한 영화를 보게 되겠지만, 촬영하는 김혜숙은 아니었다. 8월, 한여름부터 감정을 유지한 채 촬영을 해오고 있었다.
‘피곤하시겠네. 음. 다음엔 과일이라도 좀 가져와야겠다.’
김혜숙의 촬영은 해가 지기 전에 끝이 났다. 촬영을 마치길 기다리는 사이 태주는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과 제법 친해졌다. 촬영장 출연진, 연출진 통틀어 스물하나인 태주가 가장 막내였다.
“막둥이. 누님 촬영 마치셨다. 같이 가자. 소개해줄게.”
“네. 선배님.”
모여있는 배우 중에서 젊은 축에 속하는 중년 배우가 태주를 데리고 김혜숙한테 갔다. 김혜숙과는 아침드라마를 찍으면서 만났었다고 그에게 알려줬다. 이번 영화에선 동사무소 과장으로 태주를 김혜숙 담당으로 지정하는 역할이었다.
“수고하셨소. 누님 한 십 년은 더 해도 되겠어.”
“맞아요.”
“호호호. 오십 년 했으니, 많이 했어. 그보다 이 밤톨은 누구야?”
“낄낄낄. 밤톨. 딱 맞네.”
“뽀얀 것이 깎아 놓은 밤톨 같어.”
잠시 밤톨이라는 소리에 굳었던 태주가 인사를 했다. 김혜숙은 태주가 동사무소 젊은 직원역을 맡은 배우라고 소개하자, 사실 딱 보고 알았다며 반갑게 맞아줬다.
“윤선이랑 찍은 영화도 봤어. 잘하더라.”
“그때는….”
“신경 쓰지 말어. 영화판이 다 그렇지. 덕분에 더 좋은 기회 얻었잖어.”
“누님 말씀이 다 맞아. 작은 일에 일희일비할 것 없더라. 기다리면 순리대로 다 풀려. 누님 봐라. 한 번 엎어졌지만, 더 좋은 대본에, 더 좋은 사람들하고 작품 하시잖아.”
“맞어. 맞는 말이야.”
태주는 김혜숙의 긍정적인 말에 조금 마음이 놓였다. 태주는 김혜숙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그날의 촬영장 방문을 마쳤다.
*
전 실장은 이사가 알아보라 한 것을 언제 보고 해야 할지 시간을 재고 있었다. 그녀가 모시는 이사는 벌써 삼십 분 가까이 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 화면에서 시선을 떼는 순간에 맞춰서 말을 걸려 책상 옆에 서 있었지만, 이사는 꼼짝하지 않고 화면을 계속 보고 있었다.
“흠흠. 이사님.”
“이사님!”
“어! 어, 전 실장. 얘기해.”
“여기 말씀하신 것들입니다.”
테이블 위에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려놓은 보고서를 보는 이사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녀는 급히 문서를 펼치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맞는지 한 번 더 전 실장에게 물어봤다.
“우리 배우님이 지금까지 서포트, 그러니까 선물 같은 걸 한 번도 안 받았다는 게 사실이지?”
“네,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보내는 게 처음이 맞는 거지?”
“네, 맞습니다.”
“오오 호호호.”
그녀는 식당 안으로 들어서던 순간부터 빛이 나는 것 같은 배우에게서 눈을 떼기 힘들었다. 모델처럼 큰 키에 조막만 한 얼굴.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에 맑은 눈빛까지. 그녀가 지금까지 봤던 어떤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다운 모습이었다.
‘먹는 건 또 어찌나 복스럽고 예쁘게 잘 먹던지. 진작 식품 산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은 게 안타까웠지.’
“이사님?”
“….”
“이사님! 도시락은 이곳으로 하시겠습니까?”
“어? 어. 전 실장, 같이 촬영하는 배우들이 나이가 좀 있더라. 음식에 신경을 좀 써야겠어.”
“네, 좋은 것들로 직접 챙기겠습니다.”
믿음직스러운 전 실장의 대답에 이사님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그녀는 선물 목록은 뭐가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선물한 목록을 보니 그다지 마음에 차지 않았다.
“아니, 무슨 선물을 이런 걸 해? 쿠키가 뭐야?”
“예?”
“대체 우리 배우님은 왜 이래? 뭘 선물하라는 거야? 술도 안 마셔. 명품도 안 사. 그렇다고 차를 모으는 것도 아니고. 선물할 게 없네.”
“아, 예.”
머릿속에 떠오르는 명품 시계와 슈퍼카를 힘겹게 지워낸 이사는 뭐가 좋을지 고민했다. 스테이크나 장어로 구성된 값비싼 도시락은 이미 안중에 없었다.
“이사님. 인당 5만 원 이상 넘어가면 안 됩니다.”
“뭐? 왜?”
“법이 그렇습니다.”
“그럼 횟수는 상관없지?”
“배우님 소속사에 문의하겠습니다.”
전 실장은 자신이 어디에서 일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째 업무상 하는 연락보다 이태주 배우의 소속사 팀장과 하는 통화가 더 많았다.
그녀는 알고 싶지 않아도 차곡차곡 쌓이는 배우의 데이터에 먹고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태주가 자주 마시는 홍차 브랜드 부터 키우는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우유 맛 비스킷이라는 사실까지. 그녀는 자신의 좋은 눈썰미와 기억력을 속으로 탓했다.
*
아침부터 이어진 촬영은 해가 하늘 꼭대기에 걸리자 멈췄다. 촬영이 멈추자, 다들 여전히 가시지 않은 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한 곳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 사이로 태주의 스태프와 낯선 사람들이 들어섰다. 커다란 박스를 든 채였다.
“정성 도시락?”
“응? 오늘은 도시락이야? 밥차 안 부르고?”
“태주가 쏜다. 대박이 쏟아진다?”
“으잉? 태주?”
단정한 셔츠와 슬랙스 차림의 태주 역시 도시락을 받아 들고 놀란 얼굴이 되었다. 자신의 팬카페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은 서포트를 받지 않고 있었다. 견우가 가져온 것을 보면 얘기가 된 사항일 텐데 자신은 전혀 들은 바가 없었다.
“매니저님?”
“잠시만요. 이것 좀 나눠드린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견우가 스태프 모두에게 도시락과 선물이 든 쇼핑백을 전달한 후에야 차분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대표님께서 이전 일의 연장이라고 하셨습니다.”
“네? 그게 무슨?”
“팬카페에서 하는 서포트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보내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어느 분인지 들으셨어요?”
“저도 잘…. 아는 누님이시라고 하는 말씀만 얼핏 들었습니다.”
번뜩, 태주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설마? 하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식당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인데, 자신이 지나치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대표님 지인은 맞는 것 같습니다.”
“네?”
“인증샷을 대표님 폰으로 보내라 하셨습니다.”
“아, 아하하. 그래요. 영상 메시지도 보내는 게 낫겠어요.”
‘맞잖아! 성덕 여사님.’
견우가 든 폰을 향해 태주가 달콤한 미소를 베어 문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줘서 고맙다. 모두 좋아하는 음식들이다.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담음새도 예쁘다. 잘 먹겠다 같은 내용으로 짧은 영상이지만 진심을 담아서 감사를 전했다.
‘회귀 전엔 개인 메시지를 보내드린 적도 없지. 공식 팬카페에 올리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여사님께 받은 거 엄청 많았는데.’
개인적인 선물은 회사 차원에서 거절하고 있어서 그가 직접 선물을 받은 적은 많지 않았다. 대신 여사님은 생일이나 기념할만한 날짜에 태주 이름으로 기부를 하거나, 전광판이나 지하철, 버스 등에 광고를 실어주었었다. 모두 팬클럽과는 별개였었다.
‘보니까 엄청 바쁘신 것 같은데. 이런 걸 하셔도 괜찮은가?’
태주는 의문을 접어 두었다. 근처에서 들리는 감탄에 그 역시 도시락을 열었다. 도시락에는 전부 그가 좋아하는 반찬이 들어있었다. 매운 갈비찜, 연어 샐러드, 장어 강정 등이 그의 취향대로 조리되어 있었다.
“이야. 제대로네. 형님은 스테이크요? 장어 드시지. 아주 제대로야.”
“이것도 좋아. 거기, 전에 같이 갔잖아? 호텔 뷔페. 거기서 먹던 거랑 맛이 같아.”
“호호호. 맞네, 거기랑 같은 맛이야.”
태주도 자신의 스태프와 같이 어울려서 도시락을 먹었다. 기억에 있는 맛이었다. 포장은 달랐지만, 회귀 전에 가끔 받았던 도시락의 맛이었다.
*
트리즈 대표실에서 최 대표는 이마를 부여잡고 있었다. 통화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서 골치가 아팠기 때문이다. 그는 크게 한숨을 쉬고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의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누님 덕에 한동안은 계속 이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휴. 겨우 한 번 봐놓고는 말끝마다 우리 배우, 우리 배우.”
처음 태주의 촬영현장에 도시락을 보내고 싶다고 했을 때 말렸어야 했다. 지금은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조심스럽게 트리즈와 상의를 하던 것은 이미 옛날 옛적의 일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아예 현장의 AD와 직접 통화를 해서, 현장으로 바로 서포트 물품들을 보내고 있었다.
“커피 차, 아이스크림 차, 옛날 간식 차.”
그가 견우에게 들은 것만 그 정도였다. 자잘하게 선물하는 것들은 그보다 많을 것이다. 처음엔 좋다고 받던 현장에서도 이젠 슬슬 부담스러운 것 같았다. 하루가 멀다고 태주 이름으로 서포트를 받으니 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
출연료도 받지 않는 우정 출연인 조연배우 태주에게, 한두 번이라면 몰라도 이 주 내내 서포트를 받고 있었다. 어제 태주도 사무실에 들러 대표에게 은근슬쩍 서포트를 말려달라는 뉘앙스로 얘기하고 갔다.
“내 말을 들어 먹어야 말이지. 지명이가 누구 닮았나 했더니…. 이제야 알겠네.”
그는 전 실장이 해외에서 공수 중이라는 선물 목록을 떠올리곤 눈살을 찌푸렸다. 하나에 꽂히면 앞뒤 보지 않고 우선 저지르고 보는 것이 아들과 똑같았다.
“제작사 차리는 건 아들한테 다 떠넘기고, 본인은 우리 이 배우 서포트에 열심이니. 어휴.”
이지명이 연기를 그만두고 제작사를 차리게 된 것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연예인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누님이 한 번 본 게 전부인 태주의 팬이 될 줄은 몰랐다. 자신이 태주를 데리고 나간 자리 이후로 그렇게 된 것이니, 딱히 변명할 말도 없었다.
“부디 적당히 하시다 말길 바라야지.”
그나마 그녀가 친한 자신의 아내에게 태주의 드라마나 영화를 권하지 않는 것을 위안으로 여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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