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3
12. 뮤비 촬영장에서 생긴 일
김견우 매니저가 다음날 태주를 만나러 집으로 왔다. 우 팀장님 말대로 오디션 정보를 챙겨서 왔다. 독립 영화, 웹드라마, 미니시리즈까지 경력 없는 태주가 들어가기 나쁘지 않은 것들을 챙겨왔다.
“사실 회사로 들어오는 정보들은 많습니다. 문제는 배역의 나이입니다. 회사에 들어오는 배역들은 거의 30대 이상 역입니다.”
“아, 그렇겠네요. 트리즈 배우분들은 나이가 좀 있으시죠.”
“네, 한창 활동하시는 분들이 다들 40대이십니다.”
요새 배우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나이는 서른 중반 정도였다. 이십 대 배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비중 있는 배역을 맡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보다 어린 태주는 사실 아역에 어울리는 나이였다.
“전 아역도 괜찮은데요.”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태주 씨는 아역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연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키랑 외모가 문제입니다.”
“윽.”
“어쩔 수 없습니다. 차라리 영화 단역을 노리는 게 낫습니다.”
프로필 재촬영 일정을 잡았다. 회사에서는 태주의 이미지를 고급스러우면서 섹시한 이미지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기존에 태주가 촬영한 프로필은 내츄럴한 이미지였는데, 회사의 의도와 맞지 않아 다시 찍기로 했다.
“그리고 이건 다른 얘기입니다만, 태산이에게 섭외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네? 우리 태산이요?”
“네, TB라고 아십니까? 지현수 씨 솔로 뮤비에 출연 가능한지 문의가 왔습니다.”
“헐. 태산이가 저보다 먼저 데뷔하겠네요.”
TB라면 태주도 들은 기억이 있다. 태산이 노래 영상을 링크해서 홍보해 줬던 아이돌이다. 덕분에 태산이 채널 구독자가 많이 늘었다. 보답이라고 하기 뭐하지만 가능하면 들어주고 싶었다.
“촬영 힘들까요?”
“콘티 대로라면 어려운 신은 아닙니다. 그냥 지현수 씨랑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장면을 찍는 게 답니다.”
“우리 태산이가 예쁘긴 예쁜가 보네요. 이런 섭외도 들어오고. 하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TB의 지현수 씨 뮤비를 거절할 수는 없죠.”
기분이 묘했다. 태산이가 인기 있는 게 좋으면서도 어쩐지 태산이한테 밀리는 기분이 들었다.
*
태주는 상점에서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는 영양제를 되는대로 다 구매했다. 아직 어려서 먹지 못하는 것들을 빼고도 가짓수가 제법 되었다.
[풍성한 털 영양제] [튼튼한 골격 비약] [발톱 강화제] [반짝이는 털 로션] [날카로운 이빨 비약]뮤비 촬영 전에 먹일 수 있는 것들은 먹이고 바르는 것들도 모두 발라두었다. 어쩐지 스스로가 극성맞은 학부모같이 느껴졌지만, 태산이가 예쁘게 나올 수만 있다면 상관없었다.
뮤비 촬영장에 매니저와 태산이를 데리고 들어갔다. 태우도 오고 싶어 했지만, 개학 전 보충수업이 시작해서 올 수 없었다.
“태산이!!”
“와, 귀염뽀짝.”
“네?”
“쏘~ 큐트.”
“땡큐.”
화려한 머리 색을 한 남자 여럿이 몰려와서 말을 걸기 시작하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TB의 다른 멤버들 같았다.
“비켜, 이것들아. 민폐라고.”
다행히 지현수 씨가 와서 다른 TB 멤버를 쫓아 주었다. 매니저님이 한숨을 내쉬는 게 보였다. 매니저님도 긴장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사이가 굉장히 좋네요.”
“멤버들이요? 뭐 거의 십 년 다 되어 가니까요. 연습생부터 같이 한 친구들이라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아이돌은 배우와는 확실히 달랐다. 자신의 촬영이 없는데도 촬영장에 들러서 응원을 해주는 멤버가 있다니, 그룹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지는 모습이었다.
*
밝은 창 아래 놓인 침대 위에서 지현수 씨와 태산이가 놀고 있었다. 최근 태산이가 가장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 끈을 지현수 씨에게 건네주었다. 그 때문일까, 태산이가 나오는 신은 NG 없이 빠르게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
‘카메라 세팅 시간까지 합쳐도 삼십 분이 안 되네.’
“태주 씨 저흰 이만 돌아가죠. 생각보다 촬영이 빨리 끝났습니다.”
“태산이가 배우 체질인가 봐요. NG 한번 안내네요.”
“하하하.”
만족스럽게 놀지 못했는지 칭얼거리는 태산이를 챙겨서 스튜디오를 나설 때였다. ‘짝.’ 하는 마찰음이 들렸다.
“어?”
“이건.”
태주와 매니저의 눈이 마주쳤다. 누가 들어도 뺨을 때리는 소리였다.
“짝.”
“짝.”
몇 차례 소리가 이어졌다. 스튜디오 옆에서 나는 소리에 태주가 그쪽으로 가려 하자, 매니저가 만류하고 본인이 그쪽으로 향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뭐야 당신?”
“그러는 당신은 뭔데, 아이들을 때립니까?”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태주는 재빠른 걸음으로 매니저가 간 곳으로 다가갔다.
태주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한쪽 뺨이 부은 채 벽에 일렬로 붙어 서 있었다. 그 앞에는 매니저에게 팔이 붙들린 남자가 거칠게 팔을 뿌리치려 하고 있었다.
‘뭐야? 애들이잖아. 지금 애들을 때린 거야?’
태주는 빠르게 주변을 둘러봤다. 이들이 서 있는 곳은 스튜디오와 주차장을 가르는 벽으로 막혀있어서 태주가 들어온 곳 외에는 밖과 통하는 곳이 없었다. 일부러 아이들을 이쪽으로 데려와서 때린 것 같았다. 도망치지 못하도록.
‘카메라. 입구 쪽에서 촬영 시작. 시작.’
태주는 자동카메라를 입구 쪽으로 멀리 띄워서 촬영하게 했다. 그리고 112 에 언제든 전화를 걸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
“놔, 놓으라고.”
김견우 매니저가 남자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 아이들과 남자 사이에 섰다. 태주는 견우의 의도를 파악하고 건물에 붙어선 아이들을 스튜디오 입구 쪽으로 데려왔다. 스튜디오 안쪽에서 뮤비 촬영이 한창이지만 여차하면 아이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당신 실수하는 거야. 좋은 말로 할 때 비켜.”
“말로 하긴 무슨 말로 해. 손찌검할 건 다 해놓고.”
“뭐?”
“뭐가 뭐야. 애들이 단체로 벽에 박았어? 얼굴 부은 거 안 보여? 아동 폭력범 주제에 말이 많아.”
“태주 씨!”
어렴풋하지만 이 아이들 얼굴이 기억났다. 소속사 사장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폭력과 감금을 자행했고, 개중에 한 아이는 스폰서에게 성매매도 시켰었다. 멤버 한 명이 자살하면서 모든 내용을 공개했었다. 남자 아이돌의 성매매 스캔들로 꽤 오랫동안 연예면이 시끄러웠다.
“하, 하지 마세요.”
“뭐?”
“저흰 괜찮아요. 하지 마세요.”
하얀 얼굴에 순하게 생긴 남자애가 태주를 말렸다. 태주는 왜 자신을 말리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태주가 생각이 짧은 건 아니었지만, 지속적 학대로 위축된 아이들의 심리를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저희가, 저희가 잘못해서 그래요.”
“뭐?”
“말을 안 들어서, 그래서 그런 거예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견우가 다가와 태주를 한쪽으로 비켜 세웠다. 지금 아이들을 섣불리 자극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견우가 보기에 아이들도 지금 상황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두려움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벗어나려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 잘못이라고 스스로 세뇌하면서 사실을 외면하려 하고 있었다.
당장 아이들을 구조할 수 없다면 섣불리 자극하지 말고 대책을 세워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태주의 존재는 독이나 다름없었다.
어쩌면 아이들은 태주를 보며 자신이 처한 현실을 더 비참하게 느낄지 몰랐다. 태주는 누구보다 밝고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행동에는 자신감이 가득했고, 그를 뒷받침할 능력 역시 충분했다. 거침없는 언행이나 여유 있는 몸짓도 모두 아이들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매니저님.”
“태주 씨, 지금은 물러나죠. 도움을 바라지 않는 상대에게 억지로 도움을 주는 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딱 봐도 아이들인데. 당연히 도와야죠.”
“진정하세요. 지금 태주 씨가 이러시는 건 도움이 안 됩니다.”
단호하게 얘기하는 매니저의 말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 당장 도울 방법이 딱히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거지 같은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게 하고 치료를 받게 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나설 방법이 없었다.
“알았어요. 010-12XX-5678이야. 쉽지? 010-12XX- 5678. 외워. 도움 필요하면 바로 전화해.”
태주는 아이들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견우 말대로 물러났다. 폭력현장에 아이들을 두고 돌아서는 게 쉽지 않았다. 아까 그 사람이 다시 애들을 때릴지도 모르는데 그냥 두고 가야 하는 게 화가 났다.
‘카메라. 앞으로 빠르게 이동. 이동.’
퍽!
“뭐야? 누구야?”
이 정도 작은 화풀이는 괜찮을 것 같았다.
*
“경솔하셨습니다. 그 남자를 자극해서 아이들이 더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물러난 게 마음에 안 들어요. 이런 공개된 장소에서도 폭력을 쓴 사람이에요. 숙소나 차 안처럼 폐쇄된 공간이라면 더한 짓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섣부르게 자극하면 안 된다고 한 겁니다.”
“자극하든 안 하든. 애들을 구해야 했어요.”
견우는 강경한 태주의 태도를 보고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도 아이들을 두고 오는 게 마음 편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자리를 당장은 벗어난다 해도 계약에 묶인 이들이라, 어차피 다시 돌아가야 했다.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할 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에이 나쁜 소속사. 확 부도나 나버려라.”
“푸흐흐.”
“왜요?”
심각한 표정으로 내뱉는 어설픈 저주에 웃음이 나왔다고 말하기 힘들었다. 오늘 여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자신의 배우였다. 하지만 만약 견우가 지금 태주가 하는 생각을 알았다면, 절대 저렇게 웃지 못했을 거였다.
*
며칠 뒤, 인터넷에 [매 맞는 아이돌]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데뷔 1년 차 5인조 남성 그룹의 아이들이 엎드려뻗쳐를 한 상태에서 배트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맞는 모습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때리는 사람 얼굴이 전혀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동영상이었다. 녹음실에서 녹음하다 따귀를 수차례 맞는 장면, 숙소로 보이는 곳의 현관에서 채이고, 밟히는 장면들이 여러 개의 동영상으로 나뉘어서 온갖 사이트에 올라왔다.
– 마음에 드셨습니까?
“네, 일 처리가 확실하시네요.”
– 비용은 동영상 건과 똑같이 받겠습니다.
“어? 두 배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 서비습니다.
“네. 그럼 알려주신 방법대로 보내드릴게요.”
검찰은 지난 16일 마약 관리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연예 기획사 대표 김진상 씨를 전격 구속하였다. 김진상 씨는···.
태블릿으로 속보를 읽은 태주는 며칠간 속을 답답하게 하던 일의 마무리를 보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이 해커의 연락처를 기억해내느라 골머리 썩었었다. 의뢰비가 비싸지만 정확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해 주는 사람이었다. 회귀 전 매니저인 운석이 형이 알려준 것이었다.
“인과응보지 뭐.”
합법적으로 아이들을 도와줄 방법이 없어서 해커에게 의뢰했다. 회귀 전 성상납 스캔들을 덮으려 모의하는 국회의원 영상이 인터넷 사이트에 뿌려진 사건이 있었다. 태주가 의뢰한 해커가 한 짓이었다.
해커에게 두 개의 일을 의뢰했다. 하나는 아이들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려달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회사 대표의 비리를 캐내어 검찰에 고발해 달라는 것이었다.
“해커한테 의뢰한 거라 해도 일이 엄청 쉽게 마무리되었네. 돈은 좀 들었지만.”
현금 1억이 이렇게 고마울 줄은 몰랐다. 이번 일로 반 토막 났지만 아깝지 않았다.
“예전엔 이리저리 처벌을 피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빠르네. 폭행은 인정하지만 다른 건 인정 안 하고 버텼었는데. 아! 아직 회사가 안 크구나. 맞아, 이게 원래는 몇 년 뒤에 벌어지는 일이니까.”
Trrr~~
‘모르는 번혼데.’
“여보세요?”
– 여보세요. 저 신지운이에요. 전에 스튜디오 근처에서 봤었던.
“아! 기억나요. 제가 도움 필요하면 전화하라고 했었죠.”
– 기억하시네요, 다행이다.
신지운은 그룹의 리더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그룹은 사실상 해체와 같다고 했다. 문제는 멤버 중 한 명이 갈 곳이 없다는 것. 다른 멤버들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이 멤버는 보육원, 그것도 지방에 있는 곳 출신이라 다시 돌아가기 힘들다고 했다.
“그럼 지금까지 찜질방에서 잔 거예요? 둘이서?”
– 네, 그런데 이제 저도 집에 가봐야 해서요. 데려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저도 사정이 좋지 않아서요.
“그럼 우선 여기로 오세요. 주소는···.”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두 사람이 도착했다. 흠집이 가득한 캐리어를 끌고 백팩을 멘 두 사람은 상당히 지쳐있었다. 태주는 두 사람을 자리에 앉히고 요깃거리를 내주었다.
‘밥은 먹고 다니는 거야? 엄청 말라 보이는데.’
“이름이 박연우 맞죠?”
“네? 네. 맞아요.”
“편하게 먹어요. 걔는 태산이에요. 요새 사람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자꾸 달라는데, 주면 안 돼요.”
태주가 내준 샌드위치를 호시탐탐 노리는 태산이를 일깨워줬다. 이유식을 시작한 이래 태산이는 식탐이 커져서 누가 음식을 먹기만 하면 매달려서 달라고 보챘다. 두 사람은 태산이 덕에 긴장이 풀렸는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빚이 있다고요? 어떻게요?”
“교육비 같은 투자비하고, 앨범 계약이 3장으로 되어 있는데, 한 장만 나온 상태라 위약금을 물으라고도 하고.”
“그건 사기 아니에요?”
“잘 모르겠어요.”
“법률적인 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나중에 변호사 사무실에 같이 가봐요.”
이야기를 들을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검정고시를 볼 수 있게 지원해주겠다는 얘기에 다들 학교를 그만둔 상태였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데뷔 후론 전국의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지방행사를 다니느라 숙소에서 잔 적도 거의 없다고.
게다가 정산은커녕 만든 적도 없는 본인 명의 카드로 고가의 장비가 결제되어 있고, 산적도 없는 명품의상들도 결제되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실물은 본 적도 없단다.
‘미성년자 같은데 그럴 수 있나?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지 않나?’
“회사랑 계약 끝났잖아요, 문제가 좀 많이 남아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본 적 있어요? 하고 싶은 거나.”
태주의 물음에 신지운은 옆에 앉은 박연우을 잠시 돌아보다 얘기를 꺼냈다.
“전 군대에 다녀올 생각이에요. 집에 들어갈 형편이 안 돼서.”
“아, 군대요. 그럼 옆에 연우는?”
“···잘 모르겠어요.”
“어, 그럴 수 있죠. 천천히 생각해 봐요.”
이게 고구마를 먹는다는 말이구나 싶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 대표는 너무 쉽게 감방에 보내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악질이었다. 여기서 몇 년만 더 있었으면 예전 상황과 같아지지 않았을까. 미리 막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두 사람이 피곤해 보여서, 그날은 연우를 집에서 맡는 거로 얘기를 끝냈다.
김견우 매니저는 태주의 설명을 듣자 변호사를 소개해주겠다고 나섰다. 소송 관련 비용을 태주가 내겠다고 하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순순히 말을 들어주었다.